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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단편/조각 만화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강동원 김남길 온앤오프 성찬 엑소
l조회 3146l 3

재밌게 읽어주세요..ㅠㅠ

제 컴터에 묵혀둔거 올리는중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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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꼬부기 같은 것이.. "






한차례 힘들었던 싱글 앨범 활동이 끝난 후에도 공연의 압박에 시달리다보니 이것저것 챙길 시간이 없었는데 가뜩이나 이런 상황에 민경은 자신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고, 그 이유를 전혀 알 수 없었던 해리는 아무 생각없이 그동안 밀렸던 민경의 불후의 명곡을 보던 중이었다. 쇼파에 누울듯이 앉아 앞에 나온 사람들을 보는데 솔직히 중간중간 강민경 원샷 아니었으면 바로 노래로 넘어갈 뻔 하다가 벌써부터 걱정되게시리 머리 틀어올리고 헤벌쭉 거리고 앉았는 민경을 보니 곧장 노래로 돌려버리기란 여간 걱정되는 것이 아니었다. 아나.. 그건 그런데 대체 왜 첫화부터 허각은 강밍경을 이상한 눈빛으로 보는거냐고 아오! 앞에 있던 탁자를 신경질적으로 툭툭 치며 기분 나쁘다는 표정을 풀지 못하고 있었다. 추첨운은 또 좋아서 6번째네? 오 1등하려나봐.. 하다가도 그 날 녹화를 마치고 만난 얼굴에는 아무것도 담겨 있지 않았었다는 사실이 생각나 기대일랑 말았다. 그런데 설마 그런 노래를 부를줄은 정말 몰랐는데.. 노래 전 어김없이 나온 인터뷰에서 팜므파탈이니 뭐니 하는 순간부터 해리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불안함이 일렁이고 있었다. 등장해 자세를 취하는 모습을 보고 혹시나가 역시나로 변해 콕 박혀 심장을 찌르는 모습에 어이가 없어서 내뱉은 말이었다.






" 아 진짜.. "






가면 갈수록 가관이었다. 경고 때가 너무 그리워 랩만 하라고 들들 볶았는데 랩은 둘째치고, 뭐야 저 불손한 시선처리는! 저 꼬부기가 드디어 미쳤나? 나한테만 보여줘도 시원찮을 자세를 왜 가족들이 함께 오손도손 모여 디너타임을 가질 시간에 공중파로 흘려보내는건데! 아니, 시청자가 문제가 아니었다. 저걸 바로 앞에서 보고 있었을 방청객들과 대기실에 있었을 다른 동료가수들이 문제였다. 마음같아서는 그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저 무대만 쏙 빼내고 싶을 지경이었다. 내일 만나면 죽었어 진짜. 그렇게 해놓고 1등을 못한 더 큰 절망에 ' 아씨! '하며 리모콘을 들어 TV를 끄고 던지듯이 내려놓았다. 안 그래도 요즘 점점 남팬조련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민경은 해리의 골칫덩어리임에 틀림이 없었는데 이걸 계기로 무덤을 제 스스로 팠다는 생각때문에 머리가 더 지끈지끈거렸다. 짜증남 99%와 피곤함 1%를 떠안고 침대에 누워버리는 해리였다.


그렇게 머리가 아팠는데 충격이 컸던지 꿈에 나와버린 강민경의 모습에 해리는 미쳐가는 느낌을 받았다. 악몽 아닌 악몽을 꾼 해리는 식은땀 대신 진동소리에 깼다. 주인을 따라 멈춰버린 폰의 진동을 쫓아 더듬거리다가 손 끝에 닿는 금속체 느낌에 눈을 들었다. 겨우 20분 잤는데 악몽이라니.. 경악을 금치 못하던 해리의 눈에 내일 제삿날을 치를 녀석의 이름이 떠있었다. 안녕이라고 말하지마로 컴백을 하고 했던 인터뷰에서 민경이 멍멍1로 저장되어있다는 얘기를 하고 민경에게 그걸 왜 말하냐는 소리를 들어 그 즉시 바꿔버린 게 무려 강민경의 협박으로 바꿨던 <내사랑♥>이었다. 손발이 오그라든지 오래되가는데도 자신은 아무렇지도 않다는듯이 ' 오 좋다 좋아! '라고 정말 좋은지 함박웃음이 핀 얼굴을 보며 일단은 그렇게 저장을 했다가, 관심 없는 사람들인데도 왠지 혼자 찔려 문자를 볼때 가까이 보기 시작하면서 시력이 조금 나빠져-참 별 이유도 다 있다.- 그 즉시 당장 바꿔버렸다. <꼬부기자쉭>. 민경이 아직까지는 못봐서 다행이었는데 아마 보면 또 뭔 투정을 늘어놓을지 안봐도 뻔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저장해놓은 자신의 예지력에 감탄까지 하고 있는 중이었다.






