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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ON/구준회] 선생님, 이 문제 모르겠는데요 00 | 인스티즈

 

 

 

 

"안녕, 준회야. 잘 부탁해"

 

 

과외를 시작했다,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였다. 아는 언니가 소개한 자리라 긴장하고 도착한 집이였는데, 어머니께서도 너무 좋으신 분 같고 집도 깔끔해서 마음이 놓이던 찰나에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남자 애가 들어왔다. 넥타이랑 조끼는 어디다 버렸는지 와이셔츠만 걸치고 가방도 한 쪽 어깨로 맨 채, 신발을 아무렇게나 벗어 던지곤 방으로 들어가는 아이를 어머니께서 잡으셨다. 준회야, 인사해. 과외 선생님이셔. 학생이라고 믿기 힘든 밝은 금발을 하고 있던 준회는 나를 그저 쳐다보고만 있었고, 민망해서 먼저 인사를 건네자, 고개를 꾸벅이곤 다시 방으로 들어간다. 이해해요, 그래도 말은 잘 들어요. 어머니의 말씀에 웃었더니 이런 저런 얘기를 한다고 너무 잡아놓은 거 같네, 얼른 가봐요! 수요일 목요일 7시에 오시면 되요 그 때 준회 집에 오거든요 하며 같이 미소로 대해주셨다. 주위의 짐을 챙기고 휴대폰을 손에 넣고 그럼 가볼게요! 하고 일어서자 어머니께선 방문을 여시곤 준회야 인사해, 선생님 가신대. 수요일 목요일 7시 마다 오실 거야. 하고 준회를 불렀고, 첫인상과 달리 어머니의 말이 맞다는 걸 입증하듯 터덜터덜 걸어나와 안녕히가세요 하고 고개를 숙이는 준회에게 손을 흔들며 수요일에 보자! 하고 최대한 밝에 인사한 뒤, 가보겠습니다 하고 어머니께 고개를 숙이곤 집을 나왔다. 남학생에다가 키도 크고 옷차림도 그래서 솔직히 겁먹었는데.

 

 

착한 거 같아서 다행이다.

 

 

 

그리고 난 다시 학교로 컴백했다. 강의실로 가는 지름길인 벤치를 걸어가고 있는데 뒤에서 누가 툭툭 치기에 고개를 돌리니, 찬열 선배가 서있다. 어, 선배. 안녕하세요. 하고 고개를 숙여 인사하자, 글은 쓰고 있어? 하고 물으신다. 문창과의 비애라면 비애랄까. 과제는 매일 장르가 다른 글쓰기고, 팀플이고 동아리며 모두 글을 쓰고 또 쓰고 매일 쓰다가 보니 정말 내가 학생인지 작가인지 모를 정도였다. 마감을 1시간 앞둔 드라마 작가처럼 하루하루를 살고 있어요. 하는 내 대답에 크게 웃으시더니 원래 그렇지 뭐, 2학년 되면 적응될 거 같지? 그딴 거 없다. 힘내고! 나중에 밥이나 먹자. 하고 손인사를 하며 멀어지는 찬열 선배를 향해 고개를 한번 더 꾸벅인 뒤, 걸음을 빨리했다.

 

 

"이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과 여성적인 느낌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 그리고 남자 보단 좀 더 애틋하게 느껴지는 이런 느낌들, 담담한 게 더 슬플 때도 있지만 뭔가 마음을 울리는 느낌은 이런 작품에서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작품에 대한 발표에 졸고 있던 나은이가 교수님께 소환 되었다. 횡설수설 발표를 마친 나은이가 머리를 헝크리며 좌절했다. 교수님이 여간 깐깐하신 게 아닌데. 다행인 건 강의는 금방 끝났고, 다들 자리에 일어서며 나은이의 어깨를 토닥였다. 교수님은 이제 앞으로 근 2개월 간 나은이를 아주 부려먹으실거다. 불쌍한 우리 나은이. 편의점 야간 알바를 한다고 하더니 많이 피곤한 모양이였다. 갑작스럽게 고개를 든 나은이가 이게 다 편의점 알바 때문이야...... 하며 한탄하기 시작했다. 너도 편의점을 해 봐야 알아 이건 진짜 사람이 버틸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고! 하며 소리치는 나은이에게 일단 나가자며 팔짱을 끼고 끌고 나왔다. 그러고 보니 과외 한다는 얘기도 안 했었네.

