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들이 언제쯤 다 풀릴 수 있을까.
언제쯤이면 정국이가 아무 스트레스도 받지 않은채 행복한 모습만 보일 수 있을까.
나영희가 사라지면 가능할까?
정국이가 바라는 행복은 무엇일까..
"정국아 너는 행복함의 기준이 뭐야?"
"행복함의 기준?"
"……"
"딱히 없는 것 같은데. 너는?"
"나는 먹을 때."
"그럴줄 알았다."
"그리고 너랑 있을 때."
"그건.."
"……."
"나도 그래."
제 60회_
우리는 행복합니다
"반응이 너무 좋아서 큰일이라니까.. 어쩜 좋지?"
"뭘 어쩜 좋아? 반응이 좋으면 좋은 거지.. 정국이 노래가 나와서 반응이 안좋았던적이 있나."
"이제 정국이 우리 회사 나가면 우리 매출이 얼마나 떨어지겠어."
"정국이 나가?"
"그럴 거야."
"…왜?"
"그래야 돼."
"그러니까 왜?"
"뭘 왜야? 다른데로 옮길 수도 있지. 나도 옮길 건데?"
"완전 쓰레기다 형? 같이 끝까지 가자며!"
"원래 약속은 깨라고 있는 거야."
"그래 형은.. 따로 회사 차린다고 했었고. 정국이는 왜."
"어유 그렇게 궁금해?"
"어!"
"저기 정국이 오네. 정국이한테 직접 물어보던가."
호석은 윤기의 말에 엘레베이터에서 내리는 정국을 한참 뚫어져라 쳐다보다 문을 열고 휴식실로 들어오는 정국의 팔을 덥썩 잡았다.
그 덕에 옆에 서있던 여름이 놀래서 뒷걸음질을 치자 호석은 뒤늦게 여름씨 하이! 하고 급하게 손을 흔들고선
자신을 귀찮아하는 정국에게 말을 건다.
"너 회사 나가냐?"
"뭔 소리야. 대뜸."
"윤기형이 너 회사 나간다잖아!"
"……."
"진짜냐? 왜 나가냐? 배신이냐 너 왜!? 너 없으면 우리 회사 못돌아가 임마."
"계약도 끝났는데."
"……."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해도 되는 거잖아."
"뭐? 진짜로 나가!?!"
"회사 나가..?"
"뭐야 여름씨 마저도 몰랐던 사실이야?"
"이런 이유, 저런 이유 있겠지. 자! 다 앉아."
자신의 팔을 아직도 잡고있는 호석의 손을 잡아 치우고선 정국이 의자에 앉았고, 여름이 벙찐 표정으로 정국의 옆에 앉았다.
호석은 허.. 하고 헛웃음을 흘리고선 따라 윤기의 옆에 앉는다.
윤기는 다리를 꼰채로 앉아 한참 정국을 바라보다 입을 천천히 열었다.
"일단 호석이 너도 부른 이유가. 시상식 때 있을 정국이 퍼포먼스에 춤들은 다 뺄 거야."
뭐? 하고 호석이 당황한 표정을 짓자, 윤기는 아무 반응도 없이 그대로 말을 이었다.
"무반주로 1절만 하고 끝낼 거고, 수상소감만 말하고 끝낼 거야. 이렇게 알고들 있어."
"뭔 개소리야. 정국이한테 10분은 시간 준다고 했는데. 웬 5분도 안 되는 시간을.. 무반주는 또 웬말인데."
"제일 인기 많았던 곡으로 무반주 할 거야. 홍콩에 정국이 팬들 많잖아. 따라 부르면 예쁘게 방송에 잡힐 것 같아서."
"진짜 개소리다.. 정국이가 그럼 겨우 그 2분도 안 되는 노래 하러 홍콩까지 간다는 거야? 정국이도 오케이 했어?"
"괜찮지 정국아?"
윤기의 말에 정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본인한테 묻지도 않고 형이 혼자 정했다고?.. 호석이 어이가 없는지 헛웃음을 쳤다.
호석도 그렇지만 여름도 처음 들었던 얘기인지라 여름이 정국을 올려다보았고, 정국은 그런 여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래.. 인기가 제일 많은 가수가 나와서 무반주로 인기가 제일 많았던 노래 1절만 부르고 퇴장을 한다면 얼마나 재밌겠어..
여름이 대충 이해는 간다며 고개를 끄덕이자, 호석은 이해가 안가는듯 표정을 짓다가도 같이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회사에서 나와서는 차를 타고 집이 아닌 다른곳으로 향하는 정국이에 나는 익숙하지 않은 주변을 둘러보다가 물었다.
"어디 가는 거야? 집에 안 가?"
"응."
"그럼?"
"밥 먹으러."
"밥? 그러니까 집에 안 가고 왜.."
