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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물 06
: 애딸린 아저씨와 나물파는 고딩물
BGM :: 어 모던(A Modern) - 좋아해
“미쳤냐? 그래서 집에 들였다고?”
여자는 지호가 목소리가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
월요일 아침, 모두가 비몽사몽으로 보충교재를 꺼내고 있을 시간에 지호의 목소리가 복도에 울린다.
품 안에 교재를 꼭 끌어안은 여자는 어제 일을 떠올리다가 얼굴을 붉힌다.
지호가 한 번 더 소리를 지르자 여자도 비슷한 데시벨로 대답한다.
조용히 좀 하라고.
“니가 생각을 해봐라, 말이 좋게 나오게 생겼나.”
지호는 택도 없다며 콧구멍을 넓힌다.
여자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을 이어나간다.
여자는 어제, 자신의 운명처럼 느껴지는 남자를 만난다.
물론 유부남이고 아이도 있지만 자신이 살아오면서 봤던 사람들 중에 가장 잘생긴 사람이었다.
여자는 비빔밥에 넣으면 맛이 좋은 나물들과 기본적인 양념들을 챙겨주기 위해 남자를 집에 데리고 갔다.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가 굉장히 심한 편인데 자신도 왜 그랬는지 이렇다 할 이유도 댈 수 없었다.
그냥 그래야 할 것 같았기에.
남자에게 이리저리 설명을 해주던 중, 적어줄까 묻는 여자에게 남자는 자신의 국적을 밝혔다.
중국인이라는 소리에 남자의 어눌한 발음이 이해되기 시작한 여자다.
타지에서 온 애딸린 유부남.
여자의 머릿속에서 남자의 프로필이 업데이트된다.
여자는 자신의 마음은 한순간이겠거니 하며 가끔가다 나타나 매출이나 올려줬으면 하고 생각한다.
그래서 끝에 나물 많이 사가라고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런데 조금은 문제가 생겼다. 아침이 되어도 남자의 얼굴이 떠나가지 않는 것.
남자가 가고 난 후에 하준이를 찾기 위해 동네를 돌면서도 반 정도 정신이 나간 상태로 돌아다닌 것은 지호가 잘 알고 있다.
무슨 일인가 했는데 첫눈에 반한 남자라니.
지호는 억울해지기 시작한다.
“너 나는 싫다며.”
지호가 침울한 표정으로 말한다.
지호는 여자에게 무작정 좋다고 고백했다가 단번에 차인 경험이 있다.
그들이 만나고 얼마 안 되었을 즈음에,
지호 말을 빌리자면 반짝반짝 빛나는 여자에게 고백하는 것은 정말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지호는 ‘내가 너 좋아하는 것 같아.’하고 단번에 고백을 해버렸고 여자는 단호히 거절했다.
너는 내 스타일이 아니야.
얼마나 명쾌한 대답인가.
보충이 시작되는 종소리가 울리고서야 지호의 입은 닫힌다.
선생님이 들어오시고,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기 시작한다.
지호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책상에 축 늘어진 채로.
여자는 그런 지호를 빤히 쳐다보다 다시 화들짝 놀란다.
잔상처럼 남아있는 남자의 얼굴 때문이다.
아무래도 병에 걸린 것 같다고 생각하며 여자는 겨우 수업에 집중한다.
수업이 끝나고, 짐을 싸고 있는 여자 앞에 지호가 선다.
우물쭈물 대는 지호를 보며 여자는 가벼운 짜증을 낸다.
어떤 말을 하려고 저렇게 뜸을 들이나, 싶었는데.
“오늘 나 시장 같이 못 가는데….”
여자의 기준에서는 별 거 아닌 말이었다.
여자에게 지호가 시장에 따라오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지호가 중요한 존재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도와주는 것은 지호의 재량이었고
그를 당연하게 여기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래서 여자는 괜찮다고 금방 대답했고 이는 지호를 더 놀라게 만든다.
지호는 여자가 사랑에 빠진 후 변했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차 조심! 몸조심! 낯선 아저씨 조심! 특히 나물 사러 오는! 애딸린 아저씨 조심!
지호는 수십 번 강조를 하고서야 여자를 보내준다.
곧 언더 쪽에서-여자는 사실 이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유명한 힙합 레이블이 주최하는
공연 아마추어 게스트를 뽑는 오디션이 열린다고.
그 오디션 준비를 위해 경이와 오늘 하루 종일 연습에 매진하기로 했다는 지호는
눈물을 머금고 여자를 보내줘야 했다.
여자는 정말 별 대수롭지 않은 듯 보였지만.
***
남자는 어제 비빔밥을 먹다 말고 펑펑 우는 하준이를 보며 하준이의 누나를 찾아줘야겠다고 생각한다.
겨우겨우 울음을 그치도록 유도하고 누나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히끅거리는 숨을 겨우 진정시키고 하준이는 대답을 했다.
