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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구기 전체글ll조회 516l 4



 

 

 

 

 

 

 

 

 

 

 

 

 

 

 


“듣고 있어?”


고개를 끄덕거렸다. 설득력 하나 없는 끄덕임이었다.


“듣고 있다니까. 말해.”


그냥 멈춰버릴까 싶은데 또 너는 힐끗 눈을 들어 나를 쳐다보며 말했고 나는 또 둥둥 떠버렸다. 너는 삐딱하게 앉아서는 한 손에 계속 핸드폰을 쥐고 있다. 나는 그 앞에 앉아 있고 입도 안 댄 아메리카노를 손가락으로 툭툭 쳐대고 있다.

 

 

 

 

[프로듀스101/김용국] 비행운 | 인스티즈

 

 

 

 

 


-

 

 


너와 나는 참 소곤소곤했다. 아니, 바로 말하면 나는 시끌시끌했고 너는 시끌한 나를 감쌀 만큼 소근 했다.

 


화요일 2교시 교양 수업 시간에 나는 강의실 뒷자리 오른쪽 끝 너는 뒷자리 왼쪽 끝이었다. 무슨 이유에선지 우리는 한 칸씩 자리를 옮겼고 결국엔 한 자리를 남겨두고서 나란히 앉게 되었다.

 


조금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출석을 부르기 직전에 강의실에 도착했던 날, 너는 결국 남았던 그 한 자리에 떡하니 앉아있었다. 그 바로 옆자리엔 제 가방을 올려두었고 눈알을 굴리는 나를 한 번 보더니 제 눈을 내리깔며 가방을 잡아 내렸다. 나는 원래 내 자리인 마냥 그 자리에 당연하다는 듯 앉았고 그날 제 딴에는 여러 번 적었다 구겨버리기를 반복한 쪽지를 내 손에 들려주었다.

 


김용국 010-0000-0000
계속 옆자리에 앉아주세요

 

 

 

 

 

[프로듀스101/김용국] 비행운 | 인스티즈

 

 

 

 


-

 

 


“어제 전화했었네.”

 


“아, 응.”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너를 보고서 민망해진 내손 역시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핸드폰 안을 뒤적거리다 찍혀있던 부재중 통화를 발견했고 괜히 물었다. 네가 어제 네 후드집업을 찾으며 했던 전화라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부재중 통화가 찍히고 너는 나에게 곧바로 카톡을 남겨왔었고 오늘 내가 네 후드집업을 들고 온 것을 보며 분명 나는 알고 있었음에도 뭐라고 묻기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물었다. 너는 별 생각이 없어보였다. 네가 나에게 전화를 했었다는 사실도 잊어버린 사람처럼.

 


“자느라 못 받았다. 또 그냥 꺼버렸나봐.”

 


“그런 것 같더라.”

 


그저 또 시큰둥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래도 탁자 위에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딱히 내가 신경이 쓰였던 건 아니고 계속 핸드폰을 만지작거린 네 손이 뻐근해서겠지.

 

 

 

 

[프로듀스101/김용국] 비행운 | 인스티즈

 

 

 


네가 툭 내려놓은 손을 내려 보다 색깔이 변해버린 내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와 똑같은 네반지를 손가락으로 톡톡 쳤다. 나는 네 눈을 보기가 이제는 시큰해 네 손가락만 쳐다보고 있었다.


“반지 되게 헤졌다. 나도 그런데.”


“그냥, 계속 끼고 있으니까.”


“우리 반지 다시 맞출까?”


낡아졌으니 새로운 걸로 바꿔 끼면 낡아지기 전과 같아질까 하는 생각이다. 너는 또 좋지도 싫지도 않다고 한다. 그냥 슬쩍 고개를 끄덕여주는 게 얼버무리는 네 대답인가 보다.

 

 

 

 

 

[프로듀스101/김용국] 비행운 | 인스티즈

 

 

 

 


-

 

 


네게 일찍 잔다고 통화까지 마치고서 몰래 나왔던 게 화근이었던 것 같다. 이제 누웠다고 했을 때 나는 이미 신발을 신는 중이었고 친구들을 만나 택시 할증이 붙고도 한참이 지날 때까지 술을 마셔댔었다. 그리곤 얼큰하게 취해 택시를 타고 집에 도착했고 씻기 전에 습관적으로 너와의 커플링을 빼려고 손을 더듬거리다 반지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았다.

 


취기가 올라선지 아니면 네게 나중에 조금이라도 덜 혼나고 싶어선지 나는 한참을 가방이며 옷이며 뒤져대다 다짜고짜 네게 전화를 걸었다. 한 밤 중에 네가 전화를 받으리 만무했고 결국 질질 짜가며 네게 고해성사 카톡을 남겨두었다. 물론 오타는 덤이었다.




1 오전 3:32 용구개                                      
1 오전 3:32 내가 새설 놈 ㅗㄹ래 술마시러 내다ㅏㅋㅎ얶는데                                      
1 오전 3:33 잘못해쵸                                      
1 오전 3:33 긴데 뚀ㅠ뱐지뎌 잃여뱌린가같애                                      
1 오전 3:40 저나랴ㅏ안받에                                      
1 오전 3:40 내게 지금 밨에 내가서 반제 찾애올게                                      
1 오전 3:42 집앞이랑 태가시아저씨하넽 천화도 해볼거ㅠㄷ                                      
1 오전 3:42 재몰했어욮ㅍ퓨ㅠㅠㅠㅠㅠ                                      



지금 당장 찾으러 나가겠다며 카톡을 덧붙여놓고는 집 앞에 무작정 나갔다. 핸드폰 후레쉬를 비추고서 열심히 찾았건만 보이지 않았고 한 30분쯤 찾아보다 또 질질 짜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현관에 쭈그려 앉아 징징거리다 잠이 들었다.





