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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1 전체글ll조회 930l 1
상담실에서 그 일이 있고 난 후 한빈이 학교에 나오지 않은지 오늘로서 일주일이 지났다. 담임으로서 먼저 할 수 있는 건 한빈과 한빈의 어머님께 연락을 드리는 것이였다. 도움을 구하고자 어머님께 전화를 드린것은 내 교사 생활 최대의 실수라면 실수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한빈의 엄마는 한빈을 남처럼 대했다. 누구보다도 한빈을 걱정해야 할 상황에 적당히 뻗대다 알아서 들어갈 것 같다고 대답했다. 아무리 설득해도 말은 그대로였다. 차라리 모르는 사람도 이보다 더 냉정하진 않겠다. 지원은 생각했다. 

 

지원은 상담실에서의 일을 다시 되새겨보았다. 분명 한빈은 마지막 나갈 때 느꼈던 감정을 '배신감' 이라고 칭했다. 그 부분이 지원이 가장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저가 한 이야기를 간추리자면 분위기를 풀어보고자 던진 여자친구에 관한 내용이였다. 물론 그 이야기가 팩트가 아니였다는 건 아니다. 모든 것이 팩트였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건 이런 이야기를 들은 한빈의 반응이 여느 남자 아이들과는 차원이 다른 반응이였다는 것이다. 

 

뭐랄까.. 꼭 날 몰래 짝사랑 하던 여제자가 내 여자친구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 지원이 한숨을 푹 내쉬곤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두어번 도리도리 저었다. 다시 한빈의 생활기록부를 찬찬히 읽어보며 집주소가 적혀 있는 부분만을 따로 포스트잇에 옮겨 적었다. 

 

"저 잠시 나갔다 오겠습니다." 

주머니 속 차키를 확인하며 교무실 문을 열었다. 

 

 

담임 지원 X 담임 좋아하는 한빈 

B. 별과 달, 그리고 너 

 

 

띵동. 학교에 안 나간지 일주일? 좀 더 된 것 같은데 뭐했다고 벌써 생활패턴이 바뀌어버려서 밖에서 요란스레 울려대는 초인종 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평소라면 벌떡벌떡 일어나 누구세요 하며 부드럽게 나왔겠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였다. 이불 속에서 좀 더 버티다 멈출 생각을 않는 귀 따가운 소리에 이불을 확 젖히고는 누군지 확인도 안한채 욕이라도 퍼부어줄 작전으로 현관문을 열어재꼈다. 

 

"아 씨ㅂ,.. 선생님?" 

"선생님한테 씨발이라니. 한빈이 너무한데?" 

"... 여기까진 뭐하러 오셨어요." 

"학교 왜 안나와." 

 

까칠하게 마무리 ㅡ마무리라고 할 것도 없지만 상담실에서 마지막으로 나왔을 때 그리 좋지 않게 나온 것 같다ㅡ 되었던 상황이 떠올라 못난말이 튀어나왔다. 사실 일주일동안 지원의 다정한 얼굴과 말을 못듣는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였다. 보자마자 학교 왜 안나오냐니. 어디 교장한테 까이기라도 했나. 저가 모든 것을 비꼬아본다는 것을 어느정도 머리로 인정하고 있었으나 한빈의 마음은 그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어느새 현관문을 닫고 제 집마냥 신발을 벗고 들어와 쇼파에 앉아 저만 빤히 쳐다보고 있는 지원을 보고 결국 지원의 옆에 함께 앉을 수 밖에 없었다. 

 

"저번에 상담실에서 있었던 일.. 그냥 잊어주셨으면 좋겠어요." 

"....." 

"저 진짜 그냥 막 내뱉은거에요. 상담 막상 하려니까 부담스러워서요. 어느 정도 사실이긴 하지만.. 지금은 그 때 제가 뭐라고 말했었는지 기억 하나도 안나요." 

"...그래. 한빈아 이제 선생님이 말해도 될까?" 

"...하세요." 

"선생님이 그 날 한빈이 나가고 학교 안오면서부터 생각을 많이 해봤어. 근데 자꾸 말도 안되는 상황밖에 생각이 안나더라? 뭔진 따로 말 안할게. 말하면 우리 둘 사이가 불편해질수도 있을 것 같아서." 

 

선생님은 선생님이 지금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길 바라고 있어. 한빈이 마음이 그런 게 아니였으면 좋겠어. 처음 들어보는 단호한 어투였다. 그 상황이 뭔지, 내 마음이 뭔지 정작 중요한 것들은 다 빼고 이야기 했음에도 한빈은 지원의 말을 단박에 이해했다. 그러니까.. 내가 선생님을 마음에 두고 있는 상황이 아니길 바란다는거구나.. 한빈은 다시 멍하니 생각에 빠졌다. 

