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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온앤오프 몬스타엑스 샤이니
뮤덕한마리 전체글ll조회 1794l 2



[EXO/경수] Next To Normal (넥스트 투 노멀)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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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가 지났네요. 오늘은 새로운 걸 해보죠. 이렇게 이야기가 명확하지 않을 때는 최면 요법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매든 박사가 결연한 표정으로 말한다.



"아, 난 최면 같은 거 안 걸려요. 뭐 다 좋은데. 난 그런 타입이 아니라서."

"발은 바닥에 붙여요. 손은 편하게 다리에 올려놓고. 숨 쉬어 봐요."

 

매든박사가 엄마의 손을 꼭 잡는다.

 


"날 따라 걸어요."

 

"네 걷고 있습니다."


"자 내려와요 계단 저 아래로"

"계단?"

"한 발 한 발 저 깊은 어둠으로"

 "저기 불을 켜야 하지 않을까요? 계단인데..."


"자, 복도를 걸어요 익숙한 길을 따라가다 보면 끝엔 문이 있어요. 항상 지나치고도 못 봤던 그 문, 지금 가서 문을 열어요."

".............."

"내말 들려요?"

"네."

"긴장 돼요?"

"아뇨"

"좋아요 이제-, 자신의 내면을 봐요. 당신 안에 숨은 이야기들을. 과거를 들추고 묵은 고통을 찾아 당당하게 맞서는 거예요."



[여보, 요즘 치료 받을 때마다 우는데, 정말 도움이 되는 거야? 여보, 여보?]



엄마의 최면치료는 점점 더 강해져만 간다. 엄마의 몸상태도 더 망가져만 간다. 아빠의 걱정어린 말에 엄마는,


"우리 둘 다 대학생이었죠. 건축전공, 아기는 계획에 없었어요. 물론 결혼도 마찬가지였고, 나한테 그럴 여유는 없었으니까... 

하지만 아기가 생기자 갑자기 모든 게 명확해지는 것 같았죠... 근데... 근데..."

"여보,"

"........"

"걘 없어. 알잖아."


엄마의 눈은 점점 초점을 잃어간다. 지쳐간다. 





매든은 엄마의 손을 꼭 잡고 놓지 않는다.


"당신이 충분히 강하다 믿어요. 자, 이제 숨은 진실들을 제게 보여주세요, 고통과 상실들은 받아들이고,"

"........"

"원래 상처는 아물 때가 더 아린 법이지요."

"아물때..."

"첫 번째 치료 때 당신이 말했죠..."

"........."

"과거를 이야기하는 게..."

"......."

"꼭 남의 얘길 하는 느낌이라고..."

".........."


"이제 당신 얘기인 것처럼 해봐요."





겨울 연주회날, 백스테이지에서 초조히 기다리고 있었다. 안절부절 앉지도 못하고 일어서 있지도 못하고.

모짜르트 악보를 폈지만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엄마는 또 병원에 있겠지. 올리 없을거야. 하지만, 아닐수도 있잖아? 아무리 그래도 딸의 연주회인데.... 중요한 연주회인데..... 온다고 그랬는데....



"저기,"

도경수. 



"원래 무대 뒤로 오면 안되는 건 알지만..."

그게 내게 꽃다발을 건넨다.




"행운을 빌게."

"혹시 우리 부모님 밖에서 봤니?"

"저기..... 괜찮아?"

"그럼. 아빠가 엄마 데리고 오신다고 했거든."

"그럼 분명 계실거야."

"정말?"




[우리가 여주를 낳은 이유는.... 그 아이도 알거예요. 난 그 앨 안을 수가 없었죠. 병원에서.]




무대로 나왔다. 객석을 빠르게 살폈다. 없다, 없어. 진짜 없어. 도대체 어디로 간거야?




[몇 주가 지났지만 딸의 이야기를 꺼낸 건 처음이네요.]





이런 씨발!!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에 겨우 힘을 주고 피아노 앞에 자리를 잡았다. 객석을 다시 살폈다. 심호흡, 하낫 둘. 하낫 둘. 도경수가 멀리서 손을 흔드는게 보인다. 처음으로 그에게서 위로라는 걸 받았다. 이젠 드디어 내가 미쳤나.