「 온니야~ㅠ^ㅠ 왜 내 카틱 다 씹어여? 내가 또 잘못한거 이써여? 미안하니깐..~ 어서 답장을 선사해주세여 마이 럽 여신님!!!♥ 3♥ 」






마이 럽 여신님은 무슨. 니가 잘못한거? 많다 인간아! 그 놈의 욱하는 성격 좀 고치라며 주변 사람들이 걱정스런 말투로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었지만 정작 가장 욱하게 하는 인간이 개과천선을 못하니 자신도 이러고 있는거다. 고작 20분동안 자며 꾼 꿈에서마저 몹쓸 강민경을 봤더니 푹 못 잔줄 알았는데 폰의 맨 위를 드래그해 내려보니 정말 민경에게서 온 문자들이 많았다. 카톡으로 해보고 답장이 안오니 틱톡으로도 보내고 그것도 소식이 없자 문자나 MMS로 촤르륵 소리가 날정도로 길게 길게 소설로 써놓은 문자를 내려 읽으며 자신도 모르게 웃고 있는 입을 원망했다. 내일 만나면 절대 웃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표정관리를 징하게 못하는 자신에게도 원망했다. 급기야 ' 난 왜 B형으로 태어난걸까. 차라리 이럴거면 소심하기나 하게 A형이나 뻔뻔하게 O형으로 태어날걸! ' 자신이 결정할 수 없는 범위외의 것들에게까지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


" 언니야!! "


" 뭐 "


" 어제 내가 문자 11통에 카톡 17개, 틱톡 23개 보낸거 못봤어? "


" 못봤어 "


" 언니 나한테 화난거 있어? "






역시나 만나자마자 매달려 오는 민경의 팔에 살짝! 아주 살짝! 입꼬리가 올라갈뻔 했지만 분위기파악 못하는 입을 향해 무한 질책을 늘어놓자 지도 당황했는지 다시 쭉 내려갔다. 기분이 나쁘다는 티를 내며 민경의 팔을 탁-하고 뿌리친 해리를 보고 영문 모를 해리의 행동에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분명히 어제 집앞에서 헤어질때까지만 해도 활짝 웃고 있었는데?! 뭐지 어젯밤에 무슨 일 있었나? 걱정스러운 민경이었다. 해리의 동생-자신보다는 언니인-에게 물어봐도 어제 집에 들어갔을때부터 언니 기분나쁜 아우라가 막 뻗치던데? 너 뭐 잘못했어? 하는 말에 순간 피식하니 든 생각이 있었다. 불후의 명곡. 악! 전화기를 바로 옆에 대고 큰 소리를 내지른 민경에게 ' 간 떨어질뻔 했잖아! ' 누가 자매 아니랄까봐 욱하는 것도 똑같은 언니가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남기고 띠띠 소리를 들려주었다. ' 언니 어제 기분 정말 나빠보였어. 잘못한 거 있으면 무조건 빌어. 알았지? 나 끊는다- ' 민경은 그제서야 기억이 났다. 몇일 전까지 계속 해리의 눈치를 봤었는데 멀쩡하길래 괜한 짓을 하는건가? 아무래도 앞으로 쭈욱 안 볼 것 같아서 눈치 보는 일을 관뒀었다. 왠지 그거같아. 이유가 그거같아. 불길한 마음도 있었지만 왜 한편으로는 언니가 질투하네. 오? 질투한다! 보람이 느껴진걸까.






