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단편/조각 만화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강동원 김남길 온앤오프 성찬 엑소
암울해 전체글ll조회 3314l 3

밤새도록 날아다닐꺼야. 내가 밤이 된듯 아무것도 방해하지 않아, 내 옆에는 시린 밤바람이 함께 할거야.


아무도 날 보지 못했으면 좋겠어.










코끝을 찌르는 역한 냄새. 사랑이 아닌 욕망이 가득한 정액과 시큼한 땀 냄새. 밤새 먹은 술을 게워낸 위액 냄새.

원초적이고 향락적인 인간들의 악취다.

그 악취가 피어오르는 내 몸. 부끄럽고 추해.



침대 하나에 남자둘 여자셋이 서로 얽히고 얽혀 잠들어 있다.

해가 중천에 뜬것은 분명하나, 짙게 가려진 커튼을 뚫지 못해 이 방은 밤처럼 어두웠다.



나는 몸위로 무겁게 쌓인 나체의 여자들을 밀어냈다.




그중 한여자가 뒤척이며 누군가에게 다리를 얹자, 음부와 허벅지가 가릴것 없이 훤히 들어났다.

그녀는 밤새 난교를 즐긴 듯, 허벅지가 온통 마른 정액 투성이었다



순간 나는몸을 벌떡 일으켜 화장실로 달려간다. 누군가를 밟은듯 "Fuxx it!"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속도를 멈추지 않았다.

변기에 머리를 들이 밀고, 입을 벌리자 가득찬 댐에서 물이 쏟아지는 것처럼 게워냈다.




모든것을 다 비워 속에 남은 것이 없건만 로빈은 손을 목구멍 깊숙히 쑤셔넣었다.

아직 이 안에 뱀이 있어.



그 뱀이 날 지배해, 내가 날 움직이지 못하게 해요. 그런 내가 너무 부끄러워요.

수치스러워요.


이 감정에 눈물을 흘릴때 뱀은 식도를 타고 올라와 날 유혹해요.



평생 이 방에는 볕이 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모든것을 게워낸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나는 줄이 끊어진 인형처럼 주저앉았다.

변기에 기대어 눈을 감고 상상해보았다.






내 심장이 멈추는 그 순간을 그려봐요.

가쁜 숨이 잦아들고, 뇌가 굳어가는게 느껴지죠. 손끝이 차요.

그런데 파르르 떨던 눈꺼풀은 닫혀있을까요? 열려 있을까요?


아마 열려 있을거 같아요.


부끄럽지만 저는 마지막만은 하늘을 보면서 죽고싶거든요.



하늘이 뿌옇게 번지다가 빛처럼 시야를 온통 덮고, 세계의 가장자리부터 물들듯이 어두어질거라고 상상해봐요.



이때가 마지막이겠죠.


마지막 숨에 기도할게요.

친애하는 하느님, 부처님, 알라, 그 누구라도 계신다면, 신이시여. 부디 저를 한치의 빛도 들지 않는 곳으로 보내주세요.




존경하는 신이시여. 사실은 살고싶었어요. 구해주세요.




****

다시 해는 사라졌다.

달은 뜨지 않았다.




단테의 지옥이 열렸다.

프란체스카는 시동생인 파올로와 서로의 허리를 감싸안고 바닥위에 누워 서로를 쓰다듬었다.

메넬라오스와 키스를 하던 헬레네의 뒷목에 파리스의 입술이 내려 앉았다.




누군가가 바에 앉아 있는 로빈의 등 뒤에서 입을 맞추었다.

그녀의 입 안에는 마저 삼키지 못한 보드카가 흘러내려 서로의 턱과 가슴을 흥건히 적셨다.




한번, 두번, 세번.


깊은 키스가 오갈수록 더 애타게 매달렸다.




내가 나를 모를 때까지 마시고 싶어.



그러자 또 다른 누군가가 웃으며 하얀 가루를 로빈의 손등에 올려주었다.



익숙한 동작으로 손등을 코 가까이에 대고 깊숙히 들이마셨다.

독한 마약때문에 느껴지는 점막의 아릿함조차,아타락시아로 가는 그를 막을수 없다.




꿈을 꾸는 것처럼 세계가 멀어진다. 손을 내밀면 잡힐 것 같지만 내가 다가가면 다가간만큼 멀어진다.



누군가의 손이 사타구니를 더듬었다.

더듬는 손은 지퍼를 내리고 내 무릎 위로 올라타 제 몸을 흔들어 댔다.

그녀또한 제정신이 아닌듯 눈을 까 뒤집고 하얀 거품을 물며, 비명같은 신음을 내뱉고 있었다.



흔들리는 몸따라 고개를 휘젓다가, 문득 천장을 바라보니 거대한 샹들리에가 광휘를 두른 신처럼 아름답고 웅장하게 빛나고 있었다.


모든것이 둔탁하게 느껴지고 있건만 너무나 눈이 부셔 그 하나만이 현실이었다




"샹들리에에 올라타고 싶어. 올라타서 그네처럼 흔들고 싶어" 라고 하자 다른 남자와 섹스를 하던 여자가 답했다.


"내가 바로 샹들리에야. 먼지에 뒤덮힌채 빛을 내고 있지. 어서 내 몸에 올라타 흔들어줘"



그녀는 나에게 다가와, 기계처럼 몸을 흔들던 여자를 자기와 섹스하던 남자에게 던지듯 밀어냈다.