피아노 건반을 눌렀다. 망했다.




[ 이 모든 게 당신과 당신의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잘 생각해 봐요.]





다시 눌렀다. 완전히 망했다. 씨발.





[아들이 준 슬픔, 딸과의 거리감.]






도경수가 나를 안쓰럽게 쳐다본다. 나더러 뭐 어쩌라고! 천천히 피아노 의자에서 일어났다. 관객의 시선이 느껴진다. 부담스러워.


"죄송합니다. 전 그러니까..... 제 말은..."


도경수와 눈이 마주쳤다. 그의 눈에 힘이 들어간다. 말해. 괜찮아.




"클래식의 문제가 뭔지 아세요? 너무 딱딱하고, 틀에 박혀 있죠. 거기엔 어떤 즉흥도 용납이 안 돼요, 악보대로만 연주해야 되잖아요."




그의 눈빛에 힘이 풀린다. 이런.

난 그 자리에서 서툴게, 하지만 충분히 자극적인 락 리브를 연주했다. 그래, 진짜 미쳤었다. 결국. 나도 엄마처럼. 날 보고 있는 저 도경수처럼.





[날 잡아줘요.]

[채워지지 않는 상실감은 우울증을 부르죠. 상실에 대한 두려움, 걱정.]

[운명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어요.]

[잃어버린 것에 집착 할수록. 그걸 잃을까봐 더 두려워하게 돼요.]

[.......]

[그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지 않아요? 집에 가서 아드님 방도 깨끗이 정리하고... 따님하고 시간을 좀 보내지 그래요? 이제 아드님은 보내 주시죠?]

[.......그래요. 알겠어요.]




무대에서 내려와 도경수를 만났다. 그가 웃는다. 그 답없이 해맑은 미소. 하지만..... 오늘 만큼은.


"가자."

"그래."


17살, 살면서 죽은 오빠를 보는 엄마 아래에서 외면당한채 살았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 엄마는. 나에 대해선. 아무데도 의지할데 없이 그냥 공부를 열심히 하다보면, 피아노를 죽이게 잘쳐서 명문대에 조기입학을 하게되면 괜찮아지겠지. 존재감없이 있는 듯 없는 듯 살았던 내 지난 삶의 공허가 채워지겠지. 그래서 완벽해지려했어. 오빠의 그림자를 벗어나려고. 죽어도 죽은게 아닌 그 또라이 귀신을 보는 우리 엄마를 벗어나려고. 



"경수야,"


처음엔 엄마가 미웠어. 늘 나보다도 죽은 오빠가 먼저였으니까. 하지만,



"응?"



나중엔 불쌍해지더라. 안쓰러웠어. 고통스러워하는 엄마가. 아빠도 마찬가지야. 엄마와 아빠의 사이엔 섹스외엔 아무것도 없는 것 처럼 보였으니까. 가끔은 엄마보다도 아빠에게 정신과의사가 필요하다 생각했었어. 그래도,



"고맙다."



아빠는 엄마를 늘 지켰어. 오빠가 죽은건 아빠에게도 큰 상처였을 텐데.... 아빠는 견뎠어.



"왜 그래? 너 이상하다."



그런 생각에 너무 힘들었어. 그때 널 처음 만난거야, 경수야. 비록 너도 약은 하지만. 



"너 따라서 같이 미쳤나봐."





전화가 울린다. 문자 한통. 경수를 봤다. 폰을 떨어뜨렸다. 걸음을 멈추고 달렸다. 미친듯이.




[너희 엄마, 집에서 쓰러진 채 발견되었다. 손목과 팔뚝에 다수의 면도칼 자국, 자해까지.]




----



"전기경련 요법이 필요합니다."

매든이 아빠에게 말했다. 난 그냥 옆에서 입닥치고 듣고만 있었다. 

"워우! 그러니까 - 그런 방법을 아직도 쓰나요?"

"네, 씁니다. 특히 이런 상항에서는 가장 일반적인 치료법이죠. 오랜 약 투여로 저항이 있어 온 상태이며, 자살의 위험이 높은 이런 상황에서는 -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좀 무섭긴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쓰는 전기래 봐야 100와트짜리 전구하나도 못 킬 정도입니다."


