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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온앤오프 샤이니
밤비 전체글ll조회 738l 3

제목 없음 3(完)

 

 

 

 

 

 

 

 

 

 

 

 

 

 

비가 여전히 주륵주륵 내렸다. 창으로 미끄러지는 빗방울들은 한기를 만들어냈다. 창 너머로 느껴지는 한기와 습도를 뒤로 하고 시선을 옮겼다. 그녀가, 누워 있었다.

 

 

 

 

 

 


*
남우현은 나에게 줄곳 못마땅한 시선을 던졌다. 몇 번의 만남까지는 그나마 살갑게 대했던 것 같은데, 카페에서의 그 날, 택시에서 내린 남우현은 전에 없던 복잡한 감정을 비추고 있었다. 왜인지, 그 까닭을 나는 알 턱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모른 척, 그렇게 넘어갔다. 무엇이었을까, 그가 내가 가진 그 감정은.
그 후, 남우현은 혼란스러움을 한가득 떠안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간다.
퉁명스럽게 내뱉고는 가려는 그를, 그녀는 말리지 않았다. 어어, 잘 가라. 손을 두어 번 흔들고, 끝. 나는 그 순간 남우현이 받았을 상처를 걱정했다. 좋아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도대체 왜 저럴까. 남우현은, 그렇게 끝까지 알 수 없는 녀석이었다.

 


아, 이제 슬슬 가봐야겠다.

 

그녀는 웃으며 일어났다. 한참을 앉아있다 일어난 탓인지 한 번 크게 휘청였다. 아-... 고마워-... 웃으면서 고개를 들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추질 못했다.

 


... 미안.

 

작게 말하고 얼른 내 팔을 빠져나갔다.

 


데려다 줄게.
... 어?
늦어서 위험하니까 데려다 줄게. 어차피 버스는 같이 타고 가니까.
아... 아, 그래.

 

그리고 우리는 아무 말도 없었다. 버스에 타고, 뒤쪽의 2인 좌석에 앉았다. 내가 복도쪽으로. 그녀는 창 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팔꿈치는 다리 위에 올리고 오른손으로 턱을 괴고 밖을 내다봤다. 자연스레 나는 그녀의 뒷모습밖에 볼 수 없었다. 할 말도 없고, 아이팟을 꺼냈다. 이어폰을 아무렇게나 귀에 끼워넣고 아무 노래나 재생시켰다. 최대한 강한 비트로, 빠른 음악으로. 나는 어쩐지 초조해져 미세하게 다리를 떨었다. 내 바람과는 다르게, 루시드 폴의 음악이 나왔다. 기분은, 처참했다. 한숨을 깊지만 짧게 내뱉으며 무의식적으로 창가로 시선을 돌렸다. 시선이, 그녀의, 등에, 가닿았다. 등을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았다. 시선을 돌려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도 못한 채 그저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여자의 등이, 이렇게 작았던가? 심지어 갸냘프게까지 보였다. 여태껏 작다거나, 말랐다거나 하는 생각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던 사람인데. 지금은 다만, 껴안아 주고 싶었다. 저 작은 등을, 있는 힘껏, 꽈악.

 


어?! 야!

 

나는 벨을 누르고 당장 그녀의 손을 낚아채, 버스에서 내렸다. 우리가 원래 내렸어야 할 정류장은 앞으로 세 정거장이나 남은 곳이었다.

 


... 뭐하는 거야?

 

짜증도, 화를 낸 것도 아니었다. 다만, 정말로 내가 충돌적으로 한 행위의 이유를 묻고 있었다. 명치 부근이 요동치고 있었다.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무언가가 빠르게 머리를 뚫고 지나간 기분이었다. 미치겠다, 정말. 장동우랑 놀더니만 나도 장동우를 닮아가는 기분이었다.

 


우선 걷자, 우리.

 

내 말에 나를 이상하게 봤다가, 내 뒤를 쪼르르 따라왔다. 내가 이래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냥 지워버렸다. 그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평소의 나로서는 절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정말 장동우 친구라 장동우 닮은 걸까.

