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비타님, 리로님 감사합니다.
김성규는 여우가 아니다 02
W.여우
카페 안에 정적이 흘렀다. 동우야, 내가 잘할게……, 응? 애처로운 남자의 목소리가 동우를 괴롭혔다. 무엇을 그리도 잘못한 것인지 두 손을 모은 남자는 동우의 맞은 편에 앉아있었다. 다시는 안 그럴게……. 눈물까지 글썽이며 용서를 구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안타까웠지만, 동우는 그닥 마음을 쓰여하는 것 같지 않았다. 동우는 쓴 아메리카노를 들이켰다. 텁텁한 커피향이 코를 간질이다 그를 타고 넘어갔다. 한참을 말이 없던 동우는 무슨 말을 하려는 것 인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탁-. 탁자 위에 하얀 머그컵이 내려왔다. 결코 듣기 좋은 소리는 아니었다. 잔잔한 배경음악을 후식으로 삼았다. 동우는 한숨을 내쉬었다. 깊고- 짙은 소리였다. 속으로부터 흘러나온 소리는 거남으로 하여금 식은땀을 불러일으켰다. 조용한 소리가 울리고 동우의 입술이 트였다.
"거남씨."
"응……, 동우야. 제발……."
"나 참 거남씨 좋아했는데……. 근데 제 성격이 가는 남자 안 잡고 오는 남자 안 말려서요. 기왕 피신 바람 차라리 그 여자랑 새 시작 해보시는게 어때요?"
"동……동우야?"
아, 여기 이별선물도 샀는데……. 동우는 다시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들이켰다. 진한 향기가 동우의 머리칼을 흩뜨려버렸다. 동우는 옆자리에 놓아 둔 쇼핑백을 꺼내 탁자위로 올렸다. 이게 뭐………야. 거남의 떨리는 음성에도 동우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쇼핑백에서 하나 둘 책들이 쏟아져나왔다. 겉표지를 대문짝만하게 장식한 글씨들은 당황스럽기 그지없었다. 거남씨, 읽어보세요-. 동……우야? 아, 못 읽으세요? 이미 수치를 겪은 듯 얼굴을 붉힌 거남과 달리 동우는 당당해보였다. 당당하다 못해 철판을 몇 번을 박은 것 같았다. 애무의 정석-. 함께 느끼는 오르가즘……, 유연한 애무……, 은밀한 특강, 같이 즐기는 섹스……, 다른 것도 읽어드려요? 이미 카페 내부는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거남은 더 이상 고개를 들 수 없어보였다. 동우는 다시 아메리카노를 들이켰다. 동우의 입술에서 커피향이 하늘하늘 흘러나왔다.
"나라면 알아서 나갈텐데……, 쪽팔려서-. 아, 까일 쪽이 없으시려나……."
동우는 거남이 들으라는 듯 계속 무언가를 중얼댔다. 결국 거남이 참을 수 없다는 듯 일어섰다. 계산은 내가 할게, 동우야- 들어가. 차분한 음성과 달리 뒤로 밀리는 의자는 시끄러운 소리를 냈다. 대리석바닥과 의자의 마찰음이 상당히 거슬리는 소리였다. 동우는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가 자신도 살짝 일어섰다. 거남은 동우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역시나 동우는 틀을 깬 사람이었다. 동우는 쇼핑백에 차분히 책들을 집어넣는가 싶더니 거남의 손에 꼭 쥐어주었다. 당신 쪽 주려고 산 책 아니야-, 섹스는 즐거워야 되는 법이잖아, 같이 하는 여자는 무슨 죄야. 거남은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채 가리지 못하고 부르르 떨었다. 못하면 노력이라도 해봐야지, 안그래- 거남씨? 거남은 결국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자리를 벗어났다. 계산을 하는 둥 마는 둥, 급하게 돈을 낸 그는 빠르게 시야를 벗어났다. 딸랑거리는 종소리가 동우의 귓가를 스쳤다. 차갑게 굳어있던 동우의 눈동자가 축 처져버렸다. 통쾌한 것은 분명했지만 역시나 좋아했던 사람을 떠나보낸다는 것은 굉장히 가슴아프고 슬픈 일이었다. 동우는 이제 자신도 일어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르륵- 끌리는 소리와 동우의 두 다리가 곧게 섰다. 동우가 발을 옮기려는 순간, 그 앞에 누군가 막아섰다.
