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로그대 감사합니다.
[인피니트/다각/수사물] 제 8의 피해자 06
W. 여우
조용한 회의실 하나 둘, 셋-. 이렇게 세명이 모여앉았다. 사건해결을 위해서였다. 그런데 나타나기로 한 성종이 나타나지를 않으니 골머리를 앓을 뿐이었다. 성규가 다시 한 번 성종에게 전화를 해 보아야 하나 생각했다. 그리고, 핸드폰을 꺼내 전화번호부에서 성종의 전화번호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장난이라도 치듯, 출입문의 문이 슬슬 열리기 시작했다. 끼륵- 거리는 소리에 다들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출입문에는 정리한 파일을 들고서 해맑게 웃고 있는 성종이 서 있었다. 잔뜩 찌푸려진 채로 얼어있던 이들이 하나 둘 인상을 풀었다. 성규도 성열과 동우를 따라서 천천히 인상을 풀었다. 다툼의 근원지이기는 하지만, 어찌되었든 수고한 일은 수고한 일이었다. 성종은 괜히 헛기침을 하며 자리에 앉았다. 은근한 칭찬을 바라고서 한 일이었다. 하지만 성규는 성종이 건네 준 파일만을 응시했다. 성종의 표정이 돌처럼 굳어갔다. 그 놈의 칭찬이 그렇게 받고 싶은건가-. 성규는 맞은편에서 전해지는 성열의 굳은 표정에 눈치를 보다가, 이내 옆을 바라보았다. 잔뜩 삐진 듯, 툴툴- 중얼대는 성종이 눈에 들어왔다. 성규는 그제서야 성종의 등어리를 토닥여주었다.
"성종씨가 무척 고생하셨네요. 추운데 현장 나가서 일하시느라 힘드셨겠어요. 제가 나중에 따뜻한 밥 한끼라도 살게요, 고마워요."
"아, 음음-. 뭐, 그게 무슨 고생인가요. ……밥,은 거절하지 않을게요. 고마워요."
성종의 표정이 거짓말처럼 풀어졌다. 성규는 아직도 어린아이같은 성종이 우스웠다. 하긴, 저러니 우현이 그렇게도 아끼는 것이었다. 성규가 한참이나 사체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부검때도 보았지만 이상한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구불거리게 탄 머리끝과, 혈흔 하나 보이지 않은 상체-. 대체 어디를 어떻게 당했길래, 죽은 것일까- 하는 의문이 떠나지를 않았다. 사진 속, 사체의 모습도 그러했다. 무언가 쇼크를 받은 듯, 굳은 근육의 표정이 보였다. 차갑게 식은 눈동자가 괜히 자신을 응시하는 것 같아서 징그러웠다. 그 순간, 다시 출입문을 열고 누군가 들어왔다. 호원이었다. 호원 또한 성종이 들고 있던 색깔의 봉투를 들고왔다. 신원이 확인되었다는 이야기나 다름없었다. 성규가 들고 있던 서류를 깔끔히 정리하여 탁자위에 올려두었다. 그리고 호원의 손에 들려 있는 종이봉투를 받아들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크게 써 있는 글씨가 눈을 자극했다. 성규는 천천히 봉투를 열었다. 그 속에 들어있는 말끔한 서류들. 성규가 천천히 서류를 살피었다. 호원은 열심히 서류를 바라보던 성규에게 말을 내밀었다.
"본적은 나와있다시피 전라남도 나주시에요. 서울에 올라온지는 약 3년 정도 되었다는데, 직장동료들 말 들어보니까 회사에도 안 나온지 일주일정도 되었대요. 살인당한 날짜와 같아요-. 집 수색 의뢰해서, 피해자의 주소로 된 집을 찾아가봤는데, 어린 아이의 사체가 한 구 발견되었어요."
"……뭐?"
"7살 남자아이인데……, 아마 피해여성이 집 문을 잠그고 나갔나봐요-. 아마 굶어죽은 것 같아요."
"……."