" 얘들아 잠깐 일루 와봐- "






자신들을 부르는 매니저 목소리에 일찌감치 민경에게서 떨어져있었던 해리도 어디선가 나타났다. ' 갑자기 왜? ' 의아해하는 민경과 전혀 궁금하지 않다는 해리의 표정은 정말이지 너무나 극과 극이었다. 매니저도 무슨 일이 있었나? 생각하며 살짝 웃다가 ' 민경아 너 시트콤에서 캐스팅 들어왔어. ' 너무 심각하게 무덤덤한 말투라서 말의 멜로디만 들었다면 단조곡이었다. 내용을 신경쓰지 않았던 둘 다 잠시 후 뜻을 되새기며 놀라기 시작했다. ' 와! 진짜?! 진짜? 역할이 뭔데? ' 그보다 더 기대에 가득찬 눈빛이 어딨을까.싶을 정도로 초롱초롱한 눈을 보고 매니저는 당황을 했지만 이내 ' 아이돌 그룹 멤버 ' 또 한번 잔잔했다. 다이나믹하게 세월 지난 3단 고음으로 놀란 민경과 하마터면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크게 웃을 뻔한 해리의 웃음을 참는듯한 괴로워보이는 표정을 보는 매니저의 심정은 왠지 암담했다면 정답이다. ' 그래서 그 시트콤 찍기로 했는데, 안 좋은 소식이 있어. 스케줄 맞물리지 않게 불후의 명곡을 하차해야된다는거. ' ' 아.. ' 아까까지 그렇게 좋아하던 민경이 몇초사이에 시든 풀이 된 광경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던 해리는 생각했다. 사랑하면 닮는다더니 얘가 내 성격을 닮아가나...






" 그리고! 다시 좋은 소식은, 그 불후의 명곡 뒷자리를 해리가 이어간다는거. "


" 내가? "


" 응. 뭐 어차피 노래 잘하는건 사람들 다 알지만 또 그 실력을 보여보라구- "






딱 두 번 노래를 부르기 위해 섰던 그 무대는 해리에게 그저 숨이 막힐 정도로 떨렸다는 기억밖에 안 남는 곳이었다. 그런 불후의 명곡에 아예 고정으로 들어간다니, 그보다야 짧겠지만 마치 군대에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민경이 처음 지금의 자신과 똑같은 말을 들었을때 웃음과 걱정이 공존하던 표정을 지었는데 그 기분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뚫어지게 자신을 보고 있는 민경을 살포시 무시하고 매니저에게 더이상 할말이 없으면 그만 연습하러 가겠다며 등을 돌려 연습실로 향하면서 굳게 다짐했다. 이왕 이렇게 된거, 방법은 하나뿐. 복수다!








*


수험생이 이마에 열공!이라고 빨간 글자로 적힌 흰띠를 두르고 샤프를 칼마냥 휘두르고 앉아있는 모습이 이보다 무서울까? 자신들의 곡보다 훨씬 연습을 하는 해리는 민경에게 이질감과 공포감을 안겨주었다. 그렇다할 대화를 안한지 벌써 일주일이나 지났고 슬슬 저 언니가 죽을때가 다 되가나..하는 쓸데없는 생각마저 들고 있었다. 하루종일을 연습실에 틀어박혀 밥 세끼도 안에서 먹으며 생활하는 해리의 모습에 매니저건 사장이건 민경이건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도 민경은 그런 해리의 건강이 심히 걱정되어 몇번씩이고 전화를 했지만 대한민국에서 가장 욕을 많이 들은 고객님의 전화가 꺼져있어 소리샘으로 연결한다는 여성분의 목소리에 나홀로 걱정을 집어삼켜야 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했으니 어쨌든 살아는 있나보다.. 하며 자신을 위로할 도리밖에 없었다. 점점 다가오는 시트콤 첫 촬영날짜 덕에 민경은 시간아 멈춰라 활동 이후 접어든 공백기마냥 또 해리와 생이별을 할 생각을 하니 더욱 착잡했다. 그런데 참 이상한것은, 해리가 자신에게 질투를 표하느라 연락을 끊고 있다는 사실에 확신을 하게 된 날부턴 그리 걱정을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해리와 말을 주고받지 않은지 약 2주째에 접어들어갈때쯤 제대로 확인을 하자! 하고 다시 해리의 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TV로 다시보기를 시청했던 프로그램을 봐달라는 민경의 끈질긴 부탁에 결국 두손 두팔 다 들고 리모콘을 조작하던 해리의 동생이, ' 불후의 명곡밖에 없는데? ' 몇화냐 묻자 역시나 돌아오는 대답은 ' 24회 ' 빙고! 또 한번 본의 아니게 수화기에 대고 큰 소리를 내버린 민경이 먼저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끊었다. 혹시나가 역시나로 변해버린 이 상황에 민경은 승리의 웃음을 지었다.






