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 베이스
온갖 시름들은 다 잊고, 크리스마스가 왔어. 어느 때보다도 더 특별했지. 왜냐면 크리스마스 날 새벽부터 눈이 조금씩 오기 시작했거든. 그야말로 화이트 크리스마스였어. 승관이는 눈을 보고 엄청 신나했어. 버논의 집에 수북하게 쌓여서 눈사람도 만들 수 있기 때문이지. 그래서 찬바람도 불고, 아침 6시밖에 되지 않았지만 득달같이 나가서 혼자 발간 얼굴로 눈사람의 몸통을 굴리고 있었어. 한편, 뒤늦게 일어난 버논은 승관이 없음을 알고 어머니 라일라에게 물어보니, 아침 댓바람부터 나갔다는 소리에 웃고 말았어. 창문을 열고 보니까 목도리도 하지 않고 있길래 제 방에 남는 목도리를 꺼냈어.
Boo, 아침부터 뭐하는거야?
눈사람 만들잖아!
이거 하고 해. 감기 걸려.
목도리를 건네주려는데, 승관이 받지 못했어. 장갑은 이미 눈에 적셔졌거든. 버논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자기가 직접 목도리를 매주었어. Thank you, 버논. 한창 승관이는 눈사람을 만들고 있는데, 갑자기 차가운 눈이 얼굴에 닿았어. 고개를 돌아보니까 버논이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눈덩이를 만들고 있었어.
오호라, 이 부승관한테 눈싸움을 거시겠다?
말이나 못하면!
버논이 승관에게 던지는 것을 기점으로, 둘이서 눈싸움을 했어. 라일라에게 아침밥이 다 되었다고 부를땐, 이미 둘의 옷에는 덕지덕지 바스러진 눈들이 묻어있었지.
둘은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쇼핑을 하러 갔어. 새 옷도 사고, 버논의 부모님께 드릴 크리스마스 편지지도 샀어. 편지지를 사고, 여러가지 색 볼펜으로 차분히 앉아서 열심히 쓰기 시작했지. 버논이 슬쩍 보려 하자, 승관이 냉큼 팔로 가렸어. 뭘 보냐! 아, 보여주면 덧나? 어, 덧나. 버논은 사실 이렇게 편지를 쓰려니 괜히 할 말이 없어졌어. 그래서 힐끔힐끔 승관의 편지를 훔쳐보았는데, 남자애치고 귀엽고 깔끔한 글씨에 휘파람을 불었어.
Boo, 글씨 이쁘네.
내가 왕년에 필기 좀 했지.
저녁이 될 무렵에, 버논과 승관은 집으로 돌아왔어. 이미 저녁을 준비하고 계셨고, 치킨, 피자, 갈릭파이 등 라일라의 솜씨가 보이는 음식들이 즐비했어. 넷은 식탁에서 웃고 떠들며 시간을 보냈어. 얼마 있으면 또 호그와트 가네, 엄마는 아쉽구나. 저도요. 좀 더 있고 싶어요. 아까 저희 둘이 편지를 썼어요. 아줌마, 아저씨 여기요. 어머, 고맙구나. 고맙다. 편지도 전해주었지.
버논의 방에서 몇개의 앨범들이 있기에, 승관이는 꺼내보았어. 어린시절의 버논이 담겨 있었지. 예전부터 잘생기긴 했네... 승관이 보고 있다는 걸 몰랐는지, 버논은 방에 들어오자마자 제 앨범을 보고 있어서 깜짝 놀라 뺏으려고 했었어. 하지만 승관이 도망치는 바람에 잡지 못했지. 야! 얼른 안 내놔! 싫은데~ 아이구, 우리 버논 우는 것도 있네 우쭈쭈~ 그래도 제 집의 구조는 당연히 버논이 더 잘 알고 있어서, 끝끝내 앨범을 되찾았어. 치, 승관이 입을 댓발 내밀었어. 버논은 그걸 보고 쿡쿡 웃더니 시계를 보았어. 밤 10시였지. Boo, 따라와봐. 버논은 어딘가로 승관이를 데려갔지.
