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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간택까지 하루가 남았다. 첫 날에 , 어머니는 축하 한다며 아버지께 알리셨다. 아버지는 굉장히 엄하게 생기셨는데 막상 말씀을 건네시는 것을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으셨다. 계속해서 "이름아" 해 주시는 것이 다정했다. 하루 정도 어머니 아버지 소리를 하니 그것도 입에 붙더라.
첫 날, 둘째 날, 셋째 날이 지난 오늘까지, 준비 아닌 준비를 하느라 바빴다. 재간택을 준비하는데, 엄마 아빠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분주해졌다. 방에 앉아 하는 것도 없는데, 어영이가 바빠 혼자 있게 된 나는 집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았다. 핸드폰도 없고, 노트북도 없어 할 일이 없을 줄 알았던 이곳에서도 할 일은 참 많았다. 나는 그 중 십자수에 재미가 들렸다. 평소 집이었다면 떼려 치자며 절대 하지 않았을 것이지만, 나름대로 재미를 붙여서 하니 하나가 금방이었다. 실로 나비를 만든 후, 위에 ‘이동혁 바보’ 까지 써 놓고는 혼자 키득거렸다. 친해진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틀 동안 이동혁은 보이지 않았다. 오늘마저 안 보이면 삼일째다. 어영이에게 조심스레 물어보니, 많이 바빠 보였다. 십자수로 뜬 모양도 여러 개. 이제는 밖에 나가 보고 싶었다. 어영이를 불렀다. 나갈 채비를 하라고.
어영이와 나온 곳은 저자거리였다. 이곳은 항상 사람이 북적거린다. 날씨가 좋았다 추웠다 한다. 비가 오지 않으면, 쨍한 햇빛 덕에 덥다. 그냥 더운 게 아니라 존나게 덥다. 늦은 봄이라 그런지 벌써부터 여름이 내게 손을 내민다. 근데 비가 오는 날이면, 진짜 오지게 춥다. 겨울에 한복을 입지 않는 이유를 알았다. 여기 사람들은 신기하게도 잘 생활한다. 나만 여기 안 맞아.
“어영아 이거 예쁘지 않아?”
“예뻐요! 아씨께 잘 어울릴 것 같아요!”
머리핀 비슷한 여인네들이 하고 다니는 예쁜 것들을 파는 가게 앞에 섰다. 어영이도 여자인지라 눈을 번뜩였지만, 티를 내지 않으려 애를 쓰는게 안타깝게도 내 눈에 보인다. 신분이라는 게 참 이렇다. 어영이가 내가 가진 신분이었다면, 거리낌 없이 사들였을 것이다. 그래서 하나를 집었다. 그리고는 사서 어영이에게 건넸다.
어영이는 안 그래도 큰 눈을 더 크게 뜨며 어리둥절한 듯 나를 쳐다본다. 이쯤 되면 손이 무안하여 재차 건네니 “예..?” 하며 눈만 굴리고 있을 뿐이었다.
“어..선물?”
“이걸 왜 저한테 주셔요! 저처럼 미천한 신분은 이런 거 하면..ㅇ..”
"누가 그래. 안 된다고?"
"법은 없지만.."
"이거 안 하면 나 밥도 안 먹을거고, 방에서 나오지도 않을거야. 또 재간택도 안 갈꺼ㄱ.."
"큰일 날 소리 하지 마셔요!!!!"
"그러니까 너 해."
"...진짜요..?"
“응. 너 하고 다녀.”
여기서도 선물이라는 말이 먹히는지는 모르겠다. 어영이에게 “선물” 하고 내미니 대충 알아들은 어영이는 얼굴히 환히 피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녀는 자신의 신분을 탓하며 받을 수 없다고 하였다. 어영이의 얼굴에 슬픔이 드러났다. 그래서 말도 안 되는 억지를 썼다. 밥도 안 먹고 방에서도 안 나오고 재간택도 안 간다고. 마지막 말에 크게 놀란 어영이가 큰소리를 냈다가 급하게 입을 막았다. 결국 너 하라는 말에 고개를 조아리며 두 손으로 받는다. 평생 간직하겠다며 입이 귀에 걸렸다. 어느새 내 동생처럼 느껴지는 어영이가 웃는 모습을 보니 괜히 내가 더 흐뭇했다.
어영이가 예쁜 곳을 소개시켜 주겠다며 나를 끌고 간다. 자신의의 말로는 자신이 어렸을 때에 자주 왔다고 했다. 어영이를 따라 온 곳은 계곡이었다. 그냥 돌에 물만 흐르는 곳이 아닌 예쁘게 꽃도 피어 있었다. 여름이 손을 내밀었지만 봄이 가기 전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라도 하려는 듯, 꽃이 만개했다. 나무부터 풀까지 하나 안 예쁜 것이 없었다. 오늘은 햇빛이 심하게 피부에 닿아서, 많이 더웠는데. 잘 됐다 싶었다.
먼저 내려간 어영이가 내게 손을 내밀었다. 잡고 내려오라는 뜻이었다. 그러면 나는 일을 많이 해 어린데도 투박한 그녀의 손을 잡고 내려간다. 손을 담그니 찬 계곡물이 피부에 와 닿았다. 그렇게 좋다고 웃을 때였다. 어영이에게 살짝 살짝 물을 뿌리던 나는, 그대로 뒤로 쭉 미끄러졌다. 근데 나만 넘어진 것이 아니라,
“어어어?! 악!!!”
“엇!!!”
