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유부녀
w. 희익
부잣집이면 마냥 여유롭고 풍족하고, 특히 오주연 언니의 일상은 백수와 같을줄 알았다. 근데 이건 뭐 더 바쁘고, 더 주변 눈치봐야되고, 더 불편하다. 한번 바람쐬러 나갔다가 한구석에 숨어서 카메라를 들이밀고 있는 기자를 발견해 식겁하고 다시 문을 닫았다. 아오, 저런것들은 아주 신고해버려야 되는데. 요즘따라 부쩍 기자들이 사진을 많이 찍어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 언제는 한번 주연언니 만나려고 나섰는데 어디서 찍은건지 인터넷에 기사가 떴다.
[D기업 오주연, 수수하게 차려입고 외출 '검소한 여자예요~']
보자마자 욕을 했지. 기사 쓸게 없어서 이딴걸 쓰나. 짜증이 솟구쳐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그러니 거실에 앉아 노트북을 치던 민윤기씨가 나를 한번 쳐다본다.
"왜."
"밖에 또 기자있어요. 짜증나."
"그냥 무시해."
"그게 쉬워요? 내가 무슨 옷을 입든, 어딜 가든, 혼자가든 무슨 상관이야? 연예인도 아니고."
"..."
내 투덜거림에 잠자코 노트북을 보던 민윤기씨는 갑자기 턱,하고 노트북을 닫아 옆으로 던져놓더니 벌떡 일어난다. 그 모습을 멀뚱하게 쳐다보니 어기적거리며 계단을 올라가는듯 하더니 걸음을 멈춰 날 쳐다본다.
"옷 갈아입어."
"...왜요? 어디가게요? 뭔데요?"
"시끄러. 빨리 갈아입고 나와."
그러고는 수루룩 올라가버린다. 뭐야. 데이트인지 뭔지 알아야 옷을 어떻게 입든가 하지. 터덜터덜 올라가 니트와 청바지를 입고 나왔다.
그러니 벌써 나와 소파에 앉아있는 민윤기씨가 보였다. 민윤기씨는 계단을 내려오는 날 보더니 자리에 일어선다. 평소에 정장이나 츄리닝밖에 안봐서 그런가, 사복입은게 굉장이 낯설다.
"가자."
아니 그러니까 어디... 기자를 쫓아내준다던가 ㅡ뭐 이건 말도 안되지만,ㅡ 어디 놀러간다던가, 이건 좀 뜬금없나. 아무튼 말이라도 하면 답답하지는 않겠지. 대답해줄 기미가 없어보이는 민윤기씨에 콧김을 흥, 뿜고는 따라 현관을 나섰다.
찰칵, 찰칵, 찰칵.
역시나 민윤기씨가 나오자 저멀리서 들리는 셔터소리에 불쾌해졌다. 그리고 내가 뒤 따라 나서자 더 빨라지는 셔터소리에 나도 모르게 표정이 굳었다. 민윤기씨를 흘끔 보니 아무렇지도 않은듯 태연한 표정으로 현관 계단을 내려가더니 삐빅,하며 차문을 연다.
"타."
아 예. 고분고분 조수석에 타자 바로 따라 탈줄 알았던 민윤기씨가 기자가 있는곳으로 간다. 아니 당신 무슨 생각이야! 욕이나 폭력은 안돼...!
하는 내 걱정과 달리 꾸벅,하고 인사하더니 웃으며 매우 젠틀한 모습이 보인다. 뭐야, 무슨 대화야. 기자도 화색이 되어 꾸벅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를 여러번하고는 사라진다. 뭐야, 불안하게. 뭔데. 무슨 협박을 한거야. 그리고 기자에게서 뒤돌아 차로 오는데 바로 표정이 싹 굳어버린다. 저 어마어마한 표정변화에 눈치만 보고있으니 운전석에 타 시동을 건다.
"...무슨 얘기 했어요?"
"가달라고."
"우리는 어디가는데요?"
"한강."
의외의 대답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봤다. 한강이요?하고 물으니 고개를 돌려 나를 한번 보더니 다시 앞을 보고 운전을 한다.
"가고 싶다며. 치맥은 못하더라도."
"...고마워요."
한탄하듯 내뱉은 혼잣말이었는데, 언젠지 모르게 듣고 기억해준 민윤기씨가 고마워 인사를 하니, 콧김을 내쉬며 핸들을 꺾는다. 심장에서 쿵,쿵,하고 북소리가 울려퍼졌다. 혹시나 그도 나와 같은 마음일까 하는 기대감과 동시에 아니였으면 하는 모순적인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다.
+
주연의 상태가 진정되고 나니 몰려드는 행사들에 진저리가 쳐졌다. 주연 또한 힘이 부쳤는지 이전보다 차분해졌다. 그러면서도 집에만 박혀있으니 지루했는지 종종 밖으로 나오는듯 했다. 윤기는 하루의 절반 이상을 회사에 있지만 최근따라 자주 뜨는 주연의 기사에 주연이 무얼하는지 알 수 있었다. 아예 대놓고 불편하다는 표정에 윤기는 피식거리며 웃었다.
