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종대] 좋았던 건, 아팠던 건 - 인스티즈(instiz) 픽션 카테고리

[EXO/종대] 좋았던건, 아팠던건

Chen & Krystal - 좋았던 건, 아팠던 건

Fly High # 20

날 웃게 만들었지, 언제나.

그런 네가 싫지 않았어.

그랬니, 나는 몰랐어.

항상 귀찮은 듯 웃어서.

* * *

Part. 1 종대의 편지 :-]

시간이 꽤 오래 지난 것 같아. 그치? 내가 먼저 물어봐도 될까? 너는 잘 지내고 있니? 나는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내 예명알지? 첸첸!

아, 지금 내가 무슨 얘기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잘 지내고 있는거지?

사실 오랜만에 쓰지도 않던 편지를 쓰려고 하니깐 어색하다:]

나 아직도 네 목소리가 잘 들려. 이거 뭐지? 너의 목소리가~ 들려~ 아 나 왜이러지 진짜?

그러니까그러니까! 네 말투, 네 미소 아직도 떠올라.

근데 좀 슬펐어. 내가 옆에서 재잘재잘 대면서 떠들어도 너는 항상 어색한듯, 귀찮은 듯 웃어보여서. 내가 싫었니?:[

고등학교 졸업하고서 네가 제일 많이 보고싶더라! 동창회때도 얼굴도 안 비추고.

나는 연예인인데도 꼬박꼬박 비췄는데 넌 뭐야, 흥 삐졌어.

넌 기억하니? 내가 처음에 사귀자고 했던 날?

사실 난 많은 걸 바라고 고백했던 게 아니었어. 으아 진지하게 가려니까 어색하네.

그냥 니가 내 옆에 있고, 내가 니 옆에 있는게 소원이었어. 소원이 소박하다 그치?

근데 좀 그랬다. 너 너무 무뚝뚝했어. 친구들이 다 그랬잖아. 너네 커플은 여자 남자 역할이 바뀐 것 같다고!

그래도 난 설렜다. 왜 내가 설렜는지는 모르겠어. 니가 설레야하는건데! 어!! 여자남자 역할이 완전 달라졌네. 이게 뭐야ㅠㅅㅠ

넌 항상 내가 얘기할때 답답한 표정으로 보고, 괜히 공부 방해하니까 틱틱대고, 진짜 나빴어.

나는 말야, 되게 좋았어. 너랑 사귀었을때, 지금도 좋아. 네가.

네가 다시 돌아오면 좋겠지만, 더이상 바라지 않을게. 아프지만 참을게. 보고싶다. 난, 괜찮을거야.

* * *

Part. 2 OO의 편지:)

시간이 꽤 오래 지나긴 했어, 그치. 너는 잘 지내고 있는거지? 가끔 티비로 보이는 네 모습이 밝아서 좋아.

내 말투가 기억이 난다고? 내 미소가? 난 글쎄, 많이 웃는 편도 아니었고, 많이 말하던 편도 아니었던 것 같은데.

니가 싫지는 않았어. 너의 재잘재잘 거리는 그 목소리가 너무 좋았어. 장난스럽게 고해를 불러주어도, 난 그 목소리가 좋았어.

그래서 계속 생각나. 귓가에서 네 목소리가 자꾸 들려와. 그래서 EXO-M 노래도 다운받았다? 중국어 알아듣지도못하는데:)

어디보자, 한계절 두계절이 지나버리고 벌써 1년도 넘어버렸다, 그치.

나도 네가 많이 생각나. 네가 고백했던 순간도 생각나. 그때는 나름대로 남자답게 행동하겠다고 당당하게 얘기했잖아?ㅋㅋ귀여웠어.

늘 뾰로통한 너 완전 귀여웠어. 남자한테 이런 말 하면 실례인가?

너는 항상 날 웃게 만들었잖아. 장난도 많이 치고, 선물도 많이 주고, 아 이러니까 돈 밝히는 애 같잖아

나 아직 하나도 안 버렸어. 커플링도, 커플티도, 커플운동화도.

나도 네가 잊혀지지 않나봐, 1년이 다 되가는데.

나 몰래몰래 많이 웃었었어. 일부러 시크한척 하려고. 민아가 그랬어, 연애는 밀당이라고. 근데 너무 민것 같기도 하고;;

나는 잘 지내고 있어. 너무너무너무, 잘 지내. 네가 잘 지내는 지, 밥은 잘 먹는지, 멤버들하고는 잘 지내는지 다 알수는 없겠지만. 나는 잘 지내

나도 네가 돌아왔으면 좋겠어. 진심이야. 그렇지만, 네가 다시 돌아오지 않아도 괜찮을거야. 나도, 나도 보고싶다.

* * *

Part. 3

민트색 봉투를 열자, 역시나 민트색 종이에 예쁜 글씨체로 빼곡히 적혀져 있는 편지를 보자, 종대는 웃는다. 그런 종대를 멤버들이 이상한 듯 쳐다

보지만, 종대에게는 신경쓰이지 않는다.

" 존대. "

" 응? "

" 미쳤어? "

방긋 웃으며 미쳤다는 소리를 내뱉는 레이를 보고는 종대는 실없는 웃음을 보여보인다. 그 뒤에 서 있던 찬열은 중얼거린다. 김종대가 미쳤다, 드디어. 그렇지만, 종대는 개의치 않고 자신의 손가락으로 OO의 마지막 말을 천천히 훑는다. 진심이야, 맘에 든다.

" 오늘 새로운 코디 온다는거 알지? "

" 에? 아왜애애애애!! "

" 미정누나 그만뒀잖아. "

" 아. "

종대는 매니저의 말에 신경쓰지 않은 채 편지를 읽는것을 반복한다. 누가 옆에 와서 말을 걸어도 모를 정도의 집중력을 보이자 다들 의아해한다. 종대는 다시 몇번 편지를 읽더니, 자신의 지갑 속에 곱게 접어 껴 놓는다. 검은색 지갑에, 민트색 종이. 다른 사람 눈에는 잘 모르겠고, 종대의 눈에는 그저 이쁘고 자랑스러워 보였다.

" 누구 편지길래 그래요? "

" 여자친구 편지에요. "

대뜸 낯선 이의 목소리에 종대는 고개를 들어 올린다. 여자는 종대의 시선을 느꼈는지, 종대를 내려다 보며 웃는다. 안녕하세요. 그녀의 말에 종대는 대충 고개를 끄덕여 보이다가, 다시 고개를 든다.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

" 어? "

" 오랜만이에요, 그쵸. "

" 네? "

" 난 진심인데, 당신은요? "

아마도, 종대에게 달콤한 바람이 불어올 듯 싶다.

" 저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