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숙소 이사 너 별빛은 외국에서 캐스팅 되서 한국으로 왔기 때문에 연습생 숙소에서 살고 있었어. 여자 연습생들 중 집이 지방에 있는 연습생인 2명까지 해서 3명이서 연습실 근처 빌라에서 살고 있었지. 소속사에서도 처음 데뷔하는 여자 연예인이라 많은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너는 데뷔도 하기전에 빅스가 살고있는 아파트의 좀 작은 평수로 들어가게되. 작긴 하지만 너와 택운이만 쓰기때문에 딱히 작은 평수라고 할수도 없긴 하지. 일부러 시간은 연습생 언니들이 연습을 나간 3시로 정했어. 너의 데뷔가 발표된 후로 더욱 사이가 서먹해졌고, 한번은 연습실에서 개인 연습을 하는데 밖에서 널 욕하는 소리가 들렸지. 친하게 지내던 언니들이라 그런지 더 충격일 수 밖에 없었어. 그후로는 너가 일부러 연습을 빨리 나가고 늦게 들어와서 딱히 마주칠 일이 없었지. ㅡ딩동 이삿짐 센터를 부르기도 민망한 정도의 짐이라 택운이가 도와주기로 했고 너는 우울해진 마음을 다시 잡은채 웃으면서 문을 열어줘. "오빠, 오셨어요?" 여전히 말 없이 고개만 끄덕이는 택운이도 적응이 된 너는 이쪽이 니 방이라며 택운이를 끌고가. "짐이 별로없죠?" "그러게, 혹시 모르니까 잘 살펴봐. 다시 오게 하지말고." 택운이가 말한 것 중에 가장 긴 말인 듯 싶어 너는 키득거리면서 웃었지. "웃지말래?"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웃음을 멈추지 못하는 너를 보면서 택운이는 말없이 너가 챙겨놓은 가방 두개를 들어. "얼른와. 집에 가서 짐도 풀어야되니까" 그 말에 너도 얼른 나머지 짐을 챙겨서 문을 닫고 나왔지. 빌라 밑에는 이 작은 동네랑 안 어울리는 큰 차가 있어. "오빠, 차 뽑았어요? 완전 대박. 짱 좋다." "차는 무슨. 오늘 빅스 스케줄 없어서 대신 빼온거야." 괜히 내꺼 였다가 뺏긴 듯 아쉬워져서 본체만 쓸어 넘기고 있었더니 아쉽냐면서 면박을 줘. "돈도 아직 못 벌었으면서. 무슨 차야" "에이, 그렇다고 차 하나 안 뽑아줘요? 와 진짜 젤리피쉬 안되겠네" "사장님한테 전화할까?" "오, 차 사달라고 하게요?" "아니, 여기 겁없는 연습생이 소속사 디스한다고" 별 시답지않는 얘기를 하면서도 오랜만에 일 얘기가 아닌 정상적인 얘기를 해서 그런건지, 새 집으로 이사간다는 생각때문인건지 텐션이 업된 너는 계속 싱글벙글이야. 뒷문을 열은 너는 택운이에게 빨리 출발하자면서 재촉했어. "정기사, 출발해" 예전에 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유행하던 말을 하니까 택운이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어. "와, 오빠. 이 차 진짜 좋네요. 완전 의자도 푹씬푹씬하고. 저 뒤에 옷들은 빅스 오빠들꺼에요? 오빠들꺼겠지.아 진짜 좋다." 자기 혼자 물어보고 답하고, 의자를 앉아서 통통 튀는 너를 백미러를 통해 한심하게 택운이는 바라보지. "오빠, 오빠는 우리집 가봤어요? 난 아직 못 가봤는데. 30평이었나? 그쵸? 와 저 아파트 처음 살아봐요. 우리집 24층 이었나? 전망도 좋겠네요. 그쵸? 앞에 막 강도 흐르던데.빅스 오빠들은 몇평에 살아요? 40평? 와 진짜 넓은데 사네요. 이사님이랑 같이 살죠? 어우 그건 싫다. 이사님 무서워요. 뭔가 카리스마 있고.." 택운이는 아파트를 가면서 쉴새없이 떠드는 너를 보며 학연이가 떠올라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어. 이래서 초장에 기를 죽여야한다고 했던건가 싶어 좀 후회스럽기도 했고. 