헉...헉, 대체 어딜 가는거야? 이 시간에!
거의 다 왔어.
집 근처에 조금 높은 언덕이 있었는데, 그곳으로 승관이를 이끌었어. 언덕에 다다르자 크리스마스의 밤 풍경을 볼 수 있었지. 밝게 빛나고 있는 도시의 모습에, 승관이는 감탄했어. 예쁘지? 응. 둘은 한참을 풍경만을 바라보고 있었어.
내년 9월이 되면 4학년이잖아.
그렇지.
4학년 때는 아무 일 없었으면 좋겠다.
그러게...
야, 최한솔.
어?
이거.
뭐야?
아까 아줌마 아저씨 편지 쓸 때 같이 쓴거야.
고마워.
...
버논이 편지를 보자, 승관은 시선을 어디다 둘 지 몰라 괜히 고개를 돌리며 스트레칭을 했어. 항상 재밌게 같이 놀고, 별 탈 없었으면 좋겠다는 내용 정도가 들어 있었어. 버논이 편지를 다 보고나서도 아무 말이 없자, 승관은 맘에 안드나 싶어서 어색함을 지우려고 이제 갈까? 말하려고 했어.
부승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대답을 하려던 찰나에, 입술과 입술이 닿았어. 버논의 긴 속눈썹이 보였지. 승관이도 손을 어쩔 줄 모르다가 그냥 눈을 감았어. 어느새 둘은, 손깍지를 끼고 있었어. 버논이 슬며시 입술을 뗐어. 둘의 손바닥은 아마 축축할거였어. 서로가 처음이었거든. 둘은 내려올 때 까지 아무 말 하지 못했어.
1월, 겨울학기가 시작되었어. 다를 바 없이 수업을 받았지. 2월, 3월도 별탈없이 흘러갔어. 4월달에는 부활절 휴일이 있어서, 집에 가지는 않고 버논, 승관, 도겸, 호시 넷이 성 뭉고 병원을 찾아갔어. 에스쿱스는 여전히 누워 있었지. 그나마, 손이나 발 등을 접촉하면 어느정도 반응했어. 얼른 회복하길 바랄 뿐이었지.
승관이는 해그리드의 오두막 앞에서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을 하고 친구들과 휴게실로 가려고 했어. 그런데 한 남자애가 금지된 숲에서 몸을 쪼그리고 무언가를 찾고 있었어. 호기심을 참지 못한 승관이가 남자애의 어깨를 두드렸어. 남자애는 래번클로의 디노였어. 여기서 뭐하니? 묻자, 디노가 울상이었어. 물건이 사라졌다고, 학교 구석구석을 찾아도 없길래 여기까지 왔다는 거야.
뭘 찾는데?
어...할머니가 주신 유품이요. 목걸이에요.
목걸이?
네. 숲까지 찾아봐야 할 것 같은데...
숲에? 그건 안돼.
하지만... 꼭 찾아야해요.
어디서 잃어버렸는데?
잃어버린 적이 없어요. 맨날 목에 걸고 다니는데, 어제 세수하려고 잠깐 빼놓았는데 사라졌어요.
누가 가지간건가... 하지만 2학년밖에 되지 않은 디노가 금지된 숲에 들어가기엔 무리였어. 결국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삐죽삐죽 솟았던 승관이 선뜻 돕겠다고 말한거야. 디노는 얼굴이 밝아지면서 고맙다고 했어. 뒤늦게 버논과 호시, 도겸에게 말하니 구박을 받았어. 뭔지도 모르고 막 도와주냐고. 버논과 단 둘이 있을 때는, 금지된 숲에 가서 찾자고 그런거야. 버논이 얼굴을 확 구겼어. 미쳤어? 그 말에 승관이 시무룩하게 있었지. 삐졌다는 걸 티내는 건지, 항상 옆자리에서 밥을 먹었는데 오늘은 그러지 않았지. 버논이 두손두발 다 들었어. 알았어, 같이 가자. ok? 그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승관이가 웃으며 대답하자 버논이 한숨을 내쉬었지. 그날 밤, 버논과 승관은 금지된 숲에 발을 들였어.
