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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덕한마리 전체글ll조회 2039l 1

넥스트 투 노멀 00)



새벽 4시. 피아노와 침대를 번갈아보다 결극 내가 앉은, 책상 앞. 까끌한 눈꺼풀을 비비며 책을 꺼냈다. 미적분학, 물리학. 책을 폈다. 글자가 춤춘다. 책 위로 엎드렸다. 아래층 소리가 들린다.


"안자고 뭐해. 네시인데."

"요즘 밤에 자본 적이 없어."

"휴, 또 시작이야."

"밤새 니가 죽는 상상만 해."

"멋지네, 오늘은 어떻게 죽었는데?"

"어느 미친 9월. 눈보라, 폭풍."

"그런 일이 일어나더라고."

"폭탄 테러, 신종 플루, 쓰나미."

"뉴스 보지 말랬잖아."

"착한 척 연기하지마. 집에 일찍 온단 말도, 다 거짓말이면서."

"엄마, 이제 그만 내버려둬. 나 벌써 열아홉이야."


말소리가 잠시 멈춘다. 아빠의 목소리.

"이 시간에 누구야?"



"아빠다, 얼른 올라가."

"아빤 왜 날 미워해?"

"니가 찐따니까."

"아들한테 찐따가 뭐야?"

엄마의 목소리가 다급하다. 준면은 마지못해 방으로 올라간다.



방문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대화도 멈춘다. 엄마의 혼잣말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하나, 둘, 셋. 방문이 열린다. 난 급히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금 새벽 4시야. 괜찮은거니?"

"너무 좋아. 아니, 좋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지. 미적분학 세장만 더 공부하면 되고 물리학 문제랑 역사 쪽지시험, 그리고 '알제논을 위한 꽃'을 읽고 감상문을 내라는 거지같은 숙제가 남긴 했지만. 어쨋든 잘 돌아가. 모든게."

"...."

"아주, 평화롭지."


난 손을 뻗어 콜라캔을 집었다. 벌컥벌컥 삼킨다. 목이 따끔하게 쓰리다. 기분이 좋다.


"살살좀해. 널 위한 시간도 좀 갖고. 난 아빠랑 섹스하러 올라갈거다."

콜라를 뿜을 뻔 했다. 씨발.



"고마워, 엄마. 그런 것 까지 다 알려줘서."

"얘, 난 가끔 니가 천재지만 또라이같아."



엄마가 나갔다. 젠장. 콜라를 마시는게 아니였어. 헛구역질. 이딴 좆같은 집에서 가출하지 않은건 기적이다. 다른 애들도 다 이렇게 시는 걸까, 묻고싶다. 답이 없다. 난 늘 혼자야. 죽고싶어. 너무 아파, 그냥 죽지 못해 버티는 거야. 난 완벽해지려했어. 쉬지않고 공부하고 연습하고, 그러다 보면.

근데 잘 안돼. 이딴 집에서는.



준면이 방에 들어섰다. 여주는 느끼지 못한다.


"한시간, 빌렸어."

당연하게, 대답이 없다.


"영원히 살 것 같아."

"절대 못 벗어나."

여주의 혼잣말. 결코 준면의 말에 대한 대답은 아닌 듯.


준면이 그녀의 뒷모습에 말을 흩뿌린다.


"집에만 오면 아파."






"나 겨울 연주회 일정잡혔어. 아빠랑 올거지?"

"달력에 표시해 둘게."

"지금 달력은 작년 4월에 멈췄어!"

"그럼 해피 부활절!"

"응, 참 해피."


도통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를 엄마를 뒤로하고 나왔다.



"네가 갈 때만 아파."

아침에 집에서 나오기 전 엄마의 혼잣말. 결코 내게 하는 말은 아닐거라 확신한다. 오빠, 김준면이겠지. 또.

선택형 수업. 마음에 든다. 공강을 만들어 연습시간을 늘릴 수 있으니까.

아무도 없는 조용한 연습실. 피아노 한대. 그리고 모차르트. 완전 또라이에 맛이간 천재 음악가. 하지만 그의 음악은 다르다. 가볍고 투명해, 맑아. 그의 천재성이 빚어낸 논리적 화성에 귀기울이면 고통도 가난도 질병도, 다 사라져. 그 또라이가 내게 말을 건다.

 '자 악보를 따라서 건반 위를 걸어봐. 그럼 모든게 다 사라져. 모든게 다 사라져, 다 사라져...'