 


다 왔다.
아 정말이네. 어? 야, 너 엄청 젖었다. 들어와서 머리라도 말리고 가라.

 

딱히 거절할 이유는 없어서 나도 따라 들어갔다. 컨버스 로우를 대충 벗었다.

 


어? 뭐야, 신발도 다 젖었잖아. 슬리퍼 빌려줄게, 신고 가.

 

내 신발을 보고 그렇게 말했다. 너 혼자 사는 집에 내 발에 맞을만한 슬리퍼가 있긴 있을까, 속으로 좀 웃었다. 그런데 정말로 신발장에서 남자 슬리퍼를 꺼냈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 싶었는데, 동우의 슬리퍼였다. ... 신고 싶지, 않았다.

 


나 수건 좀.

 

일부러 아무렇지 않게 말했고, 건내져 오는 수건을 받아 머리를 탈탈 털었다. 물기가 머리에서 수건으로 옮겨졌다.

 


아, 파스타면 있는데, 파스타 먹을래?
어? 어어-...

 

자연스러운 그 모습을 지켜보며 대충 대답했다. 그렇게 우리는 별 말 없이 파스타를 나눠먹고, 섹스를 했다. 어찌된 영문이었는지는, 당사자인 나도 잘 모르겠다. 다만, 나는 그녀를 좋아했다는 것만이 확실했다. 그리고, 나는 상처를 입었다.
동우야-.
그녀는 섹스 중에 동우의 이름을 불렀다. 두 눈을 꼭 감은 채로. 나는 애써 내가 잘못 들은 것이라고 부정하려했다. 그러나 그 때 또,
도, 동우야아-...
울 것 같은 목소리였다. 그리고, 나는 울었다. 고작 몇 주라고 해도, 나는 진심이었다. 비록 죽어 버린 친구의 여자친구라 하여도, 그런 걸 일부러 개의치 않으려 했을만큼. 그녀의 그런 부름에, 나는, 깨지는 기분이었다. 나는, 동우의 대신이었구나. 아무리 동우의 대신으로 그녀를 잘 돌봐주려 했다 하여도, 이런 건 아니었다. 나는 처음부터 철저히, 동우였지만, 동우가 아니었다. 괴로웠다.

 

 

 

 

 

 

*
비가 여전히 주륵주륵 내렸다. 창으로 미끄러지는 빗방울들은 한기를 만들어냈다. 창 너머로 느껴지는 한기와 습도를 뒤로 하고 시선을 옮겼다. 그녀가, 누워 있었다.
그녀는 이상했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누군가를 사로잡았고, 이미 떠나버린 이에게 붙들려 있었다. 그도, 이상했다. 나도, 이상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이상했으며, 하나의 존재는 모두에게 혼란과 상처만을 안겨준, 대체불가능한 존재란 것을 각인시켜준 꼴만 되었다.

 


나는 옷을 대충 주워입고 집을 나섰다. 말랐을 리가 없는 컨버스 로우를 신고 음악을 재생시켰다. 루시드 폴의 음악이었다. 기분은, 이번에도 처참했다. 그의 조용한 목소리는, 우리 모두를 속삭이는 것만 같았다.
안녕. 장마는 이제 막바지에 다다랐다. 집에 가서 켜 본 TV에서는 예쁘장한 기상캐스터가, 장마전선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으며 조만간 다시 맑은 하늘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이제 떠난다.

 

 

 

 

 

Fin.

 

 

 

 

 

 

 


 

 

 

 

드디어 끝났네요!

이번 편은 왠지 쫓기는 기분에 완전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완전 토할 것 같고 좋네요...☆★

왜 자꾸 이런 것만 쓰냐고요? 그래여 저는 우울우울한 게 참 좋아여! 전 연애를 못하는 연애 곶아니까여!! 어허허허허허헣ㅎ허허허허헣ㅎㅎㅎㅎ

죄송해요...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지금 4일 내리 굶고 있어 뭐가 뭔지도 모르겠어요 양해 부탁드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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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 갑자기 그단어가 튀어ㅏ나와서 깜짝놀랐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으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잘봤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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