윤기는 무슨 알바가 어울릴까요?
추천 받습니다. (심각)
본격적인 토끼의 구직활동이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남준이가 옆에서 바로 이건 시간이 너무 늦어서 막차 시간이 아슬할 것이다.
여긴 너무 멀어서 교통비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등등의 많은 말을 놓은 터라
결국 지원한 곳은 남준이가 알바하는 곳, 혹은 자주 지나다니는 곳 근처들이었으면.
남준이 너는 그제야 조금이나마 안심이 되는 마음에 여기가 정말 괜찮은 것인가, 고민에 빠져있는 하얀 토끼 옆에서 몰래 긴 숨을 뱉어내었으면 좋겠다.
윤기는 그 뒤로 며칠정도는 알바 면접을 다니느라 정신이 없었으면 좋겠다.
몇 군데는 탈락되고, 몇 군데는 밀리는 등등의 여러 일이 빠르게 윤기를 스쳐지나갔으면.
그리고 이제는 반대로 이리저리 면접을 보러 다니느라 집에만 들어오면 침대에 뻗어버리는 윤기와,
그런 윤기를 기다리다가 두 팔을 벌려 늘어진 토끼를 보듬는 남준이가 일상이 되었으면.
잠깐의 일상은 몇 번의 반복 뒤에야 느슨하게 풀어졌으면.
윤기가 기어코 제일 마음에 들어했던 가게에 다음 주 부터 나오라는 통보를 받고 마음껏 침대 위를 뒹굴며 걱정을 덜어내었으면 좋겠다.
일을 얻었다는 이유로 이렇게 생기있게 변할 수 있나.
하얀 뺨을 적당히 붉은 빛으로 물들인 채로,
하얀 두 귀는 바짝 선 채로,
지원한 곳에서 온 문자를 뚫어져라 보는 윤기를 보며 남준이도 마음속 한 켠의 불안, 걱정 등을 밀어놓은 채로 축하한다며 윤기의 머리를 쓰다듬었으면 좋겠다.
윤기는 얌전히 그 손길을 받았다가 부비적거리는 손길이 끝날 즈음에는,
조용히 머리를 움직여 남준이의 손에 직접 머리를 부비다가
입꼬리를 가득 끌어올려 씩 웃어버렸으면 좋겠다.
윤기의 웃음에 남준이의 입꼬리도 씩 올라갔으면.
다른 모양새의 입꼬리가 올라가 웃는 모습은 사뭇,
닮았으면.
저녁을 모두 먹은 뒤, 잠에 들기 전. 하루를 마무리 할 즈음의 시간에 머무른 윤기와 남준이는 넓지만은 않은 원룸 안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남준이는 노트북으로, 윤기는 남준이의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다가 남준이에게 연락이 오면 윤기가 남준이에게 잠시 핸드폰을 넘겨주었다가 다시 되돌려 받기도 하는.
그러다가 남준이가 아예 핸드폰을 잡고 있어서 윤기가 노트북을 받아 다시 각자의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햇빛을 들여보내주던 창문이 이제는 햇빛이 아닌 밤빛을 들여보내줄 즈음,
새근거리는 숨소리가 윤기의 귓가를 톡, 건들였으면.
윤기는 그제야 노트북 화면에서 눈을 떼고 고개를 돌려 남준이를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가만히 감겨있는 눈, 침대 밖으로 삐죽 튀어나온 핸드폰을 아슬하게 쥐고 있는 손, 이불에 눌린 볼, 삐죽 튀어나온 듯 보이는 입술,
옆으로 돌려 누워있는 길다란 몸.
잠들었네. 피곤했나.
윤기가 느릿하게 고개를 기울였다가 일어나서 남준이의 다리 아래에 뭉쳐있는 이불을 빼내어 옆으로 뉘여있는 길다란 몸 위에 살포시 내려놨으면.
그리고 남준이의 손에서 핸드폰을 빼내어 베개 옆에 놓아주었으면 좋겠다.
예전에 남준이가 귀엽다면서 덜컥 사왔던 무드등 하나를 켠 채로,
집안의 불이 한 번에 툭, 꺼졌으면 좋겠다.
잔잔하고, 부드러운,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그런 불빛 아래에 보인 남준이는 새삼 다른 분위기였으면 좋겠다.
윤기는 자신의 시선이 남준이의 얼굴 위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라면서 애써 생각을 할 만큼으로.
조심히 손을 움직인 윤기가 남준이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가, 얕게 오르락내리락 하는 가슴팍에 손을 대어 남준이의 느릿한 호흡을 느꼈으면.
따듯한 체온이 손을 타고 올라올 때면 이번에는 투박한 손 끝 대신 담담한 시선으로 남준이의 얼굴을 쓸어내렸으면 좋겠다.
막힘없이 흐르던 시선은 입술에서 크게 흔들렸으면.
시선이 멈춘 자리에는 느릿한 손길이 움직여 같이 그 자리에 머물렀으면.
윤기는 조심히 남준이의 아랫입술을 쓰다듬었다가, 검지 끝으로 조심히 쿡, 눌러보았으면 좋겠다.
남준이가 잠투정을 부리면서 작게 인상을 찡그리면 어색한 손길로 가슴팍을 다시 토닥이기도 했으면 좋겠다.
이불을 끌어 가슴팍에 올려주었더니 금방 다시 차버리고, 밀어내고,
또 다시 올려 덮어주었더니 이번에는 몸을 크게 뒤척여 허리 아래로 내려버리는 남준이의 행동에는 뿔이 나기도 해서 통통한 아랫입술을 손으로 살짝 꼬집기도 했으면.
허리를 숙이고 있던 윤기의 몸은 어느새 침대에 걸터앉아있었으면.
하얀 두 귀가 축 내려진 채로 있다가
남준이의 뒤척임 한 번에 귀 끝을 움찔거렸다가
시선이 크게 남준이 근처를 배회했다가
두 손이 남준이의 한 손을 꾸욱 그러쥐었으면.
손 크기를 재듯이 맞대었다가, 깍지를 껴보았다가
뭔가 낯간지럽다는 느낌에 퍼드득 깍지를 빼내어버리고는 결국 돌고 돌아 남준이의 얼굴에 다시 시선이 멈추었으면.
윤기 너는 천천히 남준이의 가슴팍 위에 뺨을 대었으면 좋겠다.
뺨을 두드리는 쿵쿵거리는 울림이 네 가슴까지 퍼지는 걸 느끼며 살풋 웃었으면.
고마워.
낮은 목소리가 조용한 방 안을 울렸으면 좋겠다.
윤기가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이만 잠에 들어야 겠다고 생각을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으면 좋겠다.
노트북을 정리하고,
토끼로 변해 옷가지는 입으로 물어 질질 끈 뒤에 침대 아래에 가져다놓고,
폴짝, 침대 위로 뛰어 올라가 구석에 밀려있던 쿠션은 머리와 몸을 이용해 남준이의 머리맡 바로 근처로 가져다놓고,
그 위에 몸을 뉘이고 둥글게 말았으면.
무드등은 끄는 걸 깜박했지만, 귀찮으니 그냥 두자. 하고 생각한 뒤에는 길게 하품을 했으면 좋겠다.
하얀 토끼가 하얀 앞발을 들어 남준이의 볼을 꾸욱 눌렀다가 떼었으면 좋겠다.
잘 자.
그런 인사를 대신 했으면 좋겠다.
본격적으로 바빠지기 직전의 어느 날, 휴일은 그렇게 조용히 마무리 되었으면 좋겠다.
여전히 잔잔한 불빛이 감도는 방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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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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