학연이와 쌍두마차를 이룰것 같은 너의 비글스러움에 머리가 아파올 때쯤 드디어 집에 도착했지. 양손가득 짐을 들고서 택운이보고 빨리 나오라고 재촉하는 너는 얼른 숙소를 구경하고 싶어서 난리야. 그런 너의 손에 들린 짐을 들은채 택운이는 밖의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눌렀지. 소속사와도 가깝고 보안도 괜찮고 아직 빅스일이 인수인계가 덜 된것도 있어서 일부러 택운이는 이 아파트를 숙소로 잡자고 이사님께 얘기했어. 근데도 애처럼 좋아하면서 엘레베이터를 향해 뛰어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이제는 그냥 웃음이 나와. 숙소문 자기가 열거라면서 비밀번호를 누른 너는 깨끗한 내부에 작게 탄성을 질러. "와, 진짜 좋다. 완전 예뻐요. 경치도 좋고." 마음에 들면 다행이지라고 생각한 택운이는 묵묵히 짐을 들고 화장실이 딸린 방으로 가. 거기에는 이미 침대랑 옷장이 들어가있지. 일부러 화장실 편하게 쓰라는 택운이의 배려야. 숙소는 방3개에 화장실2개 그리고 좀 좁은 부엌과 거실이 있어. 방 하나는 택운이가, 화장실이 딸린 방은 너가, 나머지 방은 옷방으로 쓰기로 했어. 짐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짐들을 풀은 너는 녹초가 되서 침대에 누워있다가 오늘 고생한 택운이를 위해 요리를 해주려고해. 부엌의 냉장고를 열었더니 있는건 계란하고 햄 뿐이야. 하물며 밥도 없지. 이미 시간은 6시를 넘어서 지금 당장 뭔가를 사올 수도 없기에 요리를 하겠다는 생각은 다시 접고 집전화로 짜장면 2개를 시켰어. 이사에는 역시 짜장면이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짜장면이 왔고 넌 계산을 한다음 짜장면 두개를 식탁으로 옮겼어. 배달 소리에도 나오지않는 택운이를 불렀지만 묵묵부답이야. 넌 택운이 방 문을 두드렸지만 그래도 나오지않자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 "오빠, 배달왔어요. 얼른 일어나요." 한참 너의 스케줄 조정을 하느라 바빠서 제대로 쉬지도 못한 택운이는 옷도 못 갈아입고 침대에 뻗어서 자고있었지. 그런 택운이를 깨우자 정신 못 차리면서 헤롱헤롱되. "오빠 짜장면 불어요. 얼른 일어나요." 그런 택운이를 일으켜 세우고는 어깨를 잡고 밖으로 미는 너 덕분에 택운이는 문턱에 걸려 넘어질뻔했어. 조금 불었지만 짜장면을 맛있게 먹고 택운이에게 다이어트는 안할꺼냐는 디스를 받으면서 또 티격태격하다가 드디어 새로운 숙소에서의 첫밤을 보내게되지. "내일 아침 9시에 앨범 최종 미팅 있으니까 8시40분까지 준비하고, 미팅 끝나고 11시에는 샵가서 인사드릴거야. 원장님한테.밥 먹고 1시부터 보컬레슨 있고, 3시에는 안무레슨, 그리고 5시에 밥 먹고 7시에는 다시 운동하러가고. 알았지?" 매번 너 혼자 모든 스케줄을 관리하던 너는 식탁에 앉아서 너의 스케줄을 정리해주는 택운이가 마냥 신기해. 스케줄이 좀 벅차긴해도 소속사에서 작지만 잘 굴러가는 차도 주셨고 이제 막 데뷔에 임박하니까 설레기도하고. 데뷔는 이제 3주정도 남았기때문에 내일부터 진짜 바빠질 예정이지만 마냥 기쁜거지. 똘망똘망하게 택운이를 쳐다보자 부담스러운지 그만 들어가서 자라고 면박을 줘. 11시, 내일부터는 자고싶어도 잘 못 잘테니까 토 달지 않고 문을 닫고 들어왔어. 불을 끄고 침대에 누위있자니 감회가 새로워. 이제 정말 데뷔를 하는구나라는 생각에 떨려오는 마음을 가지고 드디어 눈을 감고 잠에들게되. ㅡ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