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사는 도부자
: 신혼도 이뻐요.
" 안녕히 주무세요. 아버님,어머님 "
" 그래, 새아가도 푹 자고 내일 아침에 보자 "
" 우리 며느리 굿나잇~ "
빠르게 퇴근하신 아버님과 도경수 씨에 함께 저녁을 먹고 할 말이 없어도 거실에 붙잡혀 있기만을 4시간가량, 쇼파에 앉아 조금씩 잠이 밀려와 눈을 느리게 깜빡이는 날 보던 도경수 씨가 이 때다 싶어 ○○씨가 많이 졸린가봐요. 하며 먼저 말을 꺼냈다. 처음 아버님을 정식 상견례 자리에서 뵈었을 때, 내가 크게 별볼 일없는 집안이라 깔보거나 싫어하시면 어쩌지 하는 걱정과 달리 딸이 한 명도 없는 집안에다 아버님,어머님 두 분 다 어렸을 적부터 부유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큰 편견없이 나를 아주 그냥 우리 며느리, 새아가, 며늘아가, 보통 아껴주시는게 아니다.
눈을 비비적거리며 꾸물떡꾸물떡 방으로 향하자 급하게 자신도 이만 들어가보겠다며 인사를 하고 나를 쫓아와 콩콩 어깨를 안마하듯 두드려주는 도경수 씨
" 자기 많이 졸려요? "
나는 아직까지도 도경수 씨라는 호칭이 입에서 떨어지지가 않는데 도경수 씨는 익숙하게 자기,여보,당신 별 호칭으로 날 부르기 시작했다. 결혼도 했겠다, 나도 경수 씨도 아니고 성까지 딱딱하게 붙인 도경수 씨라는 호칭에서 벗어나야할텐데
" 그냥, 좀 졸리네요 "
" 카페 일 많이 힘들었나보다 "
" 카페 일이 항상 거기서 거기죠 뭐 "
프로포즈 이후 빨리 결혼하자고 서두른 도경수 씨덕분에 주변에서 분가를 하라고 성화를 해도 집을 구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 두 달 정도는 신혼집을 알아보며 시가에 얹혀살기로했다. 아무리 아버님,어머님이 좋은 분이셔도 취준생이라는 이유 하나로 신혼 여행 후 집 안에서 탱자탱자 놀며 눈치밥 먹는 것보단 무슨 일이라도 하면서 사람 구실을 하는게 나은 것 같아 다시 카페에서 일을 하는 중이긴 하다만... 사실 요즘 카페의 규모가 커지면서 신입들 교육시키느랴 정리하랴 일이 장난이 아니다.
나를 먼저 방 안에 들여보내고 뒤이어 들어와 달칵 문을 닫는 그. 결혼에다 신혼 여행까지 갔다왔는데 아직 같은 지붕 아래에서 함께 산지 3주도 채 안되서 그런가 아직까지 적응이 안된다. 옛날같았으면 카페 알바 끝나면 거실에서 엄마,아빠하고 담소를 나누기는 커녕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내 방 침대에 누워가지고 폰하고 있었을텐데... 물론 적응이 안되는 이유가 하나만은 아니다. 처음 와서 먼저 컬쳐쇼크를 받았던게 운동장같은 거실..! 심지어 화장실과 분리된 욕실은 내 방만 한데다가 우리 집은 조그마한 장롱이 다인데 드레스 룸이란것까지 있고 진짜 상상을 넘어서는 집 스케일에 졸도할 뻔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내가 집에서 탱자탱자 놀고있으면 눈치밥을 먹는 이유, 바로 가사 도우미 아주머니가 따로 계시다는게 가장 큰 이유다. 요리 실력도 기타 집안일들은 죄다 신경 쓸 필요도 없이 아침에는 밥만 지어서 아주머니께서 해놓으신 반찬 꺼내서 먹고 카페 일 다한 후 집에 딱 돌아와보면 내가 뭐 하나 도와준다치고 건들기 죄송할 정도로 집안 일에는 틈이 없으니, 정말 얹혀사는 느낌이랄까...^^ 나쁜 시댁이든 좋은 시댁이든 일단 분가하는게 답인 것 같다.
풀썩 힘없이 침대에 엎드려 누우니 나를 따라 옆에 걸터앉는 도경수 씨에게 시시콜콜한 주제로 말을 걸었다.