[ 이러다 애 죽을까봐 걱정이 태산이다. ]


" 그정도야? "


[ 해리 갑자기 왜 이러는지 넌 알지? ]


" 아니 내가 어떻게 알아- "


[ 아 진짜 어떡하지? ]


" 그냥 언니 불후의 명곡 우승하라고 용기 북돋아 줘 "


[ 그래.. 그래야지.. ]






아까도 말했듯이 민경은 매우 걱정하고 있었지만 딱 그만큼 기분이 좋았다. 그게 무슨 욕심쟁이심보냐 자문을 해봐도 정답은 하나였다. 해리가 자신을 많이 좋아하고 있다는 것. 그 사실만 있으면 어떤것도 떠안을 수 있다 생각하는 중이었다.



하차하기 전 마지막으로 뭔가를 보여주겠다 결심했던 민경은 일석이조를 노리고 있었다. 그동안 연애를 하면서도 항상 해리가 우위에 있었던 것이 못내 아쉬웠던 민경이다. 더 좋아하는 사람이 지는 거라는 말을 들은 이후로 왠지 찝찝했다. 사랑하는 마음이 동등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고민을 풀기위해 자신과 해리의 관계를 알고 있는 보람에게 오랜만에 연락했었다. 평소와 같이 아무렇지 않게 안부를 주고받은 둘이 슬슬 사적인 얘기로 돌릴때쯤 민경이 기회를 보다가 그 고민에 대해 털어놓았다. ' 야 강민경! ' 갑자기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오는 보람 덕에 일전에 자신이 해리의 동생에게 했던 일이 많이 미안해졌다. ' 아 왜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그래- '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불만을 토로하자 ' 야 이 바보같은 인간아. 넌 그 흔한 인터넷 소설이나 팬픽도 안 봤냐? ' 해오는 것이었다. 보람에게 항상 예쁨만 받던 자신이 꾸지람을 듣고 있다는 사실을 안 민경은 좀 더 귀를 가까이 댔다. ' 팬픽같은거나 연애소설 좀 봐봐. 밀당이라는 전문용어를 정말 몰라? ' 밀..당? 사실 안 들어본건 아니다. 21세기에 꽃다운 청춘을 보내고 있는 민경이 못들어봤을리 없다고 생각한 보람이 말을 이었다. ' 너무 좋다고 들이대면 상대가 빨리 질린다고.. 너무 당기지만 말고 좀 밀어내봐- ' 당기지만 말고 밀어내라고? 자신이 외계어를 듣고 있는 줄 알았던 민경이다. ' 그 이상은 안 가르쳐줄거야, 이 바보야. 니가 알아서 이해하고 판단해! ' 하고는 툭-하고 끊겨버린 전화기의 화면만 물끄러미 바라보던 민경이 그 뜻을 이해하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



해리가 불후의 명곡에 합류한 이후 두번째 방송까지 끝났다. 두번 모두 너무나 충격적인 결과였기에 기사가 많이 올라와있었다. 이해리, 추첨운 꽝으로 두번의 좌절 경험 등등 해리의 기분을 더 조여버리는 자극적인 제목들의 글들이었다. 가끔 시간날때마다 한번씩 들르는 팬사이트에도 팬들이 판정단 사람들의 자격을 심사해봐야한다며 해리의 목 건강 걱정과 결과에 대한 의문점을 드러내는 글들이 많았다. 우승 못해도 좋으니 건강만 하라는 글들에 감동을 받다가 시간이 꽤 지나 컴퓨터를 끄고 다시 맹연습에 접어들어갔다. 이제 두어번정도 해봤으니 적응은 어느정도 되어있었고-아직도 올라갈때마다 떨리지만- 슬슬 때가 왔다. 무엇의 때? 복수의 때!


