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빈이 형. 형은 ○○○ 누나 좋아했던 적 한번도 없어요?"
바비 형이 ○○○랑 다시 만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언젠가 준회가 저렇게 물었던 적이 있었다.
초밥 먹다 체해 병원을 갔다 왔는데 굳이 연습 하겠다고 남아있는 나한테 안무를 물었다.
체한 게 별 거 아니긴 했지만 그래도 걱정 돼서 하지 말랬더니 그렇게 그렇게 해야 된다고 난리쳤던 이유가 저걸 묻고 싶어서였나 보다.
나는 생각할 틈도 없이 바로 직격타를 날렸었다.
"야, 나는 저 둘 사귈 때도 서로 말 전달 해준다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진짜 진심? 형이?"
"나 아주 바비 형 따까리였어."
"헐 대박...."
그 땐 그러고 바로 준회 머리를 한 대 아프지 않게 때리는 걸 끝으로 연습에 매진했었다.
다 끝내고 준회 혼자 숙소에 보내기가 걱정 돼서 둘이 같이 숙소로 들어왔다.
들어올 때까지만 해도 아무 생각 없던 게 정작 샤워실로 들어와 씻으려고 하니까 떠올랐다.
사귈 때는 둘의 연락망은 두말 할 것도 없이 나였다. 분명 두명의 변명은 뭐였냐면 연애 사실을 걸릴까봐여서였다.
그런데 실제로 가만 보면 사소한 문자, 톡 등도 나랑 ○○○ 한 적이 둘이서 한 적 보다 더 많았던 거 같고 실제로 만나는 횟수도 그랬다.
웃긴 건 우리 셋은 서로의 관계를 알고 있으니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는다 치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엔 둘이서 걱정하던 그 일이 나하고 ○○○ 사이로 오해 받을 여지는 충분히 있었다는 것이다.
한 번도 오해 받은 적이 없었다.
오해 받은 적이 없다고 결론지으니까 생각보다 자존심이 상했다. 왜? 그래도 남녀 둘이 있는데 당연히 오해할만 하지 않나?
우습게도 분명 안무가 형 몇명한테도 걸렸는데도 절대로 오해 받은 적이 없었다.
헐...
뭔가 이상했다.
준회의 질문을 쉽게 꺼질 거라 생각하고 소홀했던 당시의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지 의외로 고민과 생각은 길게 갔다.
저번에도 말했듯이 바비 형하고 ○○○이 연락한 횟수보다 나하고 ○○○이 연락한 횟수가 많았다.
거의 대리 연애급이라고 볼 수 있었다. 내 일 하기도 바쁜데 매일 서로 각자의 말 전달에 하루가 모자랐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멤버들하고 가족들 말고는 나를 희생하면서 뭘 도울 생각은 딱히 없다.
바비 형 일이라고 쳐도, ○○○의 말 전달은 굳이 내가 할 필요가 없었다는 뜻이었다.
○○○한테 그만 좀 하라고 그러면서도 나는 정작 연락할 거는 다 넘겨주고 부탁 받은 것도 다 해주고 그랬다.
하다 못해 ○○○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는 거의 한달을 병원 신세졌는데 아마 그 중 3주가 바비 형이 매일 병문안을 갔었지 아마.
마지막으로 병문안 간 날 촬영 때문에 이동을 함부로 못하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하루만 나갔다 오게 해달라고 빌고 빌었던 건 나. 그래서 갔다온 건 바비 형.
웃기게도 둘은 헤어졌다.
옆에서 지켜보는 바비 형 모습을 보자니 내가 다 미안했고 그런 말 하러 가는 거였으면 차라리 보내지 말까 했던 생각도 들었다.
붙잡으로 갈 줄 알았는데 헤어지러 갈 줄은 몰랐으니까. 하여튼 그때 이후로 며칠 동안 형을 다독이느라 힘들었다.
아, 그런데 이상한 건 ○○○과 내가 개인적으로 연락 된 이후로는 달래는 걸 멈췄다는 거였다.
이번에도 뭔가 이상했다.
그리고 다시 돌이켜 보니 ○○○이 나를 보러 왔을 때 (정확히는 바비 형 챙기러 온 거였을 테지만) 바비 형한테 아무 뜸 들임도 없이 ○○○을 여자친구라고 칭했다는 거였다.
분명 저 모든 것들이 다 그 당시에는 큰 비중을 두고 한 짓이 아니었는데 준회의 질문 하나로 다 떠올랐다.
오늘도 씻었다. 씻고 나서 침대에 누웠다.
옆에는 바비 형이 있었고 나는 이번에도 역시 바비 형의 부탁으로 ○○○한테 과외 시간을 말해주고 누운 참이었다.
눈을 감고 다시 생각에 빠졌다.
여자친구라 칭했을 때 왜 그랬지? 그리고 바비 형은 ○○○를 내 여자친구로 인정했었다.
대리연애에서 거짓연애로 바뀐 순간이었다.
아니, 근데 그걸 굳이 연애라고 칭할 수 있었나?
아무리 내가 ○○○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억지로 그걸 연애라고 표현할 수 있나?
