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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흰둥이입니다.
이제 정말...마지막이야기네요.
가슴이 이상해서..마음이 이상해서.. 미뤘다 올릴까...생각도 해보았지만.
기다리는 분들이 많으실것 같아 완성되자마자 올려봅니다.
번외만 남겨 놓고 보니..
두 사람의 행복한 모습 원하시는 독자님들이 많이 계시고..
저 또한 그런 마음이라..
이야기가 술술 적혀 내려갔어요.
모든 분들이 원하시던..그런 결말이길 기대해봅니다.
일단..이야기 시작해볼까요..?
"아~좋다~"
툇마루에 걸터 앉아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만발한 꽃들을 바라보며 외친 태환의 한마디에 쑨양은 차를 준비하던
손을 잠시 멈추고 그를 돌아봤다.
양 무릎을 당겨 그 위에 팔을 얹고 턱을 괸채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하염없이 꽃만 바라보고 있다.
따스한 물을 마저 붓고는 여전히 꽃구경에 여념이 없는 그의 곁에 다가갔다.
"쑨. 원래 꽃 좋아해? 혼자 살면서 이런거 키우기 쉽지 않은데..."
휙- 돌아보며 장난스럽게 흘겨보는 그의 표정에 컵을 쥔 양손에 괜스레 땀이 찬다.
"좋아해요...예쁘니까."
[그 꽃을 좋아하는 당신이... 너무 예쁘니까.]
입속에 맴도는 그 말은 차마 하지 못하고 그의 곁에 조금은 떨어져 앉아 컵을 내밀었다.
뜨거운 김이 모락 모락 피어오르는 잔 가까이 입술을 대고 호호 부는 동그란 입술이 귀여워 웃음이 나오려다가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져 얼른 시선을 떼었다.
"호~ 아...향 좋다."
따스한 차 한모금을 삼키고 행복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그를 힐끔 바라보다가 쑨양도 홀짝 홀짝 차를 들이켰다.
어색한 침묵 속.
그의 행동 하나 하나에 집중을 할 수 밖에 자신이 한심해서 쑨양은 차 마시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할수가 없다.
작은 눈깜박임..손끝으로 잔을 매만지는 소소한 행동 하나까지 자꾸만 눈에 담긴다.
그 손끝을 따라 시선이 머물면..어느새 붉어지는 얼굴에 자신의 심장을 어찌할수 없어 쑨양은 억지로 그에게서 시선을 떼었다.
쉼없이 차를 들이키는 그가 이상한지 꽃을 바라보던 시선을 거두고는 태환이 쑨양을 바라본다.
뜨거운 차를 단번에 마시고 있는 그.
얼굴까지 새빨개져서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차만 벌컥벌컥 들이킨다.
"쑨! 안 뜨거워? 목 마르면 물을 마셔야지...차를.....그렇게..."
"아..아............."
태환의 면박에 짙은 눈썹을 긁적으며 당황한 표정을 짓는 그가 재밌었는지 손에 든 컵을 내려 놓고는 깔깔거리며 웃는다.
"아~~~~~쑨! 너.. 너무 웃겨~~~~~"
[쑨...쑨.....쑨.
그가 부르는 내 이름이 좋다.
그가 부를때만 특별해지는 나의 이름.]
한참을 배를 잡고 웃는 그의 모습에 어릴 적 천진난만한 모습이 그대로 느껴져 쑨양은 그제서야 어색한 기분이 조금은 사라진 느낌이다.
어느새 웃음을 멈추고 벌떡 일어나 앉아 그의 곁에 가까이 다가온 태환은 망설임없이 쑨양의 다리를 베고 벌렁 누워버렸다.
당황한 표정으로 얼음이 되어버린 그.
태환은 비져나오려는 웃음을 삼키고 두 눈을 감았다.
"나 오늘은 자고 갈거야. 무슨 일이 있.어.도."
나지막이 힘주어 내뱉는 말에 그의 몸이 잠시 움찔하는게 느껴진다.
"아..안돼요. 오늘 공부 할것도 많고....그리고.."
