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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니엘4

 

 

 

 

 

 

 

[비정상회담] 다니엘 04 | 인스티즈

 

 

 

 

 

 

 

 

 

정상은 하루 종일 얼굴이 따가웠다.

따가움의 원인을 찾아 고개를 돌려도 잡히는 건 없었지만

 

 

 

다시 정상은 얼마 전 새로 들어온 인턴이자 자신의 대학동기인 재수에게 집중했다.

막내를 갓 탈출한 정상은 자신이 주로 보던 업무를 인턴에게 인수인계하는 중이었다.

 

정상과 대학 동기인 재수는 대학시절 1학기만 하고 군대를 가버려

이름만 아는 사이에 그치는듯했으나 복학 후 특유의 넉살로 정상과 친해진 친구였다.

 

취업을 준비하던 중 인턴으로 회사에 지원해 들어온 그는 낯선 곳에서의 정상과의 만남에 기뻐했다.

 

부장님 오늘 기분 안 좋으신가봐

 

?”

갑작스러운 친구의 말에 고개를 들어 부장님을 바라보니 미간에 힘을 준채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다시 일하려 하자

오늘 하루 종일 너 째려보시는데? , 아닌가. 난가?”

 

나 뭐 밉보인 거 있나? 나 일한지 진짜 얼마 안됐는데 벌써?”

 

정상은 옆에서 찡찡거리는 재수를 무시하고 눈앞에 자료를 쏘아봤다.

 

 

 

하나, , -

 

 

 

휙 소리와 돌아간 정상의 시선이 다니엘부장의 날카로운 시선과 부딪혔다.

 

정상과 재수 쪽을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째려보던 다니엘부장은 정상과 눈을 마주치자

크게 움찔하더니 허공에 두 손을 휘저었다.

 

 

 

, , ,

 

 

 

유리문 너머로 다니엘의 입모양을 읽은 정상은 다 큰 남자의 깜찍함에 경악했다.

 

 

 

서른 살인데...’

 

 

다니엘이 들었으면 크게 상처받을 생각을 하며 웃음을 꾹 참은 채 다시 하던 일에 집중했다.

 

 

 

 

 

 

 

 

정상씨 오늘 많이 피곤해보이네요.”

 

인턴 가르치는 일 피곤하면 다른 사람에게 맡길까요?”

 

 

 

정상은 확실히 오늘 자신의 상태가 안좋다는걸 느꼈으나 다니엘의 이어진 말은 난데없었다.

 

 

정상은 다니엘이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알면서 말을 돌렸다.

 

아니에요. 제가 하던 일 맡기는 건데 어떻게 그래요.”

정상은 다니엘의 의도를 알면서 모르는척했다.

 

 

정상은 나이가 들수록 여우가 되는 것 같다고 느끼며 웃었다.

 

 

 

 

 

인턴은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요?”

 

, 그 친구가 눈치도 빠르고 넉살도 좋고 일머리도 있어서 뭐든 빨리 잘 배워요.”

 

 

 

다니엘의 젓가락을 쥔 손은 한참 전부터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 회 싫어하세요?”

 

괜히 제가 먹고 싶다고 해서...”

뒷말은 생략했다.

 

 

, 아니에요. 맛있어요. 정상씨도 빨리 먹어요.”

다니엘의 손이 다시 움직인다.

 

일이 끝나고 저녁을 같이 하자는 다니엘의 말에 머리를 굴리던 정상은

회사 근처 방이 있는 횟집을 생각해냈다.

 

다니엘이 회를 좋아하는지 아니 먹을 수 있는지도 묻지 않고 회를 먹고 싶다고 한 것은

이 횟집이 직원들의 눈을 피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였기 때문이었다.

 

 

정상은 식당에 들어오고 나서부터 계속 그것을 미안해했는데

그럴 때마다 다니엘은 다급하게 입에 회를 쑤셔 넣었다.

 

 

 

새로 들어온 인턴, 제 대학동기에요.”

회를 좋아하는 건지 좋아하는 척 하는 건지 아직도 알 수 없는 다니엘을 보며 말했다.

 

무슨 말이냐는 표정으로 고개를 든 다니엘에게 말했다.

 

금방 군대를 가버려 같은 수업을 들은 적은 한번밖에 없지만...”

 

복학하고 저랑 조교 뒷담 하다가 친해졌어요.”

정상은 그때를 떠올리며 웃었다.

 

 

말도 잘 통했고, 애가 성격이 좋거든요.”

 

여기 회사 오기 전에 연락이 끊겼는데, 얼마 전에 인턴으로 들어온거에요.”

 

 

 

 

긴장이 풀린 다니엘의 표정은

약간은

멍청해 보이기도하고

약간은

섹시해 보이기도 했다.