누워있던 몸을 일으켰다.
"헐"
"꿈 꿨어?"
"어? 아니... 아니 형 잘자"
좋아해? 좋아하는구나. 내가 좋아하고 있었구나.
하필 그걸 바비 형 옆에서 깨달았다.
은연 중에 나는 ○○○를 좋아하고 있었다.
나는 좋아한다의 의미가 뭔지 모르고 살던 애였다.
지금은? 지금은 좋아하나?
데뷔 시기가 가까워질 때쯤 바비 형한테 사실대로 얘기했었다.
사귀는 사이가 아니었다고. 그냥 ○○○이 형이랑 마주하기 부끄러워 할까봐 나 혼자 그렇게 말했던 거라고.
형은 쉽게 수긍했다.
가족만큼 친한 형인데 갑자기 기분이 팍 상했다. 왜 쉽게 수긍을 하는 거지?
"근데 한빈아."
"어? 어 형."
"○○이 핸드폰 번호 바꿨어?"
"아 몰랐어? 핸드폰 바꾸면서 번호도 바꿨다던데"
"그래? 알겠어!"
형은 애써 괜찮은 표정을 보이며 먼저 연습실로 들어갔었다.
핸드폰 번호 바꾸고 바비 형한테 따로 말한 적이 없었구나.
우습게도 방금 전까지 바닥을 치던 기분이 하늘을 뚫을만큼 좋아했던 걸로 기억한다. 똑똑히. 거기다 연습할 때도 날아다녔다.
와... 진짜로 내가 ○○○를 좋아하고 있었다.
2년 만에 그것도 ○○○도, 바비 형도 아닌 준회 덕분에 알았다.
"한빈아"
"왜 형."
"왜 ○○○랑 그렇게 자고 있었어?"
"내가 피곤해서?"
"지금은 멀쩡하잖아"
"들켰어? 어 그럼... 친구니까?"
"친구니까? 김한빈. ○○○ 혼자 친구잖아"
"어? 헐 형."
"여러번 줬잖아 기회. 알아차리는 건 스스로 해야지. 이제는 안 돼. 나한테 너는 소중한 동생이고 ○○○는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야."
그렇게 형은 녹음실에서 나가버렸다.
나도 몰랐던 걸 형은 알고 있었구나. 알면 내가 뭐라도 할까봐 정작 중요한 거만 빼놓고 기회를 준 거구나.
창에 비춰 능청스럽게 풀어있는 척 노력하던 눈매는 내가 봐도 웃겼다.
머리를 털면서 다시 원래대로 일어나 몸을 일으켜 기지개를 켰다.
녹음실 불을 끄고 안무실로 가니까 준회가 있었다.
"야"
"시비 사절"
"고기 먹으러 가자. 형이 쏜다"
"네"
나도 지금은 둘다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에 굳이 방해할 생각은 없다.
어차피 둘이 지금 좋아한다고 나중에 결혼까지 할 건 아니니까.
가볍게 몸을 일으켜 준회랑 밖으로 나갔다.
지금은 배고픈 게 더 중요하다.
나도 파배가고 싶다........ |
1. 그때 투표에서 소설 형식을 별로 꺼리는 분들이 많ㅇ으신 거 같아서 빙의글 만큼은 가볍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굵은 줄은 현재 대화 안 굵게 친 건 과거 대화 그래봤자 바로 보일테지만.... 스나이퍼구 활약 덕에 자기의 마음을 알게 된 한빈이와 한빈이 마음을 알고 있었지만 가르쳐주지 않은 바비여씀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마 한빈이와 지원이가 여주를 좋아하게 된 시점은 비슷할 거란 말이져 다만 바비가 알려주지 않은 거시다..... 한빈이는 모쏠이니까 모르거덩여!!!!
2. 에프티 노래 오랜만이져. 좋슴다.
3.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 어제 비팀 담요 주문한거 와써여 신난다~~~~~~~~~~~~~~~~~~~~
+++++ 한빈이 마음ㅇ 정리 한거 아니에여.... 물러난거예여 잠시.... 저기 저기 보면 결혼까진 하진 않겠지라고 했짜나여....... 결혼을 들먹인 이유는 한빈이는 모쏠이니까 이런면에서 순수하다는 이유인거시기때문입니다 ++++++++++ 와우!! 여길 좀봐!!!!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 암호닉 ~ 뭇, 바비아이, 모나리자, 저격탕탕, 갑신정변, 밥바이지, 김바비, 똑똑이, 이지, 꾹꾹이, 프라푸치노, 얄루, 헐, 푸, 시나몬, 김바비천국, 비니, 바비인형♡, 현복, 이즈, 애플, 쪼코, ♥기맘빈과 김밥♥, 우유, 뿌요, 김밥, 보름달, 모찌, 아야, A, 치킨, 떡볶이, 지원아, 돼지, 육비소취, 밀대, 뿌요, 박듀, 파프리카, 디유, 밷비치, 으우뜨뚜, 내여자, 햫, 힐링, 어제내꿈에나왔지, 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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