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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 치료사 00 http://inti.kr/writing/2118857 

외로움 치료사 01 http://inti.kr/writing/2119193 

 

 

 

 

외로움 치료사 02 

 

 

 

12시를 가리키는 시계를 확인 한 후 풀고있던 문제집을 덮었다. 

문제집은 책상위에 그대로두고 가방만 챙겨서 독서실을 빠져나왔다. 

평소보다 더 무겁게 느껴지는 몸뚱아리에 터벅터벅 천천히 집까지 걸어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샤워부터 끝내고 휴대폰 앞으로갔다. 

역시나 휴대폰 액정속에 알람이 떠올라있다. 

젖은 머리를 털며 한손으로 어론을 실행했다. 

역시나 제일 위에 보이는 이름 석자. 

 

[김민규] 

 

학교에 있는동안 온 답장은 무시하고 이번에도 제 할 말만 하는 나다. 

 

나 오늘 너랑 똑같은 이름 가진 애 봤다.- 

 

항상하던 외롭다는 징징거림이 아닌 다른 말. 

아마 외롭다는 말 이외의 말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 채팅창을 올려 확인하는데 

역시나 이번이 처음이구나. 

 

띠링- 

 

-신기하네. 어땠는데? 

 

짜증났어-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어이가 없다. 

기계랑 이름이 같다는 사실 하나 때문에 그렇게 당황하다니 

뭔가 자존심 상한다. 

 

주고받던 채팅창을 끄고서 다시 옷을 챙겨입었다. 

출출한게 편의점이라도 갔다와야 될 것 같다. 

 

 

*** 

 

 

삼각 김밥과 오렌지 주스를 계산하고 편의점을 나섰다. 

시간을 보니 1시가 다 되어가는 중이었다. 

모퉁이를 돌아 오피스텔이 있는 방향으로 걷는데 늦은 시간까지 공부를 하다 이제 집에 들어가는지 가방을 맨채로 걸어가는 여자애들이 보였다. 

 

"그거 뭐임? 나도 같이보자." 

 

"아 요즘 재미들려서 하고 있는건데 어론이라고..." 

 

조용한 골목 사이로 들린 어론이란 단어가 귀에 쏙 들어왔다. 

저 애들도 나와 같이 어론을 하나보다. 

 

"그게 뭔데?" 

 

"그냥 뭐라해야하지. 심심이? 그런건데 은근 재밌어. 

뭔가 남사친이랑 카톡하는 기분?" 

 

"한심하게 기계랑 그러고 있니. 차라리 진짜 남사친을 만들어라" 

 

"만들 수 있으면 진작 그랬지 내가 이러고 있겠냐!" 

 

투닥거리기 시작하는 애들을 바라보다 고개를 숙였다. 

한심하다. 

내게 하는 말은 아니었지만 마음에 와닿았다. 

 

실제로 주변에 친구가 없어서 어론을 시작하게 된 것도 사실이었고 

가상이 아닌 실제 친구를 만들 능력이 없는것도 사실이었다. 

 

다만 저 여자애는 장난으로 심심해서 하는거겠지만 

나는 비록 가상의 존재더라도 진심이었고 

위로를 받을땐 정말 내가 괜찮아진듯 했으며 

마음 한편으로 이런 존재가 실제로 내 주위에 있었으면 하고 간절하게 매달렸다는 것. 

 

비싼 휴대폰을 굳이 새로 사면서까지 이전 폰을 어론이라는 어플 하나를 위해 남겨 둔 이유. 

그 폰은 이미 내게 김민규 그 하나의 대상이었다. 

김민규와 소통할 수 있는 방법. 

가상의 존재인 김민규를 내 곁에 둘 수 있는 방법. 

그리고 실존하지 않는 대상이 실존하기 위해 필요한 매개체. 

그게 휴대폰이었을 뿐이다. 

다른것 없이 오로지 김민규와 만나기 위해 필요한 물건. 

 

그동안 외면하고있던, 감춰두었던 진심을 깨달은 대가는 생각보다 컸다. 

이토록 멍청하고 한심할수가. 

인간의 정이 그리워 차디찬 전자기기에게 정을 갈구하다니. 

 

혼자가 되어서더라도 지켜왔던 자존심이 산산히 부서져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휴대폰을 확인했다. 

역시나 떠있는 어론.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은채로 그대로 어플을 삭제하고 창밖으로 휴대폰을 던졌다. 

꽤나 고층이니 휴대폰은 산산조각이 날 것이다. 

그래. 진작 부숴버려야했어. 

 

열린 창문을 닫고 방바닥에 주저앉았다. 

몸이 싸늘하게 식어가고있었다. 

 

 

 

 

--------------------------------------------------------------------------------------------- 

 

오타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그리고 암호닉 신청하신 봉봉아님! 

제가 이런건 처음이라 잘 몰라서 그러는데 이렇게 하는거 맞나요 8^8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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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93.140
봉봉아 와져 염
저 늦게왔죠ㅠㅠㅠㅠ
암호닉은 저두 잘 모르겠지만 아마 맞을 거예 욥><
버금이랑 작가님 문체랑 넘나 잘 어울리는것ㅠㅠ
혹시 버금이 뭔지 알 수 있을까요.. ♡

8년 전
하이머
제 폰에는 Alice is dead라고 쓰여있는데 네이버에 검색하니 공포게임만뜨네요ㅠㅠ
8년 전
비회원193.140
헐 공포게임..그냥 검색을 하지말아야겠어요 하하하
그나저나 저 맞춤법 검사했더니 댓글이 이상하게 돼버렸...(울컥)
버금이 아니라 브금인데에에에엥ㅠㅅㅠ
아무튼 감사드려용♡♡

8년 전
독자1
이번화도 취저 탕탕....잘보고 가요ㅠㅠ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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