 

 

 

 

질투할만한 대상 아니에요. 친구라고요.”

 

 

이를 드러내며 웃는 다니엘의 미소를 보니 얼굴이 뜨거워 괜히 그의 앞 접시에 회를 잔뜩 덜어주었다.

 

 

많이 드세요.”

 

그래야죠, 정상씨도요

다니엘은 여전히 귀에 입이 걸린 상태였다.

 

 

 

 

 

집에 데려다주겠다는 다니엘부장의 호의를 거절한 정상은

열심히 주변을 살피며 집에 가는 길이었다.

 

 

앞의 다니엘의 집착에 호되게 당해 이번 다니엘은 초반에 미리미리 경계하자는 생각이 첫 번째,

 

두 번째는

혹시 오늘도 찾아왔을지 모를 다니엘을 자극해선 안 된다는 위험신호때문이었다.

 

 

 

 

허무하게도 다니엘은 없었다.

여전히 찝찝한 기분이었지만 어쨌든 다행이었다.

 

 

 

 

 

 

 

 

 

 

 

 

 

 

 

 

 

 

 

 

 

 

 

 

다음날 출근하려고 집을 막 나선 정상은 깜짝 놀라 기절할 뻔했다.

 

 

 

너무 놀라면 비명도 안나온다는 말을 뼈저리게 공감하며

자기 집 문 바로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다니엘 스눅스를 쳐다봤다.

 

 

“good morning, 정상

굿모닝은 얼어죽을

 

마인드 컨트롤... 마인드...’

다니엘을 지나쳐 가는데 손목을 잡혔다.

 

 

정상, 대답을 해줘야지-”

정상은 기가 막혔으나 당황하지 않은척하며 다니엘을 마주보고 섰다.

 

 

 

 

다니엘의 폭탄발언을 듣고 정상은 쭉 반쯤 혼이 나간 상태였으나

차분하게 지금까지 자신이 정리한 생각을 말했다.

 

 

난 전혀 굿모닝 아니야

 

네가 한 말 곰곰이 생각해봤어.”

 

 

, 그래서?”

 

내 결론은 너랑 다시 돌아갈 생각 전혀 없다는 거야

 

다니엘이 정상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아 정상, 퇴근시간이 언제야?

나 여기 바로 옆집으로 이사 왔어. 우리 맨날 볼수있겠다. 그지?”

 

무슨 이런 놈이 다 있을까?

이런 이랑 2년을 한집에서 살던 정상이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 말 못 알아듣겠어?!”

 

이렇게 바보 같은 질문이 또 있을까?

다니엘은 지난 4개월 동안 자신이 한 말을 한 번도 알아듣지못했는데...

 

정상은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다니엘. 우린...”

 

. 못 알아듣겠어.

다니엘은 계속해서 입을 움직였다.

 

내가 왜 그래야해?”

 

정상이 상황을 악화시켰어. 그래서 이렇게 된 거야.

근데 정상이 책임을 져야지. 왜 혼자 도망가?”

 

???”

 

내가 마음이 떠날 때까지 정상은 나랑 있어야해. 안 그럼 나만 억울하잖아.”

 

다른 여자애랑 논건 잘못했어. 하지만 그거 때문에 헤어질 수는 없어.

그건 정상 네 탓이니까

 

 

 

억지였다. 순 억지

 

하나부터 열까지 말이 되는 말이 하나도 없었다.

 

 

 

연인사이에서 헤어짐이 바람 말고도 마음의 유무로 인해 일어날 수도 있지만

정상의 생각과 가치관에 있어서는 그것이 원인이 될 수 없었다.

 

 

 

그걸 다니엘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다니엘의 억지는 오늘도 정상의 뇌를 사정없이 흔들고 있었다.

 

 

 

“750분이다!”

멍하니 서있던 정상의 귀에 다니엘의 목소리가 비집고 들어왔다.

서둘러 정신을 다잡은 정상은 다니엘이 또 뭔가 말하려하자 뒤로 돌아 냅다 뛰었다.

 

정상의 뇌론 이 상황엔 도망밖에 답이 없었다.

 

 

등 뒤로 시원스러운 다니엘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좀 있다 봐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찜질방에서 자리라 결심했다.

 

 

 

 

 

 

 

 

 

 

손에 쥐고 있는 뜨거운 커피를 뿌릴까

아님 저 건방지게 짚고 있는 짝다리를 걷어찰까

그것도 아니라면 다시는 사내구실을 못하게 생식기를 내려칠까

 

 

눈앞에서 다니엘 부장의 등을 두드리며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는 자신의 친구 재수를 보며 정상은 진지하게 고민했다.