"저는 이호원입니다."
"……네……?"
"다른 건 아니에요, 저…… 그 쪽이 마음에 들어서요……."
푸흣-. 동우가 살짝 웃음을 흩날렸다. 아웃팅 한 번 확실하시네요?-. 동우의 장난섞인 말투에 호원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동우는 당황하여 어쩔 줄 모르는 호원이 귀여웠다. 하얀 와이셔츠에 검은 앞치마. 게다가 왼쪽 가슴에 달려있는 명찰은 'H.W.Lee'라고 큼지막하게 적혀있었다. 보아하니 이 카페에서 일하는 알바생인 것 같았다. 학생이에요?-. 동우의 예상치 못한 질문에 호원이 다시 어버버거렸다. 군대는 갔다왔어요? 자신보다 어려도 한참은 어려보이는 나이가 사랑스러웠다. 동우는 이것저것을 더 물으려다가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었다. 호원은 무언가를 말하고는 싶어했지만, 차마 입밖으로는 소리가 나오지 않는 모양이었다. 입 속을 맴도는 소리가 동우의 귀를 간지렀다. 귀엽네요-. 동우의 한마디에 호원의 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숯검댕이마냥 까만 눈썹의 속내마저도 캡사이신 원액을 들이킨 사람마냥 부끄럽게 익어버렸다. 동우는 살풋 웃고는 지갑을 열었다. 하얀 것은 종이요, 까만 것은 글씨로다. 자, 받아요- 어서. 호원은 냉동고에 든 동태마냥 굳게 얼어붙어버렸다. 동우는 그런 호원의 속을 아는 건지 모르는 것인지 더욱이 깊게 명함을 밀어넣었다. 나 팔아픈데-. 호원은 팔이 아프다는 동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잽싸게 명함을 가로챘다. 동우는 기쁘다는 듯 생긋이 웃으며 카페를 벗어났다. 물론, 완전히 떠나기 전에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고.
"연락해요-, 밥 한끼 정도는 먹어야지 않겠어요?"
동우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아니, 어쩌면 정신을 반쯤 놓아버린 호원의 시선이 동우를 쫓지 못했다는 것이 더 옳은 표현일지도 몰랐다. 호원은 동우가 앉아있던 자리에 털썩 앉았다. 그리고는 찬찬히 명함을 매만지다 눈을 부볐다. 작은 영어조무래기들이 호원의 시신경을 자극했다. 호원이 헙-하며 숨을 들이마시었다. 어디서 많이 보았다- 보았다 했더니. 동우는 명함에 적혀진 이름 석자를 다시 한 번 소리내어 읽어보았다. 장동우……, 장……동우……. 호원은 향수를 자극하는 그 이름을 멀뚱히 쳐다보았다. 고등학교시절, TV에서 보았던 그 이름이었다. 우상을 앞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한 자신이 죄스러웠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자기소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싸인을 받아두는 것이었는데……. 호원은 그 옆에 자랑스레 적혀져있는 영어를 쓰다듬었다. Creative director. 국내 최연소 크리에이티브디렉터라며 인터뷰를 하던 모습이 호원을 간질거리게 했다. 그를 보는 순간, 그 직업에 빠져들었고- 그에게 빠져들었다. 호원은 바보같이 그를 잡지 못한 자신이 한스러웠다.
"이호원-, 빨리 테이블 정리 안해?"
다소 화가 난 듯한 점장의 목소리가 호원을 괴롭혔다. 하지만 지금 호원에게 있어서 동우만큼 중요한 것은 없었다. 호원은 앞치마 주머니 한 쪽 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휴대폰을 들어올렸다. 손끝에 닿는 압력이 떨렸다. 명함 속에 적혀있는 작은 숫자들이 호원의 시야를 가득 메우다가 다시 휴대폰 화면 위로 떠올랐다. 몇 번을 확인하고 나서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크하하하-. 미친듯이 웃어제끼던 호원의 뒤로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HUH-? 동공을 실종한 호원의 눈이 흰자위를 드러냈다. 홀드버튼이 눌린 휴대폰의 검은 액정위로 자신의 뒤에 서 있는 점장의 얼굴이 보였기 때문에? 아마, 그럴 것이다. 호원은 화면속에 비친 그에게 생긋 웃어주었다. 하하, 어……어디부터 치울까요, 점장님? 동우를 만나기전에 호원의 목숨이 붙어있을지, 그리하지 않을지는- 아마 미지수인 것 같았다.
