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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규는 꿈을 꿨다.참 이상한 꿈.아니 해괴망측한 꿈.
우현이와 갔었던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열심히 아이스크림을 파먹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우현이 나타나 자신의 앞에 털썩 앉더니 '실례가 안 된다면...같이...먹어도 될까?'라는 시공간이 오그라드는 멘트를 아주 조근조근한 목소리로 말했고 자신은 스푼을 입에 넣은채 시골소녀처럼 얼굴이 붉어져 고개만 끄덕거리고 있었다. 그렇게 다시 아이스크림을 먹는 도중 우현이 자리에서 일어나 상체를 굽히더니 갑자기 성규의 얼굴로 점점 다가오기시작했다. 그리고는 아이스크림이 묻어 촉촉한 성규의 입술에 쪽 소리나게 뽀뽀를 하더니 난생 처음보는 환한 훈남미소를 지은 채로 이번엔 성규의 뒷통수를 잡고 그대로...그대로....!
아,꿈이네.
눈을 번쩍뜨며 일어난 성규가 깨어서도 붉어진 볼을 감싸며 심호흡을 했다.
근데 오늘따라 바닥이 푹신푹신한 것 같아 정신을 차리고 살펴보니 바닥에 이불을 깔고 누워있는 우현이 보였다. 내가 왜 침대에서 자고있지 ?
성규가 침대밑으로 살짝 고개를 내밀어 쿨쿨 자고 있는 우현을 쳐다봤다.
머리는 여기저기 산발이고 입은 '헤~'하고 벌려져있으며 윗도리는 훌러덩까져있었다. 근데 뭔가 이 부끄러운 기분은 뭔지 모르겠다.
" 아,맞다.우현이 학교 갈 시간인데… "
성규가 침대에서 내려와 우현의 옆에 쭈그리고 앉아 우현의 어깨를 살살 흔들었다.'아이...씨이바아알...' 익숙하게 욕을 뱉은 우현이 몇 번 꿈틀꿈틀거리다가 부스스 일어난다.
" 일어났어 ? "
" 으응…어!? 어! "
눈 앞에 있는 성규의 얼굴을 보자마자 갑자기 어젯밤 자기가 했던 도둑뽀뽀에 대한 엄청난 죄책감이 밀려오기 시작한 우현이 이불도 개지않고 후다닥 화장실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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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처럼 굵은 빗줄기는 아니였지만 부슬부슬거리는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침 일찍이 출근한 아빠때문에 우산을 펼치며 현관문을 나선 우현이 자기방 창문에 얼굴을 쏙 내밀고 해맑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성규가 보였다.
저러면 머리 젖을텐데...우현이 고개 집어넣으라는 손짓을 하고 뒤돌아걷다가 다시 스윽 뒤돌아 창문을 확인했다.
우현의 손짓대로 고개를 넣은건지 성규의 얼굴이 보이질않았다. 괜히 아쉽다.
우현은 동우네집으로 향하며 심각하게 고민을 했다.
자신이 어제 왜 성규의 입술에 뽀뽀를 했으며 왜 성규를 볼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붉어지며 몸이 딱딱하게 굳어지는지.
그리고 성규의 입술만 자꾸 눈에 들어오는지. 왜 아쉬워하는지!!!
솔직히 답을 모를리는 없다.그냥 모른척하고 아니길 바랄 뿐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호모사피언스에서 사피언스를 뺀 것이라고는 생각되질않았다.
중학교때 연애도 해봤고 또 아직까지는 소녀시대 포스터도 서랍에 잘 간직하고 있고 컴퓨터엔 자신이 몰래 꽁꽁 숨겨놓은 '헉!_옆집_누나의_몽고_반점.avi'도 가끔가다가
볼 정도로 자신은 전혀 성정체성에 문제가 없는 남자사내임이 분명했다.
근데 왜 성규만 부면...성규...성규...김성규...이름만 생각해도 벌써 머릿속에 그 새하얀 얼굴이 둥둥 떠다닌다.
기분이 참 좆같네.
나빠서 좆같다는게 아니라 말도 안 되서 좆같다.
아마도 자신이 성규를 좋아하는 것 같다.아니지.어젯밤 도둑뽀뽀로 보아 이건 백퍼센트 좋아하는 감정이 확실하다.
근데 성규의 어디가 그렇게 이쁘지 ? 오히려 성규는 여성적인 얼굴보단 남성적인 얼굴에 가까웠다.