완벽해질 때까지 죽도록 연습, 또 연습. 손톱, 건반 전부 깨질때 까지 연습. 그럼 연주회는 대박나고 서울대 조기입학허가 받고. 거지같은 학교도 이 집도 모두 안녕이다. 벗어날거야. 피해망상증 부모도, 전부. 

소나타. 이것만 익히면 돼. 그럼 모든게 다 사라져. 모든게. 다 사라져, 다....


"모든게 다 사라져!!"

감고 있던 눈을 떴다. 연주를 멈췄다. 누군가 내 앞에 서있다.


[EXO/경수] Next To Normal (넥스트 투 노멀) | 인스티즈



"좋은데?"

"이 연습실 아직 7분하고도 30초 남았어."

"그래 알아. 그냥 듣는 걸 좋아해서. 난 경수야, 도경수."

"김여주."

"그래, 그건 알아."

"안다니 좀 무섭다."

"우리 이 학교 같이 다닌게 6년이야."

"정말."

"니 바로 뒷자리에 앉는 수업만 네개야."

"에휴, 그건 더 무섭다, 야."

"수업 전에도, 방과후에도 이 방에 자주 와."

"그래, 7분 남았어."


난 다시 피아노로 눈을 돌렸다. 짜증나. 경수도 잠시 후 돌아서 나간다. 어이없어.


"넌 포기가 빠르구나."

내 말에 다시 뒤돌아본다.


".... 넌 사람 헷갈리게 해."

"니가 울엄마를 못봐서 하는 말이야."

피아노 건반을 강하게 눌렀다. 부서질 정도로.


"엄마?"

"우리 엄마. 미쳤거든. 지금도 병원에 계실거야."

"왜?"

"그런것까지 설명해줄 이유. 없는데?"
".... 미안."

"넌 포기가 빨라."

"약하셔?"

"약?"

"응, 약."

"약쟁이 할때 그 약 말하는거지? 마약."

"응."

"말해줄 이유 없다."

"....."

"16년, 조울증, 과대망상증."
"그러시구나."

"5분 남았어. 할말 더 있니?"
"다음에 또 올게. 연주 잘 들었어."

"....너."

"......."

"왕따지?"


내 말에 경수는 가볍게 웃고 연습실을 나간다. 씨발.



집에선 엄마가 또 약을 하셨다. 정신병원은 하루 적절량이란 걸 모르는 건지. 엄마의 혼잣말이 이어진다. 귀를 막았다. 새로운 치료가 꼭 효과를 보기 바라면서.



연습실 문을 열었다. 이번엔 도경수가 앉아있다. 재즈 왈츠를 연주하고 있다.


"내가 재즈가 이해 안되는건, 이게 맞는건지 아닌지 어떻게 아냐는 거야. 어차피 대충 지어내는 거잖아."

"그런걸 창작이라고 하는 거야."

"아, 넌 가식적인 약쟁이 아티스트에 속하는구나."

"말도 안돼. 난 가식적이지 않아. 클래식이 안 맞을 뿐이지. 너무 딱딱하고 틀에 박혀있잖아. 거기엔 어떤 즉흥도 용납이 안된다고. 악보에 있는 음만 연주해야 하잖아."

"그럼 모차르트가 어떻게 했어야 했는데? 마리화나나 하고 반짝반짝 작은 별을 잼으로 했어야 했나?"

"오, 우리 그거나 해보자."


경수를 봤다. 클래식이 싫다. 자유롭게 연주한다. 약빤 사람들 처럼.... 잠깐,

"도경수, 너 약해?"
"응."

"하,"

"왜?"

"됐어, 꺼져."

연습실을 나왔다. 

엄마의 치료. 삼주차다. 차이가 있기는 한 걸까. 모르겠다. 알아서 하겠지.



경수와 연습실에서 계속 만났다. 그는 날 일부러 찾아왔다.


"앉아도 돼?"

피아노 의자 옆을 가리키며 물었다.


"알아서 해."

경수가 앉았다. 가깝다.


"너 때문에 몇 주 동안 연습을 다 망쳤어. 너랑 앉아서 하는 이 즉흥연주 때문에."

"키스 자렛도 너처럼 클래식을 하던 사람이었어."

"베토벤은 코케인을 했지."

"마일스 데이비스는 줄리어드 출신이야.'

"모짜르트는 방구에 대한 시를 썼어."