성규를 비롯한 회의실 내의 사람들 표정이 어두워졌다. 동우의 표정은 더욱이 심각해졌다. 굉장한 쇼크를 받은 듯, 다시 손을 덜덜 떨었다. 성규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목이 쉴 때까지 엄마를 부르며 울었을 아이, 배가 고파 부르짖었을 엄마의 이름-. 성규는 갑자기 눈물이 맺혀오는 것 같았다. 그 어린 아이가 무엇을 안다고, 이렇게 고통스런 죽음의 또 다른 피해자가 되었어야만 할까-. 성열은 이를 악물었고, 성규는 잡은 범인이 형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꽃이 피지도 않았다, 아니 떡잎하나도 움츠려 제대로 펴지 못한 꽃이 죽었다. 눈을 감지 못하고 죽은 여성의 사체와 자꾸만 맞물려서 실루엣이 겹쳤다. 성규가 눈을 감았다. 도무지 상상할래야 상상할 수 없는 그림들이었다. 자꾸만 그렁그렁 맺히는 눈물에 한숨이 흘러나왔다. 동우는 이미 울고 있었다. 꺽꺽-. 숨이 차올랐지만, 도무지 멈출 수 가 없었다. 갑작스레 회의실로 들어 온 우현이 어리둥절히 그들을 바라보았다. 부검완료라며 자료를 들고 들어왔는데, 도무지 아무도 우현을 바라보지를 않았다. 우현은 머리를 긁적이며 성규의 곁에 앉아 자료를 넘겨주었다. 성규가 비통한 한숨을 내어쉬며, 쥐고 있던 파일을 성열에게 넘기고는, 우현의 것을 받아들었다.
"……감전사라고?"
"어. 지난 번에 너 있었을 때, 내가 목 뒤 부근에 도려낸 듯한 궤양이 있다고 했잖아. 그게 강한 전류가 생겼을 때 발생하는 흔적이거든. 또 전류는 혈관을 따라서 흐르는 경향이 있어서 저 멀리 떨어진 곳에 혈전(thrombosis: 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진 덩어리)이 발생하거든. 그래서 그 끝부분 조직이 괴사도 되었고, 혈전이 녹은 부분이 출혈을 일으켜서 과다출혈의 조짐도 보였어."
"……하, 정말 잔인한 새끼다."
"광학현미경소견도 있어-. 거기 사진이 피부의 전류반(電流斑; 최초 전기가 몸에 들어오고 나간 자국.)으로 난원형의 피부함몰주위에서 주름도 보였고, 탄화 소견도 보였어. 또 전류반의 표피에 공포가 형성되고 핵이 길게 늘어났거든-. 강한 전류였던 걸로 추측돼."
"흉기는?"
"……그건 아직 연구중이야. 그래도 유추해보자면 일반적으로 구할 수 있는 전기충격기같은 것과는 좀 다른 것 같아. 형사들이나, 경찰들이 가지고 다니는 무기용같달까."
성규가 머리를 싸맸다. 정말 별의별 수법을 다 쓰는 놈이다. 그래도, 놓치지 않고 가슴은 완벽하게 잘라냈다. 한숨이 절로 흘러나왔다. 성열은 서장에게 맞은 입술이 따끔거리는 듯, 피딱지로 얼룩 진 곳을 매만졌다. 이 모든 것이 망할 놈의 범인 탓이었다. 회의실에 모인 여섯남자 모두, 땅이 꺼질정도로 한숨을 쉬어댔다. 도무지 해결할 엄두가 나지 않는 사건이었다. 어떻게 해야, 범인이 잡힐까-. 아니 그것보다 더 궁금했다. 대체 어떤 놈일지-. 얼마나 무지막지 하길래, 이렇게 나타나서 잔인한 수법으로 사람을 죽이고, 홀연히 사라질까-. 성열은 천천히 생각하다가, 혹시 명수를 불러보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내, 성규에게 동의를 구하기 위해 말을 붙였다. 성규가 천천히 초췌한 눈빛을 던졌다. 그리고, 모인 나머지 남자들도 성열을 향해 눈빛을 보냈다. 지금 무엇이라도 해내야했다. 지금 그들은 살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었다. 살리기 위해 싸우는 것이었다.
"……지금까지와의 범인이랑은 아예 차원이 다른 놈이에요. 지문하나도 안 남기고 잘 빠져나가는 걸 보면, 생각하는 수준 자체가 다르다구요. 범죄심리과, 범죄분석실……. 그쪽이랑 연합해보는 건 어때요."
"지금까지 한 번도 손 잡아 본 적 없는 부서잖아요. 그리고 프로파일러에 누가 있을 지 알고, 바로 또 부탁을 해요. 감정의뢰 절차 복잡한 거 모르시는 것도 아니면서……."