조금 귀엽게 생겼을 뿐이지...하얀 볼도 그렇고 축처진 눈썹과 눈꼬리.초롱초롱한 맑은 눈망울. 조잘조잘거리는 앵두같은 입술. 주위가 밝아지는 것 같은 환한 미소.
하는 행동.말하는 거. 아,시발.지금 곱씹어보니깐 다 귀엽네. 우현이 길거리 한복판에서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낄낄낄웃다가 정색을 하곤 서둘러 걸음을 재촉했다.
*
으으…
갑갑해죽을 것 같다. 숨은 턱턱 막히고 땀은 뻘뻘나며 비좁은 것 같은 느낌도 들어온다.
때맞춰 핸드폰 알람이 울리고 명수가 인상을 찌푸리며 눈을 떴다.
" …아오씨…야. "
" 그르르릉…그르르릉… "
침대에서 자다가 굴러떨어진건지 자신의 옆에서 코를 골며 잠자고 있는 성열이.
그리고 분명히 잠자기전에 입고 잤던 검정나시는 자다가 더워서 벗었는지 방바닥에 널부러져있었다. 명수가 가슴팍을 긁으며 코를 고는 성열을 깨웠다.
" 야. "
" …아,저리가…"
" 뭘 저리가야.너나 저리가."
" 아이…"
성열이 인상을 쓰면서 몸을 일으켰다.'아침부터 왜 난리야...'하며 눈을 뜨자 윗통을 벗고 있는 명수가 눈에 들어왔다.
"……"
" ...... "
" ...너 진짜 그 야한 영상 좋아하는구나…"
" 무,무슨 헛소리야. 암튼 난 학교가야돼.늦었어."
명수가 후다닥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고 성열은 두둥실 날아올라 침대위로 올라가더니 그대로 몸을 눕히고 다시 잠을 자기시작했다.
머리를 감고 세수와 이를 닦은 명수가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교복으로 갈아입은 뒤 컵에 물을 담아 마시며 성열에게 향했다.
" 나 학교갔다올테니깐 종소리나 누가 문 두드리면 그냥 쥐죽은 듯이 있어. 그리고 또 어제처럼 어지르면 죽는다."
" …… "
" 알았어,이성열? "
" …아이,시끄러.얼른가아… "
" 뭐 ? 이게. "
컵에 손을 담근 명수가 성열의 얼굴에 물을 톡톡 뿌려대자 '아아아,뭐야.하지마.'하며 성열이 칭얼거린다. 깨있을때는 자신을 귀찮게 하더니...
기분 좋은 웃음을 지으며 마지막으로 한번 더 물을 톡톡 뿌려주자 신경질적으로 일어난 성열이 베게를 홱 집어던졌다. 퍽 소리가 나며 얼굴을 정통으로 맞은 명수.결국 먼저 꼬리를 내리고 가방을 챙겨 현관으로 향하자 조금 미안해진 성열이 하품을 하며 신발을 신고있는 명수에게 향했다.
" 하아아암…잘 다녀와라."
" 진짜 사고치지마.알겠지 ? "
" 알았다니깐…얼른 가버려."
여전히 근심가득한 표정을 지은 명수가 현관문을 닫고 나가자 다시 명수의 침대에 누운 성열이 무섭게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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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은 학교에서 하루종일 성규를 생각했다.
수업시간에 누워있을때에도, 동우가 똥침을 하고 자신의 귓볼을 검지손가락으로 톡톡치며 덜렁덜렁거리게 만들때도,
점심으로 나온 소세지를 동우와 명수가 번갈아가면서 뺏어먹어도 그저 머릿속엔 성규로 가득했다. 결국 그 꼴을 이상하게 쳐다보던 명수가 물었다.
" 야,나무. 오늘 왜 이래 ? "
" 맞아,남우현. 오늘 이상해."
" 내가 왜 ? "
" 왜 이렇게 멍을 때려 ? "
" 아…아무것도 아니야.신경쓰지마. 나 먼저 일어난다."
반쯤남은 식판을 그냥 버린 우현이 급식실을 빠져나왔다.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었다.
지금쯤 성규는 집에서 무얼 하고 있을까. 아마 비가 오니깐 잉란을 찾으러 가진 않았겠지 ? 혼자 심심하겠다.뭐 재밌는 거라도 가르쳐주고 올껄.밥은 먹었을래나.
