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유부녀
w.희익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초겨울 답지 않은 포근한 기온, 맑은 하늘과 쾌적한 공기. 간만에 치마를 샤라락 흩날리며 나는 지금 민윤기씨 회사로 가는중이다. 지난 밤 한강에서 너무 즐거워서 보답하고자 오늘 점심을 만들어 주기로 했다. 기분이 너무 좋으니 하이힐 신고 폴짝폴짝 뛰어도 안아프긴 개뿔 드럽게 아프긴 하다. 결국 조신하게 걸으며 회사안으로 들어섰다. 확실히 대표이사 부인이라 그런지 다들 내 얼굴을 아는 눈치다. 아 이런 시선 부끄러운데. 얼른 사장실이나 가야지. 보통 꼭대기층이 사장실이지? 엘리베이터로 달려가니 다행히 층마다 어느 부서가 있는지 적혀있다. 예상대로 거의 꼭대기 층에 위치한 사장실을 꾹 누르고 문이 닫히니 답답하던 숨이 턱 트였다. 보통 드라마 보면 얼굴 모르던데. 그래서 막 경비원이 달려와서 막으면 사장이 막 나서고 그러던데. 아 현실이구나.
어쨌든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내리자 비서인듯 남녀 두명이서 일어나 어리둥절하게 날 쳐다본다. 호호 부끄러워라.
"안녕하세요."
"아, 네. 무슨일이시...악!"
"오셨습니까, 사모님! 지금 사장님 회의중이셔서, 곧 나오실거예요. 여기 앉아서 기다리고 계시면 금방 오실겁니다."
"네, 고마워요."
의아한 빛의 남비서에 여비서는 팔꿈치로 남비서의 옆구리를 퍽,치고는 매우 예의바르게 나를 맞아주었다. 로비에 위치한 소파를 공손하게 가르키는 모습에 어색하게 웃으며 얌전히 소파 위에 앉았다. 남비서는 여비서를 째려보며 옆구리를 부여잡고는 얼굴색을 싹 바꾸며 친절하게 물었다. 뭔가 이 회사 비서들은 다 이렇게 친근한가. 드라마와 달라서 좀 놀랍다.
"차 드릴까요?"
"괜찮아요. 밥 안드세요?"
"저희 사장님께선 완벽한 모든 업무가 끝나면 먹으라 하셔서, 오실때까지 기다리는 중이에요. 사장님 업무도 끝나야 되거든요."
"아, 배고프실텐데."
내 말에 쌓인게 많은듯 명찰에 전속비서 정호석이라고 적힌 남비서는 자신의 할말을 빠르게 쏟아냈다. 하긴 민사장 성격 정말 힘들지. 집에서도 깐깐한데 회사에선 오죽할까. 안타까운 비서들이로구나. 정말 붙임성이 좋은 남비서는 우는척을 했고, 뒤에서 여비서가 깜짝 놀라더니 다들리지만 속삭이는 말투로 야,너 미쳤어?!일이나해!라며 그를 다그쳤다. 그러는 중 엘리베이터가 열리며 익숙한 얼굴이 등장했다.
"왔어?"
안경을 낀 채 등장한 그의 모습은 아주 색시했다. 섹시라 하기엔 민망하니까 색시. 그를 마주보며 웃어보이니 민윤기씨는 고개를 돌려 비서분들에게 뭐해, 밥먹으러 안가고 한마디 한다. 그에 두 사람은 재빠르게 인사하고 사라졌다. 주머니에 손을 꼽은 민윤기씨가 날 가만히 내려다 보길래 손에 들린 도시락통을 흔들어보였다.
"완전 맛있는 것만 만들어왔어요. 사랑과 정성을 다해."
"그거 고맙네. 들어가자."
그리고 휙하고 사무실로 들어가는 민윤기씨에 콧김을 훅 뿜고는 따라들어갔다. 처음 들어오는 회사는 외향도 어마어마하지만 내부는 더욱 엄청난것 같다. 역시 손가락안에 꼽히는 기업이라 그런지 뭔가 다르긴하다. 무슨 사장실 앞 로비가 1층 로비만큼 넓고, 사무실 또한 무지하게 넓다. 드라마가 은근 현실성이 있다는걸 깨달았다. 이만큼 넓은데도 깨끗한 모습에 감탄하며 슬금슬금 들어가 간이소파에 앉아 도시락을 풀었다. 뿌듯하게 웃으며 젓가락을 내밀자 받아들인 민윤기씨가 나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뭐야, 왜 그렇게 쳐다봐요?"
"차려입었네."
