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전원우] PUNCH SHOOT ! - 02 - 인스티즈(instiz) 픽션 카테고리

[세븐틴/전원우] PUNCH SHOOT ! - 02 | 인스티즈

; PUNCH SHOOT !

 - EP. 02

못 견디겠다.

옆자리의 석민씨가 약봉투를 내밀며 꼭 먹어야한다고 당부하기에 계속 고개만 끄덕이는데 그걸 또 죽어라 노려본다.

" 아까 시장조사 나간다고한거. 누가 갈래요? "

윤선배의 말에 찬물 끼얹듯 조용하진 사무실 분위기에 나는 오히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줄곧 나를 째려보던 그 시선이 내려져서.

" 저는 그 날 그.. "

" 안간다는거죠? 다음. "

이어지는 구차한 변명들에 윤선배는 질린듯 고개를 저으며 다음. 만 외치다가 결국 우리쪽까지 와버렸다.

그쪽은, 갈 사람 있어요?

역시나 정적이다. 석민씨와 전원우, 박선배도 나도 모두 저는 귀가 없습니다. 하는 마냥 고개만 쳐박고있었다.

" ㅇㅇ씨는? "

" ..네? "

" ㅇㅇ씨가 일 똑부러지게 잘하니까. "

" 아.. 그럼 갈..까요? "

억지웃음을 지으며 하하, 하고 구원의 목소리를 내는데 석민씨가 열차게 손을 들며 저도 가겠다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에?

박선배의 물음표 달린 말을 신호탄삼아 전원우도 나도 동시에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 왜들 이래? 회사일은 뭐든 열심히해야죠. "

그렇죠? 하고 물어오는 말에 얼른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 앉았다.

그럼 저 날 점심은 저희 둘이서 먹어야겠네요? 제 손목근처를 잡고 물어오는 박선배의 말을 무시하고 머리를 헤집는 네 시선은 그냥 모른척하기로 했다.

-

1박2일이란다.

시장조사할 겸 다음날 아침에 하는 연수까지 듣고오라나 뭐라나.

찌질하게 주말내내 전화한통 문자한통없는 전원우는 오늘 박선배랑 즐일열일이나 해라. 하는 마음으로 그의 카톡방에만 무음모드를 설정해놨다.

그럼에도 그 괘씸한 마음은 어디서 기어나오는건지 카톡 이름도 개찌질이. 라고 바꾸고서야 핸드폰 홀드를 눌렀다.

약속장소에 도착하고 시계를 확인하는데 약속시간보다 10분정도 남은 시간에 카페에 들러 커피 두잔을 트레이에 담아 손에 밖으로 나섰다.

밖으로 나서자마자 보이는 검은 차에서 내려 핸드폰에 고개를 고정시키고 있다가 천천히 고개를 드는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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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우? "

너는 목소리의 출처를 찾는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어깨를 으쓱 올리며 내 캐리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었다.

왜 여기있는데.

" 석민씨가 부탁에 부탁을 하시더라. "

" 뭐라고? "

" 오늘 급한 일이 생겨서 못나간다고 했던가. "

" 거짓말. 진짜야? "

" 그럼 내가 굳이 여길 왜나와. 부탁해서 나온거야. "

너무 '간곡'하게 부탁하길래.

갑자기 들고있는 커피가 아까워졌다. 환불받을까.

차를 타고가는 내내 너는 교통정보 라디오만 켜놓은 채로 내가 뭘 하든 신경쓰지 않았다. 야. 하고 부르면 어. 하고 단답의 말만 툭 던질뿐이었지.

" 내가 너 연애 못하는 이유 알려줄까? "

" 너부터 좀 알아. "

" 야. "

" 뭔데. "

" 너 그렇게 재미없게 살면 아무도 너 안좋아해. "

대학교때 나 좋다고 하는 사람 너보다 많았는데. 너는 수녀님이었네 그러면.

저새끼가 진짜. 눈을 잔뜩 흘기며 너를 쳐다보면 너는 한쪽 입꼬리만 올려 웃으며 핸들을 잡던 손가락으로 내 고개를 돌렸다.

" 그거 다 네 부모님께 감사드려야지. "

" 왜. "

" 니 얼굴 그거 다 부모님이 주신거잖아. "

" 칭찬이지 그거? "

아직 김이 올라오는 커피를 녀석의 얼굴에 쏟아버릴까 하다가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내팽겨쳐질까봐 시트에 온전히 몸을 기댔다.