"아! 겨우 100와트 전구요!"

재수없는 돌팔이 의사새끼. 난 그를 한껏 비웃어줬다.



"길을 건너는 것보다도 안전합니다. 게다가 단기적으로는 호전될 확률이 80프로를 넘습니다."

"좋아졌던 걸로 알았는데요."

 

"환자가 회복되면 다시 자살할 충동과 힘을 얻게 되죠, 하지만 자살을 억제할 힘은 부족할 경우가 많습니다."

"아주 엿 같은 경우로군요."

"네 그렇죠."


매든이 아빠에게 보드를 하나 건넨다. 아빠 받지마, 저런 엿같은 의사말은 듣지도 말아.


"법적으로 그녀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병원 방침은 선생님 동의도 필요로 하구요"

"제 생각엔 아내가 동의할 것 같지 않네요."

"전기경련요법을 쓰면 10일 후 집에 데려 가실 수 있습니다. 아니면 48시간 동안 진정제를 투여했다가 그냥 퇴원시켜야 됩니다. 그리곤 또 다시 자살 소동을 벌일 때만 기다려야겠죠. 자 일단 집에 가서 좀 주무시죠. 저희가 아침에 한번 부인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아빠와 엄마에게 갔다. 쓰디쓴 마른세수를 했다. 안쓰럽다, 우리아빠. 아빠는 엄마에게 다가갔다. 침대에서 뭣모르고 잘만 자는.


"난 니 곁을 지켰어."

"........"

"근데 왜 떠나려했니."

엄마는 대답이 없다.


아빠는 엄마가 약에 취해 하늘을 날 때도 늘 땅에 발을 붙이고 살았다. 늘 엄마 곁을 지켰다. 아플때, 울때도. 항상. 지쳤을거다. 쉬고싶지만 기댈 곳이 없으니. 아픔까지 모두 삼키고. 근데 왜, 포기를 못해? 아빠?


"혼자 되기 싫으니까. 혼자 견딜 수 없어."


아빠의 혼잣말이 가슴 깊이 파고든다. 찌르르.


몰래 훔쳐보다 아빠와 눈이 딱 마주쳤다.


"너 요즘 잘 안보이더라, 경수가 너한테 안 좋은 영향을 주는 건 아니니?"

"도대체 누구랑 비교해서?"

"그러게 말이다."



엄마는 다음날 매든박사에게 찾아갔다. 준면과 함께.


"후유증은 거의 없을 겁니다. 아마 숙취 같다고나 해야 할까요."

"엄마, 이거 하면 절대 안돼. 뇌 손상이 올 거야."

"하거나 말거나, 근데 그게 뭔데, 난 몰라."

"전기로 쇼크를 주는 거야. 전기충격요법이지."

준면은 엄마의 치료를 결사 반대한다. 기억, 잃을 수도 있어.


"소수의 환자들이 기억을 상실한다는 보고가 있긴 합니다만. 그래봤자 얼마 안 되는 양입니다."

매든은 엄마를 끈질기게 설득한다.


"기억을 잃은 사람이 뭘 얼마나 잃었는지 어떻게 알겠어."

준면의 말은 매든에게 닿지 못한다.


"씨발, 이건 말도 안돼."

이 마지막 말 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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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사랑합니다예요!! 와 오늘편은 무슨 막 제가 치료받는 느낌이예요 브금도 그렇고 와 진짜 이런거 와 뭐라고 확실하겐 못말하겠는데 막 무슨 뮤지컬! 이나 영ㅇ화보는기분이예요 와 진짜 와와 혼자 되기 싫으니까. 혼자 견딜 수 없어. 와 이거 와 막 준면이는 허구의 인물인데 막 말하는거랑 여주도 말하는데 와 진짜 제가 막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막 쓰는거라 얘가 뭔소리하나 싶으실수도 있는데 와 진짜 와 작가님 약하실래요? 저랑 백년가약 (찡긋) 와 진짜 잘읽고갑니다 좋은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사랑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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