" 박찬열, 여보네 회사 대학생 인턴으로 들어갔다면서요. 임시사원증 자랑 엄청하던데, 프로필사진으로도 해놓고 "
" 아, 맞아요. 영업부 인턴으로 들어왔는데, 적응 정말 잘하던데요 "
박찬열의 적응력을 칭찬하는 도경수 씨의 말에 푸훗 웃음이 터졌다. 걔 적응력은 친화력 다음으로 오라고하면 서러울 정도로 엄청나니까..
" 걔야 뭐.. 적응은 언제나 어디서든 잘해왔으니까... "
" 저같아도 회사 전체를 막 돌아다니진 못하는데 찬열군은 되게 잘 돌아다니더라구요. 저희 부서 층하고 영업부층하고 꽤 떨어져있는데도 밥 먹을 때 빼고 하루에 한 번씩은 꼭 마주치는 것 같아요 "
" 미쳤나봐, 걔, 회사에 아는 얼굴들 있다고 그러는 거 아니에요? "
" 그래도 회사에 그런 사원들 한 명씩 있으면 재밌어요. 가끔 저보러 올라오곤하는데 그럴 때마다 어디서 배운건지 자기 카페 커피는 맨날 사들고오는거 있죠 "
... 문뜩 내가 카페에서 바쁘게 일을 하고 있으면 점심시간이 다 끝난 시간에 헐레벌떡 달려들어와 날아가는 글씨로 무언가 가득 써제껴놓은 수첩을 보면서 주문하는 박찬열이 떠오른다.그리곤 카운터에 서서 궁시렁 거리는 말이 회사에 들어와서 배우는게 커피 이름이라며... 역시 박찬열도 우리 카페에서 벗어날 수 없는 신세였다. 무튼 그 때마다 카푸치노 하나에다 하트 꼭 그려달라고 해서 설마했더니 아직까지 몸에 배어있는 센스가 죽진 않았나보다. 하긴 그렇게 멍청하면 리터소프트에서 인턴으로 쓰지도 않았겠지.
" 아, 그리고 전에 퇴근할 때 재밌는거 봤어요 "
내 육중한 몸에 깔려있던 이불을 힘주어 빼내며 뭐가 그리 생각만해도 재밌는지 입가 가득 미소를 담는다. 제대로 천장을 보고 눕자 목까지 이불을 덮어주곤 곧 자기도 이불 안으로 들어와 침대 헤드에 몸을 기대며 마저 말을 이어간다.
" 회사 뒷쪽으로 차를 빼러가는데 딱 그 길목에 찬열군이 어떤 여자분하고 같이 있는거에요 "
...!!?
" 저는 어차피 꼭 지나가야하는 길이라 옆으로 조용히 지나가는데 찬열군은 막 이해 못한다고 소리지르고 여자분은 제발! 하면서 안절부절 못하고있더라구요 "
그게 무슨 언발란스한 일이여... 박찬열이 막 소리를 지르는데 그 여자는 또 안절부절 못했다니... 걔가 그럴 애가 아닌데... 혹시 전여친..? 너는 내가 네 곁을 그만 떠나고 싶어하는 내 마음을 이해 못해!!, 아니야 찬열아 제발 돌아와!! 이런 상황인건가.. 그 여자도 진짜.. 무슨 전남친 직장까ㅈ,
" 알고봤더니 그 여자분이 찬열군 여자친구더라구요. 맨날 천사누나라고 불렀던 그 분 "
" 아, 뭐에요. 난 또. 그럼 회사에서 둘이 사랑싸움 한거에요? "
" 그런 것 같아요. 귀엽지않아요? "
귀여운게 다 얼어죽었나보다. 그렇다고 대놓고 그게 뭐가 귀여워요.라고 할 수가 없어 나도 똑같이 침대 헤드에 등을 받치며 고개를 작게 끄덕여주었다.
" 그래서 싸우지 말라고 행쇼라고 해주고 왔어요 "
" 행쇼요?ㅋㅋㅋㅋㅋㅋㅋㅋ 박찬열 축하 영상에서 본 거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나봐 "
" 좋은 말 아닌가요? 행쇼가 행복하쇼- 라면서요 "
" 좋은 말은 맞는데 "
그러면서 웃음을 그치지 못하는 날 의문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좋은 말은 맞는데, 도경수 씨가 그런 말하니까 안어울려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낮고 잔잔한 목소리로 잘자요. 도 아닌 행쇼. 라고 하니까 왜 이렇게 귀여운지.