"김명수요-. 지난 6년간 같이 만난 김명수요. 명수가 범죄분석실에서 일하잖아요. 도와줄거에요. 그냥 한 두마디 정도는 힌트를 줄 수 있을거에요. 지난 번에 저한테도 따로 던져준 말이 있어요. 그 날은 일이 있어서 받아적지 못했지만, 부탁만 한다면 따로 말해줄거에요."
"……공문서가 그냥 공문서인지 아는 거에요? 그 날처럼 우현이는 무슨 바보여서 부검 안 한 거 아니잖아요. 선뜻, 이 사건을 누구한테 대대적으로 맡긴 다는 게 저는 신뢰가 안가요."
"……전적으로 파일을 넘겨서 제대로 된 일처리를 하자는 게 아니에요. 우선 의견이라도 물어보자는 거죠. 그 날, 분명히 그랬어요. 버림받은 기억이 있는 사람이 범인일거라고 했다구요-. 수사를 전적으로 맡기자는 게 아니에요. 이야기라도 들어보자구요. 지금 우리 뭐라도 해야해요. 이러다가는 대한민국 여자들 다 죽어요-."
성규가 한숨을 내쉬었다. 틀린 말이 하나도 없어서 한숨이 나왔다. 검사라는 것이 여기 앉아서 이러고 있는 것도 웃겼다. 한 시가 급한 터였다. 모두들 성규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성규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뭐라도 해야하니까-. 이에 모든 이들이 부산하게 움직였다. 성종은 읽은 파일들을 재빠르게 정리하여 업무지원실로 사라졌다. 성열은 명수에게 가보아야겠다며 자리를 떴다. 우현과 성규는 커피라도 한 잔 하겠다며 사라진 지 오래였다. 호원도 다른 감정을 위해 자리를 뜨려했다. 그 순간, 동우의 손이 맞닿았다. 시렸다. 호원이 고개를 돌렸다. 동우가 눈물어린 눈가를 하고서 호원을 바라보았다.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다. 동우는 호원의 얼굴을 보면서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말할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호원은 한숨을 내쉬며 동우를 토닥였다. 둘의 사이에 아무런 말이 오고가지 않았다. 하지만, 언젠가는 꺼내야 할 중요할 이야기였다. 동우는 덜덜 떨며 호원을 꼭 끌어안았다.
"……미안해요, 언젠가는-. 언젠가는, 내가 왜 우는지……, 말할게요."
* * * * *
성열이 명수의 앞길을 막아섰다. 이젠 퇴근을 해야하는데도, 성열은 비켜 설 생각을 하지 않았다. 급기야 성열은 명수를 잡고 늘어서기까지 했다. 성열은 회의가 끝난 3시부터 명수의 연구실에 들어앉아 부탁을 했었다. 고로 퇴근시간인 6시, 지금까지 계속해서 명수를 볶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명수는 완강했다. 아직 처리해야 할 업무가 남아있었을 뿐더러, 상부의 지시도 없이 함부로 상관없는 사건에 관여할 수 없었다. 명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 멍청한 형을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이해시키자니, 너무 귀찮았다. 그렇다고 무조건 안된다고만 하니, 이 멍청한 형이 이해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참, 헛웃음이 나왔다. 행동 하나하나에서 성열의 흔적이 모조리 보였다. 직업병이었다. 지금 저렇게 불쌍한 눈을 하고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것은, 대충 보아도 자신을 이용해먹기 위한 술수에 불과했다. 한 대 머리를 콩- 쳐주고 싶었다. 명수는 다시 한 번, 출입문을 열기 위해 다가갔다. 하지만, 성열은 까치발까지 들며, 명수를 막기 위해 애썼다.
"이성열. 몇 번을 말해, 안된다니까? 정 그렇게 파일이 필요하면 정식으로 감정 의뢰하고, 의뢰서가지고 연구원장님 도장 찍힌 공문 만들어서 나한테 가지고 와. 나 이렇게 일하는 거 싫어하는 거 알잖아. 감정 의뢰 받는 게 어려우면, 다른 파일러한테……."
