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자동재생 입니다!
+)오늘 작가의 말 꼭 읽어 주세요!
그의 단도직입적인 말에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이게 거짓말이라고? 잡아떼기라도 해야 하는 걸까
“비가 오는 날, 양반 집 여인이 저자거리에 나오는 것에 대한 구설수는 모른다고 쳐도.”
“..”
“치마 밑으로 살짝 보이는 버선 뒤쪽의 각도 제멋대로 잡혀있고.”
“..”
약간의 기분나쁜 웃음을 머금은 그의 시선은 내 치맛자락을 훑더니, 내 손으로 시선이 향했다.
“양반 집의 자식이 어렸을 때부터 배우는 장갑 끼는 법을 모르고 거꾸로 낀 건..”
그리고는 헛웃음을 터뜨렸다가, 바로 얼굴 표정을 굳히며 말한다.
“재작년 쯤 이곳의 사람이 아닌 것이 있었다는 소문이 돌았었는데. 진짜네.”
그곳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다시 앞을 보고 도망쳤다. 이동혁의 고백을 받았을 때보다 더 빨리. 더 멀리.
곧 숨통이 조여질 것만 같았다. 얕게나마 보이던 해가 다시 구름에 가려지는 순간이었다.
*
어제는 비가 억수로 오더니, 오늘은 또 언제 그랬냐는 듯 날이 화창하다. 어제 내가 들어오고 한참 후, 어영이가 뛰어 들어왔다. 어영이는 정말 죄송하다며 누군가가 자신을 데리고 가길래 누구냐 물으니, 한참을 끌고 가다가 사람을 잘못 봤다며 미안하다 했다고 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밥을 다 먹고 단장을 끝마쳤다. 어젯밤에 이동혁의 전갈이 도착했기 때문이다.
‘곧 또 비가 올 것 같아. 꽃 다 떨어지기 전에 꽃놀이 가자.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단장을 하다가,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어야 하나. 했다. 뭐 곧 면경을 보고 이동혁이 떠올라 단장을 계속했지만.
이동혁과 나. 서로 사귄다거나 만난다는 말이 없었지만, 분위기가 묘하게 달랐다. 지금까지 이동혁을 만날 때와 다른 느낌. 뭔가 더 두근거렸다. 누가 보아도 '우리 만나요' 하는 느낌이 폴폴 나는 그런.
창문을 잠깐 열어서 빼꼼 내다보니, 이동혁이 자신의 집에서 걸어나오는 게 보였다.
미친, 지금 와? 지금? 나 나가면 돼? 벌컥 열고 나가면 되나 싶었지만, 그건 또 조금 오바인 것 같아서 방 안에서 가만히 있었다.
곧이어 어영이가 문을 두드리며 밖에 이동혁이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조심스레 문을 열고 살금살금 걸어나가니, 이동혁이 그런 나를 보며 허-. 하고 헛웃음을 터뜨리더니 분위기를 깬다.
“빨리 안 오면 두고 간다?”
저 시발. 이동혁의 말을 듣고는, 손에 들었던 치마를 내리고 그를 흘겨보며 신발을 신었다. 가라 가!!하고 외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 말은 목에 걸려 뱉지 못한 채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왜냐하면 진짜 놓고 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동혁과 간 곳은 양 옆으로 벚꽃나무가 만개해 있었고, 곳곳에 튤립이 심어져 있고, 민들레 씨가 흩날리는 길이었다. 맨날 사람 많고 붐비는 벚꽃축제 때문에, 제대로 된 벚꽃축제를 가 보지 못 했는데, 아마 이렇게 생겼지 않았을까 싶다. 아니, 이곳이 더 예쁘면 예뻤지 못나진 않았을 거다. 근데 왠지 약간 길이 익은 듯 한데..
“아! 여기.”
“어?”
이동혁과 걷다가 내가 눈치를 챘다. 이곳., 지금 이동혁과는 계속해서 길을 걷고 있다. 옆을 보니 냇가가 보였고, 기억이 났다. 어영이와 왔던 곳이다. 저번에 물에 빠진 곳. 어영이와는 길을 걷다가 냇가로 빠졌지만.
“나 여기 어영이랑 와 봤어!!”
“아 뭐야 와 본 곳이야? 안 온 줄 알고 데려왔는데.”
"저번에 저기 냇가에 빠졌는데, 실수로 다른 사람이랑 같이 빠졌어.”
“..어?”
“여기 사람들 다 그래? 내가 밀어서 빠졌는데, 어떤 사람이 칼을 빼서 괜한 어영이 목에 두길래.”
“응. 여기는 네가 잘못을 해도, 몸종이 벌을 받아.”
뭐야. 완전 좋은 세상인줄만 알았는데, 썩어 빠진 세상이잖아? 우리나라한테 헬조선, 헬조선 하는 이유가 있었네. 인상을 찌푸리자, 나보다 키가 큰 이동혁이 나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그래서,”
“응?”
“그 칼을 네 목에 가져다 댔어?”
이동혁의 말에 놀란 나는 봄 길을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를 눈을 크게 뜬 채로 바라보았다.
“어떻게 알았어?”
“..그냥 너 그럴 것 같아서.”
이걸 이동혁에게 캐물어야 되나 싶기도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나는 이동혁을 안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동혁이 나를 알고 지낸지는 얼마나 됐는지 알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동혁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기 때문에.
“우리가 안지는 얼마나 됐어?”
“갑자기 왜?”
“그냥 궁금해서. 나는 너를 안지 얼마 안 됐잖아.”