"변명은 필요없어. 공부 방해 안할거니까 오늘은 내쫒을 생각마."
귀까지 틀어막고 두 눈을 꼭 감은 그를 내려다보며 쑨양은 그가 모르게 한숨만 푹- 내쉬었다.
그 날 만남을 이후로 태환은 곧잘 쑨양의 집에 놀러왔다.
텃밭에 심어진 꽃들을 보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심길 잘했다고..
언젠가 그가 온다면 좋은 선물이 될거라 생각했는데 너무 기뻐하는 그를 보며 쑨양도 행복했다.
여자친구를 위한거 아니냐며 당장 말하라는 그의 장난스런 억지에 당혹스러웠던적도 있었지만
그가 돌아간 그날 밤,
한참을 걸려 완성한 팻말에 '태환 꽃 밭' 이라 적어 텃밭에 세워둔 걸 보고 그는 아무말없이 웃기만 했었다.
그날 이후로 가끔씩 날 바라보는 그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는 걸 느꼈지만
금세 활짝 웃는 모습때문에 아니겠지...너무 예민한걸거야...라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별일은 없었다.
그도 별말이 없었고...나도 그에 대한 마음을 감추기 위해 최대한 편안하게 그를 대하려 노력했다.
"나 먼저 잔다. 너무 늦게까지 하지는 마."
이불을 꼭 끌어안고 누워 자신을 바라보는 동그란 눈을 마주하던 쑨양은 앞에 놓인 책을 얼른 펼쳐 들었다.
어두운 방에 작은 불빛만을 켜놓고 책을 보던 그는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도무지 집중을 할수가 없다.
머리속에는 이 밤을 어찌 헤쳐나가야할지 그 생각뿐이라 공부는 이미 뒷전이다.
창고로 쓰이는 방에 가서 잘까..생각도 해봤지만 그런 행동을 했다가는 그에게 의심을 사기 딱 좋기에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한참이 지나 새근새근 잠이 든 그의 숨소리에 조용히 몸을 돌려 앉아 그를 멍하니 바라본다.
오랜 시간이 지나 성인이 된 지금도 그는 여전히 예쁘고 사랑스럽다.
남자에게 예쁘고 사랑스럽다는 말이 칭찬이 아닐수도 있지만...적어도 쑨양의 눈에 그는...
다른 여인들보다 아름답고...사랑스러웠다.
꼬-옥 감긴 두 눈에 내려 앉은 길고 까만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는 것을 바라보다 책상에 켜진 불을 끄고는
잠들어 있는 그의 곁에 살며시 다가가 앉았다.
그를 떠올리며 꽃잎을 매만지던 손끝으로 그의 하얀 뺨을 쓰다듬자 보드랍고 따스한 느낌에 가슴이 몽글몽글....이상한 느낌이 든다.
오물거리는 붉은 입술까지 손이 닿으려던것을 애써 멈추고는 깊은 숨을 들이마신채 그와 조금 떨어져 몸을 뉘였다.
어찌된일인지... 그와 한 공간에 누워있는데 오늘은 자꾸만 두 눈이 감긴다.
하루종일 그와 부딪히며 온몸이 긴장을 한 탓인가보다.
꿈결에 자신의 머리카락을 누군가 쓰다듬는 손길을 느끼며 쑨양은 실로 오랜만에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 누가 깨워도 모를만큼...
그의 곁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 고른 숨소리를 내는 얼굴을 바라보고 있자니..기분이 이상하다.
잠든 그의 머리카락에 손을 댈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던 태환은 용기를 내어 그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었다.
흩어진 머리카락 아래 꼬옥 감긴 두눈.
어릴적 모습과는 다른... 많이 어른스러워진 눈매에 짙은 눈썹이 눈에 한가득 담긴다.
이불 조차 덮지 않고 자신과 떨어져 누워 있는 그를 살며시 끌어다 옆에 눕히고 한참을 그렇게 바라만봤다.
"넌...무슨 마음인걸까..."
곤히 잠든 그에게 대답없는 질문을 던져본다.
[알 것 같았다.
