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적당이 모른척 해라
-뭐가 왜 또 시비야
-존나 눈치없어 하여간
-아 뭐래 진짜
-눈치가 존나게 없는거냐 아니면 진짜 모르는거냐
-....... 아 너가 나 몰래 경수한테 교과서 빌려온거? 그래서 나 혼자 담임한테 혼난거?
-아 진짜 빡쳐 너! 내 눈 똑바로 쳐다봐
-뭐이씨 말이나 제대로해 내가 눈치가 뭐가 없냐?
-......하.......
오세훈이 이상하다. 왜저럴까? 원래 또라인데 오늘은 더 또라이다.
난 지지않고 오세훈의 눈을 더 똑바로 쳐다봤다.
흥 누가 질줄 알고?
-.........왜 그러는데
-.........
오세훈의 얼굴이 고개를 숙여 앉아있던 나에게 다가온다
눈은 왜 감는거야?
오 오세훈의 얼굴을 이렇게 자세히 본적은 처음이다.
짜식 누구 친구아니랄까봐 잘생긴건 알았는데 눈코입 다 디테일하게 잘생겼다
근데 왜 계속 눈을 감고 얼굴을 들이미는걸까?
요놈생키! 눈에 먼지가 들어갔구나
그래서 나한테 지금 빼달라고 그러는거구나!
먼지를 빼달라고 말을 하면 되지 다가오는 오세훈의 머리에 내 머리를 쎄게 박았다.
-아!!!!!
나에게 다가오던 세훈의 작은머리가 깜짝놀라 저 멀리 떨어졌다
-씨발 돌대가리야!!!!!!!
사실 비밀이지만 내 머리가 원래 돌처럼 딱딱한걸로 유명하다
우리 오빠는 내 머리에 자기 머리를 부딪히고 약간의 뇌진...탕...까지 왔다 거짓말같겠지만 진실이다
-헷
-아 존나 눈치리스 꺼져 씨발!!!!!!!!!!
어휴 저놈의 성질머리.
-안그래도 꺼질거거든?
저게 누나한테 까불고 있어
나는 의자에 붙어있던 엉덩이를 뗀뒤 세훈이의 등을 두번 토닥여 줬다.
-훈아. 누나한테 무방비한 모습을 보여주면 안되는거 이제 배웠지?
-........하.......
나는 세훈이의 눈을 바라보다 손으로 세훈이의 눈이 커지도록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뭐하는거야
-아니 아까 눈감고 오길래 먼지들어간것 같아서
세훈이의 눈에 후하고 바람을 불어줬다
-아 미친 눈치리스년아 꺼져!!!!!!!!!!!!!
어휴 우리 세훈이 뭘 또 얼굴까지 빨개지고 그래 지켜주고싶게
세훈이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그럼 누나는 화장실좀 다녀올게요 알겠쬬? 우리 훈이 누나 잠깐 없다고 우는거 아니죠?
-미친년
나는 우는 흉내를 내며
-우리 훈이 ㅠㅠ 누나한테 그런말 하면 못쓰는거 알죠?
하고 몸을 돌려 교실을 나왔다.
훗 나의 승리다.
백퍼 오세훈은 패배감에 쪄들어 있을거다.
오세훈은 내가 자기를 우쭈쭈하는 것을 진짜 싫어한다.
뭐랄까 자기를 동생으로 보는게 싫댄다.
그래도 훈이는 내 하나밖에 없는 (동생같은) 친구인걸...
세훈이는 초등학교1 학년때부터 쭉 같은 반이었다.
나도 어떻게 그렇게 됐는지는 모르겠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같은 학교 같은 반에서 나오지 안친해질 수 가 없었다.
승리의 기쁨에 도취돼 화장실에 다녀오니 세훈이는 자신의 자리에 계속 엎드려 있었다.