"오늘은 밖에서 먹자."
"……."
"아니. 이제 앞으로 계속 밖에서 데이트 하자. 남들 시선 신경쓰지않고."
갑자기 왜? 라고 묻고싶었지만 말이 나오지않았다.
남의 시선따위 신경쓰지않고 밖에 돌아다닌다.. 그것도 단둘이. 얼마나 행복할까 상상을 해보았다.
생각보다 괴로운 시간이 아닌 행복한 시간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손을 꼭 잡아주는 정국이를 보면 남들이 뭐라고 해도 우리만 행복하면 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바닥에서 이제 더이상 일 안해."
"노래를 안해도 좋아?"
"응."
"춤을 그만춰도 괜찮겠어?"
"응."
"후회는 안하고?"
"응. 이제는."
"……."
"떳떳하게 다니자. "
정국이와는 처음으로 단둘이서 사람이 가득한 곳에 도착해 돌아다녔다.
비싼차가 보이자마자 사람들이 웅성거렸고, 정국이가 내리고나서는 더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바빴다.
몇명은 정국이를 사진 찍기 바빴고, 나는 뒤에 한참을 서서 지켜보다가
사람들에게 떳떳해지기로 결심했다.
가자- 하고선 앞장서서 걷는 정국이의 옷깃을 잡고 따라 걸었다.
그러다 길거리에서 파는 아무 모자를 골라서 정국이의 머리에 씌워주었다.
정국이가 나를 뭐하냐는 표정으로 내려다보기에 나는 웃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너무 많이 알아보면 우리 돌아다니는데 신경쓰이잖아."
"……."
"이거 얼마ㅇ..."
정국이도 아무 모자나 들어 내 머리에 씌워주었고, 억- 하고 당황스런 표정으로 정국이를 올려다보면 정국이가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사장에게 건내준다.
정국이와는 처음으로 이런곳에 와서 옷도 구경을 하고, 악세사리도 구경을 한다.
지나가다가 강아지 옷이 너무 귀엽다며 가리키면 정국이는 그러게- 하며 고개를 끄덕여준다.
또 직접 만들어서 파는 팔찌도 있기에 그 팔찌를 한참 뚫어져라 쳐다보자 정국이도 같이 그 팔찌를 보았다.
"우리 이거 하나씩 사자."
"예쁘네."
"그치!"
팔찌를 사주려는 정국이에 내 지갑에서 돈을 꺼내서 건내주자 정국이는 내 손에 들린 돈을 뺏어가 자신의 카드를 사장에게 건냈다.
사장은 어? 하고 정국이를 한참 뚫어져라 보더니 곧 웃으며 말했다.
"전정국씨 맞죠. 팬이에요!.."
팬이라며 얼굴까지 빨개져서는 웃어보이는 여자에 나까지 뿌듯해서 가만히 그 사장을 보고있자, 그 사장이 날 보며 물었다.
"여자친구분...?"
"……!"
"에이. 몰래 다 무장하고 데이트하는 연예인들 많이 봤어요. 혹시 싸인이라도 해주실 수 있나요..!?"
사장은 유쾌한 웃음을 흘리고선 종이와 펜을 정국이에게 건내주었고, 정국이는 흔쾌히 싸인을 해주었다.
가게에서 나오자마자 그 팔찌를 끼고선 정국이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이거 시상식때 껴주면 안 돼!?"
"그래."
"정말!? 정말 껴주는 거다!?"
"응."
"아아아 떨린다. 시상식 벌써 일주일도 안남았어. 그때 네가 무반주로 노래 부를 거 생각하면 너무 떨려."
"……."
"뭐해?"
"응?"
"뭐하냐구. 자꾸 뚫어져라 쳐다보구."
"밥 먹자."
"응?"
"배고프다."
"그래! 그러자! 뭐 먹지..? 뭐 먹고싶어? 밥? 아니면 면!?"
"아니."
"응? 아니라구?"
"아…."
"왜그래?"
"……."
고개를 젓고선 두눈을 질끈 감았다 뜨는 정국이에 정국이가 다른 생각을 하나 싶었다.
내가 하는 말에 집중을 못하는 건가.. 괜히 걱정이 되기도 했다.
"여기 와서도 떡볶이를 먹고싶냐."
"응! 나 떡볶이 엄청 좋아해."
"여자들은 다 좋아하는 것 같더라."
"여자들은!? 주변에 여자가 많나봐요?"
"뭐래…."
"화장실 다녀올게!"
여름이 화장실을 간 사이에 정국은 또 계속해서 소리가 안들리는지 두눈을 감고선 한참 있다가 눈을 떴다.
여전히 아무 소리도 들리지가 않는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더 안들리는 그런 상황이 되어버렸다.
고개를 들어보면 알바생이 정국이게 말을 걸었다.
