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글![[WIN/준혁(준회X동혁)] #04 친구사이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c/f/8/cf87b72bd0409d859fa43c145b9c9ad0.jpg)
#4 친구사이 "야, 구준회. 일어나." 책상 위에 엎드려 잠이 들어버린 준회를 툭툭 건드리며 깨우는 소리에 준회는 인상을 찌푸리며 일어났다. 잠깐 기지개를 펴고 무의식적으로 옆을 바라봤는데 어라, 짝꿍인 김지원 대신 김동혁이 옆에 앉아있다. 옆을 슬쩍 보니 가방도 동혁의 가방인 게, 준회는 자신이 잠 든 사이 뭔가가 일어났구나 직감하고 동혁에게 물었다. "김동혁, 너가 왜 여깄어." "우리 4교시에 자리 바꿨어. 넌 그대로 쭉 자길래 그냥 놔뒀고." "왜, 깨우지." "몰라, 쌤이 걍 자라고 하랬어. 넌 깨있는 것 보다 잠 자는 편이 훨씬 낫대." "...아이씨." 준회는 잠깐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털다가 비듬 떨어진다고 짜증내는 동혁의 말에 멋쩍게 손을 다시 내려놨다. "나 비듬 없거든? 떨어지지도 않았구만." "몰라, 비듬 떨어지게 생겼어. 비듬 부자." 자신에게 비듬 부자라며 킬킬대는 동혁을 어이 없다는 듯 쳐다보던 준회는 별 것 아닌 걸 가지고 신나게 웃어대는 동혁이 귀여워 피식 웃었다. 동혁은 반장인데다가 공부도 잘해서 항상 의젓하고 잘난 모습만 보이지만 가끔 준회 앞에서는 완전히 아기 같은 모습을 보일 때가 있었다. 집에 데려다 달라고 조르던가(어차피 옆집이라 준회는 상관 없었지만), 심심하다며 칭얼대던가, 아니면 지금처럼 쓸 데 없는 것으로 신나서 마구 웃어대는 경우였다. 준회는 동혁이 자신과는 반대되는 성향이었기 때문에 동혁의 아이 같은 모습을 볼 때마다 겉으로 티는 안냈지만 속으로는 엄청나게 놀라고, 자신과는 다른 동혁이 신기해 약간은 부럽기도 하고, 뭔가 알 수 없게 가슴을 간질이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 "왜 나를 그렇게 빤히 봐?" "어, 어? 아, 아니..." 이것 저것 생각하다가 동혁의 얼굴을 뚫어져라 봤나보다. 준회는 괜히 얼굴이 화끈해져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동혁은 뭐야, 내 얼굴에 뭐 묻었나, 하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준회야."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다시 고개를 동혁의 쪽으로 돌렸다. "내 얼굴에 뭐 묻어서 그래? 어디 뭐 묻었는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준회에게 얼굴을 가까이 대어 작은 입술을 오물거리는 동혁의 얼굴에는 '정말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하는 궁금함이 서려있었다. 준회는 동혁의 얼굴을 보자마자 겨우 가라앉혔던 얼굴이 다시 화끈해지는 걸 느껴 대충 "아니, 안 묻었어."하고 대답해주고는 빨개진 얼굴이 보이지 않도록 그대로 책상 위에 엎드렸다.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동혁은 준회가 대답해주기 귀찮아서 대충 없다고 하고 잠 자는 척을 하는 것이라 생각하여 준회의 등을 팡팡 두드리며 짜증을 냈다. 준회는 어서 이 시간이 지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 "여어, 구준회. 뭐하냐, 혼자서? 밥 먹으러 안 가?" 지원이 교실 문을 드르륵 열고 들어 오다가 책상 위에 엎드려 있는 준회를 발견하고는 말했다. "어, 김지원 너는 밥 안 먹고 뭐하냐." "이제 먹으려고." 친구들이랑 축구하다보니 벌써 이 시간이네, 지원은 멋쩍은 듯 씨익 웃었다. "…준회 너는 밥 안 먹어?" "으응, 별로……." "동혁이는 어디 가고." "몰라, 혼자 가라 그랬으니까 송윤형이랑 먹겠지, 뭐." 무심한 듯이 말하는 준회에 지원은 괜히 몸이 쪼는 것 같아 동혁의 자리인 준회 옆자리 의자를 꺼내어 앉아 준회에게 말을 걸었다. "있잖아……. 