어디 아픈가? 걱정이돼서 세훈이 머리얼굴에 내 얼굴을 갖다대니 세훈이가 작게 -꺼져라고 읇조렸다
다행이다 아픈건 아닌가 보다 ^^;; 지극히 정상인가 보다^^;;
모든 수업이 끝나고 하루종일 내 옆에서 엎드려 있던 세훈이를 계속 바라봤다/
언제 저렇게 컸을까 어깨도 넓어지고 키도 커지고 목도 길어지고 우리 훈이 남자가 다됐다.
엎드려 있던 세훈이를 흔들며
-오센오센 집 가쟝 오센 집 가쟝
이라고 말하니 드디어 죽은 줄로만 알았던 세훈이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세훈이는 집가자는 얘기를 제일 좋아한다.
애가 썩 효자는 아닌 것 같은데 집을 참 좋아한다 뭐랄까 집수니 집바보 집병신 수준이랄까?
세훈이는 벌떡 일어나서 자신의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짐을 다 챙겼는지 크로스백을 메고 날 바라본다.
-훈이 손!
평상시처럼 세훈이에게 손을 뻗었다.
초등학교때부터 세훈이의 손을 잡고 세훈이의 손을 잡고 하교했던 것 같다.
난 세훈이의 손을 잡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뭐랄까 크...크고 따뜻..하다/ 핡
세훈이는 평소대로 나에게 손을 주며 내 힘에 마지못해 끌려나오듯 교실문을 나섰다.
-훈아 집가면 뭐할거야?
-.....니 생각
-홀 ㅠㅠㅠㅠ 진짜 우리 훈이 누나 생각할거에요?
-...하지마라
-미안;; 난 뭐하지?
-....내 생각
-그럼그럼 당연하지 난 자나깨나 우리 훈이 생각뿐인걸? 우리 훈이 밥은 잘먹나 잠은 잘자나 숙제는 다했나 우리 훈이 생각에 누나는 잠 못이뤄요
우는 행세를 하며 세훈이에게 말하자 리액션없이 또 나를 쳐다보기만 한다
보통같으면 나도 지지않고 쳐다볼테지만 기분좋은 하교시간에 눈빛싸움은 소모다. 눈빛소모.
와따시는 잠시후 샤이니 오빠들의 영상에 눈빛을 소모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 알았어 미안해 세훈아
-.....야
-응?
-넌 내가 남자로 안보여?
-우리 세훈이 진짜 멋진 남자지 완전 진짜 사나이잖아. 난 너가 진짜 사나이좀 찍었음 좋겟어 얼굴 좀 안보게
-....아니 장난말고 진짜로 너 남자친구로서는 별로야?
세훈이가 진지하다 세훈이 그 특유의 진지한 분위기에서 만하는 눈을 하고 나한테 물어보고 잇다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나?
-왜? 좋아하는 여자 생겼어? 누나 섭섭해서 어떡해 우리 세후니 여자친구 생기면 ㅠㅠ
-아 장난하지 말고 제대로 말해봐 나 남자로서 별로냐고
아예 가던 길을 멈추고 내 몸을 돌려 자신에게로 향하도록 한다.
나보다 한뼘은 큰 세훈이의 눈을 올려다 본다.
누구 친군지는 몰라도 정말 잘생겼다 우리훈이
-....움 솔직하게?
-...응 솔직하게....내가 너 친구가 아니라 처음부터 그냥 오세훈으로 만났으면 어떘을것 같아?
-우리 세훈이 남친으로 너무 좋지 키도 크고 잘생기고 그리고 여자애들한테 인기도 많고 근데 내 남친으로는 아니야
-..왜?
진지한 얼굴로 나에게 이유를 물어보는 세훈이에게 어떠한 답을 해줘야 할지 모르겠다.
인간 오세훈으로 만나는건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이없는걸 ㅠㅠ
-적어도 샤이니 오빠정도는 생겨야 내 남친이 될 수 있는거야 우리 훈이는 다음 기회를 노리도록
장난스럽게 답한 뒤 세훈이의 손을 다시 잡았다.
-생각해봤는데 계속 이렇게 가다가는 위험할 것 같아 -....뭐가? -됐어 넌 거기 그대로 있어 세훈이는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세훈이의 손을 더 꽉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