" 아무튼 행쇼라고 하니까 박찬열이 뭐래요? "
" 그냥 행쇼라고 말한 다음 바로 주차장으로 가긴했는데 차타고 나오면서 보니까 뽀뽀하고있더라구요 "
" 도경수 씨가 행쇼라고 말해줘서 그런가봐요 "
그 말에 아- 하고 팔을 뻗어 내 어깨를 감싸더니 자기쪽으로 나를 살짝 당기면서 하는 말이
" 그럼 우리도 행쇼 "
" ... "
처음에는 뭐하자는 플레이인가 멀뚱멀뚱 그의 얼굴만 바라보는데 점차 얼굴이 가까워져오는게 뽀뽀를 하자는 말인가보다. 이 인간, 날이 가면 갈수록 스킬이 늘어가네. 겨우 이해하고 나서야 또다시 웃음을 터뜨린 내가 뭐에요!! 하며 팔꿈치로 도경수 씨를 장난스레 밀자 더 단단히 어깨를 잡아온다.
흐흥..., 진짜, 자꾸 이러니까 어쩔 수 없ㅈ
" 우리 며느리 잘 자~! "
...
..ㅎ..ㅏ..
점점 가까워지는 얼굴과 무르익어가는 핑크빛 산통을 깨버리는 어머님의 목소리에 스프링처럼 침대에서 일어나선 후다닥 달려나가 방문을 열고 외쳤다.
" 네~ 어머님도 안녕히 주무세요~!! "
" 어머, 아직 안자고있었니? 나는 너 자는 줄 알고 그냥.. "
" 아뇨~ 괜찮아요. 아버님도 안녕히 주무세요~ "
" 어허, 당신때문에 괜히 새아가가 저녁 인사만 두 번 했네"
집도 겁나게 넓어서 어머님,아버님 방 쪽까지 들리도록 말을 하려면 데시벨을 높여야 하기때문에 한껏 목에 힘을 주었다. 물론 안다. 어머님께서 악의따위는 하나도 없으시단거, 다만 타이밍이 거시기해서 그렇지... 아버님께서 이만 들어가라는 제스쳐를 해주시고 나서야 나는 조용히 문을 닫고 후- 작게 숨을 내뱉었다. 그리고나서 뒤를 돌자마자 침대에서 불만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는 도경수 씨를 볼 수 있었다.
" 그냥 자는 척하고 가만히 있지 그랬어요 "
" 어떻게 그래요. 어머님이 인사해주시는데 "
불을 끄고 슬금슬금 침대에 기어들어가자 탁상 위에 놓여진 작은 스탠드를 똑딱하고 키고는 다시 날 꼭 안아준다.
" 빨리 신혼집 구해야겠다.그쵸, 자기 전에도 편하게 있을 수가 없네 "
" 어머님,아버님 들으면 섭섭해하세요 "
물론 50% 예의와 30%의 빈 말, 20%의 진심이 들어간 말이다. 도경수 씨의 말에 좋아요!!쪼아!!! 빨리 분가해요!!!! 이럴 수는 없으니까. 흐흐 실없이 웃으며 가만히 도경수 씨에게 안기는데 다시금 거실이 시끄러워진다. 뒤에서 호박씨를 깐 것도 아닌데 괜히 쫄리는 마음에 흡, 숨을 들이키자 쩌렁쩌렁 집 안을 채우는 어머님의 말씀이 똑똑히 들려온다.
" 당신은 왜! 거실에 안경을 벗어놔가지고 일을 만들어요!! "
" 아이 거참, 애들 잔다니까 "
" 하루종일 안경 찾다가 시간 다 가지!! 내가 제 명에 못산다니까!! "
... 어머님이 방에 들어가시고 또 문 닫히는 소리가 들리기 전까지 약속이라도 한 듯 침묵을 지키던 우리는 쾅! 소리가 들리자마자 일제히 깊게 콧바람을 내쉬었다. 옛날만해도 도경수 씨 집은 하루종일 클래식 틀어놓고 걸음도 사뿐사뿐, 말도 조곤조곤 할 줄 알았는데 집 규모나 가사도우미 아주머니 빼고는 우리 집이랑 다를게 없다.
" 요즘 아버님이 안경을 자주 깜빡하시나봐요 "
" 돋보기 안경 맞추신지 얼마 안되서 그러세요. 익숙해지기만 기다려야죠 "
그러더니 이제는 내 머리를 안아 귀를 꼭 막아주곤 나만 들리도록 속닥거린다.
" 자요, 우리. "
" 잘자요 "
안그래도 피곤한 몸인데다가 코 끝에 은은하게 맴도는 도경수 씨의 향기와 잔잔히 일렁이는 그의 가슴팍에 모든 긴장이 풀려 조용히 눈을 감았다.
