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로맨스 I
구질구질 구 여친 김팀장 X 구 남친 권신입
프로젝트와 권순영이란 존재의 조합은 날 한계로 몰아 놓기에 충분했다.
몸도 머리도 과부하에 걸렸는지 심한 몸살에 걸려버렸다
사회에서는 체력도 능력으로 치는 냉정한 곳이기 때문에
아프다고 일을 팽개치고 누워있을 수가 없었다
가 아니라
사실 하루 쉰다고 아무도 뭐라하진 않겠지만
날 한심히 여기고 혀를 찰 권순영을 생각하니 도저히 아프다고 골골 거릴 수가 없었다.
절대 아픈 티 내지 말자.
티 냈다간 일도 못하면서 체력 관리마저 못하는 무능력한 상사로 볼 테니.
아픈 티를 내지 않기 위해 정말 노력했다
오직 점심, 저녁 시간에 밥을 거르고 엎드려 있었다는 것만 제외하면
평소와 다를 거 없이 행동했다.
"팀장님 저녁도 안 드시게요?"
"아, 네 가서들 드세요"
"점심도 안드시더니,"
"아, 제가 다이어트 중이라"
다이어트는 무슨 넉넉하게 긴 식사 시간에 눈을 붙여 놔야 이따가 또 멀쩡한 척 버틸 수 있으니
배가 고파 죽겠지만 일하다가 휘청이는 것보단 낫겠다 싶었다.
프로젝트 기간이라 야근은 당연한 거지만
얕은 감기던 심한 몸살이던 낮보단 밤이 훨씬 심해지므로
시간이 지날 수록 정말 딱 죽을 것 같았다.
적당히 아플 때 병원 갈 걸. 이 나이까지 왜 아직도 병원이 무섭고 싫은건지
이제는 그리 싫어하는 병원이라도 가고 싶었지만
왜 하필 차를 타고 가야 할 만큼의 거리에 병원이 있는건지.
차를 운전해 병원에 가다 간 가는 도중에 차 안에서 뻗을 것 같은 기분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팀장실이 투명 유리가 아닌 것에 감사하며 시체 마냥 몸을 축 늘여뜨리고 있었다
일이고 나발이고 보고서의 까만 건 글이요 하얀 건 백지니
뜬금없이 팀원 중에 아무나 붙잡고 병원 좀 데려 달라 해볼까 심각하게 고민도 해봤다.
제일 가깝고 친한 최팀장님이 순간 떠올랐으나
시간을 보니 이미 훨씬 전에 집에 갔을 시간이었다
아플 때 병원 좀 데려달라고 부탁 할 사람도 없다니.
대체 인생을 어떻게 산거야
살면서 난생 처음으로 쓰러져보는 건가
그래 팀장실에서 쓰러지면 너무 일을 열심히 해서 쓰러진 것 처럼 보일거야
이런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며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때였다
-똑똑
들어오지 마세요 지금 책상과 하나 되서 추하니까
이젠 얼굴에 나 아프다고 써있으니까 들어오지 마요
만약 당신이 권순영이라면 더더욱
"...제가 지금 바빠서요. 이따가 다시 오세요"
들어오지 말라고 분명 말했는데 내 목소리가 작았나
벌컥하고 열리는 문이다
이따위로 당당하게 내 말을 무시하고 팀장실 문을 마음대로 열 인간은
그래, 권순영밖에 없다.
"...나가 주실래요. 제가 지금 바빠서."
"또 보고서가 잘못 되었는데요."
"예, 제가 지금 바빠서 그러니까 이따 얘기하죠"
바쁘다고 말하기도 창피했다 왜냐면 책상과 하나 되어 늘어져 있었기 때문에.
한심하게 볼려면 한심하게 봐라 이젠 나도 뵈는게 없다
"....일어나"
"....뭐?"
"일어나라고."
책상에 붙어있는 나를 확 잡아 채는 권순영이다
이 싸가지 또, 또 말 놓네?
"...이거 놔 왜 이래."
"항상 청승은 혼자 다 떨지. 자존심 계속 부리다가 바닥에 쓰러질래 아니면 그냥 조용히 병원 갈래,"
"병원을 왜 가. 누가 아파?"
"꼴값 떤다. 오버하지마 아픈 상사에 대한 대접 해주는 거니까."
말을 정말 더럽게 싸가지없이 한다
하지만 당장 싸가지고 뭐고 내가 죽을 것 같아서 조용히 권순영의 뒤를 따라 권순영의 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던 것 같다
차를 탔을 때부턴 거의 정신을 놓았기에 자세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차라리 반 정신을 놨던 게 다행이다 덕분에 권순영에게 잡혀 질질 끌려갔다는 것도, 권순영의 차를 탔다는 것도 모두 인지하지 않을 수 있었다.
나름 아픈티를 안낸 줄 알았는데 그렇게 티가 났나
하필 권순영에게 신세를 지게 되다니 더럽게 자존심 상하네.
한 번 잘해줬지만 넌 영원한 개새끼야 이 강아지새끼야
링겔을 맞을 때 쯤 정신을 완전히 놓으면서 그런 생각들을 했던 것 같다
눈을 뜨니 아침이었고, 권순영과 병원을 온 게 꿈인지 생시인지 헷갈릴 정도로 권순영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단지 탁자 위에 내가 즐겨 먹던 샌드위치와 오렌지 주스가 그가 여기 있었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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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독자님들.....수녕이 미워하지마세여......8ㅅ8...아니요 사실은 미워해도 될 것 같기도 안 될 것 같기도 저도 쓰면서 권순영이 미운데 매력적이라 이랬다가 저랬다가 오락가락 거린답니다 독자님들의 화를 조금 가라앉히고 싶어서 적절한 싸가지?를 배치해보았어요 허허허 둘이 언제 연애하냐구요?......저도 잘.......다만 언젠가는....하고있지 않을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암호닉......일단 받을게용 8ㅅ8...안 받자니 제 글을 늦게 보시는 분들이 마음에 걸리구ㅠ_ㅠ 허허 일단 받겠습니다! 신청해주세요! 오타, 오류 둥글게 지적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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