아니...알고 있었다.
잠든 그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지만...
내 마음은 이미 그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처음엔 행복했던 추억속에 잊지 못한 나를 형으로써 많이 따르고 좋아하는거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그의 눈빛은... 아니라고 얘기했다.
다시 만난 그날 버스 정류장에서... 그는 울고 있었다.
내가 모르는 줄 알고 있었지만...내 어깨에 떨어진 그의 눈물 방울이 알려주었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과연 내가 생각하는 것이 맞는지...맞다면 어찌해야할까 생각지도 않은채
어떤 마음으로 가꿨을지 아는 꽃밭을 다른 이를 위한 것이었는지 물었다.
아니라고 대답하는 그의 눈빛에서 난 확신을 받았다.
다시 찾아 온 집, 텃밭에 놓인 팻말.
'태환 꽃 밭' 이라 적혀 있던 팻말에서...그는 나에게 마음을 들켰다.]
"쑨..난 잘 모르겠어. 내가 어찌해야 좋은지...이것이 옳은 일인지..."
꼬옥 감긴 그의 눈을 손끝으로 살며시 쓰다듬자 짙은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며 손끝을 간질인다.
한참을 그렇게 그의 눈이며 뺨을 쓰다듬던 손길을 거두고는 태환은 뭔가 결심한듯 아랫 입술을 살며시 깨물었다.
"궁금하다면..답을 찾아야 하는거겠지....?"
천천히 상체를 낮추는 그의 행동에 쑨양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단정한 입매에 가까이 다가가는 부드러운 그의 입술.
고른 숨을 내쉬고 있는 입술에...두 눈을 꼬옥 감은 태환의 떨리는 입술이 겹친다.
"............!"
그와 입술이 닿은 순간,
태환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뜬채로..그렇게...멈춰버렸다.
아침 일찍부터 분주하게 꽃밭에 물을 주고 있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쑨양은 끓는 냄비의 불을 끄고 그에게로 다가갔다.
"아침 다 됐는데..지금 먹을래요?"
"아~니~"
돌아보지도 않은 채 대답하는 그의 뒷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신발을 신고 그 곁에 다가섰다.
물을 주던 양동이는 바닥에 내려두고 뭔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다.
그의 하얀 손에 들린 꽃 한송이.
줄기를 동그랗게 말아 엮는 그의 손을 쳐다보다 열심히 집중하는 그의 얼굴로 시선을 옮겼다.
"뭐 만들어요?"
"비..밀..!"
싱긋-웃는 그의 미소에 또다시 가슴이 두근.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다.
이건..병이다 병.
그를 피하는게 낫겠다며 몰래 한숨 짓고 돌아서는 쑨양의 손목을 태환이 휙- 낚아챘다.
손목에 닿아오는 간지러운 느낌에 고개를 돌리니 꽃으로 엮은 팔찌가 그의 손목에 둘러져있다.
놀라며 두 눈이 커다래진 그에게 별말없이 꽃팔찌를 채워주고는 살풋 웃는다.
"예쁘다~나도 제법이지? 예전에 너 만들던 모습 떠올리고 해봤는데...괜찮네?"
쑨양의 손목을 꼭 쥔 채 꽃팔찌를 이리저리 보는 그의 눈빛이 반짝인다.
"받았으면 답례를 해야지?"
장난스런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웃는 태환.
답례라는 말에 뒷머리만 긁적이던 쑨양이 화관 만들어줄까요? 라고 묻자 태환이 작게 고개를 내젓는다.
"아니..반지... 꽃반지 만들어줘."
반지라는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짓는 그에게 태환은 그냥 웃어보였다.
제일 예쁜 녀석을 하나 꺾어 야무진 손끝으로 줄기를 엮는 그의 모습을 태환이 물끄러미 바라본다.
어릴적 꽃 화관을 만들때와는 다른 다정하고 부드러워진 표정.
벌써 이리 많이 큰건가...이리 어른스러워진건가 싶어 태환은 신기하기도 하고 가슴이 뭉클해져오기도 한다.