" 자기도 잘자요 "
*
잠에 들기 전, 그녀를 품에 꼭 안고 하루동안 있었던 일을 정리하던 경수의 머리 속에 입가에 그린 호선을 지우지 못했다. 옛날에는 그저 형식상으로, 반강제적으로 다니던 회사가 재밌어졌다고 해야하나. 그냥 다 재밌다. 다. 사람 만나는 것도 귀찮고 상사한테 구박받고 혼자 끙끙 앓았던게 엊그제같은데 어느새 모르는 사원들하고 인사도 하고 전에는 마냥 신경 쓰였던 뒷말들은 자취를 감추었다. 매사에 딱딱하고 사람대할줄 몰랐던 성격이 이렇게 유하게 바뀐 이유의 8할정도는 지금 바로 품에서 새근새근 자고있는 그녀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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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우리 회사 분위기 왜 이래 "
오늘 점심, 종인은 경수를 보자마자 식당에 내려가면서 투덜투덜 온갖 불평불만은 다 쏟아냈다. 에이씨, 하며 주머니에 손을 꽂고 신경질을 내지않나 뜬금없이 입꼬리를 시무룩하게 내리질 않나.
" 요즘 회사 분위기가 어떻길래 그러십니까 "
" 어떻냐고? 어? 지금 그게 도경수 씨가 할 말이야? "
요즘 회사 분위기 좋기만한데... 경수가 정말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뒷목을 긁적거리자 주머니에 꽂고있던 손을 빼고 주먹을 꽉 쥐어보인다. 직급상 엄연히 대리와 평사원, 상사와 부하직원이지만 경수와 종인의 사이에서 직급은 그냥 일의 할당량과 연봉의 차이일 뿐 서로를 대하는 건 여전했다.
" 나 빼고 다 연애한다고!! 도경수 씨는 요즘 신혼이라 좋지? 어? 마냥 좋지? "
안좋을리가. 경수는 차마 분풀이를 하는 종인에게 대놓고 대답하지는 못하겠고 속으로만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사원들이 듣건말건 이러다 리터 소프트가 아니라 리터 결혼 정보 업체로 만들어야한다며 소릴치는 종인. 하지만 옆에서 뭐라고 나불거리든 경수의 정신은 점심에 팔려있었다. 왜냐하면 오늘 점심은 항상 중간 이상은 간다는 비빔밥이기 때문이다.
쟁반을 들고 오늘은 밥에 계란후라이 두 개를 넣을까 고민하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우왁!!!하며 경수의 등을 강하게 밀쳤다. 덜컹 내려앉을뻔한 심장을 겨우 부여잡은 채 눈만 동그랗게 뜨고 사람이 복작거리는 식당 한 중간으로 밀려난 경수는 고개를 돌려 다급히 자신을 밀어낸 범인을 찾았다.
" 도대리님 하이 "
역시 회사에서 이런 유치한 장난을 칠 사람은 인턴으로 들어온지 얼마되지않은 찬열군 말고는 더 있을리가. 보는 눈도 많은데 대놓고 화를 낼 수 없어 조용히 다시 밥 받는 대열에 합류하는데 김종인 씨가 고개를 빼서는 내 뒤에 있는 찬열군에게 말을 건다.
" 찬열이 너네 천사누나는 어디두고 여기왔어 "
" 누나가 저하고 밥 먹기 싫대요 "
" 왜, 남친인데. 이미 알 사람들은 다 알지않나? "
" 그러니까요. 여자들은 창피한게 뭐가 그렇게 많아서는 "
샌드위치처럼 두 사람 사이에 껴서 묵묵히 밥을 밥는데 우와앙!! 하며 한웅큼 채소를 집던 찬열군이 이내 장난스럽게 툭툭 나를 건드린다.
" 형, 요즘 신혼 생활은 어때요 "
" 대리님이라고 부르세요 "
" 깐깐징어야 완전, 그럼 대리님 요즘 신혼 어떠세요 "
... 인턴이 상사한테 대놓고 깐깐징어.. 찬열군은 여러모로 내게 신선한 충격을 준다. 깐깐징어라는 말이 뭐가 그리 웃긴지 김종인 씨는 옆에서 크게 소리내어 웃었다. 설레설레 고개를 젓고 밥 위에 계란후라이 두 개를 얹는데 계속해서 찬열군이 신혼 어때요~ 하며 말을 걸어온다.
