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찬열은 백현의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에 차를 부드럽게 주차했다. 오늘은 백현과의 약속이 있는 토요일이다.
자신의 자의에 따라 시간을 낼수 있는 직업인 백현과 다르게, 하루하루 숨막히고 치열하게 생활하는 회사원인 찬열은 낼수 있는 시간이 주중 몇일이 되지 않았다.
미루고 미루다 주말에 한꺼번에 일을 했던 백현은 찬열과의 시간을 만들기 위해 주중에 조금 더 바쁘게 살았고, 그래서 벼르다가 겨우 만든 토요일 약속이었다.
찬열은 차 안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 음악을 틀었다. 약속시간보다 한 십분정도 먼저 도착했다.
이시간에 민석은 뭐할까 연락이나할까 하며 핸드폰을 만지작대는사이 쿠당탕 소리가 들리며 비상계단 문이 활짝 열렸다. 시끄럽다 싶었더니 역시나 변백현씨다.
찬열은 제 차를 보라는듯 클락스를 울렸다.
"나왔어. 찬열씨, 많이기다렸어?"
백현은 안전벨트를 매려다 찬열을 쳐다보았다. 꽤 불퉁한 얼굴이었다.
"얼굴이 왜 그래요."
"야. 매줘"
뭐라고? 찬열이 황당하다는 듯이 백현을 쳐다보았다. 백현은 고개를 좌우로 까딱하면서 몸을 차 시트 깊숙히 박으며 말했다.
"매달라고. 매줘. 나에게 안전벨트를 선사해 어서."
"...."
"어서 매고 출발해야지. 박기사 출발해."
무슨이런, 씨알도 안먹히는 애교를...찬열의 미간에 잠깐 세로줄이 패였다. 물론, 기분나쁘거나 싫어서가 아니라 잠깐의 황당함. 하지만 그순간을 빠르게 포착한 백현이 소리를 꽥 질렀다.
"야! 이것도 못매주냐? 어?"
"백현씨는 손도 발도 없구나?"
백현이 더욱 불퉁한 표정으로 찬열을 노려보며 제손으로 안전벨트를 매었다. 그러면서도 쉬지않고 입을 계속놀렸다.
찬열씨는 매정해, 생각보다 더한거같아, 피도눈물도없고, 애인맞아?
애초에 자신이 들이대서 사귀게 된거라서, 자기가 더 좋아하는거 같아서 안그래도 조금 자존심이 상했는데,
사내자식이 뭐 그리 거리낄게 있다고 그정도 매너도 못해주구 말이야.
"...백현씨는 가만보면 질리진 않을거 같아"
찬열의 웃음 섞인 목소리에 백현이 찬열을 홱 돌아보았다. 저자식이 뭐라는거야. 사귄지 얼마나 되었다고 질림타령이야 정말.
한마디 쏘아붙이려 했으나 백현은 참았다. 괜찮아 첫데이트잖아 이러면서 자신을 다독였다. 실은 양 입꼬리를 올려 사르르 웃는 찬열의 얼굴때문이였다. 그런데 그렇다고 절대 말 못해. 안해.
백현이 고개를 다시 팩 돌리자 찬열은 잠깐 백현의 손을 잡았다 놓았다. 백현씨 출발할게요. 삐진거 아니지?
조곤조곤 말하는 목소리에 백현이 고개를 또 확 숙였다. 얼굴 빨개지겠다 정말. 아부끄러
"백현씨 고개 그렇게 움직이고 그러면 안아파요?"
백현은 얼굴이 확 붉어졌다.
이게정말 진짜!!
-
첫 데이트는 그저그런 코스로 진행되어져 갔다. 이번에 흥행의 선두주자인 영화를 보고, 밥은 꽤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저녁엔 뭐할까 하다가 펍에가서 맥주한잔.
만족스러웠다. 둘다 한사람에게 종속되어지는 연애는 처음이나 다름없어 이런 정상적인 데이트는 어떨까 꽤 기대했는데, 기대이상인것 같기도 하고.
가끔 백현이 제 성질에 못이겨 으르렁 거리는 것만 빼면 둘은 아주 완벽했다고 생각했다. 남자 둘이 맥주를 한잔 하면서 회포도 풀고.
시선을 개의치 않는 둘이라 손을 잡고 다니는 둥 보통 연인같은 스킨십도 했다. 물론 백현이 많이 주도하긴 했지만.
"여기 분위기 괜찮네요. 음침한 구석이 있지만, 환상보다는 덜하네."
찬열이 안주로 나온 콘샐러드를 먹으며 말했다.
"그치? 여기 루한이 추천해준곳인데 음식도 담백하고 좋아 안기름져."
"루한?"
찬열은 고개를 까딱했다. 아 루한. 제 친구 전애인쯤 되는 사람.
"친구?"
"룸메이트."
백현이 방긋방긋 웃으며 말했다. 이름이 좀 특이하지? 중국사람이라 그래. 하는 짓은 허당이고 좀 괜찮고 건실한 청년이야
"괜찮은 사람이구나."
찬열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민석의 옛날 이야기를 듣고 개썅쓰레기 새끼라고 짐작했었는데, 평판은 나쁘지 않았나 보네, 그보다
"백현씨"
"응?"
"백현씨는 남자랑 같이 산다고 막 애인앞에서 말해도 돼?"