이거 걸리면 벌점이 몇 점이지...하...
에이, 안걸리면 되지. 그래서 밤에 온거잖아.
얼른 찾고 가자. 거미라도 만나면 큰 일이야.
둘은 최대한 나무나 땅을 샅샅이 뒤져 목걸이로 보이는 걸 찾았지만, 목걸이는 커녕 애꿎은 잎들만 투두둑 나왔어. 지팡이에 불을 키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 확 껐어. 그리고 몸을 숨겼지. 눈만 빼꼼 내밀어 보니, 교대로 마법사들이 지키고 있는 것 같았어. 이쪽으로는 못 가겠다.. 쉿, 버논. 이것 봐. 그들의 뒤에는 평지와도 같은 늪과 나무들이 많았어. 이곳에 있지 않을까? 다른 곳은 전부 울퉁불퉁 위험했거든. 승관과 버논이 본 곳은 거미도 없었어. 늪의 중심에 작은 물만 고여있었지. 마법사들이 간 것을 보고 뒤로 돌아 늪으로 조사를 시작했어. 그런데... 뭔가 느낌이 이상한데?
버논....
엎드려!
갑자기 버논이 제 쪽으로 와 저를 밀쳤어. 뭐야? 버논이 밀쳐내어 늪에서 어느정도 벗어난 승관이었어. 앞을 보니 끔찍하게 생긴 디멘터가 있었어. 뭐, 뭐야!
디멘터가 왜 여기있어!
금지된 숲에 나온다는 소리는 없었는데....!
문제는 승관이 대신 버논이 디멘터를 막아서면서, 디멘터의 흉측한 얼굴과 마주해야했어. 버논과 승관은 둘 중 디멘터를 물리칠 수 있는 유일한 마법인 '익스펙토 페트로눔'을 할 줄 몰랐어. 배우지 못한 것도 있지만, 만약 배우다하더라도 완벽하게 구사할 수 없었지.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며 마법을 구사해야하는데, 디멘터를 마주하며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기란 능력 좋은 마법사들도 힘들어 하는 것이었지. 설상가상, 디멘터는 버논의 영혼을 빨아들이려고 했어. 승관은 무서움에 어떡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심지어 디멘터가 하나가 아니었어. 하나가 더 오고 있었어. 자칫하면 버논은 물론 자신도 영혼이 빨려 죽을 위기에 처한거야. 목청껏 도와달라고 외쳤어. 벌점은 얼마든지 받아도 좋으니까, 누군가 도와주길 바랐어. 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어. 제발 누가 좀 도와주세요...!
그런데 그때였어. 환한 빛, 버논의 영혼을 빨아들이던 디멘터가 빛을 느끼고 하던 것을 멈추었어. '여우'페트로누스였어. 디멘터가 페트로누스를 보고 점점 물러갔어. 승관은 안도하며 정신을 잃은 버논을 부축했어. 여우 페트로누스는 검은 숲에서 나올 수 있도록 출구까지 인도했어. 그리곤 사라졌지.
사실 승관은 그 여우 페트로누스가 호그와트의 교수님들 중 한명이 보낸 줄 알았어. 그런데 디노가 목걸이를 찾았다며,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며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됐어.
네? 교수님들 중에는 여우 페트로누스가 없어요. 보통 사슴, 고양이...
뭐?
예전에는 교수님들 중에는 있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퇴직하셨어요.
그럼 학생들 중에서도...?
제가 알기론 그래요. 사용할 줄 아는 고학년 선배들도 다른 동물이라 들었어요.
그럼 대체 누가...? 승관은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었어. 디노는 해맑게 웃으며 좋은 형이라고 말했지. 승관은 동생이 생긴 것 같아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어.
*후하후하 벌써 10편을 달려갑니다. 드디어 첫 뽀뽀가 탄생했네요 흐뭇*^^*
사랑하는 독자님들~[부독]님, [찬찬]님, [잠깐 소녀야]님, [뿌야]님~항상 감사드려용.ㅎㅁ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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