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눈에 살기를 띄던 아이.
난 김한빈을
그리 기억하고 있었다.
한 달에 네 번꼴로 학교에 출석을 하던 아이,
어느 아이나
김한빈을 좋게 보지 않았다.
김한빈이 학교에 오는 날이면
교실은 정적이 되곤 하였다. 어떠한 잡소리에도 김한빈은 반응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또한
그의 눈치를 보았다.
눈 마주치기를 꺼려할 정도로
어느 날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리다
김한빈과 눈이 마주친 적이 있었다.
무의식중이어서 그런 것일까 나는 눈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김한빈이 나의 눈길을 먼저 피하였다.
그제야 놀라 아랫입술을 깨물곤 자신을 타박하였다. 다시 힐끔 한빈을 보았을 때 한빈의 볼은 붉게 물들어져있었다.
나도 모르게 가슴이 뛰는 걸 들킬까 재빨리 고개를 다시 돌렸다.
그 이후
한빈을 학교에서 보기란 어려웠다.
한빈이 학교에 없어도 달라지는 일상은 없었다.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지루하단 틈이 있을 정도였다.
학교를 끝마치고
침대에 누워 준회와 카톡을 하고 있을 때였다.
모르는 번호가 휴대폰 벨 소리를 울렸고, 난 아무런 의심 없이 그 번호를 받았다.
"여보세요"
[학교로 나올 수 있어?]
"누구세요"
[김한빈]
김한빈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왠지 꼭 가야만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냥 저도 모르게 가슴이 울리며 그리하고 싶었다.
후드집업을 입고는 아무것도 안 챙기고 헐레벌떡 학교로 뛰어갔다.
김한빈은 벤치에 혼자 앉아있었다.
그 모습이 쓸쓸해 보여
터벅터벅 걸으면서도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렇게 벤치 앞에 왔을 때 김한빈이 고개를 들었다.
"나 좀 안아줄래?"
김한빈의 살기 있는 눈동자 속에 슬픔이 언뜻 보였다.
그의 눈동자가 바람을 타듯 흔들려 보이자 나는 아랫입술을 다물며 그의 옆에 앉아 그를 안아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