아,맞다.걔 천사였지. 천사라서 그렇게 귀여운 건가 ?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우현은 교실로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성규가 자신에게 이상한 주문을 건 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다.
+
우현과 명수,동우는 역시나 정규수업이 끝난 후 보충이 시작되기전에 학교를 나왔다.
" 비 진짜 찌질하게 많이온다. 차라리 시원하게 장대비가 낫지,찝찝하게 이슬비가 뭐냐. "
" 그러게…하늘이 미쳤나 ? "
동우가 하늘을 보며 중얼거리자 멍하니 있던 우현이 '야,왜 그게 하늘 탓이냐? 여름이면 비오는게 당연한 거거든?'하며 우현이 동우의 말에 반박을 했다.
" 아,아니면 아닌 거지 왜 성질을 내고 그르냐!!! "
" …됐어. 넌 말해도 몰라. "
우현이 고개를 저으며 말하자 동우가 '내가 뭘 모르는데!'하면서 우현쪽으로 우산을 돌려 빗방울을 튀게 했다. 이리저리 튀기는 빗방울에 우현이 동우에게 헤드락을 걸고있을때 옆에서 무언갈 유심히 보던 명수가 우현을 툭툭 건드렸다.
" …야야…우현아… "
" 어.왜."
" …저거…저게 잉란맞아 ? "
" 아오,장동우 진짜 드럽게 까부…"
순간 우현의 손에 힘이 풀리고 동우가 서둘러 빠져나와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했다. 우현과 명수가 교문 너머를 유심히 쳐다봤다. 순간 부슬부슬거리는 이슬비 사이로 오묘한 불꽃이 나타나더니 곧바로 스르륵하고 사라졌다.
" 내 눈이 이상한…야 ! 남우현!! "
우산을 바닥에 팽개친 우현이 교문쪽으로 달려가기시작했다.
*
책상앞에 앉아 노트에 무언갈 열심히 끄적거리던 성규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벌컥 열어재꼈다.
" …… "
흠,아닌가. 약간 뭔가가 느껴졌던 것 같은데…
아마 어젯밤부터 이상한 기분탓일 것이다. 성규는 하루종일 자꾸만 어젯밤 꿈에서 만났던 우현이의 모습이 생각났다. 꿈이였지만 우현이 모습은 깨어나서도 잊혀지지않을 만큼 멋있고 잘생겼고 또 빛나기까지했다. 성규가 볼펜을 놓고 발그레해진 얼굴을 감쌌다.갑자기 또 가슴이 두근두근거린다.
대충 이맘때쯤이면 우현이 집으로 올 시간이 된 것 같은데 오늘은 좀 늦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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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억…허억… "
자꾸 눈에 보였다가 사라지는 잉란때문에 비를 온 몸으로 맞으며 시내를 몇 바퀴째 돌고 있는 중이다.
아무리 이슬비래도 한 시간이 넘게 맞은 탓에 이미 온 몸은 홀딱 젖은 상태였다. 사실 우현은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랐다.
잉란을 잡는 법도 모르고 성규도 인간이 함부로 만지면 안 된다고 했지만 일단 쫓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작정 달리고 있는 중이였다.
성규도 기운을 느끼고 얼른 이곳으로 와줬으면 좋겠건만.
순간 또 눈앞에서 잉란이 스윽 사라졌다. 우현이 거친 숨을 뱉으며 주위를 둘러봤다.
성규의 말대로 아직 주인을 안 만나 몸을 숨기는게 미숙한지 공중에 흐릿하게 보였다가 다시 사라졌다가를 반복하며 마치 우현에게서 도망가듯 움직이고 있다.
우산을 쓰고 지나가는 사람들과 차안에서 우현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드라마 촬영중인 줄 알고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우현을 구경했다.
간혹 핸드폰으로 그런 우현을 찍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마 조만간 뇌이트 판에 ' ★★★★★길거리 영화찍는 초훈남 후기(+직찍)★★★★★'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올 지도 모른다.
한참 잉란을 쫓았을까 ?
결국 잉란이 하늘위로 치솟듯이 올라갔고 이내 시야에서도 멀어졌다.
아,놓쳤다.
우현이 한숨을 쉬듯이 말하며 정류장에 털썩 주저앉아 거친 숨을 내뱉었다.아마 2시간은 달린 것 같다. 폐가 찢어질 것 같다.