어느새 반지 하나를 뚝딱 만들어 내보이는 그에게 손바닥 대신 손가락을 내밀었다.
움찔...당황한 표정을 짓는 그.
얼른 끼워달라며 재촉하는 태환의 성화에 그가 조심히 태환의 네번째 손가락에 꽃반지를 끼웠다.
"예쁘다..이정도라면.....괜찮겠는데."
꽃잎을 손끝으로 톡톡- 건들이며 나지막이 혼잣말을 하는 그를 쑨양이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한참을 서서 그렇게 꽃반지만 매만지던 태환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쑨양에게 시선을 맞췄다.
"나...여기서 살까?"
"..............!"
그의 입술을 비집고 튀어나온 생각지 못한 말에 쑨양이 그대로 얼어버렸다.
입만 벙긋거리며 아무말 못하는 그를 보며 태환이 픽- 웃는다.
"나 여기서 살래."
"아....안돼요. 형 학교 문제도 있고..."
말을 얼버무리며 황급히 돌아서려는 쑨양의 팔을 태환이 힘껏 당기자 그의 몸이 급하게 돌려지며
가까이 서있던 태환의 이마에 그의 입술이 닿아버렸다.
화들짝 놀라며 한걸음 물러서는 쑨양의 당황한 표정을 보며 태환이 그의 입술이 닿은 이마를 매만진다.
"어쭈.....너~!.....그럼..... 난.. 오늘은 여기에~"
"아...형...그게..그게..."
손사레를 치는 그의 양손을 붙들고 태환이 그의 몸 가까이 다가가 발갛게 물이 든 뺨에 입을 맞춘다.
두 눈을 감은 채 그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춘 태환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에게 다시 힘주어 얘기했다.
"나 여기서 산다~!"
새빨개진 얼굴로 멍하니 서있는 남자와 그 모습이 재밌다는 듯 함박 웃음을 짓고 있는 남자.
그 둘 사이에..어느새 깊어져 이른 겨울을 느끼게 하는 시린 가을 바람이 불어온다.
그렇게..두 남자의 가을은.
시린 바람과는 다른 따스한 온기를 품은채 지나가고 있었다.
이젠...혼자가 아닌 둘이서.
[혀.....형.....지금..지...지금....뭐..한거예요...?]
[아~몰라 몰라. 배고파! 밥먹자~]
[아니..지금 밥이 문제가....]
[자꾸 떠들면 입술에다 해버린다.]
[.......................]
[쑨. 너 지금 얼굴 터질라 그래...푸핫-]
붉어진 얼굴로 애꿎은 국만 휘젓는 남자와 여유로운 표정으로 크게 밥 한숟갈을 입에 떠넣고 오물거리는 남자.
두 남자의 손목과 손가락에 걸린 꽃잎이 살랑살랑 춤을 춘다.
***
모두들 원하시던...그런 결말인가요..?
제 마음과 같으시길 바래봅니다.
태환의 '나 여기서 살까?' '나 여기서 살래.' '나 여기서 산다~'
3단 콤보가 쑨양을 꼼짝 못하게 만드네요ㅎㅎㅎ
이렇게 두 남자는...함께 하는 거군요. 후후~
그동안 제 글을 많이 사랑해주시고..응원해주시고..함께 느껴주셨던 많은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 글을 연재하면서 힘든 적도 있었는데..
용기 주신 덕분에 무사히 마칠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음 글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다시 좋은 이야기 떠오르면 언제든지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저 잊지 마시고...다시 만날때까지...모두들 행복하시길 바래요♡
정리가 되는대로 [우리가 있던 시간] + [하얀 운동화] 메일링 소식 들고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모두 모두...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브금으로 깔린 음악은...투엘슨(2lson) - [우연일까 OST] When I`m With You (Guitar Ver.) 입니다.
혹..시간이 나실때 가사를 찾아봐주시면 너무나 감사하겠습니다.
가사가...이 두사람 마음을 이야기 하는 것 같아서 너무 뭉클했거든요..^~^
그럼...저는 이만..떠나겠습니다.
좋은 주말..편안한 하루 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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