전자는 내 비명소리요, 후자는 내 뒤에 있던 사람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비명소리다. 누군가와 같이 넘어진 것 같다. 물을 엄청 먹고 눈을 떠 보니, 나보다 몇 초 늦게 누군가 물에서 얼굴을 쓸며 나왔다. 한 단어가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아, 망했다.
“헐 죄송합니다!!!”
“이년이!!!!!!!”
그리고 아마 그 사람이 높은 사람이었나 보다. 옆에 있던 사람이 칼을 뽑아 목에 겨누었다. 나의 목이 아닌 어영이의 목에. 어영이는 “히익..카..칼..” 하며 놀란 채 죄송하다고 하고 있고, 물에 빠진 사람의 옆에 있던 사람은 단단히 화가 난 것 같았다.
난 미친년이다. 몇 없는 아는 사람의 목에 칼이 들어오자 , 이성이 제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난 급하게 그 칼을 손으로 가지고 가 내 목에 대었다. 그러자 어영이는 말 할 것도 없이 눈이 동그래졌고, 두 남자도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 시선을 내게 두었다.
“잘못은 제가 했는데, 왜 칼은 다른 사람의 목에 들어가요? 이건 모순이죠.”
“원래 잘못은 네가 했어도 벌은 노비가 받는 법이다. 옆에서 말리지 않은 것도 죄다."
“만약 제가 혼자 와서 저분께 실수를 한 거면, 그 때는 저희 집으로 찾아가서 이 아이의 목에 칼을 겨누셨을 겁니까??”
정작 빠진 사람은 아무 표정 없이 침착한데, 옆에 있는 사람이 더 성질이다. 그쪽이 뭔데 ? 우리 어영이한테 지금 년? 년이라고 했냐!!! 나이도 나랑 비슷해 보이구만. 심지어 옆에 있는 사람의 표정은 꽤나 흥미진진하다는 듯 쳐다보고 있다. 이게 재밌나?
“칼을 거둬라.”
옆에 있던 사람의 말에 의해 내 목에 있던 칼이 거두어졌다. 그리고 나는 그 사람께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죄송하다고. 괜찮다며 털털하게 웃어 보이는 그를 보자, 속으로 했던 걱정이 풀렸다. 사실 걱정했다. 아니 만약 이 사람이 엄청 높은 사람이고, 막 집이 뒤집히고 그러면 어떡해...
그 사람은 괜찮다며 자신도 더위 때문에 힘들었다고 농을 친다. 그 와중에 다행인지 불행인지 내가 밀어 버려서 덕분이 시원해 졌다고 뭐.. 농인지 아닌지는 저 사람만 알지만 , 세상에 이런 천사가 존재해? 눈을 깜빡이며 그를 쳐다봤다.
“연이 닿으면 또 봐요. 우리.”
그는 물에 빠지다 바닥에 쓸려 진흙에 의해 더러워진 무릎을 털며 웃었다. 짙게 생긴 얼굴이 누가봐도 잘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길 가다 뒤돌아 볼 정도로. 인연이 되면 보자고?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예의상 한 말이었겠거니 했다. 예상이 맞았는지, 그는 고개를 꾸벅 숙이며 뒤를 돌아 냇가에서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올라갔다.
물을 머금은 한복은 물먹은 솜처럼 생각보다 많이 무거웠다. 대충 물을 짜고 어영이를 데리고 나왔다. 아무래도 이동혁네 집에 가 봐야 될 것 같다.
*
멀지 않은 길을 걸어 이동혁네 집 앞에 섰다. 어영이는 빨리 집에 가 봐야 한다고 그랬다. 아마 내가 감기에 걸릴까봐 하는 말이겠지. 하지만 아직까지 해가 떠 있어 춥지는 않다. 그래서 나는, 우리 집이 아닌 이동혁네 집 앞에 섰다.
"이동혁!!!"
"아씨 그렇게 크게 성함을 부르시ㅁ."
"이동혁!!!!"
"도련님께서는 방금 궐에 들어가셨습니다."
이동혁을 불렀는데, 이동혁의 몸종으로 보이는 사람이 나왔다. 그의 말에 뻘쭘하여 "아..그래요?" 하고는 뒤를 돌았다. 나와 어영이는 한숨을 쉬었다. 어영이는 안도를, 나는 아쉬움을 가진 한숨을.
이틀동안 안 본게 뭐라고. 어차피 여기 안 왔으면 평생 몰랐을 인연인데
! 작가의 말 ! |
여러분 ㅠㅠㅠㅠㅠ 초록글 진짜 감사합니다 T^T.. 자고 일어났는데 알림이 4개나! 운영자분께 쪽지가! 저 : ⊙_⊙ ..? ㅋㅋㅋㅋㅋㅋ 제가 쓰는 글처럼 저도 꿈을 꾸나 싶었습니다 ㅠㅠㅠ. 봐 주시는 분들과, 댓글까지 달아주시는 분들께 항상 감사하며 글을 쓰고 있어요 ❀´▽ ` ❀.. 이번 화는 새로운 인물이 나왔네요! 곧 중심 인물들을 포함한 NCT 인물들이 몇 나올 거에요! 계속 지켜봐 주세요 (__)(꾸벅) ♥ 암호닉 신청은 항상 받고 있습니다 ♥ |
❀´▽ ` ❀
٩(๑ ‵▽′๑)۶❀
자고 일어났는데 온 쪽지 ㅠㅠ 니퍼 : ⊙_⊙..?!
(확인)
♥ 암호닉 ♥ |
[ 복쯍아보기 ♥ 김곰 ♥ 쟨 ♥ 무한씨티 ♥ 나나 ♥ 앓다쥬금 ♥ 달탤 ♥ 동혁오빠 ♥ 안돼 ♥ 슈비두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