너네, 진짜로 나 때문에 싸운 건…" "아, 아니라니까? 싸운 것도 아니고, 너 때문에도 아니야. 몇 번을 말해, 진짜……." "그럼 다행이고……. 근데 너 동혁이랑 무슨 일 있어?" 무슨 일은, 준회는 헛웃음을 치며 지원에게 대답했다. "그런데 너 오늘 왜 그래, 하루 종일?" "내가 뭘 어쨋다고 그래." "아니, 계속 엎드려 있기만 하고, 밥도 안 먹고……." 피곤해서 그래, 준회는 다시 엎드리는 제스쳐를 취했다. 지원은 그런 준회를 힐끔 보더니 그게 아닌 것 같은데…, 하고 작게 중얼거렸다. "혹시 준회 너 무슨 고민 있어?" 고민? 준회는 감기려던 눈이 번쩍 떠져 엎드리던 몸을 쭉 폈다. "…야, 너 지금 밥 먹을 거 아니면 내 얘기 좀 들어줘라." *** "……그러니까 네 말은, 동혁이 핸드폰에 모르는 여자 사진이 있었다, 그런데 애들이 동혁이 여자 친구도 있다고 했다. 그러니까 괜히 기분 나빠져서 잘못 없는 동혁이한테 짜증을 냈다. 지금은 뭔 상황인지 모르겠다! 이거지?" "어…? 어……." "…그래서, 지금 그것 때문에 하루 종일 우울해 있던 거야?" "어? 아니, 뭐…. 그렇게까지야……그렇…지?" 흐음, 지원이 손을 턱에 괴고 고민하는 시늉을 했다. 준회는 그런 지원을 보며 괜히 긴장감이 생겨 침을 꼴깍 삼켰다. 자신도 이해가 되지 않는 이 상황을 지원이는 어떻게 받아 들일지 무척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준회야." 순간적으로 지원이 준회를 향해 씨익 웃었다. 평소와 같은 개구진 웃음이었지만 준회는 뭔가 다른 의미가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준회는 어서 지원이 다음 말을 꺼내기를 기다렸다. "너 방금 나한테 되게 엄청난 사실을 고백한 거 알아?" 무슨 말이지? 준회의 눈동자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원이 이토록 얄미워 보인 적이 없었다. 말 돌리기는 그만 하고 어서 본론을 꺼내었으면 했다. "준회야." "……어." "동혁이가 다른 여자애랑 있으면 어때?" 어떠긴 뭘 어때, 짜증나지…, 준회는 말을 하다 말고 무언가를 깨달은 듯 눈을 크게 떴다. 심장 박동이 빨라짐이 느껴졌다. 내가? 왜 짜증나? 동혁이랑 여자애랑 있는데 왜?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준회의 머리속을 헤엄쳐 다녔지만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그러면 동혁이가 너 말고 나나 윤형이랑 놀고 있으면?" "아, 그건……!" 준회는 짓궂게 씨익 웃으며 말하는 지원에게 대답을 하지 못 하고 그저 입만 뻐끔거릴 뿐이었다. 역시나 답은 정해져 있었다. 준회는 자신이 현실 부정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이기에는 기분이 조금은 이상했다. 동혁이는 내, 내……. 내 친군데, 어째서? "아, 아니야…! 동혁이는 그냥, 내 친구야." 준회는 다시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준회가 짜증이 났던 것은 장난스레 웃으며 말하는 지원의 목소리도, 자신이 동혁이를 친구 그 이상으로 본다는 사실도, 그 사실을 이제와서야 알아채서도 아니었다. 단지 동혁이를 자신의 친구라고 하는 게 짜증이 났다. 지원의 앞에서 동혁을 친구라고 단정지었을 때, 준회는 입술을 바짝 깨물을만큼 기분이 더러워짐을 느꼈다. 아, 우리는 원래부터 친구 사이는 아니었나보다, 준회는 다시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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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 할 일이 많아서 이것 저것 하다 보니 너무 늦어버렸다... 죄송하니까 새벽에라도 글 투척하고 가요ㅠㅠ 똥망글... 느린 전개지만 다음회부터는 아마 알콩달콩 깨가 쏟아질 겁니다 예!!! 암호닉 건망증쨔응 탸댱한다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