오늘도 어김없이 밖에서 자신을 걱정하고 있던 매니저에게 말을 하기 위해 연습실을 나왔을때 매니저는 니가 왠일이야? 하는 벙찐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해리는 조용히 자신의 다음 무대 컨셉을 밝혔고 매니저는 신중히 듣다가 ' 너도? 민경이도 그러더니, 너마저? ' 깜짝 놀란듯 보였다. 보아하니 민경도 그 방송분을 찍기전에 자신 몰래 매니저에게만 컨셉을 말한 모양이었다. 그럼 이해가 빠르겠군. 당연한 얘기지만 이번 일도 조용히 있으라는 해리의 살벌한 표정에 그러겠노라고 다짐하는 매니저였였다. 씨익- 어찌보면 사악해보이는 웃음을 뒤로하고 해리는 다시 연습실로 들어갔다.






" 언니 아직도 연습중이야? "


[ 말도 마라. 요즘 나도 데려다줄때만 얼굴 봐- ]


" 아.. 무리하지 않게 잘 챙겨줘 "


[ 응 근데, 넌 잘하고 있는거지? 신경 못써서 미안허다 ]


" 당연히 잘하고 있지! 난 걱정 하덜덜 말고 언니만 신경써줘 "


[ 알았다 그러마 ]


" 응! 어? 나 다시 촬영들어간대! 나중에 봐- "


[ 응 그러자 ]






몇일전에 잠깐 연습실에서 가져올 게 있어서 차를 타고 가던중 맞은편에서 뛰어 지나가는 해리의 모습을 잠깐 봤었다. 이상하리만큼 피곤해보이지 않은 모습에 의아해 혹시 저 언니가 연습실에서 연습하는 척하며 숙면을 취하는건가? 싶기까지 했지만 그 생각을 하는 중에 갑자기 해리가 멈춰서 헉헉거리는 모습을 보았기때문에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려 부축하고 싶은 마음을 없애는게 더 급선무였다. 그동안 해리를 만나지 못했었는데 이렇게라도 본게 좋긴 했지만 밀당을 하면서 지쳐가는 것은 제 몸과 마음임을 느껴가는 중이었다.






" 민경아 또 어디가! "


" 화장실 좀- "


" 빨리 와 "


" 당근! "






혹시 무슨 몹쓸 병이라도 걸린것인지 3시간에 한번 꼴로 왜 저리 화장실을 들락날락거리는지, 그래도 하는 행동은 평소와 다를 것이 없어 안심을 해야하는지 말아야하는지 헷갈리는 매니저였다.


괜히 이런거 시작했나? 솔직히 해리가 오해를 해도 어쩔 수 없지만 그 무대를 보여줄 당시에 관객들을 모두 해리로 여기고서야 연습한 만큼의 실력이 나왔다. 방송이 TV를 타기 일보직전까지 자신의 무대가 나올때 딱 3분동안만 태양 흑점의 폭발이 일어나 전세계가 정전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방송을 봤냐는 질문에 보람이 별다른 말없이 영상통화 화면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주길래 잘하고 있구나-하며 뿌듯한 마음이 들었던것도 사실이지만 말이다.









*


" 오늘의 불후의 명곡 6번째를 장식해주실 분은 다비치의 이해리씹니다. "






인터뷰를 하고 다른 동료가수분들과 대기실에서 이런저런 말을 할때까지만해도 그리 많이 떨리지 않는 해리였는데, 점점 다른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고 다시 들어올때쯤 보니 벌써 6번째 가수의 순서를 뽑는 중이었다. 남은 사람은 자신과 석훈이었는데 사실 해리는 지금 뽑히는게 좋다고 생각했다. 더이상 맘을 졸이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역시 6번째는 자신이었고 민경이 그랬듯이  미리 약간의 예고를 하고 터덜터덜 대기실에서 나왔다. 갑자기 그 노래를 민경 없이 부르려니 덜컥 겁이 났지만, 민경을 사수하기위해 이를 꽉 물었다. 보나마나 밀당을 하고 있는 강민경에게 짜릿한 복수! 하고 혼자 만든 구호를 작게 외치니 급 용기가 샘솟는 느낌이었다.