* * * * *
"어, 장……동우?"
한참 인터뷰를 끝내고서 방송국을 빠져나오는 동우의 뒤로 익숙한 이름이 들렸다. 어……, 내 이름……? 동우는 가던 길을 멈추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성규였다. 점심식사를 하러 가는 것인지 동료들을 줄줄히 꿰고 있는 그는 예쁜 사원증을 달고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공채방송작가라며 당당하게 입사한지가 벌써 햇수로만 7년차였다. 김성규……? 이내 동우가 맞다는 것을 확인한 성규가 한달음에 달려왔다. 어, 먼저 가서 식사들 해요-, 나는 동우씨랑 먹을게요. 성규의 한마디에 다들 자리를 비켜주었다. 동우는 성규의 리더십있는 모습이 처음인건지 감탄사를 연발했다. 오-, 멋있는데? 성규는 깔깔대는 동우가 못마땅한것인지 세게 코를 잡아쥐었다. 닥쳐, 멍청아-. 성규는 그 말을 끝으로 코를 잡고 있던 손을 떼내었다. 아프다며 징징대던 동우가 코를 부볐다. 방송국은 웬일이야? 성규의 질문에 동우의 대답이 들려왔다. 코를 부여잡고 있는 탓에 살짝 코맹맹이소리가 난 것을 제외하면 꽤 듣기 좋은 목소리였다. 어, 나- 인터뷰. 성규가 끅끅대었다. 제 주제에 인터뷰도 한다며 굉장히 비웃는 투였다. 동우는 멍청한 것인지, 눈치가 없는 것인지 깔깔대며 부럽냐는 듯 으시대었다.
"병신, 하여간-. 밥 먹으러 가자-, 너가 사는 걸로."
"으에? 이거 완전 날강도가 따로 없네."
동우는 불공평하다고 중얼대다가 원래 잘나가는 사람이 밥을 사는거라며 부추기는 성규의 한 마디에 금새 풀어졌다. 이모, 여기- 설렁탕 두개요. 성규는 큰 소리로 주문을 하며, 동우의 근황을 물었다. 매번 정기적으로 친구들끼리 모임을 가지기는 한다지만-, 아무래도 다들 먹고살기에 바빴다. 동우는 외국출장이 잦다며 불만을 토로하다가 갑작스레 무엇이 생각났는지 두 눈을 크게 떴다. 아, 맞다- 나 대박사건 있다?-. 성규는 별로 궁금하지 않다며 툴툴대다가 말하고 싶어 안달이 난 동우의 눈동자를 보았다. 에이, 썅-, 그래 말해봐- 어디. 성규의 허락아닌 허락이 떨어지자 마자 동우가 난리를 피워댔다. 얼마 전에 사귀었던 거남의 이야기부터, 거남의 바람까지. 딱 거기까지 듣고 있던 성규가 소리나게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야, 넌 그게 대박사건이냐, 미친놈아-. 성규는 흥분한 탓인지 식도를 타고 넘어간 아밀라아제까지 끌어올렸다. 동우의 얼굴에 타다다닥 튀기 시작한 아밀라아제는 동우가 성규의 입을 막음으로써 분출을 멈추었다. 아니아니, 그게 아니고-. 동우는 성격 한 번 급하다며 성규에게 타박을 주었다.
"아니, 내가 그렇게 한바탕하고 나서 딱 짐챙겨서 가려고 하는데, 웬 어린 놈이 와서 나를 마음에 든다고 하는 거 있지? 근데 또 자세히 보니까 은근 내 타입인거야……. 상남자같이 생긴 놈이 말하는 건 또 얼마나 애기같은지……. 너가 한 번 봤어야해-. 깔깔."
"그래서 넌 어떻게 했는데?"
"어떡하긴, 걔가 들이댔는데 내가 더 적극적으로 나올 수는 없잖아."
"그건 그렇지. 그래서?"
