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꽃 : 赤花
By.아리아
마약 밀매, 살인, 조직. 듣기만 해도 미간을 찌푸리게 만드는. 그러나 흥미로운 단어들이 스크린에 비추어졌다. 몇 년째 강력 2팀을 괴롭히고 있는 조직이 또 일을 쳤단다. 심증은 넘쳐 흐르는데 물증은 누가 없애기라도 하는건지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다. 회의실 분위기는 제 의견이었던 '현장을 덮치지 않는 이상 잡을 방법은 없다'는 쪽으로 흘러갔다.
문제는, 현장에 누가 들어가느냐였다. 이미 우리 팀의 얼굴은 다 파악하고 있는 상태인지라 금방 들통날 것이 뻔했다. 고심의 흔적이 흐르는 회의실 구석에 앉아있던 제 팔이 스르르 올라갔다.
"제가 가겠습니다."
"막내가?"
"솔직히 그 새끼들 선배님들하고 팀장님 얼굴 다 알지 않습니까."
틀린 구석을 찾아볼 수 없는 제 말에 다들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한숨을 내쉬며 그래, 너가 가라. 몸조심하고. 하는 팀장님의 말씀을 끝으로 제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
"진짜 괜찮겠어?"
"제가 아니면 누가 해요. 선배가 하실래요?"
"걔네 내 얼굴 다 알아."
"거봐요. 괜한 걱정 그만 하시고 무전 확인이나 잘 하세요. 왜 맨날 끊기는지 몰라."
"갔다올게요."
"아, 저기."
"네?"
"다치지 말고 조심히 다녀오면 내일 데이트가자."
걱정과 다정함이 섞인 눈빚으로 저를 바라보는 승철 선배에 애써 미소를 지어보이며 차 문을 닫았다. 패기 넘치게 나왔건만, 솔직히 조금 무섭다. 저 멀리서 어렴풋이 보이는 붉은 빛들이 저를 덮쳐올 것만 같은 기분에 코트를 여몄다. 홍등가라고 딱 붙고 짧은 미니 드레스를 입혀놓은 탓에 다리를 타고 올라오는 한기가 마음 한켠을 적셨다.
또각또각, 힐 소리가 고요한 길을 떠돌았다. 점점 가까워져오는 시끌벅적한 소리와 붉은 빛에 높이 올려 묶었던 머리를 끌어내렸다. 꽉 여몄던 코트 단추를 하나 둘씩 풀러 그 속의 짧은 미니드레스가 마치 원래 제 색인 듯 빛을 발하고있었다.
"아가씨. 무슨 일로,"
"뭐겠어요. 경찰청 일이지."
어깨를 으쓱이며 입을 여자 한 쪽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클럽 문을 열어주는 지수에 미소로 화답했다.
남녀가 서로 뒤엉켜 본능에 취해 달뜬 숨을 내뱉고 있는 안은 후끈한 분위기로 가득찼다. 이젠 익숙해진 그 풍경에 그저 조소를 흘리며 안쪽 룸으로 향했다.
달칵-
"전원ㅇ,"
조심스레 문을 열자마자 제 손목을 끌어당겨 급히 입을 맞춰오는 그에 가슴팍을 툭툭쳤다. 보통 이러면 살짝 떨어져 이마를 맞대오며 색기 넘치는 미소를 보이던 그였는데, 오늘은 좀 다르다.
진득하게 혀를 섞어오는 그에게서 희미하게 약 냄새가 넘어왔다. 흥분제인지, 아니면 저돌적인 그의 행동에 흥분한건지 열이 오르는 몸에 결국 그의 목에 팔을 둘러 진한 키스를 받아내기 시작했다.
제 적극적인 행동이 마음에 들었는지 피식하며 조소를 흘리다 손쉽게 저를 안아올려 테이블 위로 앉히는 그였다.
잠시 이마를 맞댄 채로 웃으며 제 긴 머리를 풀어내리는 그였다.
바닥으로 떨어져 갈 길을 잃은 검은 머리끈이 누군가를 대변해주는 것 같아 고개가 젖혀질 정도로 크게 소리내어 웃었다. 미친 사람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스럽다는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며 머리를 귀 뒤로 넘겨 꽂아주던 그의 표정이 갑작스레 굳어졌다.
귓가를 어루만지다 혀를 내어 귓바퀴를 핥는 그에 옅은 신음이 새어나왔다.
"ㅇ, 왜 이래요. 응?"
"거슬려."
차가운 혀가 제 귓가에 꽂혀있던 소형 무전기를 훑어냈다. 이윽고 거친 손길로 무전기를 빼내어 대리석 바닥에 던지곤 저를 테이블 위로 눕히는 그였다. 등으로 느껴지는 차가운 느낌에 신음을 내뱉자 위로 올라타 급히 제 혀를 옭아매는 그에 묻혀져갔다.
"데이트?"
"..으응?"
"내가 남자들 홀리라고 경찰청에 꽂아준 게 아닐텐데."
매서운 눈빛으로 저를 내려보는 그에 제가 할 수 있는 행동은 딱 하나였다.
아닌 척, 야살스러운 웃음을 흘려내는 것.
"너 밖에 없는 거 알잖아-"
역시, 제 손바닥 위에서 도망가지 못하는 그였다. 고작 제 말 한마디에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드레스 앞 쪽에 달린 지퍼를 끌어내리는 그에 저 또한 손을 뻗어 붉은 것이 자국을 남긴 검은 넥타이를 잡아 당겨 마주했다.
"조심, 좀 해. 경찰청 사람들 너네 행동 패턴 다 알아."
"알면 뭐해. 못 잡잖아."
"그거, 흐, 내 덕분인 건 알지?"
제 허리를 쓰다듬던 그의 손길이 잠시 멈추었다. 알 수 없는 분위기에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자 피식 웃으며 다시 가까이하는 그였다.
"알아. 그러니까 지금은 나한테 집중해야지."
제가 문을 열고 들어왔을 당시 보단 꽤 부드러워진 그의 목소리에 제 얼굴엔 미소가 걸렸다.
온통 불그스름한 조명과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어둠들로 가득한 홍등가, 그 중 가장 붉은 꽃. 여리여리하고 새하얀 도화지 위로 붉은 꽃들이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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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아 부끄뎌..저 고기먹진 않겠쬬..?이정돈 괜찮잖아요 주르륵님..그쵸...단편이니까 한번만 봐주세요...
내용 해석 하자면
여주는 조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경찰청에 있는 스파이고 승철이는 여주 짝사랑 중, 경찰청 사람들은 여주가 스파인줄도 모르고 임무 줌.
여주는 엄청나게 세쿠시해서 다 좋아해요헿 그럼 안뇽 주말엔 신경외과랑 전남친의 정석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할게용!!!
사실 이거 한 한시간만에 막 쓴거라 독자님들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네요...쥬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