고등학교 체력장때 했던 오래달리기보다 몇 배는 힘들다. 우현의 손끝에서 물방울이 톡톡 떨어진다. 젖은 몸을 이끌며 정신없이 뛰어다녔더니
온 몸의 기운이 다 빠져나간 것 같다. 정류장 벽에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았다.
*
벌써 오후 7시다. 여름이라 해가 길다고는 하지만 비가 오는 중이라 바깥은 어둑어둑해졌는데 이상하게 우현이 집에 들어오질않는다.
창문을 열어 우현이 오나 안 오나를 몇 수십번 확인한 것 같다. 결국 기다림에 지친 성규가 침대에 털썩 앉았을때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곧이어 '어머!!꼴이 왜 이래!?'하는 우현의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무슨 일인가 싶어 얼른 1층으로 내려갔다.
" 세상에 ! 아침에 우산 들고 갔잖아! "
" 아,그럴만한 일이 있어서…"
성규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우현에게 다가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쫄딱 젖어서는 여름날에 입술도 퍼렇다.
'우현아,괜찮아?'하며 성규가 우현을 부축하자 우현이 성규를 보더니 '응.괜찮아'하며 씨익 웃어보였다.
" 무슨 일 있었니 ? "
" 아냐. 엄마,나 올라갈께. 옷 좀 갈아입고 얼른 자야겠다…"
우현이 젖은 옷을 철퍽철퍽 끌며 2층 자신의 방으로 가 옷을 꺼낸뒤 욕실로 향했고 성규는 우현의 엄마에게 수건을 받아 우현이 흘리고 간 물방울을 꼼꼼하게 닦았다.
잠시후 대충 샤워를 마친 우현이 초췌한 얼굴로 방에 들어왔고 걱정스러운 얼굴의 성규가 다가가 물었다.
" 우현아,너 진짜 괜찮아 ? 얼굴도 하얗고 입술도 파래…"
" 진짜 괜찮다니깐.걱정하지마. "
" …아 ! 우현아,그거그거 어딨어 ? 그그그 바람나오는거…그…"
" 헤어드라이기 ? "
" 응응.그거."
" 그거 화장실에…"
" 여기 앉아있어봐!"
우현을 끌어다 침대앞에 앉힌 성규가 화장실로 향했다.
'와르르르''우당당탕'하는 소리를 내며 화장실에 있던 헤어드라이기를 찾아온 성규가 해맑게 웃으며 우현의 뒤에 앉았다.
어제 우현이가 한 것 처럼 코드를 꽂고 헤어드라이기를 작동시킨 성규가 아직 덜 마른 우현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말려주기 시작했다.
눈을 감고 있는 우현의 입에 웃음이 서렸다. 뭔가 서툴면서도 나름 꼼꼼하다.
'다 됐다!'하면서 코드를 뽑은 성규가 전서을 돌돌 말아 화장실에 갖다놓은뒤 방에 들어오자 침대에 눈을 감고 누워있는 우현이 보였다.
" 야…나 사실 오늘 잉란 봤다."
" 진짜 !? 어디서 ? "
" 학교 주변에서 봤는데…잡힐 것 같으면서도 자꾸 사라지는거야…보였다가 사라졌다가…그렇게 쫓아갔는데 결국 놓쳤어…"
" 그럼 너…잉란때문에 비 다 맞구 그런거야 ? "
" 어…근데 웃긴게 어떻게 잡아야하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무작정 따라가기만 했어. "
" 그렇다고 이렇게 비에 젖으면 어떡해…감기 걸리잖아,너는… "
" 야,난 힘쎄서 감기 안 걸리거든 ? 암튼…오늘은 좀 일찍 자야겠다.몸이 피곤해… "
" 응응. 얼른자."
불을 끈 성규가 서둘러 바닥에 자신의 이불을 깔고 누웠다.
" 바닥 안 불편하냐."
" 응 ? 아,어…괜찮아."
" 내가 어제 자보니깐 존나 딱딱하고 불편하던데…"
" 아냐아냐.진짜…"
" 큼…불편하면 …올라오던가."
우현은 순간 자신의 입을 의심했고 성규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리고는 쫀득거리고 쑥쓰러운 정적이 찾아왔고 그저 바닥이 불편할까봐 침대로 올라와 자라는 뜻이였는데 두 남자의 볼이 불그스레해지고 있었다.
