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DDY BEAR
Episode 04
세훈이 [경수형]
세훈이 [경]
세훈이 [수]
세훈이 [형]
세훈이 [형형형]
저녁 식사를 마친 경수가 소파 앞에 앉아 빨래를 정리하다 주머니에서 울리는 진동에 휴대폰을 확인했다. 세훈에게서 온 카톡이었다. 왜. 화면을 눌러 짧게 답장을 한 경수의 손에서 순식간에 휴대폰을 낚아챈 것은 다름 아닌 종인이었다. 빈 손과 종인을 번갈아보던 경수가 소리 없이 웃었다. 심기불편한 표정으로 카톡을 확인한 종인이 짜증을 냈다.
"오세훈? 또 얘야? 얜 애인 없어? 왜 자꾸 카톡질이야."
여전히 미간을 찌푸린 채로 휴대폰을 소파 구석진 곳으로 던져버린 종인이 경수의 옆으로 내려와 앉아 빨래 개는 일을 도왔다. 사람으로 변한 종인이 이렇게 질투를 할 때면 귀찮기도 하지만 덩치에 안맞게 귀여운 모습에 경수는 항상 별 다른 불평이 없었다. 종종 불난 종인의 질투심에 일부러 부채질도 했으니 말이다.
"친한 동생이라니까, 초등학생 때부터 알고 지낸 애야."
"그게 더 위험하단 거 몰라?"
"뭐가 위험해, 그냥 동생이래도."
또 카톡 왔다, 빨리 휴대폰 가져오세요 종인아-. 다시 울리는 진동 소리에 경수가 종인의 등을 두드리며 재촉했다. 경수의 목소리에 종인이 수건을 개다가 입술을 비죽이며 느릿하게 팔을 뻗어 구석에 던져졌던 휴대폰을 집었다. 경수를 보며 종인이 휴대폰을 들고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못 미더운 표정으로 휴대폰을 건넸다. 또 오세훈이면 가만 안둘거야.
세훈이 [형 저녁 먹었어?]
세훈이 [나 준면이 형이랑 저녁 먹을건데]
세훈이 [형도 와]
미안 나 좀 전에 저녁 먹었어 준면이형이랑 먹어ㅋㅋㅋㅋ, 경수가 답장을 보내기 무섭게 메세지창 옆에 적힌 숫자 1이 사라졌다. 답장을 기다리는데 저를 뚫어져라 보는 눈빛이 서서히 부담스럽게 느껴질 무렵 세훈에게서 답이 왔다. …안되는데. 경수가 다급하게 화면을 두드려 세훈에게 답장을 보냈지만 몇 분이 지나도 숫자 1은 사라지지 않았다. 작정했구만, 완전히. 경수의 손을 끌어다 휴대폰을 제 눈 앞까지 가져온 종인은 무표정하다가 이내 묘한 미소를 지었다.
"빨리 오라고 해."
"뭐?"
"이 기회에 오세훈인지 육세훈인지, 그 놈 상판대기 좀 봐보자."
경수의 휴대폰에 짧게 진동이 한 번 더 울렸다.
준면이 형 [1시간 후에 도착 예정. 소주 맥주 안주까지 다 있다. 집 청소 해놔ㅋ]
*
D.O.DDY BEAR
경수가 중학교에 다닐 시기엔 지금처럼 휴대폰이 발전하지 않았었다. 당시 경수와 비슷한 또래 청소년들의 유일한 메신저는 그 유명한 버*버*. 인기도 없고 숫기도 없는 경수는 늘 대화상대가 정해져있다. 2살 아래의 오세훈과 1살 위의 김준면. 셋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함께 어울려 다닌 나름 절친이었다.
중학교 1학년, 여름방학이 끝남과 동시에 2학기가 시작하기 이틀 전. 평소와 달리 형이나 세훈이나 방학숙제 하기 바빠서 다들 집에 틀어박혀 미친듯이 숙제하기 바쁘다. 체험학습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컴퓨터를 켰다. 인터넷이 연결되자 자연스레 버*버*가 실행 되었고, 미확인 메세지가 135개. 안봐도 형과 세훈이가 채팅을 했을 게 뻔하다. 익숙하게 버튼을 눌러 메세지를 확인했다.
오세훈 (thㅔ훈이는 방학숙제 中 ^0^)
아
진짜
형아
김준면 (2학기에도 화이팅!)
왜
형
바빠
오세훈 (thㅔ훈이는 방학숙제 中 ^0^)
형
영어 잘하지
김준면 (2학기에도 화이팅!)
그냥
조금ㅋㅋ왜
모르는 거 있냐?