도대체 서로가 무슨 말을 하고있는지도 모르겠는 대화. 도경수와의 대화는 이런식이였다. 고개를 돌렸다.

그와 매우 가깝다. 숨이 느껴진다. 키스할 것 같다. 우린 둘다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연탄곡을 미친듯이 연주했다.


"개또라이 엄마 곁에서 가장 불쌍한게 누군지 알아?"
"누군데?"

"아빠."

연주가 멈췄다.


"아버지?"

"나 간다."

"잠깐!"
"뭐?"

"다음에 우리집 올래?"

"미친놈."

'사랑은 맹목'이란 말. 실은 광기다. 아빠. 아빠에게 우리 엄마는 어떤 존재길래. 도경수의 숨결이 코끝에 여전히 남아있다. 코를 툭툭 털어냈다.



------

[EXO/경수] Next To Normal (넥스트 투 노멀) | 인스티즈


<넥스트 투 노멀> 소설화 ㅎㅎ


뮤덕 작가의 뮤지컬 작품 소개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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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헐? 저 일빠?슈이♥ ?!!!!
9년 전
독자2
와ㅋㅋㅋㅋㅋ제가 이런 분위기 좋아하시는 거 어ㄸㅍ게 알고 ㅠㅠㅠ 솔직히 아직은 처음이라서 퍼즐 조각 마기ㅏ디만 툭툭 던져진 느낌이에요 짜임을 잘 알자도 못하고 아직 맞출 수 없지만 점점 맞출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쟈까님사랑해령♥
9년 전
뮤덕한마리
헐 ㅠㅠㅠ 감자해요 넥 내용이 전체를 한번 다 훑어야 그때부터 왕창 소름돋고 앓게 되는 작품이라 ㅠㅠㅠㅠㅠㅠ 초반엔 어려우실 수 있어요
설정같은거 하나하나가 다 스포라서 ㅠㅠㅠㅠ

9년 전
독자3
작가님사랑합니다예요!! 와와 뮤덕남친은 설레고 달달하고 여운남고 어..약간 삶의 교훈도 살짝 주는식이었다면 이건뭐죠 와..혹시 기억나실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저 밑에 저사진 넥스트 투노멀이요 저사진보고 무대진짜 이쁘다고 했었는데!! 핑!꾸!핑!꾸! 와 진짜 작가님 작품보면 막 궁금해지는 작품이 엄청많은데 이번에 아예 이 주제라 볼수있으면 보고 못보거나 지금은 못보는 작품이라면 후기라도 봐야겠어요 와와 진짜 기대해도 될까요 어떡해ㅠㅠㅠ이런거 진짜 와 진짜 분위기있는데 배경도 핑꾸하고ㅠㅠㅠ이작품 딱 처음부분 보는데 작가님 문체도 살짝 막 뮤지컬식으로! 바뀐것같고 사실 뭔소린지 이해못하실수도 있어요 제가 너무 두서없이 말해서 결론은 이거 좋아요 좋아 뮤덕한마리님의 새글 이럼서 쪽지와서 무의식적으로 누르면서 헐헐 왜그러시지 뭐 알려주실게 있으신가 했는데 새작품이라뇨ㅠㅠㅠㅠ와 이렇게 빨리 오실줄은ㅠㅜㅠㅠㅠ좋다구요ㅠㅠㅠㅠ와 진짜 와와 처음편이라 딱 이해되고! 그러진 않지만 뭔가 좋네요 진짜 와 와 딱 읽자마자 와 와 이소리만 나왔어요 좋은글 잘읽고갑니다 앞으로도 기대할께요 이렇게 빨리 좋은글들고 다시와주셔서 감사하고 사랑해요!!
9년 전
뮤덕한마리
원래 넥이 어둡어둡한 작품입니다 ㅠㅠㅠ 설정같은거 하나도 모르고 보면 어려우실 수 있어요 ㅠㅠ 하지만 전체 내용 한번 훑고나면 끙끙 앓게되는게 또 넥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오슷듣고 프콜보고 넥덕이 되었습니다..... 공연도 못보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궁그마시면 찾아보셔도 괜찮아요!!
9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9년 전
뮤덕한마리
완결났어요!! 한번 내용 훑으시고 보시면 이해되실겁니다ㅠㅠ 넥이 원래 조금 난해한 면이 있어요 익숙한 소재는 아니죠ㅠ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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