" 아,그러니까 내 말은…그…침대도 넓은데…아니,혼자만 여기서 자기엔 미안하고…바닥에서 자고 나니깐 등도 아프고 좀 그래서…"
오늘따라 우현이 왜 이러는 지 모르겠는 성규였다. 무언가 부드러워진 우현의 행동에 적응이 안 된다기보다는 뭔가 부끄럽고 쑥쓰러운게 자꾸 얼굴도 화끈거린다.
성규가 어둠속에서 자신의 붉어진 얼굴이 보일까봐 이불을 눈밑까지 끌어올린뒤 대답했다.
" 아,아냐. 너 불편하잖아."
" 안 불편한데…그냥 올라와서 자."
" 그,그럴까…"
베게와 덮는 이불을 꼭 끌어안고 조심스럽게 침대위로 올라갔다.성규가 올라오자 옆으로 비켜 자리를 마련해준 우현이 헛기침을 했다.
아,무슨 용기로 성규를 침대로 올라오라고 했는지 모르겠다. 우현은 천장을 보고 있었고 성규도 이불을 눈 밑까지 올리고 역시 천장을 보고 있었다.
천상에서 성열이랑 같은 침대위에 누워 자봤지만 그때는 이렇게 떨리지않았다.지금은 자신의 숨소리,움직임 하나하나가 뻣뻣하고 신경쓰인다.
이불 속에서 꼼지락거리던 성규의 손이 뜨거운 우현의 손에 살짝 스쳐지나가자 우현도 흠칫하고 성규도 흠칫한다.
결국 참다못한 우현이 갑자기 몸을 벌떡 일으키고 씩씩거리며 말을 이었다.
" 야 ! 나 뭐 하나만 확인해보자. "
" 갑자기 무슨 소리야 … "
" 뭐 좀 잠깐 확인해본다고. 잠깐 일어나봐. "
성규가 얼떨떨한 표정으로 몸을 일으켰다.
한번만 안아볼께.우현이 무언가 결심에 찬 목소리로 말했고 성규가 돋아오는 소름을 느끼며 다시 물었다.
" 무,뭐 ? "
" 한번만 안아보자고. 닳는 거 아니니깐."
" 아니,갑자기 왜… "
싫다기보단 뭔가 이 상황이 부끄럽고 쑥쓰러운 성규는 베게를 꼭 끌어안았다.
아씨,한번 안아보자는데 더럽게 쫑알대네.결국 우현이 성규의 어깨를 두 손으로 잡고 박력포옹을 시전했다.
우현에게 갇히듯이 안긴 성규의 가슴이 쿵쾅쿵쾅거렸다. 요즘 느끼는 그 감정의 수십배는 되는 느낌이다.
성규를 한참을 안다가 떼어낸 우현이 벽쪽을 보고 풀썩 눕더니 ' 그럼 난 잔다.'하면서 눈을 감았다.
우현이 누운 뒤에도 한참을 가슴을 쥐고 있던 성규가 이불을 머리꼭대기까지 뒤집어쓰고 손가락만 꼼지락댔다.벽 쪽을 보고 누운 우현도 가슴을 꾸욱꾸욱눌렀다.
아무래도 조만간 터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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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알람소리에 성규가 잠에서 깨어났다. 아,저 기계음.진짜 듣기싫어... 이불을 머리꼭대기 올려쓴 성규가 베게에 머리를 부비적거렸다.
...이상하네. 이맘쯤이면 우현이 일어나 욕을 하며 알람을 껐을 타이밍인데 오늘은 어째 알람은 시끄럽게 울려대고 우현만 조용하다.
" 하암…우현아,일어나.학교가야지…"
성규가 자다일어난 달달한 목소리로 옆에 벽쪽을 보고 이불을 머리꼭대기까지 뒤집어쓴채로 누워있는 우현이를 보고 말했다.
하지만 꼼짝도 하지않고 누워있는 우현이,혹시나 지각을 할까싶어 우현을 살짝 흔들며 깨웠다.
" 이러다가 지각하면 어쩌려구 그래…"
" …… "
" …우현아 ? "
성규가 이불을 살며시 끌어내렸다. 이불을 끌어내리자마자 뜨거운 기운이 확 뿜어져나온다.
우현이가 끙끙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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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상 야동이 약간 뒤로 늦어졌네요ㅠㅠ
너무 뭐라하면 저도 힘드르다ㅠㅠㅠ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ㅠㅠ
댓글 팍팍 달아주시구요
신작알림 필수 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