1 오전 4:19 ㅐㅈ금 브ㅏㄲ인데                                      

1 오전 4:20 꺔걈해서 으ㅓ무것도ㅜ 안 보여ㅠㅠㅠ                                      

1 오전 4:20 어떠커지                                      

1 오전 4:28 어ㄸ쪈 샤랴ㅏㅇ들이 처ㅕ다봐                                      

1 오전 4:28 무셔바다                                      



 

 


한참을 그렇게 현관 앞에서 쪽잠을 자고 있는데 퉁퉁거리며 현관을 두드리는 소리에 밍기적 눈을 떴다. 손에는 핸드폰을 쥐고 있었고 손에 쥐고 있는 핸드폰은 진동하고 있었다. 또 잠결에 알람인 줄 알고 꺼버린 듯 했다. 한두 시간 잤다고 술이 깨는 것도 아니고 몽롱했다. 나는 일단 징징거리는 핸드폰을 손에 들고 몸을 일으켜 퉁퉁 소리가 나는 현관 앞에 섰다.

 


“누구세요.”

 


“문 열어봐.”

 


퉁퉁거리는 소리는 너였던 것 같다. 핸드폰 진동이 울리게 한 것도 너였던 것 같고 나는 어리둥절해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정말 방금 자다 일어난 사람처럼 머리에 까치집을 진 네가 숨을 몰아쉬며 서 있었고 나는 눈만 껌뻑거렸다.

 

 

[프로듀스101/김용국] 비행운 | 인스티즈

 

 

 


“야, 너, 누가 한 밤중에 그렇게.”

 


너는 인상을 찌푸리며 화를 냈고 나는 계속 눈을 끔뻑거리다 비어버린 손가락을 보여주며 또 울음을 터트렸다.

 


“나 반지 잃어버렸어, 잘못했어.”

 


술이 덜 깬 건지 나는 엉엉 울어버렸고 너는 그게 문제냐며 나를 품에 안고서 토닥거려주었다. 네가 뭐라고 할 새도 없이 울어버리는 나를 너는 달래 다시 재워두고는 그 다음날 점심까지 집 근처며 내가 타고 왔던 택시며 다 뒤져 반지를 찾아왔었다. 그리고는 손가락에 다시 반지를 껴주고는 제발 전화는 좀 받으라며 신신당부를 했다.

 

 

 

 

 


-

 


 

 


“어?”

 


너는 내 앞에 얼음이 다 녹은 아메리카노를 턱짓했다. 나는 고개를 갸웃했고 너는 입술을 잘근 씹으며 물었다.

 


“왜 안 마셔.”

 


“아, 이거.”

 


나는 아메리카노를 집었다 다시 내려놓았고 손바닥에 기분 나쁘게 물기만 축축했다. 축축해진 손바닥을 내 옷에 쓱쓱 문질러버린 나는 네가 신경 쓰이길 바라며 말했다.

 


“나 원래 아메리카노 안 먹잖아.”

 


“뭐야, 그럼 왜 시켰어.”

 


너는 그냥 피식 웃고 말았고 핸드폰 배터리가 다 되어버린 건지 내 한 손을 가져가 장난치듯 툭툭거렸다. 나는 입을 삐죽거렸고 아까 전 너를 떠올리며 말했다.

 


“내가 뭐 먹을까 하니까 아메리카노 먹으라며.”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아메리카노를 시켜 본 적이 없었다. 달짝지근한 음료만 입에 달고 살았는데 너는 왜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나에게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라며 무심하게 말했는지 알 수가 없다. 알고 싶지도 않고.

 


“내가 그랬나?”

 


너는 또 나른하게 대답을 흐려버렸고 툭툭 건드리던 내 손을 깍지 껴잡았다. 깍지 껴진 두 손 사이가 왜 이렇게 까끌까끌한지.

 

 

 

 

[프로듀스101/김용국] 비행운 | 인스티즈

 

 


어제의 너와 오늘의 너의 온도가 너무 달라서 지금 이 두 손 사이에 비행운이 생겨난 것 같다. 자꾸 너를 가리고 나를 가리고.


내가 너에게 머무르기엔 네가 너무 높아져버린 건지 아님 네가 머무르기엔 내가 너무 높아져버린 건지.


지금 너와 나 사이엔 비행운이 자리 잡아있다.

 

 

 

 

 

 

 

 

 

 

 

 
































 

 

 

 

듀드라 내가 누군 줄 알아?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프로듀스101/김용국] 비행운 | 인스티즈


 

보이냐

내가 바로 용국맘이다 !

콜미용국!콜미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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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69.164
아 용국쓰 너무 좋아ㅠㅠ 오랜 커플의 분위기를 너무 잘 표현해 주신 거 같아용 좋습니다♡♡
6년 전
독자1
하....저런 분위기와 용국이는 사랑이죠....♡ 작가님 제 사랑을 받으세요ㅠㅠㅠㅠ흡
6년 전
독자2
작가님 추천 받고 지금 봤는데 다른 글은 더 안 쓰시나요... 윽 ㅜㅜㅜㅜㅜㅜ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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