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순영=대환장파티08
이름을 불러줬다는 사실에 기뻐하던 것도 잠시 염소의 말을 곱씹었다.
찾았다는 건 저 화장솜이 그 식감이 훌륭하다던 상자라는 건데..
"이거에요?"
"네! 맞아요! 이게 진짜 최고에요. 언제 한 번 드셔보세요."
"별미 중에 별미겠네요."
"역시 여주는 내 마음을 잘 알아줘요."
내 머리를 쓰다듬는 염소에 의해 숨 쉬는 법을 까먹어서 숨을 못 쉴 뻔했다.
자연스럽게. 최대한 자연스럽게 숨을 내쉬고 염소를 바라보았다.
나 잘생긴 사람한테는 한없이 여린 소녀란 말이에요.
"신난다!"
이 사람도 동물은 동물인 건지 귀여움이 내 심장을 찌른다.
원하는 상자 찾아서 이렇게 신난 건가?ㅋㅋㅋㅋㅋㅋ
"파랑색이에요? 제가 볼 때는 초록색인 것 같은데."
파랑색은 1000원. 초록색은 4000원.
난 이 곳의 알바생. 그러므로 영업이 시작됐다.
"으음. 난 이게 좋아."
"파랑색은 식욕억제색이잖아요. 초록색은 얼마나 신선하고 먹기도 좋아요."
"나에게는 식욕제인걸."
"식욕제라고 말 나왔으니 입욕제는 어때요? 몸을 한층 뽀송뽀송하게~"
"그건 양한테 알려줘요. 요즘 털이 더 꼬불거린다고 걱정하더라고요."
"...입욕제는 몸에 하는 건데."
"...변태."
이놈의 동물들은 하나같이 다 욕나오게 해.
꾹 참고 일해야 한다며 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날 붙잡더니 애원하듯 말한다.
"친구 DC는 기대하기 어렵겠죠..?"
"저희 친구였어요? 근데 왜 존댓말 해요?"
"여주야 우리 주말에 같이 종이 한 입 할까?"
"전 종이보다 고기 더 좋아하는데."
"고기? 말만해!"
"염"
"...?"
"염분이 강한 돼지고기요."
"...돼지고기..?"
"반응이 왜 이래요?"
"우리 돼지 형이 지켜줄게ㅠㅠㅠㅠ"
밖으로 나가려다가 화장솜을 놓치기는 싫었는지 방금 전 까지 난리치는 걸 멈추고 점잖게 계산하고 밖으로 나갔다.
나간 줄 알고 욕을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다시 들어와 나에게 말했다.
"먹어보고 좋으면 말해."
나에게도 화장솜곽 하나를 주더니 나가버리는 염소에 의해 두통이 밀려왔다.
그냥.. 사라져버려..
<떡집>
"우와 백설기도 맛있겠다.."
"아니."
"네?"
"백설기는 맛이 없어."
뒷짐 지고 내 옆에 서서 말하는 한 남자에 의해 식겁했다.
아니 지가 뭔데 백설기가 맛이 없다고 하고 난리? 백설기가 맛이 없으려면 딱딱해지는 방법 밖에 없어.
"맛있을 것 같은데.."
"백설기보다는 이 가래떡."
"가래떡은 별로.."
"나의 별로라고 하려고 그랬지? 다 아니까 가래떡 하나 사."
"얼마인데요?"
"나의 땀과 정성이 들어갔으니 10040원."
"아니 만원도 어이가 없는데 40원 덕분에 어이가 가출하겠어요."
"나의 천사 같은 마음씨를 가격에 표현해본건데."
"천사같은 마음씨면 1040원이어야죠.."
"그러면 1004가 아니잖아."
"아 그래서 1004를 우겨넣었다?"
"그렇다고 볼 수 있지."
"그렇다면 꿀떡을 봉지에 우겨 넣어 주실래요?"
"미안하지만 꿀떡도 안 돼."
"아니 아껴서 뭐해요!? 팔아야죠."
"하지만.. 내가 만든 건 이 가래떡 밖에 없는데..?"
예쁜 눈으로 그렇게 쳐다보면 살 수 밖에 없잖아..
마음이 약해지고 있을 때 떡집 사장님으로 보이는 아주머니 한 분이 나오셨다.
"어? 바쁜 일 때문에 집에 가봐야 한다고 했는데 여기서 뭐하는 거니?"
"아주머니 저 손님께 가래떡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가래떡이 참으로도 영롱하다고 말해주시던데요?"
"네? 제가 언ㅈ"
"덧붙인 말인데. 백설기도 만들면 참 잘 만드실 것 같다고 그렇게 칭찬을! 그만 하라는데도 꿋꿋하게 제 칭찬을!! 하시더라고요."
뭐지? 이 느낌은? 내가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느꼈던 억울함 중 손에 꼽히는 억울함이다.
아주머니는 호탕하게 웃으시며 내일부터 배워보자며 그분을 보내셨고 난 가버린 그 남자가 얄미워 한 대 때려주고 싶었다.
"뭐 드릴까요?"
"꿀떡주세요."
"3000원입니다."
"가래떡은 얼마에요?"
"진짜 마음에 드셨구나! 두개는 오천원인데 가래떡도 드릴까요?"
3000원짜리를 그 남자는 10040원으로 팔려고 했네.
때릴까?
"네? 네!"
그렇게 난 가래떡도 사버렸다.
<나의 집은 만남의 광장>
"그게 지짜 마시써?"
응 진짜 맛있어."
"먹을 생각도 하지 마. 홍지수가 주는 거 먹었다가 이빨에 끼고 장난도 아니었어."
"넌 토끼니까 앞이빨에 낄 수밖에 없는 거 아니고?"
"이게 진짜. 너 그렇게 말하면 인생 훅 간다고 누누이 말해줬잖아"
"...뭐..?"
궁금한 순영이와 거친 떡집에서 본 남자와 상처받은 염소에.
"둘이 그만해.. 그만.."
그만 하라며 아주 작게 말리고 있는 양.
"와학학학학ㅋㅋㅋㅋㅋㅋ"
"저기 넌 소면서 왜 학학대며 웃니? 혹시 학이니?"
"넌 공작이면서 공작공작대면서 안 웃잖아."
"듣고 보니까 맞는 말이네."
"그렇지?"
"쳐 맞는 말."
"왜!!?"
"그냥 너가 하는 말이라면 다 쳐 맞는 말 같아서."
"너를 모르겠다 진짜."
우아하지만 난폭한 공작과 호프집 알바생 소 석민이를 보며 난 멘붕이 찾아왔다.
왜 다 우리 집에 있지..?
"짐씅!!!!!"
"다들 뭐야..?"
"내가 심심하다고 하니까 양이 다 데리고 와써!"
"진짜 다 데리고 왔네.. 근데 저.."
"아! 토끼! 준휘한테 들어보니까 토끼 데려온다고 했다는데?"
"이렇게 빨리..?"
이제 어떡하지?
나 고생길이 아주 고속도로처럼 펼쳐질 것 같은데..?
여러부우우우ㅜㄴ!!!!!!
오늘은 음주티즈날!! 저 술마시고 왔어요!!!!
그러므로 작가의 말은 조금 삼가도록 할게요!!!!
다음편에는 아주 그냥 모든 아이들이 다 모여버릴거예요!!!
그러는 날을 위해 치얼스-☆
다음편에서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