 

"근데 막 내뱉은거라고 하니까 선생님이 더 할말이 없네. 나 말이야. 네 말중에 아직도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 있어." 

"뭔데요." 

"네 마음이 지금 얼마나 혼란스러울지 알아. 한빈이 너 먼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싶다고 했지? 아무도 널 모르는 곳으로." 

"...네." 

"오히려 거기서 새 사람들을 만나는 게 너한텐 더 좋은 길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 선생님이 널 도와줄게. 지금부터 같이 천천히 준비하자." 

 

정말 끝까지 잔인한 사람이다. 이정도면 내 마음을 억지로 외면하고 있다는 게 다 느껴질 정도로. 

 

"이제부터 학교 나와. 중학교 성적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뭐든 안 좋은 것 보단 좋은 게 나으니까." 

 

이제 내 세상을 비춰주던 달이 사라질 것 같다. 

 

"알겠어요. 이제 다시 나갈게요." 

"그래, 한빈아 무슨 일 있으면 선생님 꼭 찾아오고." 

 

그 말에 굳이 대답하진 않았다. 

그냥 다신 내가 먼저 선생님을 찾아갈 일은 없을 것 같아서. 

 

 

정말 그 날이후로 다시 학교를 꼬박꼬박 나갔다. 지원이 집에 찾아온 후로 전처럼 다정히 대화를 나누는 일은 없어졌지만 제 입장에서는 그게 더 편했고, 또 오히려 지원의 말이 세상에서 가장 현실적인 말 일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틀린 말도 아니고 말이다. 

 

공부에 대해선 좀처럼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터라 펜을 잡고 오래 책상에 앉아있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한빈은 큰 지루함을 느꼈다.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문장들을 억지로 머리에 집어넣고, 읽고 또 읽는. 그 지루함의 반복들은 한빈을 지치게 만들었다. 그럴때마다 지원의 말을 떠올렸다. '선생님이 도와줄게.' 자신이 만약 여기서 이 고비를 버티지 못한다면 또 지원에게 기대고 싶다고 생각할 것이 뻔했다. 그렇다면 또 지원은 다정히 모든것을 도와주려 할 것이고. 그런 상황은 죽어도 만들고 싶지 않아 그럴때마다 더 집중하려 애쓰고 이해하려 애썼다. 지원에게 기대는 상황이 생길수도 있다라는 불안함은 어느정도 자기선에서 커버할 수 있는 것이였다. 

 

문제는 이게 아니었다. 혼자 공부하며 지원을 머릿속에서 어느정도 작게 만드는것은 가능했으나 지원의 수업을 들을때만큼은 크게 뛰는 심장을 좀처럼 진정시킬 수 없었다. 수업 도중 수학문제를 풀어보라고 한 후 교실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눈이 마주칠 때에는 가히 고통스러운 수준이였다. 한빈은 자신이 너무나도 멍청한 사람임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집에서의 단호했던 지원의 입장, 그리고 그 때 받은 상처. 그것을 생각한다면 아직까지도 자신이 지원을 보며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은 거짓말이여야 함이 당연했다. 하지만 상황은 정반대였다. 자신이 지원을 좋아하고 있다는 감정을 인정하기 전보다 이 감정을 인정하고, 어느정도 드러내지고나니 감정조절장애라도 있는 것처럼 지원을 보면 떨리는 마음을 그리고 발갛게 달아오르는 얼굴을 주체할 수 없는 것이다. 어쩌면 당연할지도 몰랐다. 마음이 종이 접는 것처럼 쉽게 접어지는 것은 아니니. 

 

한빈의 이런 마음들은 시간이 갈수록 더 심각해졌다. 한계에 부딪힌 것 이다. 처음으로 '시험' 이라는 부담감을 떠안게 된 한빈이 이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주저앉기 시작한 것이다. 지원의 수업시간을 제외하고 한빈은 거의 감정 없는 로봇에 가까웠다. 멍하니 칠판을 바라보고 몇주 전까지만 해도 꽤 의욕적인 모습으로 펜을 잡던 손이 시들해져버린 것이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않자 한빈은 더 커져버린 부담감과 두려움에 한시라도 빨리 해결책을 찾지 않는다면 자신은 이 두려움에 먹혀버릴 것이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하지만 방법은 없었다. 

다들 알지 않는가? 한빈의 옆에 지원이 사라지니 이제 아무 기둥도, 그늘도 없다는 것을. 몇날 며칠 고민에 짜져 한빈의 머릿속에서 내놓은 해결책은 하나였다. 

 

김지원. 이번에야 말로 정말 담임선생님과 제자 사이로 아무 감정없이 이야기를 나누어보겠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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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아..다음편은 없나요ㅠㅠㅠ너무 좋아요..짝사랑 하면서 힘들어하는 한빈이..진짜ㅠㅠㅠㅠㅠㅠ안쓰럽고..으어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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