그래서 물었다. 이동혁에게. 우리가 서로 알고 지낸 지 얼마나 되었냐고. 이유를 물어서 대답을 해 주니, 잠시 눈을 굴리며 생각하는 듯 했다. 그리고는 대답을 했다. 거의 같이 컸다고 보면 된다고.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라 왔다고. 그 말에 더 묻고 싶지 않았다. 그만큼 나를 잘 알던 이동혁일 것 같아서.
그 때였다. 나 혼자 생각하며 이동혁의 옆에 서서 걷고 있었는데, 무심코 내린 시선으로 조금 큰 도포자락 안에 그의 손이 보였다. 내가 며칠 동안 정신을 못 차리고 계속 생각하던 그 손. 그리고,
내가 그의 손을 잡은 것은 한순간이었다.
“...야!!!”
“..왜!”
“너..지금 손..”
그의 손을 잡았는데, 소스라치게 놀라며 소리를 지르며 멈춘다. 안 그래도 쌍꺼풀 때문에 큰 눈을 더 크게 뜨면서. 어이고. 눈 나오겠다 동혁아.
그리고 내 머릿속에는 또다시 현주가 한 말이 떠오른다. 뻔뻔해지라고. 네가 잘못을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를 때는 뻔뻔해지라고. 잠시 저번에 주막에 갔을 때의 기억이 떠올라서 웃음이 터질 뻔 했지만, 나는 결국 얼굴에 철판을 깔기로 했다.
“뭐”
“..”
“..놓을까?”
그래도 이동혁이 표정을 풀지 않길래 약간 쭈굴해진 나는, 그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그러니 이동혁은, 나를 보던 얼굴을 정면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왼쪽 손 더워. 오른 쪽 잡아.”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며 내가 잡은 자신의 왼쪽 손 말고, 오른 쪽 손을 내밀며 말한다.
그럼 나는, 그 모습에 웃음이 나오려 하지만 꾹 참고 모른 척 그의 오른 쪽 손을 잡으니, 자신이 고쳐 잡으며 걸음을 옮겨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나는 말을 이어나갈 수가 없다. 내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던 그 순간, 그를 보니 자꾸만 귀여워 터지려 하는 웃음을 감추기에 바빴다.
이동혁의 귀부터 목까지. 전부 다 제가 입은 옷과 닮았기 때문에. 붉은 벽돌 색 도포. 딱 그 색.
*
“들어가.”
이동혁이 우리 집 바로 앞까지 데려다 주고는 들어가라 한다.
저기, 이 손을 놓아줘야 들어가지^^..? 이동혁은 내 손을 잡은 채 놓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들어가라며..존나 모순 덩어리 아냐 이거?
내가 이동혁을 쳐다보며 그와의 잡은 손을 살짝 들어보이자, 그제야 눈치 챈 듯 아, 하고 짧은 소리를 입에서 내뱉는다. 내가 미쳤나 보다. 이젠 그 모습마저 잘 생겨서 넋을 놓고 바라볼 뻔 했다.
“간다?”
“가.”
“먼저 가.”
“가라니까.”
이게 바로 ‘사랑싸움‘ 입니까? 태어나서 한 번도 이런 사랑싸움을 겪어보지 못 한 나는, 이 상황이 새롭기만 하다. 이게 이렇게 오글거리지 않을 수 있다니. 또 한 번 가-. 하고 입 밖으로 꺼내려 했는데, 이동혁이 인상을 찌푸린다. 아 알겠어. 간다. 가.
이동혁에게 손을 흔들고 대문을 열고 들어갔다. 내가 들어가고 나서야, 대문 밖의 이동혁의 발걸음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
내가 웃으며 들어오니, 어영이가 나보다 환한 얼굴로 뛰어오며 나를 반긴다.
“아씨!! 드디어!!”
어영이가 나랑 이동혁이 만난다는 걸 알고 있는 걸까. 봐 버린 걸까. 상관없었다. 어영이는 이 집에서 유일한 내 친구니까.
“어떻게 알았ㅇ..”
“왔어요!!!!”
뜻밖에도 어영이가 내게 내민 것은 한지였다. 한글이 또 정갈하고 바르게 쓰여 져 있는.
‘성 대감 여식은 이레 뒤 용모를 단정케 하고 궐에...시간은...’
재간택의 합격을 알리는 종이였다.
! 작가의 말 ! |
감안녕하세요 ! 작가 니퍼에요 ! 사실 제가 말씀드릴 게 있어요,,T^T.. 막 그렇게 진지하고 그런 이야긴 아닌뎃,. 먼저 1 : 암호닉 신청해 주신 분들이 굉장히 많으세요..! 그래서 제가 다 감당하며 메일링을 잘 보낼 수 있을까 하는..T^T 그리고 혹시나 빠뜨리신 분들도 계실까봐요 ㅠㅠ.. 그래서 암호닉 신청 관련 글을 이 글 올리고 11시 30분 내로 다시 새로 써서 올릴 것 같으니 암호닉 신청하신 분들, 하실 분들은 꼭 읽어 주세요! +)암호닉 없애는 거 아니에요!! 2 : 제가 앞으로 1일1글 못 해도 이해해 주세요 ㅠㅠ! 원래 1일1글이 아닌 제 일정대로 시간 나면 글을 쓰려 했는데..어쩌다 보니 1일1글처럼 하게 됐고 그렇다 보니 계속 제 할일이 미루어져서..T^T 혹시나 하루 연재 후에 다음날 연재를 기다려 주시는 분들 계실까봐 이렇게 씁니다..! 그래도 빨리빨리 연재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_' ♥ 오늘도 이런 비루한 제 글 읽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려요 ! 감기 조심 하세요 홍홍 ♥ |
♥ 암호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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