 

방금 전까지 부장과 정상, 그리고 재수는 기분 좋게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다니엘부장은 새로운 가족 격려차 부르는 것이라며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좀 나누자고 했고,

인턴에게 자료를 넘겨주고 있던 정상에게도 선심 쓰듯 같이 가겠냐고 물었다.

 

 

 

회사 안 카페에서 산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부장님-, 정상이한테 관심있으시구나!”

얼마안가 친구의 입에서 나온 말에

다니엘은 당황했고 정상은 침착했다..

 

 

입이 싼 애도 아니었고 멍청한 애도 아니었기 때문에

아 진짜 눈치는 더럽게 빨라란 생각뿐이었다.

 

 

 

중요한건 그 뒤에 나온 발언인데

 

정상이 남자친구 있어요. 3년 넘었지? 걔도 이름이 다니엘인데!

다니엘들은 다 정상이 좋아하나봐-”

 

하나도 웃기지 않은 말을 하면서 웃고 있는 정상의 때려죽이고 싶은 친구는

뒤이어 다니엘의 등을 두드리며 아련한 표정을 지었다.

 

 

힘내요, 힘내. 세상에 여자가 정상이 하나뿐인가요?

부장님정도면 정상이보다 백배는 잘난 여자 만날 수 있어요.”

 

건방지게 직장상사에게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네는 친구의 한심한 모습을 보며

정상은 쟤가 다니엘이 외국인이라 우습고 만만한가

아님 서양인이라 개방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생각해 막 대하는 건가를 생각하며 다니엘의 표정을 살폈다.

 

 

화난표정은 아니었다. 당황하거나 놀란 표정도 아니었다.

 

저게 무슨 표정일까

 

그냥 그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나타나지 않았다.

 

 

 

정상은 맹세코 다니엘에게 있어 미안해야할만한 일을 했던 적 없었다.

 

때가 되면 다니엘에게 그 다니엘의 이야기도 해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다니엘의 이름은 영원히 비밀이어야 했다.

 

적어도 여기 이 다니엘과 함께하는 순간 동안은

 

 

 

 

자신의 전남자친구의 이름이 다니엘부장과 자신사이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예상 못할 만큼 정상은 어리석지 않았다.

 

근데 자신의 친구가 다 망쳐놓았다.

 

 

 

친구의 입장도 이해가 갔다.

정상에게 입장을 확실히 하라는 경고였다.

 

 

직장상사가 내비쳐오는 호감의 표현으로부터

 

옳은 행동이었다.

 

 

 

확실하고 강한

 

 

 

 

 

 

어디까지나 내가 아직 그 다니엘과 연인이라는 전제하에

 

 

 

 

 

 

 

 

 

정상과 시선이 마주친 다니엘 부장은 여전히 아무런 표정도 없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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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친구가 사고를 치는군요!그래도 저렇게 눈치빠른 친구가 근처에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이번편에는 독다한테 설레고 가네요!!
9년 전
독자2
헉 저 오늘 첫댓글이에요!!기분좋네요 어제 신알신 하기를 잘한 것 같네요♥♥
9년 전
정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독자님 너무 귀여워욬ㅋㅋㅋㅋ뭔가 일기 훔쳐보는 기분ㅋㅋㅋㅋㅋㅋㅋㅋ
9년 전
독자3
제 일기라면 그냥 드릴 수 있으니 실컷 보시고 오세요♥
9년 전
독자4
오오오오오오ㅋㅋㅋ기대감 상승상승!!!최고조!!!!!!
9년 전
정상
ㅋㅋㅋㅋㅋㅋ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5
헠 친구를 눈치곶아라고 해야될지 정상이를 도와준다고 해야 할지.. 5화 얼른 읽고 올께요 !
9년 전
정상
결과적으로 잘됐으니 도와준걸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년 전
독자6
헐헐 저 친구 헐헐헐 정상이니까 저렇게 침착하게 있지 저였으면 ㅂㄷㅂㄷ ㄷㄷㄷㄷ 아주 난리도 아니었을 거 같아요 다니엘 부장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여ㅠㅠ
9년 전
정상
빙의해주세옄ㅋㅋㅋㅋ 독자님이 정상이에요!!
9년 전
독자7
우어ㅡ어으어ㅓ으 이 친구야..... 그러면 어떻게하니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 호다 막나가는 타입으로 나오네옄ㅋㅋㅋㅋㅋㅋㅋㅋ 저번에 막 집이 엉망이야 이런말 했을때 되게 감동했었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년 전
정상
찌질해보이라고 쓴건데 감동받으셨다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호주애기는 뭘해도 감동인가봐요
9년 전
독자8
헐 옆집으로 이사왔다니! 저런 대책없는 애가 다 있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 미워........ㅇㅅㅇ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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