그러나 그 대답들은 전혀 쓸모가 없었다.
애초에 남자가 했던 질문이 ‘누나는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이었기에 대답도 뻔했지만.
어제 남은 비빔밥 재료들로 아침까지 해치운 남자는 하준이에게 TV라도 보고 있으라고 당부하며 집을 나선다.
내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의 시작이라 누나를 찾으려면 오늘밖에 기회가 없다.
하준이는 신문물을 접한 문화적 충격으로 눈을 떼지 못한다.
그런 하준이를 보며 남자는 다급하게 신발을 신는다.
남자에게 주어진 하준이 누나의 특징들은 대충 이렇다.
1. 요리를 잘 한다. 특히 나물을 이용한.
(사실 남자는 나물의 정확한 정의에 대해 아직도 헷갈려하고 있다. 그냥 풀인가, 하고 어렴풋 짐작하고 있는 정도)
2. 살림에 능통하다. 청소, 빨래 등등 못하는 것이 없다고 한다.
3. 공부를 열심히 하나 못한다. 그렇지만 하준이 말에 의하면 하준이 자신은 똑똑하다고 한다.
4. 없다.
있으나 없으나 한 정보들이다.
남자는 자동차에 앉았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허공만 바라본다.
그러다가 남자는 거의 유일한 한국인 지인에게 전화를 건다.
누구일까 추측하는 것은 시간낭비.
보나마나 종대일 것이다.
‘왜에에에-’
거 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남자는 종대에게 모든 정황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종대가 처음부터 끝까지의 이야기를 들은 후 가장 먼저 한 말은 하준이를 보여 달라는 말이었다.
남자는 단번에 거절했다.
종대가 하준이를 만나는 순간, 자신이 세배정도 귀찮아질 것 같다는 본능적인 추측에서 나온 행동이다.
“그냥 하준이라는 애한테 물어보면 안 돼? 누나 어딨냐고.”
“구로묘는 바로 말울 안 해.”
“왜 그럴까. 처음에 뭐라고 했다고?”
“항궁말 모타냐고….”
종대는 남자의 말을 듣고 크게 웃으려다가 애써 참는다.
차라리 웃는 게 나을 정도로 터질 것 같은 얼굴은 남자를 더더욱 침울하게 만든다.
종대는 겨우 웃음을 잠재우고는 함께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리고선 자신도 확신이 서지 않는지 다시 한 번 묻는다.
그냥 하준이 좀 보러 가자. 그래야 답이 나오지.
남자는 자신의 귀찮음과 당장 닥친 내일을 비교해보다 결국 항복한다.
그래도 두려운 것은 어쩔 수 없는지 종대에게 당부의 말을 계속해서 한다.
“형아라고 불러! 형아!”
물론 별 소용은 없었던 것 같다만.
생각보다 종대는 하준이와 수준이 잘 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만난 이후로 한시도 쉬지 않고 꺄르르 웃음이 끊이질 않는 것을 보면.
남자는 종대가 지금 자신을 도와주기 위해 집에 왔는지, 하준이와 놀아주기 위해 왔는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저게 일단은 자신의 편으로 온 것이 맞는데. 들리는 소리가 형아, 하준이밖에 없으니.
제대로 무엇인가를 캐내고 있기는 한 걸까.
남자의 입에서 한숨이 푹푹. 나온다.
그러던 중, 종대의 입에서 희망적인 소리가 나온다.
“누나가 나물을 팔아?”
남자는 문득 어제 자신에게 나물을 판 여자를 떠올린다.
여고생, 야무진 모습.
남자는 주머니에 있던 차키를 다급히 꺼낸다.
♧드뎌 만나게 되는 하준이와 여자..♧
6화에서는 둘이 꼭 만나게 하겠노라 결심을 했는데 저는 정말 밥오인가 봅니다.
근데 다음화에서는 이렇게 답답한 마음 안 드실 거에요..
저도 느린 스토리 진행이 이해가 안 될 지경.. 왜 이럴까요..
게다가 지금 동시연재까지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우선 다음주를 아주아주 빠르게 달려 볼 예정이라 독짜님들이 긴장 좀 하셔야겠어요..
매번 이렇게 늦게 올려서 너무 미안해요ㅠㅠ
근데 제가 꼬박 5일만에 올리는 글이라 내일까지 기다리는 건 너무 애가 타고..(라고 쓰고 죄송하고.. 라 읽는다.)
제가 늦는데도 말없이 기다려주는 천사들 너무 고마워요..
끕 항상 글 사랑해주셔서 너무 고맙구 갑자기 잡담이 왜이리 늘어나는지 모르겠는데 새벽이라 감성이..우오오오우오오 솟아난다!!
우리 꾹꾹이들 추천요정들 콩덕들 내사랑들 개구리들 모두 너무 사랑하구 고마워요! 잘자요!
다음 한 주도 행복한 한 주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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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러면 목록에 추가하지 아느꼬얌. ★이거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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