"음료수 한캔은 공짜에요. 냉장고에서 가져가시면 돼요."
"…아."
"……."
"카드로 할게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기에 입모양으로 최대한 알아들으려 했지만, 정국이 쌩뚱맞게 이상한 소리를 하자 알바생이 네? 하고 고개를 갸웃했고
화장실을 갔다온 여름이 이 상황을 보고선 정국의 맞은편에 앉아 말했다.
"뭐야. 자꾸 다른 생각 해?"
"……."
"어디가?"
"잠깐. 전화 좀."
정국이 가게에서 빠져나와 골목길로 들어와 한참을 벽에 기대어 서있었다.
몇십분이 지나도 들리지않는다. 하필 왜 그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여름이랑 있을 때, 유독 더 안들리는 건데.
쭈그리고 앉아서 머리를 주먹으로 한참 때려보아도 여전히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30분은 더 지나 가게에 들어서자 여름이 정국을 향해 조금은 삐진듯한 표정을 짓고선 말했다.
"전화가 꽤 길다? 30분이나 지났다."
"왜 안먹고 있어."
"너랑 같이 먹으러 온 건데. 왜 혼자 먹어.."
"다 식었잖아. 내가 안오면 혼자라도 먹고있어야지."
"…미안."
"……"
이상하게 어색한 정적이 흐르자 여름이는 정국의 눈치를 보았다. 전화가 길어졌어. 미안해.. 이 말이라도 해주면 덜 서운할텐데.
왜 식게 납뒀냐며 짜증을 내니 서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석진의 말대로 어머니는 석진의 집에서 지내기로 했고, 석진은 연락이 많이 옴에도 불구하고 핸드폰을 확인하지 않았다.
결국엔 드라마를 포기하고 석진은 그렇게 며칠을 집에서 죽은듯이 지냈다.
"인터넷에서는 난리다. 너 드라마는 왜 안찍는단 거니?"
"범죄자가 뭘 더 하겠어."
"……."
"죄책감 때문에 티비에 얼굴 비추는 것도 못하겠어요."
"……"
"당신 아들은 이렇게 살아. 어렸을 떈.. 부모님 행동을 보고 배운대로 행동했다가 사랑하는 사람한테 상처만 주고,
나이가 들어서는 그 부모님의 죄 때문에. 그 죄를 감추려고.."
"영희가 여기로 온다고 했어."
"나영희랑 아직도 연락해요? 내가 하지말랬잖아."
"영희 덕분에 우리가 죄를 짓고도 이렇게 살아올 수 있었어. 사람이 정이 없어서..!"
"엄마!.."
"왜 소리를 지르고 그러니! 너도 네 아빠랑 똑같구나."
"……."
초인종 소리가 들리고, 어머니가 화가 난 표정을 짓고있는 석진을 지나쳐 인터폰 앞으로 가서 문을 열어주었다.
석진은 한숨을 내쉬고선 마른세수를 했다.
나영희가 집으로 들어오자마자 석진의 어머니인 미애를 끌어안았고, 미애는 웃으며 나영희에게 잘지냈냐며 안부를 물었다.
"그럼 잘지냈지. 여행은 어땠어?"
"네 덕분에 즐겁게 보내고 왔지. 어머 넌 몇달만에 보는 건데도 똑같다? 나는 살 엄청 탔지?"
"여전한데 뭐. 석진이 너는 연락도 안받고. 난리났던데? 남자 주인공 경쟁률 빡쎄던 드라마였잖아. 왜 갑자기 그만둔다고 그래?"
"아직 할일이 남아서요. 드라마에 집중 할 시간이 없어서."
"그래?"
"네."
"미애야 미안한데. 커피 좀 타와줄래?"
그 말에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이고선 주방으로 향했고, 나영희는 자신의 앞에 서있는 석진을 지나치며 말했다.
"왜 엄마랑 같이 지낼 생각을 했어?"
"이제는 챙겨주지 않으셔도 돼요. 제 어머니니까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오늘 네가 나를 배신하는 꿈을 꿨어. 여태 있었던 일들을 형사에게 다 말을 하려고 하더라고."
"심리적으로 불안하신가봐요. 그런 꿈 꾸는데엔 이유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글쎄. 그건 잘 모르겠고."
"……"
"정확한 건. 꿈에서 내가 널 죽였어."
"……."
"얼마나 큰 배신감이 들었으면 그랬을까싶어."
"……."
석진의 어머니가 나영희에게 커피잔을 건내주었고, 나영희는 웃으며 커피잔을 받아들며 의자에 앉아보였다.
석진은 그런 나영희를 쳐다보지도 못한채 제자리에서 멈춰서서는 주먹을 꽉 쥐었다.
나영희가 눈치를 챈 걸까. 왜 저런 소리를 내게 하는 걸까. 석진은 뒤늦게 뒤 돌아 나영희를 보았다.
