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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ON/김동혁] 보틀요괴 15 | 인스티즈


보틀요괴 15











이제 몸 관리는 완전히 틀렸다 싶다.

내 목구멍은 칼칼한 사막지대가 되어있었고,

난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 조차 버거웠다.

동틀 시간에 밖에서 들리는 활기찬 까마귀 소리는 다른 세상같다.

내 몸 컨디션은 전혀 활기차지도, 상쾌하지도 않았다.



분명히 내 위에 있었던 동동은 어느새 베게 옆에 놓여있다.

나는 곤히 자는 동동을 살살 들어올려 적당한 곳에 숨기었다.

내가 아픈 걸 확인한 엄마는 선생님에게 대신 전화를 해줬는데,

어깨너머로 주워들은 바에 의하면,

오늘 학교 일정은 단축 수업이라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나는 오늘 하루도 쭈욱 잠으로 보내겠구나 생각했는데

점심시간 즉, 12시 즈음이 되자 불길한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아파서 못 나온 거라매? 병문안 간다.

내가 너무 착해서 선물도 사들고 간다.]




명불허전 김한빈....

네가 진짜로 착하다면 찾아오지 않는 게 더 고마울텐데....

얘는 오지 말라고 해도 올 애다. 올놈올, 안올놈안올.

나는 그 참을 수 없는 불편함과 짜증과 웃김에,

아침 겸 점심으로 먹은 죽이 다시 올라올 것만 같았다.

아픈 몸으로 무엇하리, 나는 가만히 누워서 원망만 했다.

하필 오늘인 단축 수업과 파워 오지랖 김한빈을.






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애써 가누며 동동에게 말했다.

꼭꼭 숨어있으라고. 머리카락 보이면 너-나 둘다 막장되는 거라고.

나는 동동에게 그리 신신당부하며 수수깡 집도 깊숙히 숨겼다.

근데 동동은 숨을 생각도 않고 나만 걱정스레 쳐다본다.



"집주인 진짜로 아프구나...."


"응. 아파."



내 영혼없는 대답에 동동의 눈썹이 더 애처롭게 휘었다.



"난 자꾸 집주인을 아프게만 하는 것 같네...."


"왜 또 그런 말해, 동동."



감성 폭발한 난쟁이 요괴를 차마 내버려두지 못하겠어서,

나는 동동을 두 손으로 살살 들어올려 내 무릎 위에 올렸다.

그러자 동동은 어김없이 내 다리를 토닥토닥거린다.

내 몸 위에 올라왔을 때의 버릇인 것 같다.




"그럼 집주인은 나 덕분에 즐거웠던 적 있어?"


"이...있지."




마지못해 내놓은 긍정의 대답에 동동의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그 눈망울을 마주하자 부담감이 두 배로 증가한다.

동동은 희망과 기대를 가득 담은 어조로 추가 질문을 던졌다.




"정말? 언제?"


"어...."


"응? 응?"


"부...부끄러워서 말 못태!"


"에? 왜 나 따라해!"




그래도 맘씨 착한 동동은 내 다리를 팡팡 때리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하나도 안 아프다. 더 때려봐라, 더 때려봐.

내가 부추기자 동동은 내 눈치를 보며 살살 때려댔다.

눈치보는 것도 잠시. 내가 시종일관 웃음으로 응대하자

동동은 더 신나서 내 다리를 안마하듯이 두들겼다.

팡팡팡. 조선시대 아낙네가 냇가에서 빨래하듯이 팡팡 두드ㄹ....



"뭐하냐?"


"흫...."



이 장소 이 시간에 보여서는 안 되는 인물이 문 틈으로 고개를 들였다.

병문안 오겠다 문자메시지를 받은 건 12시, 그러니까 15분 전이었는데.

나는 무릎 위 동동을 보며 빙구 웃음을 짓던 표정 그대로 굳어버렸다.

까르르 웃던 동동도 일시정지 상태로 그대로 멈춰버렸다.

이 상황을 어쩌나. 내 무릎 위의 동동이 훤히 보여지는데.

김한빈을 나를 이상한 애 보듯이 쳐다봤다.

침묵 속에서 내가 먼저 물꼬를 텄다.




"저기... 내가 다 설명할게.... 당황하지 말고 들어와봐."


"그래. 혼자서 '허허' 웃고 있어서 미친 줄 알고 당황했잖아."


"어? 혼자? 나 혼자 아닌데..."


"그럼 또 누가 있어?"




분명히 내 허벅지 위에 동동이 버젓이 앉아있는데도 그랬다.

김한빈은 내 가까이에서도 동동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했다.

겁을 잔뜩 집어먹은 동동은 내 품에 찰싹 달라붙었다가,

이내 김한빈의 눈치를 보면서 슬금슬금 책상 옆으로 숨었다.




"그게... 지금 네가 왔으니까 혼자가 아니란 소리지!"


"아프다는 게 혹시 정신이 아프단 거였어?