오세훈 (thㅔ훈이는 방학숙제 中 ^0^)
ㅠㅠㅠㅠㅠㅠㅠ영어 일기 짜증나
형
시끄럽다가
영어로
뭐야?
채팅창에 뜬 세훈의 메세지에 경수가 쓰게 웃었다. 고개를 떨구니 바로 보이는 것은, 자신 또한 머리를 쥐어뜯으며 쓰고 있던 영어일기장이 보였다. 며칠 간 고생해서 쓴 일기를 넘겨보던 경수는 고개를 저었다. 이름 바꿔야돼, 일기장이 아니라 소설집인데. 남은 메세지를 확인하기 위해 경수가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
김준면 (2학기에도 화이팅!)
Be quiet
…응? 경수는 순간 제 눈을 의심했다. 시끄러운 게 Be quiet? 그건 조용히 해잖아. 당혹감에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던 경수는 다음 메세지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땡큐거든, 오세훈 이 멍청아.
오세훈 (thㅔ훈이는 방학숙제 中 ^0^)
어?
shut up 아니야??
하여튼
고마워 형
요웰컴♥
*
D.O.DDY BEAR
"알았지? 무조건 죽은 척이야."
"오케이-오케이-."
"자, 그럼 연습해보자."
흡사 전쟁 훈련이라도 하듯 비장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은 경수가 소파 아래에 앉아있는 세 곰인형을 내려다보고 있다. 조금 있으면 도착할 세훈과 준면에 대비해 예행 연습 중이다. 아무리 방 안에 숨어있는다 한들,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경수가 차례대로 찬열, 백현, 종인을 훑어보다가 짧고 단호하게 외쳤다. 백현이!
"아아악, 백현이 죽었다-"
요상한 비명소리와 함께 백현이 뒤로 벌러덩 넘어갔다. 찬열이, 종인이! 차례대로 제 이름이 불리자 기다렸다는 듯 '찬열이도-', '나도 죽었네' 하며 드러눕는 둘의 모습에 경수도 쓰러져버렸다. 이 정도면 완벽해. 어차피 거실에서 마실거니까. 경수가 술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저와 가장 친한 형동생과 함께 하는 술자리는 종종 함께 즐기는 편이었다.
"경수형! 문 열어주세영-"
초인종 소리와 함께 잔뜩 꼬인 발음으로 경수를 부르는 세훈의 목소리에 경수가 화들짝 놀라 현관으로 달려갔다. 방에 가 있어, 간식거리 이따가 가져다줄게! 고개를 끄덕이며 찬열과 백현이 꼭 붙어서 사이좋게 방으로 달려갔고 종인은 굳은 표정으로 거실에 머물다 방안으로 들어갔다. 살짝 열린 방문 틈 사이로 현관문이 열리는 것이 보이고 이윽고 마침내 자신이 그토록 궁금했던 세훈의 얼굴을 본 종인은 소리 없이 문을 닫고 침대로 올라갔다.
"못생긴 놈이 참나…내가 훨씬 낫구만. 까불고 있어."
빨리 술 다 처먹고 집으로 꺼져버려라, 그 말을 끝으로 이불 속으로 사라져버린 종인이었다.
*
D.O.DDY BEAR
세훈과 준면은 경수의 집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술을 한 잔 걸치고 왔다고 한다. 안그래도 하얀 피부의 준면은 홍당무 마냥 온 몸이 붉어졌고 세훈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경수가 술을 조금 마시려 할 때면 귀신같이 알아채고 더더욱 부어라, 마셔라 하는 둘이지만 오늘은 경수는 안중에도 없다. 술에 점점 떡이 되어가는 둘의 모습을 가만히 구경하며 경수가 오징어 다리를 질겅질겅 씹었다. 좀 이따가 간식 챙겨주고 와야지. 경수가 그렇게 생각하던 중, 찬열과 백현의 방 쪽에서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경수야, 이제 그 사람들 갔…."
"…야!!"
"어? 곰인형이다-"
나 죽었다, 사람 아니고 곰인형 맞아. 거실로 걸어나오는 찬열이 경수의 외침에 한 번 놀랐다가 그 뒤에 있는 준면과 세훈을 보고 그대로 옆으로 픽 쓰러졌다. 이 바보야, 다 봤는데 죽은 척하면 어쩌라고! 경수는 소리 없이 절규하다 찬열 쪽으로 슬금슬금 기어갔다. 제발, 제발 조용히 들어가자. 그렇게 마음 속으로 빌고 또 빌며 찬열 가까이 다가갔을 무렵, 경수는 다시 한 번 절망하고 말았다.