 

 

"아 맞다, 나은아 나 과외 들어가. 고등학교 2학년, 남자애"

 

 

"뭐? 고등 아니 잠깐만 남자 애? 너 어떻게 감당하려고?"

 

 

"착하던데? 생긴 건 좀 무섭게 생겼지만"

 

 

"잘생겼어?"

 

 

"음...... 그냥 잠깐 본 거라서 모르겠는데 잘생긴 거 같아"

 

 

영양가 없는 얘기들을 하며 도착한 도서관에서 나은이와 나는 노트북을 꺼내들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자판 두드리는 소리만 가득했던 둘 사이의 적막을 깬 건 나였다. 크게 기지개를 펴고 나서 다 썼냐고 물었더니, 나은이는 고개를 저었다. 항상 그랬다. 글 쓰기 전에 고민도 많고 생각도 많지만 막상 쓰기 시작하면 막힘 없이 써내려갔다. 내용이 나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오타가 있다거나 퀄리티가 떨어지는 문장을 구사하는 것도 아니였으니 능력이라면 능력이지, 하지만 항상 마무리가 애매했다. 내가 쓰기 시작한 글 중에 제대로 마무리한 글은 있을까? 아마 손에 꼽힐거다. 그에 비해 나은이는 시작도 늦고 글을 쓰는 것도 오래 걸리지만 항상 마무리까지 마치는 스타일이였다. 그게 부러워서 몇번이나 도움을 청했지만 둘 다 쓰는 문체며, 스타일이 너무 달라 서로 피드백만 짧게 해주는 걸로 마무리 지었다. 그나저나, 먼저 글을 다 쓰고 나니 심심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 때 휴대폰에 불빛이 비치더니,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코니 학생 내일 수업 잊지 않았죠? - 준회 어머니]

 

 

 

깜짝 놀라 자세까지 고쳐잡고 문자를 써내려가자, 나은이가 왜 저러냐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입모양으로 과외하는 애 어머니 하고 중얼거리자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글에 집중한다. 맨날 둔하면서 이런 거엔 또 예민해요. 속으로 투덜거리며 최대한 예의바르게 문자를 써서 답장을 보냈다. 네, 어머니! 내일 시간 맞춰서 가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전송을 누른 뒤에 휴대폰을 내려놓고 의자에 몸을 구겨 넣고 고개를 숙였다. 조금 잘까하는 생각이였는데, 나은이가 글이 잘 안 써지는지 그만 집에 가자며 짐을 챙기기에 따라서 짐을 챙겨 도서관을 나왔다.

 

 

 

 

 

 

 

 

 

 

 

 

 

[코니야 오늘 바빠? 저녁에 밥 먹을래? - 찬열선배]

 

 

아...... 오늘 내일 다 안 되는데, 하필 이럴 때 연락이 오냐.

 

 

[선배 죄송해요 제가 오늘 내일 과외 가야해서 ㅜㅜ 금요일은 시간 안 되세요?]

 

 

 

[과외? 몰랐네 금요일 시간 보고 다시 연락줄게 수고해~ - 찬열선배]

 

 

 

[네ㅜㅜ 밥 맛있게 드세요!]

 

 

 

아 진짜, 아깝다. 오랜만에 밥 먹자고 연락 온 건데. 뭐 어쩌겠어, 과외는 가야하는데!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는 거리에 있는 아파트라 일찍 출발해 걷다 보니 6시 30분에 도착하고 말았다. 아 너무 일찍 왔나...... 어떡하지...... 하고 망설이고 있는데 누가 앞으로 와 꾸벅하고 인사를 한다. 금발...? 준회구나. 의아한 표정으로 있다가 준회 얼굴을 확인하고 웃으면서 안녕, 준회야! 하고 손을 흔들자 안녕하세요 하고 앞장 서서 걸어가기에 쭈뼛쭈뼛 그 뒤를 따라서 엘리베이터를 탔다. 괜히 어색해서 머리를 긁적이다가 학교 마치고 오는 길이야? 하고 물으니 네 하고 대답한다. 저녁은 먹었어? 하고 또 질문을 했더니, 역시 네 하고 대답한다. 말이 되게 없는 스타일이구나...... 하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이니 어느새 엘리베이터가 7층에 도착해 멈춰섰다. 같이 집으로 들어서자 어머니께선 어머, 둘이 어떻게 같이 와? 만났어요? 하고 물으시기에 웃으며 앞에서 만났어요 하고 대답하니, 뭐 드셨어요? 배 안 고프세요? 하며 주방으로 들어가시기에 아니라며 물만 한 잔 주세요 했더니 고개를 끄덕이시기에 준회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아무 말도 안 하고 멍하니 보고 서있기에 손가락으로 방문을 가리켰다.

