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G PONG!
PING PONG!
A
"야 강다, 니 여자친구 분 오셨다." 낄낄거리며 병뚜껑을 따는 김재환 대가리를 다니엘 빤스가 담긴, 지금 내가 들고 있는 쇼핑백으로 갈구고 싶었다. 본인 피셜호불호 갈리는 웃음 소리를 내던 그 얼굴은 살벌한 내 표정을 마주하자 마자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왔나." 그래. 김재환을 욕하면 뭐하겠니. 정작 욕 먹어야 하고, 빤스로 쳐 맞아야 할 사람은 여기있는데. 땀에 흠뻑 젖은유니폼을 훌렁 훌렁 벗어 재끼는 태연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주먹이 꽉 쥐어져 입술을 죽일 듯이 깨문 후 심호흡 한 번 내뱉었다. "녤아." "와." "너 되게 건강한가보다." "...뭐?" "몇 년간 보는 거지만 볼때마다 팬티 앞부분이 헐렁하던데." 푸웁-! 다니엘의 건강함에 감격의 의미로 물쇼를 하던 성우 오빠가 당황했는지 연신 콜록 거리더니 이내 입주변을 닦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콜ㄹ, 야 너는 무슨 애가!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한대 얻어 맞은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다니엘이 열라 재수없어 그의 얼굴을 아프게 꼬집자 그제서야 볼을 당기는 내 손목을 떼어낸다. 아, 아파 아파! "야 한번만 더 빤스 셔틀 시키면 그땐 느그집에 있는 니 빤스 다 태워버릴꺼야." 한다면 하는거 알지? 사백안을 부릅뜨며 협박하자 눈을 굴리던 얼굴이 ...아, 알았다. 하고 깨갱한다. 아니 미친놈이 오늘 아침에도 [야 빤스 챙겨가라.] [챙겨 가라고 시부랄놈아.] 그렇게 문자를 쳐 보냈거만. 씩씩거리는 내 눈치만 살피며 유니폼을 만지작 거리는 손에 어거지로 쇼핑백을 쥐어주고 뒤를 돌았다. "...잠깐만!" "왜." 황급히 잡힌 손목에 시큰둥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땀이 흠뻑 젖은 얼굴을 쓸어내리던 니엘이가 밥이나 먹고 가라며 나를 잡았다. "꺼져, 집에서 원오원 재방 보면서 라면 먹을꺼야." "아 와, 집에 이모도 안 계셔서 가시나, 니 또 밥 안 먹을꺼잖아." "오늘 엄마 없는걸 니가 어떻게 알아." "뭐라카노, 니 오늘 아침에 문자 했잖아." "그랬나?" ...잠만, 오늘 아침? "......" "......" 일순간 가로로 길어진 내 눈을 피하던 니엘이 헛기침을 하며 은근슬쩍 뒤를 돌려 하길래 황급히 손을 뻗어 돌덩이 마냥 단단한 어깨를 붙잡고 말했다. "니 아침에 문자 봤지." "......" "빤스 챙겨가라던." "......" "그 문자." "...아인데 내 못 봤는데." "아," "......" "그러셔?" "......" "아니 전 또- 강다니엘씨가 하도 밤에 건강한 성생활을 위해 데이터를 아낌없이 동영상에 퍼 부으시는 줄 알고 배려차원에서 문자로 보낸건데" "아 와 그 얘기가 나오는데 자꾸!" ...이새끼가 지금 어디서 큰소리. 주제 파악 못한 그 입에서 큰 소리가 나오자 마자 녀석을 노려보니 큰 덩치가 주늑든다. "...근데." "......" "...진짜 봣나?" ...얘 지금 부끄러움 타는거지. "...이제와서 나이먹고 내숭이네 야. 난 니 5살때 그 번데기같은 꼬추도 아직도 기억나." "아 조용히 안하나!" 근데 이새끼가 아까부터 진짜. "아, 됐다 마." "삐졌냐?" "됐다고, 가서 라면을 쳐 먹던지 뭘 먹던지 니 꼴리는 대로 해라." "김여주 이용권." 강다니엘 조련도 Lv.22 세상 단순한 다니엘이 '김여주 이용권' 한 번에 가던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고민을 하는건지, 갈팡질팡하는 그 몸에 결정타를 날렸다. "...김,김여주 지갑 이용권." "가자." 내 손을 잡고 성큼성큼 걸어가는 뒷모습의 허공에 주먹을 한 번 휘둘렀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폐해라는 것일까? "...야, 다니엘." "아- 형은 방금도 먹었잖아요." 뜨끈하다 못해 뜨거운 고기를 여주의 밥 위에 올려준 다니엘 덕분에 불판 위에서 헛 젓가락질을 하게 된 성우가 기가 막혀서 허? 하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진짜, 완전, 대박, 리얼, 정말 ...재수없어. "맛있나." "어." 쨥쨥 거리는 소리와 양 손가락에 양념은 덤으로 묻혀가며 먹는 여주의 모습에 녤은 "으유, 드러버 드러버." 하면서도 샐쭉 웃으며 물티슈로 여주의 손을 닦아 주고 있었다. 야, 그걸 왜 닦아 후식인데. 자지러지는 녤의 모습에도 여주는 손가락을 쪽쪽 빨았다. ...농담 아닌데. "...근데 두 분 사귀시는 거에요?" "너 뼈따구로 맞아 본 적 있냐?" "...아, 아니요." 니가 이번에 새로 들어 왔다던 17학번이냐. 넓은 아량으로 이번만은 넘어가주자 하는 마음으로 여주는 들고 있던 갈비 뼈다귀를 내려 놓았다. 그리고 아무나 중 하나 만이라도 입을 열 길 기다리고 있을 쯤, 어김없이 오지랖 김재환님이 입을 쨥쨥거리며 여셨다. 양. 우진앙, 쟤네 그거야 그겅, 불알 친궁. "아-, 근데 남녀 사이에도 친구가 있습니까?" "...안되겠다. 뼈다귀가 어딨ㄷ," "잇흐니까 얘느가 친구지!" 병아리 넌 재환이 덕에 산 줄 알아라. 180도 까지 올라간 팔을 내리고 다시 갈비에 집중했다. 덕분에 사람 한 명 살리겠다고 뜨거운 고기를 그대로 삼킨 김재환이 병아리 멱살을 붙잡고 사정없이 흔들어 재꼈다. "근데 난 진짜 처음 봤을때 쟤네 연인인줄 알았어." ...오빠 입에서 왜 그런 소리가 나와. 오빠를 다질 순 없잖아. 히죽거리며 해맑게 말하는 종현 오빠에 차마 뼈다귀를 쥔 팔을 올리진 못하고 부들거렸다. "왜요? 뭐 하고 있었는데요?" "싸우고 있었거든. 심하게." "엥, 형 우리 싸운 적 별로 없는데요." 맞제? 하면서 내 입에 넣어 준 쌈을 오물거리며 고개를 대강 끄덕였다. 에, 맞아여. "알지. 근데 그땐 진짜 싸웠었어." "언젠데요." "개새끼야 너 안에 고추 넣었지." ...어 미안. 마늘 넣는다는걸, 아! 때려도 내 손만 아픈 어깨를 그래도 때리면서 불 타는 입안을 물로 중화 시키고있었을까, 이내 종현 오빠의 입에서 나온 말에 어니부기 마냥 물을 뱉었다. "아마, 니엘이 여자친구 있었을 때였던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