"헐, 찬열아! 무슨 일이…."
미안해, 경수야…. 소식 없는 찬열이 걱정 되었는지 백현 또한 방을 나섰다. 그리고 제 눈 앞에 쓰러져있는 찬열을 보고 놀라서-심지어-뛰기까지 했으며, 찬열 옆에서 원망 가득한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는 경수를 확인하고 찬열 옆에 나란히 픽 쓰러져버린다. 이제 어떡하지. 심란한 표정을 짓던 경수가 소파 쪽에서 들리는 코 고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형, 세훈아…자? 대답 없이 숨 넘어갈 듯 코를 고는 둘의 모습에 경수가 입이 귀에 걸릴 듯 웃었다. 자? 자네? 자고 있었네? 그래, 잘자!!! 경수가 벌떡 일어나 준면을 끌어서 손님방으로 옮겼다.
"마마…알려줘요, 이번 레포트 학점…."
단단히 취했구만. 근처에만 가도 진동하는 술냄새에 경수가 인상을 찌푸렸다. 준면은 지금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경수가 다시 거실로 돌아와 세훈을 옮기려 하자, 어깨를 붙잡는 손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리자 제 어깨를 잡은 건 어느 새 사람으로 변한 종인이었다.
"종인이 너 뭐해, 빨리 방에 가 있어. 나도 이제 잘거야."
"어차피 얘 지금 자잖아. 비켜봐."
경수를 지나쳐 세훈의 팔을 대충 어깨에 걸치고 부축하는 종인이 딱 봐도 기분 나쁜 표정을 짓고 준면 옆에 세훈을 눕혔다. 니가 잔다고 해서, 도경수가 널 부축해 줄 줄 알았냐? 어? 자는 세훈의 머리에 꿀밤을 놔주려던 종인의 손은 경수에 의해 겨우 저지 되었고 종인을 급하게 방에 데리고 가려던 경수는 거실을 보곤 웃음이 터졌다.
"이제 됐어, 괜찮으니까 방에 들어가."
"아씨, 빨리 말해!!"
아까와 같은 곳에 같은 자세로 꿈쩍도 않고 쓰러져있던 찬열과 백현이 씩씩대며 일어나 방으로 들어갔다. 곰인형 주제에 발걸음 한 번 위풍당당하네, 빈 거실에 한동안 서 있던 경수를 낚아채듯 안아 든 종인이 방으로 향했다. 심심했어, 경수야. 놀아줘. 저와 눈을 마주치며 씩 웃는 모습에 경수가 포기한 듯 고개를 떨궜다.
까치 까치 설날은 내일 모레입니다~ 세뱃돈 많이 받으시고 2013년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0^ 준면, 세훈의 첫 등장! 찬백카를 보아도 술에 취해서 저게 곰인지 베갠지 구분을 못하시고...에구구ㅋㅋㅋ 오늘은 분량이 좀 길어졌네요 하지만 괜찮을거라 믿어용...ㅋㅋㅋ그렇죠? 독자님들 댓글 항상 고맙습니다 여러분 이렇게 자꾸 절 감동 시키시면...ㅠㅠ사랑해요 암호닉 받아요! 설 연휴동안 폭풍연재 하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당미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암호닉분들♡ |
테디, 수녀, 짜요짜요, 퓨어, 계란빵, 됴르르, 레몬사탕, 리무버, 연우, 농구공, 부끄미, 네임펜, 이쁜이, 꿍푸, 이삐, 징어, 경수네, 카디행쇼, 쵸코칩, 식탁, 나나뽀, 슈엔, 미친개구리, 타니, 사백삼호, 낭랑, 찡찡백현, 삐약이, 한무, 낑낑이, 점심시간, 여세훈, 미치게써, 구리, 비회원, 이어폰, 햇님, 도날드, 차렌디, 소금, 현다, 인형, 스윗, 맹구, 양배츄, 선녀, 본젤라또, 백뭉이, 김종찾, 행됴, 정수정, 도블리, 초코푸딩, 별사탕, 뽀뽀틴, 베이비메이비, 가란, 곰도리, 볼매, 됴, 롤롤, 치즈, 하이헬로, 꾸닝꾸니, 낭랑찬혤, 수염, 오리, 도도하디오, 이불익이니, 딸기밀크, 애플, 떡덕후, 파이브, 됴됴됴, 꾸쭈꾸쭈, 사과사탕, 포돌이, 귀여워, 카카라, 딸기, 됴꿍이, 하나님, 사탕, 패릿, 뀨, 핑계, 몽구, 쿠션, 야자수나무, 됴꼬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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