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 영화 '건축 학개론' 中
'양
아
치
의
순
정'
05
방해꾼
저게 진짜 미쳤나? 와그작 와그작, 책상과 한 몸이 되 버린 건지, 뇌를 놔 버린 건지. 정확히 3교시째 의자에 앉아 주구장창 수학 문제만 들여다 보고 있는 순영에, 옆에서 나나콘을 씹던 민규가 입맛 떨어진다는듯 순영의 책상 위로 다 먹은 나나콘 봉지를 던졌다. 아 이 미친새끼가. 교과서 위로 떨어진 과자 가루에 순영이 날카롭게 민규를 노려보았다.
"어디 아프냐?"
"닥쳐라."
"김여주가 도서관에서 뭔 짓 했냐? 어? 약 탄거 아냐?"
"아 진짜 닥치라고!"
개새끼야 방해 할꺼면 꺼져 시발 좀! 종이를 던지는 족족 자신을 맞추는 스나이퍼 뺨치는 순영의 실력에 당황한 민규가 빠르게 뒷걸음칠을 치며 교실을 빠져나갔다. "야! 니가 해봤자야 권순영!" 복도를 가득 울리는 민규의 목소리에 작게 욕을 읊즈린 순영이 쾅! 신경질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뒷문으로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겼다.
"……"
"……"
"…어디가?"
그래도 눈앞에 여주가 나타나면 얘기가 좀 달라지지 않을까. 말똥말똥, 저를 바라보는 두 눈에 순영은 언제 화가 났었냐는듯 눈 녹듯이 표정을 유하게 풀었다. 아니, 자신도 모르게 저절로 풀렸다. 아니야.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양 옆으로 젓는 순영을 바라보곤 …뭐야. 하며 어이없다는듯 웃음을 흘린 여주가 입을 열었다. 따라와.
"…어?"
"공부 안해? 오늘은 국어하자 국어."
"그래. 내가 또 국어는 기가 막히게 하지."
"제발 좀 그래봐라."
여주라면 얘기가 좀 달라지는것 같다.
"뭐? 권순영이?"
"존나 열심히 한다니까 진심?"
교실을 나오기 전, 끝까지 자신의 자리에 앉아 자신을 노려보던 순영의 모습에 징하다는듯 민규가 으, 하며 몸을 작게 떨었다. …그래? 어 그렇다니까! 동지를 만난듯 신이나서 떠드는 민규의 말은 관심 없는지 아예 민규를 뒷전으로 한 여자가 묘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무슨 여자애 하나 때문에, 야. 내 말 듣고 있냐?"
"…잠깐 뭐? 여자애?"
"뭘 들은거야."
"여자애라니?"
걔 좋아하는애 생겼다니까? 것도 존나 범생이. 한참 동안 멍하니 있던 여자가 이제서야 상황파악이 된다는듯 아- 탄식을 내지르며 민규에게 물었다.
…혹시 같은 반이야?
"어. 짝꿍이야."
"알겠어. 야 나 먼저 간다."
"…뭐야, 야! 어디가!"
"……"
"야! 차현지!"
"뭐 풀면서 모르는거 있었어?"
난감하다는듯 입을 꾹 문체 눈을 요리, 조리 굴리는 순영에 여주는 그저 말없이 순영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게, 내가 진짜 열심히 보긴 봤는…데. 뒷머리를 만지작 거리며 좀 처럼 제대로 된 답을 하질 못하는 순영이였다. 쪽팔리게 모른다고 사실대로 말하면 실망할 꺼라고 생각하는듯 싶다.
"다…모르겠어."
"뭐야, 그거 말하려고 뜸 들인거야?"
"……"
"어차피 예상은 했어, 너 주어랑 서술어 목적어. 그런건 알지?"
"…내가 원래 진짜 아는데 까먹ㅇ,"
"됐고, 잘 들어."
힘 없이 끄덕이는 순영의 고개에 여주는 결국 실실, 작게 웃음을 흘렸다. 애가 따로없네 애가. 하트 무늬가 남발하는 제 연습장 하나를 뜯은 여주가 필통에서 컴싸를 꺼내 간단한 문장 하나를 적기 시작했다. 나는, 너를, 좋아해. 순영의 두 눈이 미친듯이 커졌다. 놀라 저를 쳐다보는 순영에 정작 당황한 건 여주였다. …왜, 뭐. 비명이 나올까봐 제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순영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지기 시작했다. 나,나 잠깐만 화장실 좀.
…미쳤어 미쳤어 김여주. 여전히 한 손으로 입을 틀어 막은체 빠른 걸음으로 복도를 활보하던 순영의 몸이 누군가로 인해 멈췄다. …차현지?
"오랜만이다 권순영?"
"…뭐야? 너 출정(출석정지) 끝났냐?"
"와, 까먹었냐?"
…아니 내가 그걸 기억해야 하나,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애써 삼킨 순영이 머쓱한듯 괜히 떠있는 뒷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너 요즘 공부 빡세게 한다메. 어디서 주워 들어왔는지, 분명 김민규 그 몸일것 같지만 굳이 물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 순영이 설렁설렁 고개를 끄덕였다. …어.
"야 맘 잡고 공부 열심히 하는건 좋은데, 가끔씩 우리 애들 다 같이 놀기도 해야지. 애들 다 섭섭해 하는거 아냐?"
"…알았어."
어지간히 대화 하기 싫었는지, 고개를 푹 숙인체 땅을 약하게 쓸는 순영의 발장난이 답을 해주는듯 싶었다. 어느정도 끝난듯한 대화에, 가본다. 몸을 돌리려 하는 순영의 발걸음이 일순간 멈췄다. 너 좋아하는 사람 생겼다메. 그리고 돌려진 고개에 싹 굳어져 있는 순영의 표정을 바라 본 현지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야."
"……"
"신경 꺼."
어흥 에헤헤헤헤! 무섭져ㅎㅎ! 이것으로 독자님 한정 순둥이 순영이가 밝혀졌네여 후후훗 학교 빨리 끝나서 심심해서 썻어여~^3^ 추석 선물......주고 싶은데 이제 선물 글을 쓰기 시작해서 내가 할수 있을까...? 추석 끝나고 주는거 아냐...?ㅋ;;;;;;;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