나영희는 자신을 쳐다보는 느낌에 석진을 올려다보고선 우아한 표정을 짓고선 웃어주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팔찌를 보고 뿌듯해하며 거울 앞에 서보이는 노여름이 참 귀여웠다.
"진짜 예뻐. 심플하고 그치! 와아아.. 진짜 잘골랐다!"
너의 그 좋은 목소리가 언제 또 안들리지 모르니.. 당장 네가 몇마디라도 더 해줬음 좋겠다.
의자에 앉아서 따듯한 차를 마시며 노여름을 바라보면 노여름이는 내 맞은편에 앉아 팔찌가 끼워진 내 손을 가져다 자신의 손과 나란히 맞대어 사진을 찍는다.
"이런 거 해보고싶었어. 막 맞춰서 산 거! 커플탬 사진 찍기. 찍는다?"
"이미 찍어놓고 뭘."
"헤헤."
턱을 괸채로 노여름을 한참 바라보았다. 너의 목소리가 조금씩 희미해지는 걸 보니 또 들리지 않을 건가 보다.
"우리 다음엔 옷도 맞춰서 입어보자. 나 그런 거 꼭 해보고 싶었ㄱ..."
너의 목소리가 더 희미해진다. 그런 너를 턱을 괸채로 한참 빤히 쳐다보면 왜? 하고 나를 뻘쭘한 표정을 짓고선 바라본다.
그럼 난 너에게 이렇게 말한다.
"예뻐서."
저 뿌듯한 표정을 짓고선 입을 여는 걸 보니 알아- 인 것 같았다. 그런 노여름이에게 손을 뻗어 볼을 만지니
노여름을 금세 수줍어하며 내 손을 꽉 잡아보였다. 이제는 너에게 나의 비밀을 알려줄 때가 된 것 같다.
내 귀가들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언제까지 너와 같이 있을 때. 네가 말을 하지 않고, 나를 안아주기만 했음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할까.
언제까지 너의 입모양을 보고 네가 어떤 말을 했는지 알 수 있어야 할까.
"듣기만 해."
"응?"
"너한테 할말 있으니까. 듣기만 하라고."
"뭐를 듣기만 해?"
"하여간 말도 더럽게 안들어."
"에에? 뭔데에.."
"듣기만 하겠다고 약속해. 알겠으면 끄덕."
"……."
내 말에 노여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런 노여름이에게 알리고싶지 않은 내 비밀을 말해주려고 한다.
내 얘기를 듣고 나를 떠날까봐 말을 하지 못했다고 하면 이건 큰 변명이겠지.
말을 하려고 해도 입이 벌어지지 않았다. 나.. 하고 작게 말을 꺼냈지만 귀가 들리지 않으면서 내 목소리까지 들리지 않아.
말을 하는 것 조차도 힘들어지고 있었다. 마치 큰 노래 소리가 나오는 이어폰을 양쪽 귀에 껴서 말을 하는 것 같다.
"나 귀가 잘 안들려."
"……"
"안들린지는 꽤 됐어. 그때는 잠깐 몇초 안들리는 게 끝이었는데. 최근에는 몇시간은 안들리고, 하루종일 안들린적도 있었어.
지금도 아무 소리도 안들려. 그러니까.. 아무말도 하지말고. 듣기만 해."
"……."
"의사 말로는 스트레스 때문에 이럴 수 있대. 잘하면 평생 못들을 수도 있다고, 내가 극복을 해야한다고 하더라."
"……."
"나는 지금 정말 괜찮은데. 더이상 어떻게 더 극복을 하라는 건지 모르겠어."
"……"
"여기서 더 행복해야 극복이라는 걸 할 수 있는 걸까. 여름아."
"……"
"나를 떠나가도 좋아."
"……."
"네가 힘든 건 내가 죽는 것보다 싫으니까."
"…그럼."
"……."
이상하게 들리지 않던 귀가 천천히 또 들려오기 시작했다. 너의 목소리가 점점 희미하게 또 들려오기 시작한다.
"내가 수화를 배워야겠다. 너는 수화 할줄 알잖아..! 자주 안들리는 거면.. 내가 수화를 배울게! 나 시간 많아. 알잖아!"
"……."
"걱정하지마! 내가 널 왜 떠나. 네가 못 들으면 어때! 소통은 할 수 있는 거고, 우리는 사랑할 수 있잖아. 지금도 행복하잖아."
"……."
"아, 대답만 하라고 했는데. 말해버렸다.. 나 바본가봐."
"……."
"나 화장실.. 아, 화장실 좀 갈게!"
내가 여전히 안들리는줄 알고 노여름이는 화장실을 손짓으로 가리키며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얼마있지않아 노여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
"……."
나는 참 이기적이다. 지금만큼은 귀가 들리지 않았음 좋았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