민경이 모르는 점이 있다면, 민경이 해리를 좋아하는 만큼 해리도 민경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 다만 해리가 애정표현에 서툰 것 뿐이라는 것. 그 두가지였다.






" 안녕하세요 저는 다비치의 이해리입니다- "






워낙 파격적인 변신이라 그런지 무대 위로 올라갈때부터 관중석이 크게 요동치는 모습에 해리는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끼고 있었다. 해리의 무대와 그에 대한 반응은 민경의 무대를 떠올릴만큼 매우 흡사했다.






" 결국 해냈네- "


" 그러게, 아 민경이는 연락없었어? "


" 엄청 많이 했었지. 걔 정말 바쁜건지 의심될정도로 3시간에 한번씩 전화를 그렇게 해대더라 "


" 아 그래? "


" 그니까 니가 전화 좀 해봐. "


" 아직은 안돼.... "






차마 크게 말할수는 없어 점점 페이드아웃되는 목소리였다. 하지만 바로 앞에서 그걸 못 들을리 없는 매니저가 ' 응? ' 되묻자 애써 웃으며 얼른 집에나 가자고 매니저를 이끄는 해리였다.


이제 조금만 기다리자. 슬슬 인내심의 한계를 느껴가는 두사람이었다. 사실 12일이라는 것이 그리 짧은 시간은 아니었다.-최소한 이들에겐- 유일한 방법은 정신력으로 버티는 것이었다.








*


그동안 바빴지만서도 해리가 부르는 무대만큼은 꼭꼭 챙겨봤던 민경이었다. 그게 벌써 오늘이면 세번째인데, 그동안 해리는 딱 한마디를 남겼을뿐이었다. 지난주에 잠깐 연습실에서 마주쳤을때 그저 자신을 보며 씩 웃었다. 드디어 풀린건가!? 했지만 다음으로 귀에 들어온 말에 궁금점이 풀리지 않고 있다. ' 좀만 기다려- '


뭘 기다려?..








" 하.. 이해리.... "






괜히 틀었어! 뭘 기다리라는건지 몇시간 후에 바로 알게되었다. 인터넷을 틀자마자 초록색 줄들이 막 보이는 사이에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 자신조차도 본적이 없는 자세를 취한 사진이 있어 혹시..하고 들어가봤더니 헤드라인부터가 탄성을 자아냈다. 어디 뭘 했는지 풀버전으로 보자, 하고 오기로 다시보기를 누른 것이 이리도 큰 재앙을 안겨줄줄은 몰랐던 민경이었다. 저리 잘하면서 왜 그동안은 그렇게 뺀건지.. 자신한테도 보여준 적이 없다. 난 그래도 저렇게까진 안했는데.. 물론 이 파장이 자신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못내 섭섭한 민경이었다. 자신의 무대때보다 훨씬 문화적 충격을 받은 네티즌들이 기어코 해리를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려놓았다.






" 이씨... "






대체 그동안 뭘 그렇게 심히 연습하나 했더니 그거였나보다. 만약 저래놓고 1등을 했다면 더 절망적일 것 같아 민경은 무대만 보고 꺼버렸다. 물론 이미 기사에 해리의 성적이 도배되어있었지만, 그보다 중요한것은 저 무대가 방송을 탔다는 것이었다. 잔뜩 풀이 죽은 채로 마지막이다. 하며 1번을 꾹 눌렀다. 평소엔 꺼져있거나 고객님이 안 받으시는 전화였는데 어찌 자신의 심정을 안건지 아주 오랜만에 들려오는 목소리였다.