눈을 감고있자니 온갖 걱정이 밀려오기는 했지만 가장 걱정인건 전원우와 보낼 1박2일이었다.

-

" 내려. "

단답으로 끊긴 말과는 다르게 너는 나를 유하게 흔들어 깨웠다. 떠지지도 않는 눈을 뜨자 보이는건 탁 트인 바다와 시장의 활기찬 상인들이었다.

" 야. 배고프니까 시장에서 길거리 음식? "

" 먹어. "

" 너 안먹으면 나 안먹어. 또 돼지 취급하려고. "

" 너 먹고싶다고 하면 먹을게. "

헤.

네 그 말에 실실 웃는 내 모습이 정말 돼지같아서 내 스스로도 고개를 내저었지만 시장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기름 속 튀겨지는 호떡에 정신이 팔려버렸다.

" 먹고싶어? "

하는 네 물음에 대답을 두번씩이나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2개요.

? 2개라니.

왜.

누구 코에 붙히게. 4개요.

종이에 담긴 호떡을 들고 뿌듯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는 나를 보며 너는 언뜻 보기에 웃는 것 같았다. 물론 그럴리가 없어서 왜그러냐고 묻지는 않았지만.

" 떡볶이도.. "

" 1인분이요. "

" 뭐? 1인분? "

" 안쪽으로 가면 먹을거 더 많아. "

호떡과 붕어빵 어묵에 이어 이번엔 떡볶이 집 앞에 앉았다. 빨갛게 윤기가 흐르는 떡볶이를 1인분만 먹으라니. 그건 고역이었다.

하지만 짐짓 단호한 표정을 하는 너를 보며 입을 다물었지.

" 아가씨는 좋겠네. "

" 왜요? "

" 남자친구가 이렇게 먹을거 다 사주잖아. "

" 남자친구요? 제 남자친구는 떡볶이인데요. "

" 에이ㅡ. 숨기기는. 남자친구 눈에서 꿀물나오겠다. "

네?

하고 터져나온 목소리는 나뿐만이 아니었다.

턱을 괴고 어딘가를 응시하고있던 너조차도 놀란듯 토끼눈을 하고서 아주머니를 올려다봤다. 아니면 말고ㅡ. 하며 식당 안으로 사라진 아주머니의 뒷모습을 한참 멍하니 보다가 너와 눈이 마주쳐버렸다.

공중에서 맞부딪힌 시선이 이리저리 흔들리기를 반복하다가 요란하게 울리는 핸드폰 덕에 흩어졌다.

" 여보세요. "

' ㅇㅇ씨. 잘 하고있어? '

" 네? 아, 네. 당연하죠. "

' 원우씨가 석민씨한테 그렇-게 부탁했다더라. 잘해봐. '

" ... "

' 석민씨 지금 서운해서 난리야. 자기가 못갔다고. '

윤선배의 뒷말은 듣지도 않은채 그대로 핸드폰을 내려버렸다. 맛 좀 보겠다며 떡볶이를 제 입안으로 밀어넣던 너와 코닿을거리에서 눈이 마주친 탓에 핸드폰을 그대로 놓쳐버렸지만.

EP. 02 - BEHIND

시장조사 가는거 제가 가면 안될까요.

뜬금없이 물어오는 말에 석민은 눈만 깜빡일 뿐이었다. 원우는 뜸을 들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 딱히 이유가 있는건 아닌데. "

" 아닌데? "

" 그냥. 네. "

평소답지않게 우물쭈물하는 원우의 모습을 가만 바라보다가 석민은 깨달았다. 그 말을 하는 원우는 애써 태연한척 시선을 돌리고 있었지만 두 귀가.

" ㅇㅇ씨 좋아해요? "

" 좋아하긴 누가 좋아해요. "

" 아니면 뭐.. "

" 석민씨 다음 연수 제가 대신 갈게요. "

안그래도 긍정의 표를 하려고 하던 차에 뜻밖의 제안이 나오자 석민은 원우의 손을 덥석 잡았다.

즐거운 데이트하세요.

:) 사담

여러분 제가 또 왔어요!

분량이 엄청엄청 짧은지라 들고왔다고 하기도 민망하지만 그래도ㅎ

항상 반겨주시는 독자여러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