간만에 일요일이라 집에서 쉬면서 인터넷을 하고있는데, 불과 며칠전 주연의 기사가 보였다. 클릭해서 보니 카페에서 친구로 보이는듯한 여성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사진이었다. 제목은 또 '평범한 외출'같은 이상한 수식어가 붙어있었다. 윤기는 드르륵 내려 댓글들을 살폈다. 몇없는 댓글은 다행히 긍정적이었다. 그러던 중 눈에 띄는 한 댓글에 윤기는 멈칫,하고 시선을 고정시켰다.
[이 사람이 뭐라고 자꾸 기사로 올리는거? 무슨 후계자도 아니고.. 맨날 혼자 다니던데 B기업 사장이랑 내외하나?ㅋㅋ]
뭐야 이건. 닉네임이 희익? 닉네임이나 제대로 지으라지. 신고하기 버튼 누를까. 윤기의 한쪽 눈썹이 움찔,했다. 그 와중에 잠시 산책한다던 주연이 곧바로 언짢은 표정으로 돌아와 부엌으로 들어가 물을 마신다. 윤기는 그런 주연을 바라보다가 왜,라고 물었고 주연은 씩씩거리며 투덜거렸다. 그 모습에 윤기는 아침에 주연이 무심결에 중얼거린 말이 떠올랐다. 한강 가고싶다 했나. 댓글도 그렇고, 윤기는 골똘히 생각하다가 결심했다. 나도 한강 안간지 오래됐어. 어떻게 바뀌었는지 궁금하니까 가보자.
"옷 갈아입어."
"...왜요? 어디가게요? 뭔데요?"
"시끄러. 빨리 갈아입고 나와."
그리고 곧장 방으로 들어가자 뒤에서 꿍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애도 아니고.
현관을 나서서 주변을 둘러보니 전봇대 뒤에서 카메라로 찍고 있는 기자가 보였다. 숨을거면 제대로 숨던가. 윤기는 속으로 짜증이 났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척 주연을 차에 태웠다. 그리고 기자에게 다가가니 기자가 헉,하고 숨을 들이쉬는게 보였다. 할거 다해놓고 놀라는 모습이 꼴우스워 속으로 비웃은 윤기는 가면을 쓰고 기자에게 인사를 건냈다.
"안녕하십니까."
"네,네. 아,안녕하세요."
"혹시 기사 쓰실겁니까?"
"아, 그...네."
"집사람이 불편해해서, 자제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예, 죄송합니다."
"대신 찍은 사진, 잘 편집해서 이메일로 보내주시겠습니까?"
"네, 네! 그럼요!"
"예, 감사합니다. 어...김석진 기자님."
기자의 목에 걸려있는 사원증을 보며 말하니 기자는 감격한듯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숙인다. 비티에스 뉴스. 이전에 여러번 인터뷰 요청이 왔었던 곳이었다. 그때마다 거절했었는데, 윤기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나중에 인터뷰 날짜 연락 주세요."
"...네?! 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해줘야 뒷말없이 끝낼 수 있다. 기자는 신나서 사라졌고, 윤기는 차로 돌아오면서 표정을 굳혔다. 운전석에 앉자 주연이 어리둥절하게 자신을 본다. 윤기는 시동을 걸며 생각했다.
내가 너 때문에 개고생이다. 그래도 감동받은 표정보니, 뭐, 할만하네.
어쩌다 유부녀 |
알고보면 속으로는 생각도 많이하고 활발한 민사장님. 안녕하쎄요~~~~~~~~~~~~희익입니다~~~~~~~~~~~ 완전 오랜만이죠~~~~~~?!!!!!!?!?!?!?!?!?!?!?! 원래 계획은 거사 당일이나 다음날 돌아올라했는데,. 사람이라는게...나태해지더라구요...무척 게을러짐..,,, 오늘(21일) 기말고사라는데 오늘 알았잖아요~~~~깔깔 진짜...인티를 끊고 여러분과 잠시 헤어진게 무색하게...이번 불수능에 데여버렸습니다... 이런 우울한 얘기는 됐구요!! 아 진짜 오랜만에 글쓰려니까 소재도 안떠오르고 감도 잃고 진행도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고 분량조절도 어렵고,,, 심지어 오늘 나온 기자 이름 호석이로 할라했는데 생각해보니까 호석이는 민사장 비서였네요. 등장인물 정리도 안됐고 글 쓸 자세도 제대로 안됐고.. 망했네여 완결낼수 있을까요? 하지만 전 여러분의 사랑을 받고 완결까지 망붕없이 가도록 노력해볼게요! 긴시간동안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우리 사랑둥이들..♥ 컴백기념 수능기념 수험생기념 구독료 공짜! 수험표 지참하시면 제 윙크도 날려드릴게요. 제가 게을러져서 1일1연재 가능할까 모르겠네요....노력해볼게요...사랑해요...용서해요.... 그럼 이만 안녕! 다음에 봐요! |
오랜만에 사랑둥이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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