"명함주고, 연락하라고-. 밥 한끼는 먹어야 하지 않겠냐고. 어때? 잘 한 것 같아? 아니, 진짜 차 끌고 집에 가는 내내 내 스스로 너무 기특하고 뿌듯한 거 있지? 야, 근데 문제가 있는데 너무 어린 것 같더라고. 연락오면 만나 볼까?"
그래서 네 마음은 어떤데? 만나고 싶은 거 아니야?-. 성규의 정곡을 찌르는 말에 동우의 얼굴이 붉어졌다. 야야, 그래도 그렇게 대놓고…… . 대놓기는 지랄- 내가 널 고등학교때 2학년때부터 봤어- 임마. 벌써 15년이다, 15년, 징그럽게-. 성규는 퉁명스럽게 말을 던지고는 어느새 테이블 위로 올라온 설렁탕을 맛보았다. 동우는 입술을 오물대며 성규를 씹어댔다. 까탈스럽기 그지 없다느니-, 무드가 없다느니. 물론 성규는 그런 동우에게 코웃음을 치며 비웃었지만. 성규는 동우를 바라보며 끌끌 혀를 찼다. 혀는 왜 차는데, 차기를! 성규는 동우의 말을 들은 것인지 더 큰 소리로 혀를 찼다.
"야, 장동우-."
"아, 왜- 개새끼야."
"맨날 이상한 놈들한테 당하지만 말고, 이번엔 제대로 된 놈이랑 뜨겁게 연애한판 뛰어라. 잘해봐-."
* * * * *
*여우 사담*
안녕하세요, 여우입니다. ㅋㅋ 저 디게 빨리 왔져?
으헣헣헣, 다행이다. 고마워여, 그대들!
아잌, 제가 오늘 인피니트 보러 강릉을 가요! 하하하하, 알고 계세요? 아이 기뻐라 하하하
그래서 4시 버스타고 강릉가야하는데, 음- 지금 바빠요.
그래서 저, 지금- 빨리 시험끝나고 시험지에 잠결에 끄적거렸던 조각글 하나 올리고 사라질까 생각중이에요.
그리고 강릉갔다와서 녹초가 되면, 열봄 20화 업뎃 생각중이에요.
제가 말했죠?! 돌아오면, 분명 폭풍의 여자가 되겠다고! 하하하하하하 아이, 신나라
여러분도 신나시져?!!! 아.. 답이 없으시네여, 죄송해요 하하하하하, 괜찮아여 저 지금 조증와서 행복함
ㅋㅋㅋㅋㅋㅋㅋ우리 인피니트 볼 생각에 가슴이 떨려서 갠차늠 하하핳, 그대들 그럼 조금있다보아요!
신알신은 사랑입니다. 그대들, 하하 사랑해요- 정말 진심이에요 ㅋㅋ ㅇㅇ 레알 날 믿으센 ㅋㅋ진정한 급박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간지그대.. ㅋㅋㅋㅋ 바쁘신가봐요, 하하하 - 사랑해요. 에몽그대, ㅋㅋㅋㅋ진정한 변태는 저입니다. 그대는 읽음으로서 생각하시죠? 저는 그걸 쓰는 사람입니다. 치쯔그대, 아잌 앞으로 우리 잘 달려보아요. 늦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아요. 눈팅이 문제입니다. 그럼요, 그러므로 저는 그대를 스릉함..☆★ 암술그대, 헐, 비회원일때부터 여태까지 나를 미행한고야? 아, 죄송해요. 저는 잠드실게요..ㅋㅋㅋㅋ 아, 감사합니다~ 지금부터라도 연이 닿아서 좋네용ㅎㅎ 잘해보아요 우리, 호이팅 규이팅 앞으로도 자주 뵈어요, 핰핰. 그대 스릉해요. 짱아그대, 오 우선 회원되신 거 너무 축하드려요? 음? 하하,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우리 함께 달리자구요, 깔깔깔깔*여신님들의 사랑*
앞으로도 잘들 부탁드려요. 하하하, 다들 제 마음 아신다고 믿어요.
캡쳐 안 됐다고 너무 슬퍼말아요. 그건 여신그대의 개드립이 부족해서 그런 것임 ㅇㅇ. 그러함!!!!
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고 해서 내남자드립은 하지 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루팡할거에요, 징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핡핡. 아, 어떻게 끝내지. 혜댜, 무서워- 날 꺼내줘.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그럼 우리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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