[ 여보세여어- ]


" .. "


[ 할말 있어서 전화한거 아냐? ]






아무 말 없이 숨소리만 들려오는 민경이 답답했는지 해리가 말을 이었다. 잠깐 생각하다가 ' 야 이해리! ' 언젠가 보람이 자신에게 했던 그대로 해리에게 하니 처음엔 당황하는듯 하다가도 ' 어디서 언니한테 반말이야? ' 해리는 달라진 것이 없었다. 괜히 그 점에 반가워져서 ' 내가 무대 본 건 어떻게 알고 받아? ' 약간은 투정을 부리듯 틱틱 말을 내뱉으니 ' 내가 너에 대해 모르는게 뭐가 있어? ' 왠지 기분좋은 목소리가 들렸다. 자신에 대해 다 알고 있다는 말이 무서운 건줄만 알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던 모양이다. ' 보고..싶어.. ' 조심스레 말을 꺼내자마자 ' 그럴줄 알고 준비했지 ' 또박또박 말을 끝낸 해리는 민경이 뭘?하고묻기도 전에 또 툭-하고 끊어버렸다. 아 정말 이 언니가.. 복수했다고 이러기야? 하는 순간 띵동-하고 울리는 초인종소리에 설마! 하는 마음이 들었다. 에이 설마 그 도도해리가- 하며 문을 연 순간 ' 밍경아! ' 그토록 듣고 싶었던 목소리와 함께 온몸이 따뜻해졌다. 대체 이 순간을 어찌나 기다려왔는지 모를 일이다.






"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심했다 "






집에 들어와 쇼파에 앉으라고 하며 마실것을 가지러 가려는 민경을 쭉 끌어당겨 쇼파에 앉히고는 그 무릎에 척-하니 머리를 올려놓는 해리였다. 아니 이 언니가 왜 이렇게 대담해졌지? 꿈도 못 꿔본 일이 일어나자 온 몸이 딱딱하게 굳어갔다. 긴장한 민경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기는 처음인 해리가 민경을 올려다보며 귀엽다는듯 웃어오는 통에 민경은 점점 더 귀가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 니가 한건 뭔데? ' 민경의 말에 갑자기 팍- 인상을 쓰며 벌떡 일어난 해리가 민경을 아프지 않게 때리며 말했다. ' 내가 더 언니 좋아하는 것 같아서 불안하니까 그런거란말야- ' 자신은 합법적인 행위를 했다는듯 말하는 민경을 물끄러미 보다가 웃으며 ' 누가 그래? 왜 혼자 착각해서 난리야 ' 말했다. ' 응? ' 정말 뭔소리야- 하는 표정으로 되묻는 해리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하더니 다시 풀썩 누워버렸다.






" 뭐라고? "


" 들었잖아- "


" 나 진짜 못 들었어 진짜야! "


" 내가 더 좋아한다고 꼬부기 같은 놈아! "






순간 멍을 때리다가 ' 어? 내가 언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면서 그러는거야? ' 다시 짖궂어진 말투를 들으며 해리는 조용히 눈을 못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이래서 밀당이라는게 필요한거구나 속으로 느낀 민경이었다.






" 언니 이거봐, 우리 팬들 천잰가봐-! "


" 그러게.. "






네티즌들이 봤을때는 아.. 둘다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려는구나.. 정도로밖에 해석이 안 되는 일인데 팬들은 역시 눈썰미가 좋은건지, 아님 그렇길 바라는건진 몰라도 이 상황을 정확하게 짚어냈다. 밀당을 시도한 강민경과 질투에 눈이 멀어 그동안 고수했던 이미지를 확 변신해버린 이해리. 아 정말 사귄다고 확 얘기해버려? 그럼 더 좋아해주실지도 모르는데.. 장난기 가득한 말을 내뱉은 민경의 이마를 콩- 때리며 ' 바보야, 밀당은 애인이랑만 하는 게 아니야- ' 해리가 말했다.






그렇게 해피엔딩으로 질투 사건은 마무리되었다. 일반 네티즌들 사이에선 빨리 잊혀질 일이었지만 두 사람과 팬들은 다음 앨범으로 컴백하는 순간까지도 기억할 대사건이었다. 그 이후 해리와 민경은 서로에게 아낌없는 애정표현을 한다는 말로 이 이야기를 끝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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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크어어어어어어어!!리얼물이군요 허덕 허덕... 자까님 감사합니다.. 재밌어여 핼옹이 발음 뭉개져서 밍경밍경 하는게 어찌나 조흔지...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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