"다른 파일러? 야, 그럴 거면 애초에 내가 감정 의뢰 받아서 너한테 왔지! 왜 이렇게 몇 시간동안이나 남아서 너한테 질질 매달렸겠어? 감정의뢰 받으면 늦으니까 그런 거 아니야. 주위에 범죄분석실에 있는 사람이 너밖에 없는 데 그럼 우리 보고 어떡하라고. 진짜, 한 번만- 응? 한 번만 도와줘."
명수가 깊게 한 숨을 쉬었다. 대체 이 망할 형사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싶었다. 명수는 성열의 머리에 손을 올려 천천히 쓸어주었다. 파일을 정리하느라, 온기가 다 날아갔는지, 그 기운이 차가웠다. 성열은 살짝 움츠렸다가 이내, 그 손길을 받아들였다. 명수는 계속해서, 성열의 머리를 쓰다듬고, 쓰다듬다가 이내 꼭 안아주었다. 그리고는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주었다. 성열은 아무래도 명수가 자신의 치성에 감동하여 말을 해줄 것으로 이해한 듯 싶었다. 성열은 밝게 웃으며 명수의 어깨에 고개를 묻었다. 이제 술술 말해주면, 자신은 기쁘게 받아적기만 하면 되었다. 기분이 좋아졌다. 잠복근무하여 범인을 잡아냈던, 그 날보다 기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기뻤다. 명수의 연구실 안이 조용히 가라앉았다. 성열은 명수의 품에서 벗어나 입술에 뽀뽀까지 해주었다. 명수는 성열이 해주는 예상 외의 뽀뽀에 당황했는지,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는, 이내 성열을 떼어내 벽쪽으로 콱- 밀어붙였다. '안 돼-.' 명수의 단호한 어투에 성열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명수는 이 때다 싶었는지 급하게 문을 열고 연구원 밖으로 뛰쳐나갔다. 멍하니, 서 있던 성열이 명수를 쫓아, 연구원을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야! 김명수!"
"아, 헉헉-. 안 된다니까, 진- 짜, 하아, 로-."
"이, 씨-. 하아하아, 너 거기, 안 서?"
하지만 명수는 금새 잡혀버리고 말았다. 성열은 사람 좋은 미소를 흘리며, 명수의 옷깃을 꼭- 부여잡았다. 명수가 길게 한숨 쉬며 주차장 한 가운데에 주저앉았다. 성열은 실실 웃다가 이내 박장대소 해버렸다. 명수도 어이없다는 듯, 낄낄대다 성열을 따라 호탕하게 웃었다. 성열은 이래도 말해줄 수 없냐며 톡톡- 발길로 명수를 찼다. 명수가 성열에게 차인 부분에 생긴 흙을 털며, 어쩔 수 없다는 듯 싱긋 웃어주었다. 그래, 별일이야 생기겠냐 싶었다. 명수는 응하겠노라고 대답하고는, 이내 꼭꼭 다짐을 받아냈다.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아달라고-. 자신이 프로파일링을 해주었다는 것을 알면, 아마 연구원장님이 자신을 호출할 것이었다. 자신이 우습냐는 둥-, 또 자기의 마음속을 읽어서 어찌할 것이냐는 둥-. 가끔 연구원장은 자신을 독심술사로 알아서 큰일이었다. 어찌되었든, 명수는 약속을 해버렸고, 이내 집에 돌아가서 시달릴 자신의 생각에 골치가 아파왔다.
* * * * *
*여우사담*
안녕하세요, 여우입니다. 오늘도 늦었네염 핳핳, 아잌 배고파여
엉엉 겉절이에 밥먹을 꼬야 뜨끈뜨끈 여우는 밥을 먹어여
아, 고기도 먹기는 하는데여, 잘 안 먹어여. 이미 위가 초식화 됨..흡
어무니가 고기를 안 주심, 엉엉-. 이제 자립할 나이가 됨, 그래서 굶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귀차니즘이 극에 달한 예쁜 여우, 핰핰 벌써 6화네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일요일에 써놓은 걸로 지금 버티는..중..☆★
핳핳, 그대들 잉잉 부탁해용!
+) 댓글 써놓고 가주세요 ㅠㅠ! 암호닉 없어도 '잘봤습니다!' 한 마디 소중합니다 ㅠㅠ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 ![[인피니트/다각/수사물] 제 8의 피해자 06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e/4/8/e488e30bc4c2f754b6f44112e1f39388.gif)
🚨박나래 활동중단 입장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