그의 말에 내 옷을 내려봤다. 명색이 사모님인데 회사에서 꿀리면 쓰겠나. 그래서 단아한 원피스 하나 골라서 입어봤다. 간만에 하이힐도 좀 신고, 화장도 좀 하고, 머리도 만지고. 도시락까지 싸려니 힘들어 죽는줄 알았다. 민윤기씨가 이런 내 고생을 알아주는것 같아 좀 감동. 괜히 장난스럽게 예쁜척 새침한척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서, 예뻐요?"
"응."
뭐라고? 은근한 미소와 함께 돌아온 대답에 멍하니 그를 쳐다봤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햄하나를 집어들어 입에 넣고는 나를 보며 뭐해,안먹고 라며 내손에 젓가락을 쥐어준다. 뭐야, 내가 이상한거야? 내가 예민해? 아닌데, 예민한거 아닌데, 민윤기씨 낯선거 맞는데.
"...죄송해요, 장난 안칠게요."
"진심인데?"
"..."
"뭐 이런걸로 놀라, 앞으로도 놀랄거 천지인데."
"예?"
"결혼하고 몇개월이 지나서 이러는것도 웃기지만 오주연씨 좋아해."
"..."
그의 말에 사고회로가 정지됐다. 나를 감싸고 있는 공기의 움직임이 느려지고, 나는 멍청하게 민윤기씨를 바라봤다.
쿵쿵,
귓가에 심장박동 소리가 울려퍼졌다. 어떻게 대답해아할지 몰라 시선을 그의 손으로 고정시켰다. 민윤기씨는 젓가락을 내려놓고는 진지하게 말했다.
"솔직히 사랑까지는 모르겠어. 그래도 당신 건강 많이 회복했고, 기분도 많이 좋아졌고. 보기 좋아. 내가 원래 말도 없고 표현도 잘 안하는데 노력해볼게. 지금 이 상황에서 이러는것도 깨는거 아는데 표현할 수 있을때 하려고."
"아..."
"우리한텐 시간이 많잖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어쩌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받는다는건 엄청난 기쁨이 아닐 수가 없다. 그럼에도 이렇게 생각이 얽히고 설킨건 그가 바라보는 내 모습이 최여주가 아닌 오주연이기 때문에. 무거운 마음을 뒤로하고, 그래도 이렇게 마음을 표현해준게 고마워 그에게 웃어보였다. 그러자 나를 물끄러미 보던 그도 희미하지만 마주 미소를 지어줬다. 아무리 그래도 난 오주연이 아닌 최여주니까. 혹시라도 몸이 돌아간다면 언니도, 민윤기씨도 행복해야하니까.
"맞아요, 우린 시간이 많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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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용 희익이에요! 원래 좀 이런저런 일화를 추가하고싶었는데 연애세포따위 박멸해버린 저로서는 역부족이군요! 낄낄 아 근데 여러분,,,지난화에서 많은 분들이 저를 기억해주시고 기다려주시고 또 저를 찾아내어 제 품에 들어오신 분들이 많아서 너무 감동받았어요,,, 광광우럭써요...넘 과분한 사랑,,,행복하게 받을게요 흐흐 그리고 님들 혹시,,기억하세요? 제 로망 회사찾아가기! 원래 이런내용을 생각한건 아니지만 어쨌든 제 로망을 이뤘어요 넘 기쁘당 꺄륵 심지어 고백도 받음 와. 뭔가 민슈가는 자기 마음 깨달으면 그냥 겸허히 받아들일 듯. 이런 생각으로 썼어요. 어때요? 무드없죠? 그럼 뭐해요..이제 슬슬 어두운 분위기가 나올텐데.. 일단 진행계획은 우선 완결을 내고! 중간중간 외전으로 올 생각이긴한데...잘 모르겠어요...이 작품은 첫시작부터 제 계획대로 진행된적이 없어서..주륵 그리고 뭐 시즌2나 번외같은걸로 오주연과 김비서의 러부러부를 보여드릴 생각이에요. 제 예상 대충 번외 두세개 쓰고 후속글 짤거같아요 완결 후기로 Q&A를 하고싶어요 하게해주세요 12월 초까지는 대학입시지옥을 맛보느라 연재가 조금씩 느려질거같아요. 걱정마세요! 정말 말 그대로 12월 초예요! 한...4~5일? 하지만 사람일은 모르는거니깐(의심미) 그래도 최대한 빠르게 완결을 내보도록 하겠습니다! 담편에서 만나용ㅎ_ㅎ |
푸른 암호닉의 전설(수정했어요!미안해요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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