갑자기 왜 이렇게 드립력이 똥이 됐어?"


"학교가 얼마나 빨리 끝났길래 벌써 왔냐."


"야 너 진짜 아파보인다. 다크써클로 줄넘기 해도 되겠다."


"됐고 선물이나 내놔봐."


"어제 입원했다며? 입원은 왜 한거야?"




각자 하고싶은 말만 던지는 통에 대화가 되질 않았다.

자랑은 아니지만 둘 다 고집이 대단한지라.

나는 퀭한 눈으로 손을 내밀며 선물을 요구했다.

그러자 김한빈은 '징한 놈...'이라 중얼거리더니 뭔가를 내밀었다.

이게 무언가, 하고 보니 하늘색 수면양말이었다.

이번엔 하늘색이니?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고맙다고 했다.






어느새 동동은 책상 위에 올라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옆에는 어제 침낭으로 썼던 수면양말의 또다른 외짝이 있었다.

거기까진 좋은데, 김한빈이 그걸 발견해버렸다.


"어? 이거 내가 예전에 사준거잖아?"


그렇게 말하며 김한빈은 그 수면양말에 손을 뻗었다.

안돼! 거기에 동동이 있단 말이야!

나는 아픈 몸으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튀어나갔다.

그리고 재빨리 김한빈의 손을 찰싹 쳐서 치워버렸다.

큰일 날 뻔한 동동은 겁을 집어먹고 수면양말에서 떨어졌다.

뒷걸음질 치던 동동의 몸이 벽에 닿아 바짝 기대었다.



"갑자기 왜 쳐? 잘 쓰고있냐고!"


"그럼! 잘 쓰고있지...."


"어떤데? 따뜻함?"


"따뜻하다던데...가 아니라 따뜻해!"



여지껏 한번도 안 쓰다가 남한테 내줬다는 말은 차마 못하겠다.

나는 동동 눈치 한번, 김한빈 눈치 한번 보며 신경을 곤두세웠으나,

계속 보니 확실히 김한빈에겐 동동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혹시나 동동을 들킬세라, 나는 눈만 동동에게 고정하며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근데 왜 안 신고 있어. 야 이번엔 이거 신어봐. 지금 사온거. 내가 신겨줄게."


"신겨주긴 뭘 신겨줘, 또."


"환자는 자빠져 누워있으라고 그냥. 발이나 줘봐."




김한빈은 하늘색 수면양말의 포장을 뜯고는 내 발을 잡았다.

나는 동동의 눈치를 보며 그저 가만히 누워있었다.

김한빈은 내 발목을 잡고 수면양말을 꼼꼼히 신겨줬다.

그게 참 안 어울리게도 너무나 정성스러워서 어색할 지경이다.

모든 걸 포기하고 김한빈에게 발을 맡기고 누워있는데,

책상 쪽에서 왠지 따가운 눈초리가 느껴지는 건 착각이 아닌 것 같다.

나는 동동의 저런 눈빛을 처음 본다. 무섭게 왜 그래....




수면양말과 내 발에 몰두해있는 김한빈의

등허리 옆쪽으로 동동이 살금살금 나타났다.

나는 눈빛으로 동동에게 텔레파시를 보냈다.

'야 너 거기서 뭐해!' 라고 열심히 전했는데,



"응? 뭐야. 방금 뭔가 맞은 것 같았는데."



전해질 리가 없지, 미친.

김한빈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지 등허리를 만졌다.

맞긴 맞았지. 동동한테. 그 고사리 주먹으로.

김한빈의 등허리를 때리고 도망간 동동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가 너무나도 만족감에 찬 듯 보여서 뭐라 태클을 걸지 못하겠다.



김한빈은 자꾸만 '뭐지? 뭐였지?'를 중얼거렸다.

나는 그게 무엇인지 답을 아오나, 그냥 입을 다물고있었다.

이건 동동과 나만 아는 비밀이다.




-




어째선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으나,

동동은 이후로도 줄곧 심통이 난 듯 보였다.

쟤가 왜 저럴까, 갑자기 놀부가 빙의됐나.


"열은 없냐?"


엄마가 챙겨준 간식까지 야무지게 먹은 김한빈은

내 이마를 짚어보며 열이 있느냐 물었다.

나는 김한빈에게 '제발 좀 가라' 는 말을 3번째로 건넸다.



"열 쬐금 있네."


"약 먹으면 괜찮을 거니까 이제 좀 가주지 않겠니, 친구야?"



김한빈은 꿋꿋하게 내 이마를 짚으며 머리를 쓰다듬었고,

동동 또한 저 뒤쪽에서 김한빈을 어지간히 노려보고 있었다.

동동은 어쩔 땐 발을 동동 구르기도 하고

어쩔 땐 차마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아버리는 등 별 오버를 다 했다.




내가 김한빈에게 '꺼지라'는 말을 5번째로 했을 때,

김한빈은 그제서야 비로소 꺼지었다.

폭풍이 지나간 이 때 시각이 오후 2시였다.