"어? 아니.. 그게..그러니까.. 괜찮아. 걘 게이도 아니고, 편견도 없는애라서...에이 괜찮아. 걔 괜찮은 애야"
게이도 아니고, 찬열은 백현의 말에 거슬림을 느꼈다. 게이도 아니고라. 이래서야 평판이 아무리 좋은들 민석이 하는말과 똑같다. 편견은 시간이 지나서 사그러 없어질지 몰라도
확실히 게이가 아니였으면 민석을 갖고 논것이나 진배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제 친한친구를 저렇게 만들어 논 것도 맘에 안드는데, 제 애인이랑은 룸메이트씩이나.
남들이 보기엔 남자 둘이 사는건 아무렇지 않지만 자신의 눈엔 그것도 맘에 들지 않고. 게이여도 맘에 안들고 게이가 아니여도 맘에안들고.
"찬열씨..아니야... 진짜 걘 완전 안전해. 날믿어."
백현은 안절부절했다. 아 안그래도 엄청 쉬운 애로 낙인찍혔었는데 루한이가 게이인지 아닌지는 저도 잘 모르고, 그런 낌새도 없었고, 내색도 하지 않았었으니까,
어떻게 해서든지 찬열앞에서 루한을 안전한 애로 만들어야했다. 백현은 도리질을 치면서까지 부인했다. 루한은 그런애 아니야 찬열씨.
찬열은 차고 넘치는 생각에 잠시 맥주로 목을 축였다. 민석과 루한의 생각을 잠시 접을까. 앞에서 처진 눈을 더 늘어뜨린 백현이 귀엽기도 하고, 여기서 제가 생각해봤자 달라지는 것도 없고,
그리고 무엇보다 애인을 앞에두고 다른 생각하는건 예의가 아니니까 찬열이 인상을 풀고 백현을 바라보았다.
"...그, 그러는 찬열씨는?"
"내가 뭘요?"
"뭐긴 뭐야. 나도 궁금한거 있어."
"말해요 백현씨"
"과거 캐는 애인은 되기 싫은데"
"뭔데요?"
"나랑 만난 후에도 금요일마다 환상 들렀어?"
"응?"
"거기서 다른 사람들이랑 잤어? 나 만난후로도?"
백현이 눈을 새초롬히 뜨며 찬열을 올려다 보았다. 맞아, 찬열씨가 화낼 군번이 아니네. 나는 응? 내남자의 과거도 묵인해주는 착한 게인데.
"내가 뭐 루한이랑 바람을 폈어, 잠을 잤어? 이미 같이 살았었고, 게이도 아닌데, 그러는 자기는 금요일밤마다..."
찬열은 백현의 따박따박 따지는 말에 할말을 잃었다. 과거가 정말 더러운건 제쪽이었으니. 따져봤자 본전도 못찾겠다 싶어 찬열은 조용히 있었다.
하지만 백현의 바가지는 몇분간 지속되었다. 한번 꼬투리를 무니 신이나서 물어뜯는 백현이었다. 하긴. 원래 처음 만남부터 하이에나 기질이 있긴 했다.
찬열은 참다못해 손을 들어 백현을 저지시켰다. 잠깐만 백현씨 숨넘어가겠어 숨좀 고르게 쉬어봐요.
"숨은 내가 쉬는거야 찬열씨. 찬열씨가 할말이 있어? 아주그냥 어? 차녀...으...읍...아웅"
찬열은 젓가락을 들어 백현의 입을 꽉 맞물리게 집었다. 백현이 옹알거리며 물어뜯는게 귀엽기도 했으나 더이상 냅두면 아무리 무던한 자기와 백현이라도 의도치 않게 사생활을 들킬것이 뻔하잖는가.
찬열은 마치 도날드덕처럼 입술이 쭈욱 늘어난 백현을 보며 웃었다.
"아니야"
"움?"
"아니라고. 너 만난 이후로 다른 남자랑 잠자리 가져본적 없어."
"...."
"습관적으로 가서 한잔했을 뿐이야."
진짜? 백현이 찬열의 손을 잡고 젓가락을 떼어내며 물었다. 응 진짜.
진짜진짜? 응 진짜진짜.
암호닉 ★ 얼룩말님 솜사탕님 석류님 으억님
이틀만에 왔어요 ㅠㅠㅠ 늦었죠.. 혹시나 기다리셨다면 정말 죄송해요 ㅠㅠ 컴퓨터가 고장이 나가지구...
실은 그런이유도 있고 제가 한번 제글을 재탕을 쭈욱 해봤는데...
역시 계획도 없고 그날그날 생각나는대로 싸지른 글이라.. 딱딱 끊기고 인과관계도 명확하지 않고..
동기도 부족하고, 제 그날그날의 기분에 따라 분위기도 급변하고, 루민이 치고나오는 타이밍도 계산을 안했고..
처음엔 떡이나 찔까, 손풀기나 할까라고 생각했던 글이 이렇게 길어지니
계획이없음이 확확 드러나더라고요.. 몇번 읽어보고 이건 진짜 정말 답도없는 글인데, 꾸준히 읽어주시는 분들께 너무 미안하고...
확실히 애정이 사라지니까 글도 잘 안써지게 되더라고요. 컴퓨터가 고장나도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는건데...
하지만 제가 책임져야 겠죠.. 완결을 내려면 끝도 없이 길어질것 같아서...
사담이 너무 길었네요.. 양은 막 적게 가져와놓고는 사담만 길고... ㅠㅠ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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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군부인) 진짜로 연대 나오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