" 신혼이 안좋을리가 없잖습니까, 뒤에 사람들 기다리니까 빨리 밥이나 받으세요 "
" ..ㅇ..오~ 역시 결혼이.. "
연신 감탄을 하는 찬열군의 뒷말은 모조리 씹어버리고 앞서가는 김종인 씨를 따라 자리를 잡고 앉자 뒤에서부터 잠깐 기다려요!! 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게 빨리 받으라고 할 때 받지 좀. 숟가락을 들고 밥에 꽂아넣을 때서야 허겁지겁 달려오는 찬열군.
" 진짜 혀.ㅇ.. 아니 도대리님 인정머리없는 건 어떻게 똑같아 "
" 몰랐어? 도경수 씨는 ○○씨 말고는 전부 다 인정머리없이 굴어 "
" 나는 뭐, 회사에서는 젠틀할 줄 알았죠 "
" 젠틀한 것도 ○○씨 한정 "
" 참 나 "
찬열군의 반응에 그저 슬며시 미소만 짓던 김종인 씨는 갑자기 숟가락을 꼭 쥐고 열심히 밥을 비비던 손을 멈추고 내게 말했다.
" 맞아 도경수 씨, 축의금 확인했어? 계산 맞지? 나 진짜 그렇게 큰 돈 관리해보는거 처음이라 죽을뻔했어, 사람들이 투척한 액수가 장난 아니던데 "
" 대강은 확인 했습니다. 김종인 씨는 믿을만 하니까 "
" 어우, 그러지 마.나 진짜 그 때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제대로 했는지도 모르겠다니까. 지금 이래놓고 도경수 씨, 나중에 돈이 빈다고 고소하는거아니야? "
" 김종인 씨 고기값이라고 치죠 뭐, 왜 오만원만 쓰셨습니까? "
" 내가 진짜 오십만원 쓰려고했는데, 원래 그렇게 안쓰다가 갑자기 먹을 걸로 쓰려고하니까 내 돈도 아닌데 아깝고 손이 덜덜 떨리더라고. 됐어, 오만원이면 충분했어 "
지금 김종인 씨와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아들을리없는 찬열군은 조용히 눈을 또륵또륵 굴리며 우리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맨날 카페에서만 보던 사람하고 회사에서 밥을 먹으니 영 다른 곳에서 먹는 것 같다.
" 찬열이 너는 회사 적응 할만 해? "
" ... "
김종인 씨의 물음에 실컷 우물거리던 찬열군의 입이 굳어갔다.
" ... 왜, 좀 아니야? "
" 형, 진짜. 아니 선배 아.. 진짜.. "
" 영업부 힘들지 "
" 아뇨 너무 좋아요!!! 지금 이렇게 점심을 먹으면서도 저기 앉아있는 천사누나를 볼 수 있다는게 너무 신나요!!! 누나!!!! "
너무 좋다고 말하다가 흥이 넘쳐버린 찬열군이 누나!! 하고 외치자 내 대각선 뒷편에 앉아있던 여자분이 바로 그 천사누나인 듯 시끄러워!! 하며 얼굴을 가리기 바쁘다. 여러모로 귀여운 커플이다. 흐뭇한 미소로 둘을 바라보는데 여기서 기분이 안좋은건 된장국을 젓가락으로 깔짝대고있는 김종인씨 뿐이다.
" 진짜 빌어먹을 "
" 김종인 씨는 왜 여자친구가 없습니까 "
" ㄴ.. 내가 없는게 아니야! 줄 섰거든? 지금은 천천히 고르는 단계지 "
" ... "
딱히 신뢰가 가지않는 말에 다시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자 김종인 씨, 본인도 할 말을 잃은 듯 쩝 입맛을 다시고는 바쁘게 젓가락질을 한다.
그렇게 한참 열심히 배를 채우는데 누군가가 옆에 비어있는 의자를 뒤로 끌고는 자연스럽게 앉았다. 누군가 싶어 슬쩍 고개를 돌려보니 기획부에 있던 시절, 같은 팀이었던 한대리님이다. 회사 내에서 한대리님을 좋아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겠지만 거의 혐오에 가까운 수준으로 한대리님을 싫어하는 김종인 씨는 대놓고 미간을 좁혔다. 하지만 그를 알리 없는 한대리님은 부담스러운 낯짝을 들이밀었다.