병문안 맞아? 왜 더 피곤한 것 같지.




나는 긴장이 풀려 한숨을 푸욱 내쉬고

안 나오는 목을 쥐어짜내 동동을 불러봤다.



"동동?"


"......."


"동동, 아까 왜 그렇게 계속 심술이 나있었어?"


"집주인, 그 사람 친구야?"



동동 많이 컸네. 내 말에 대답 대신 역질문도 할 줄 알고.

김한빈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동동은 내게 가까이 올 생각을 않았다.

나는 동동과 같이 있고 싶어서 침대 이불 밖으로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그 손은 곧 무안해졌다. 나는 무안함에 죔죔만 반복했다.

나는 동동에게 다시 부드럽게 말을 걸었다.




"동동, 왜 그러는데?"


"그 사람이 집주인한테 한 행동이 화가 나."


"그건 그래.... 왜 빨리 안 꺼지고 죽치고 앉아있담? 그치?"


"아니! 그거 말고! 아유 답답해."




동동은 제자리에서 발로 책상을 팡팡 밟아댔다.

그러더니 책상 위의 분홍 수면양말을 책상 아래로 내던져 버리는 게 아닌가.

와, 손바닥만한 게 승질 장난 아니네. 동동. 코미디가 따로없네.

나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애써 참으며 물었다.



"그건 왜...크큼..흠...왜 던져?"


"흥! 이제 저기서 안 잘거야."



분명히 정오까지만 해도 아주 끼쟁이에 귀염둥이였던 것 같은데,

왜 갑자기 저리 심통이 났는지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내가 약 기운에 잠들 때까지도 동동은 내게서 등을 돌리고 있었다.

너무해. 얼굴 좀 한번 보여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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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헐ㅠㅠㅠ동동외왜때문에너무귀엽지ㅠㅠㅠ흥이래ㅠㅠㅠㅠ오구오구
9년 전
독자2
아ㅠㅠㅠ어떡해ㅜㅜ동동이 너무 귀여워요 진짜ㅠㅜ수면양말 집어던져쪄?ㅜㅜㅠㅠㅠㅇㄱㅇㄱㅠㅠ
9년 전
독자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동동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귀여웤ㅋㅋㅋㅋ
9년 전
독자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구오구 아가ㅠㅠㅠㅠㅠㅠㅠㅠㅠ집어던져쪄?ㅠㅠㅠㅠㅠㅠㅠ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기맘빈이 막 다정하게 보호해주는것처럼 보여서 심통부리믄거야? 오구 아가야ㅜㅜㅜㅜㅜㅜㅠㅠㅠ근데 난 동동이 더 좋은데~~~~?(음흉) 그래도 나 자고있을때 옆에 올라와가지고 내 냄새 맡고있을거잖아 그치ㅇㅅㅇ!!!♥
9년 전
비회원251.57
동동질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너무귀여워요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오늘도 힐링하고갑니다♡♡♡♡감사해요
9년 전
독자5
동동이 질투하는거야?ㅠㅠㅠㅠ아너무귀여워ㅠㅠㅠ나한테는 저런일 안일어나나ㅠㅠㅠㅠㅠㅠ으어 귀욥ㅠㅠㅠㅠㅠ학교끝나자마자 이글보니까넘좋아요ㅠㅠㅠㅜ힐링되는작품이야ㅠㅠ
9년 전
독자6
아귀여웡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7
우ㅜㅜㅜㅠㅠㅠㅠ오구오구 동동이 질투나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으아 너무귀여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동ㅇ동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8
ㅠㅠㅠㅠㅠㅠ엉우ㅜ우어ㅠㅠㅠㅠㅠㅠㅠ망태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망태기가 피료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동동아ㅠㅠㅠㅠ매회마다 동동이 이름만 주구장창 불러대게하네요ㅠㅠㅠㅠㅠㅠ귀여워서 어째ㅠㅠㅠㅠㅠ내맘에니가살지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9
ㅠㅠㅠㅠㅠㅠㅠ동동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왜이렇게 귀여워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비회원100.252
동동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질투해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귀여워ㅓ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0
ㅠㅠㅠㅠㅜㅜㅠㅠㅠㅠㅠㅠㅜㅜ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질투하는 건가?ㅠㅠㅠㅜㅜㅠㅜㅠㅠ귀여워ㅠㅠㅠㅠㅠㅜ
9년 전
독자11
ㅠㅜㅜㅜㅜㅜ헐 김한빈이 준거 알고 심술난건갘ㅋㅋㅋ아진짜 귀엽ㅋㅋㅋ혹시 질투?제발 질투여랔ㅋㅋㅋㅋㅋㅋㅋ진짜 대박 좋아요 작가님 사랑해요 아이시떼르~♡추천하고가엄
9년 전
독자12
ㅋㄱㅋㄱㅋ왜 여주 눈치가 없엌ㅋㅋㅋ우리 동동이가 질투하는데~~~~~~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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