샹들리에는 내 손을 잡고 계단 위로 나를 이끌었다.




샹들리에는 높은곳에서 흔들려야 하니까.


****




나는 샹들리에가 정면으로 보이는 곳까지 올라갔다.


이순간 너무나도 이상하게 저 멀리 도망가 있던 세상이 내 눈앞까지 들이 닥쳤다.

한 걸음만 내달리면 닿을것처럼.



난간에 발을 얹고 뛰었다.

옛날에는 촛대였을 기둥이 두손에 잡히고 출렁이는 크리스탈들이 눈 옆을 스치고 흔들렸다.


발 밑에서는 웃음소리와, 비명소리가 터져나왔지만 나는 아래를 보지 않았다.

어떤 자는 한달음에 달려와 난간에서 손을 내밀라 소리를 질렀다.


나는 눈을 감았다.




손이 뜨거워요. 마치 태양을 만진것 같아요.


천장에 한가닥 매달린 쇠사슬이 흔들려요. 이렇게 끊어질듯 흔들리는 샹들리에는 마치 나같군요.



밤하늘을 나는것 같아요.





너무나 아름다운 이 느낌 때문인지, 혹은 눈꺼풀을 뚫고도 눈부시게 빛나는 빛 때문인지

한방울, 눈물이 흘렀다.




뱃속에서 울컥하며 무언가가 역류해 올라왔다.

그 토할거 같은 느낌에 입을 게우자, 나타나는것은 위액도 혀도 아닌 뱀의 비늘을 느꼈다.




뱀은 얼굴위를 기어다니며 속삭였다.


자, 나와 함께 가자.




도와주세요. 신이시여. 난 필사적으로 버티고 있어요.

저 간악한 속삭임은 저를 너무 힘들게 해요.

전 계속 억눌러왔지만 더이상 버틸수가 없어요.



다시 뱀이 속삭였다.



내가 바로 너의 신이란다.

너를 부끄러움도 슬픔도 없는 세계로 이끌것이야.

억누르지 않아도 되고, 느끼지 않아도 되는 그 곳으로





문득 나는 눈을 떴어요.


위를 올려다 보니 샹들리에가 멀어지고, 붉은 스포트라이트가 빛났어요.



나는 크게 숨을 들이쉬어요.

지금 나의 심장이 천천히 멈추는게 느껴져요.









파티는 끝났다.

누군가 눈을 부릅뜬 로빈의 눈을 감겨주려 걸음을 뗀 순간, 기괴하게 삐걱거리는 낡은 샹들리에를 지탱해주던 쇠사슬이 끊어졌다.



모든 살아 있는 인간들은 놀라 로빈의 시체에서 도망갔다.



죽은자는 수많은 별을 온몸으로 안았고, 밤이 되었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헐...작가님 진짜 짱이에요...♥
9년 전
독자2
취향저격 ㅎㅎㅎㅎㅎ
진짜 좋네요♥
여운이남아요

9년 전
독자3
다음 글이랑 진짜 다르네요ㅠㅠㅠ이것도 슬퍼
9년 전
독자4
우와.. Madilyn Bailey가 커버한 샹들리에만 들어보고 원곡은 못들어봤는데 글이랑 너무 잘어울리는거 같아요 잘읽고갑니다
9년 전
독자5
와.. 작가님 진짜 취저 당했어요 금손....
9년 전
독자6
샹들리에 노래 좋아요 ㅠ ㅠ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5 1억05.01 21:30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2 퓨후05.05 00:01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다니엘스눅스] 옆집 아가씨 0222 예님 09.09 16:05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다니엘스눅스] 옆집 아가씨 0126 예님 09.09 00:55
비정상회담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61 쾌락 09.02 21:50
비정상회담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1 쾌락 09.01 19:47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타쿠야] 부치지 못하는 편지14 뿌쟝 09.01 09:39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G11] 줼레븐과 카톡을 해보자 0465 스키다요 09.01 07:25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로빈] SIA - 샹들리에6 암울해 09.01 01:24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다니엘] 나의 오랜 느티나무11 봄봄꽃 09.01 01:23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로빈] 친구34 뿌쟝 08.31 23:11
비정상회담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6 알벨또♥ 08.31 02:39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장위안] 권태기가 아닌 이유37 뿌쟝 08.30 17:55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줄리안] 이웃사람26 뿌쟝 08.30 01:53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다니엘] 어느 날, 갑자기29 뿌쟝 08.30 01:30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 다니엘 0769 정상 08.29 04:10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G11] 쥘레븐과 카톡을 해보자 03105 스키다요 08.28 23:10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 다니엘 0621 정상 08.28 12:33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호다니엘] 7 다녤 08.27 02:23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 다니엘 0518 정상 08.26 16:15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 다니엘 0413 정상 08.26 16:00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타쿠야] 타쿠야랑 카톡을 해보자64 스키다요 08.25 21:16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 다니엘 0321 정상 08.25 15:42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 다니엘 0214 정상 08.25 15:37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 다니엘 0130 정상 08.25 15:33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G11] 쥘레븐과 카톡을 해보자 02100 스키다요 08.24 22:01
비정상회담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45 아벨라 08.24 17:51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독다니엘] 그리고 독다와의 갠톡45 스키다요 08.24 11:56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G11] 쥘레븐과 카톡을 해보자165 스키다요 08.24 1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