 

 

"어...... 저 나갈까? 교복 불편해?"

 

 

"아니요"

 

 

내 말에 책상 앞에 앉더니 의자 하나를 더 빼서 앉으세요 하고 책꽂이에 꽂혀 있는 펼쳐본 적이라곤 1도 없는 책들을 쌓기 시작한다. 그 때 어머니가 들어오셔서 우유와 빵을 책상 한 켠에 두고 나가시며 열심히 해요 하고 웃으셨다. 어색함에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저 준회야 문학 성적은 어느 정도야? 하고 물으니 대답 없이 성적표를 내민다. 정말...... 충격적이였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모든 과목이 8~9등급에다가 반에선 꼴등 전교에선...... 말을 말자. 공부에 관심이 없는 거야? 하고 묻자, 아니요 하고 대답한다. 그럼 어려워서 하기가 힘들어? 하고 묻자, 조금요 하고 대답한다. 뭔가 굉장히 아무것도 안 했는데 힘이 쭉쭉 빠지는 느낌이다. 아, 일단 선생님 이름부터 알려줄게! 김코니야! 내 밝은 소개에도 그저 고개만 끄덕이기에 선생님 번호도 알려줄게 저장해 하며 휴대폰 번호를 부르자 교복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받아적기 시작한다. 코니쌤이라고 저장해! 하고 말한 뒤, 문제집을 펼쳐 첫장을 펴자 시가 한 편 나왔다.

 

 

 

"준회야, 이거 시 읽어보고 나한테 어떤 느낌이 드는지 말해줄래?"

 

 

 

대답 없이 책을 보기에 다 읽으면 말해주겠지 싶어서 아까부터 눈길이 가던 빵을 손에 쥐고 먹기 시작했다. 열심히 먹다가 고개를 돌리니 준회가 빤히 쳐다보고 있기에 당황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자,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린다. 미안 내가 이따가 다 하고 먹을게...... 하고 소심해져서 말했더니 아니요, 드세요 하고 다시 책에 집중한다. 뭐...... 먹으라는데 먹지 뭐. 열심히 하나를 다 먹은 뒤, 준회를 보며 무슨 느낌이 들어? 하고 묻자, 모르겠어요 하고 대답한다. 사랑에 관한 시라서 그런가 싶어서 여자친구가 있냐고 물었더니 없단다. 사귄 적은? 하고 물으니 있다기에 그 친구랑 만날 때 생각하면서 다시 한 번 읽어봐! 했더니 다시 날 쳐다본다. 내가 뭐 실수했나...... 미안 안 좋게 헤어졌어? 하고 물었더니 아니라며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린다. 진짜 정말 조용하고 착한 애구나, 괜히 오해했네.

 

 

 

"이거 보면 어떤 느낌이 들어요?"

 

 

"응?"

 

 

"남자친구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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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86.180
헐...설레여...헐..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넘 좋아여
8년 전
독자1
신알신하고갑니다♡♡재밌어요!
8년 전
독자2
헐 준회야. 재밌어요ㅠㅠㅠ작가님 짱짱으루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ㅠ신앍신 꾹꾹
8년 전
비회원83.42
헐 싱쿵행... 이런 글 너무 좋아요ㅠㅠㅜㅠㅠㅠ 진짜 취향저격ㅠㅠㅠㅠㅠㅠㅠ 주네 성격 되게 설레ㄴ다 말은 별로 없는데 예의 바르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주네야ㅠㅠㅜㅠㅜㅠㅠㅜㅜㅜㅜ
8년 전
독자3
아진짜..주네..ㅜㅜ츤츤거리는 주네도 좋지만 이랗게 설렘사하게해주는 주네가 짱이시져ㅜㅜㅠㅜㅜㅜ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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