" 도대리 결혼식 잘봤어, 부인이 정말 미인이던데 "
" 아, 네. 많이 바쁘셨을텐데 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
" 당연히 가야지, 우리 도대리 결혼인데
그 말에 옆에서 잔뜩 심술이 난 표정을 하고있는 김종인 씨는 낮게, ' 개뿔이 ' 라고 속삭였다.
" 근데 유부남이면서 아직까지 미혼들이랑 다니는 거야? 이거 미혼들이 마누라 있는 사람 공감은 하겠어? "
" .. 무슨 말씀이십니까 "
개인적으로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 건드리는 걸 싫어하는 타입이라 말에 조금 날을 세우니 한대리님은 금세 시선을 피하며 멋쩍게 웃으셨다.
" 아니, 그 유부남들은 유부남들끼리 잘 통하고, 그런거 아니겠어? 어? "
" 에이, 한대리님. 우리 도경수 씨 아직 신혼인데 벌써부터 유부남클럽에서 데려가시면 저 섭합니다 "
대답이 없는 나 대신 김종인 씨는 적대감이 가득 담긴 웃음과 함께 숟가락을 소리나게 놓으며 떨떠름함을 한껏 표했다.
" 뭐 유부남 클럽에서 도경수 씨 잡아먹겠데? 김종인 씨도 참, "
" 미혼들이 마누라 있는 사람 공감은 못해줘도 들을 이야기는 많거든요, 이게 미리하는 결혼 공부라고 "
" ... "
" 아직까지 들을 이야기가 너~무 많은데 어쩌죠. 죄송하게 됐습니다 "
김종인 씨의 빈정거림에 한대리님은 끝끝내 포기하지않는 듯하다가 결국에는 그래 결혼 공부 잘 해, 잘. 하고 자리를 떠나셨다. 굳이 이렇게 열 낼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 옆에서 에이씨 저게 상사라고, 중얼거리는 김종인 씨를 빤히 쳐다보자 경고하듯이 밥풀이 묻은 숟가락으로 내게 삿대질을 한다.
" 도경수 씨, 우리 회사 유부남 모임들 다 들어가지마. 진짜 경고야 "
" ... "
" 진짜 유부남 모임이라치고 제대로 건전하게 노는 모임을 못봤어, 싱그러운 신혼 생활 깨고 싶지않으면 지금 내가 하는 말 잘 새겨들어 "
.. 정말 잘 새겨들어야겠다. 아까까지만해도 김종인 씨가 미리하는 결혼 공부라고 들을 이야기가 많다고 했는데 오히려 내가 김종인 씨에게 들을 이야기가 많은 것 같다. 아무래도 사교성이나 정보력에서는 나보다 한 발 더 빠르니까.
" 찬열이 너도 잘 새겨들어. 우리 회사에서 피해야 할 요주의 인물 첫번째, 아까 그인간. 기획부 한대리 "
" 그 대리님 생긴 거부터가 비호감이었어요 "
" 그렇지? 아주 그냥 나쁜 놈이라니까. 자기도 결혼한지 얼마나 됐다고 집에 안들어가고 맨날 페이스북에 지 당구치는거 올리더라니까, 저 인간 결혼한지 한 달쯤 됐나, 집에서 자려고 눕는데 사모님이 나한테 전화를 하더라고, 한대리랑 같이 있냐고. 회식이라는데 연락이 하나도 안된다고 "
" 와, 진짜 너무했네. 결혼한지 한 달이면 한창인데 "
옆에서 가만히 듣고있자 하니 분명 한대리님이 비호감인건 맞지만 흡사 여고생들의 뒷담화를 보는 것 같다. 싱그러운 신혼 생활을 깨고싶지않으면 그냥 조용히 김종인 씨 말 듣는게 좋겠지. 그건 그렇고 결혼한지 한 달인데 집에 안들어가고 싶을까? 내 상식선에서는 이해가 되질 않는다. 나는 지금도 한시라도 빨리 집에 들어가고 싶은데.
" 도경수 씨는 우리같은 동료들 있어서 좋은 줄 알아. 신혼이라고 배려도 해줘, 저런 못되먹은 사람들까지 퇴치해줘 또 요즘은 주말에 놀자고 전화도 안하잖아 "
하나하나 따져봐도 맞는 말이라서 그저 고개만 끄덕여주었다. 마지막 한숟가락까지 뜨고나서 언뜻 보니 김종인 씨와 찬열군의 그릇은 잔반 한 톨도 눈에 띄지 않을만큼 깨끗하게 비워져있다. 괜히 급해진 마음에 입 안에 있는걸 다 못넘긴 채로 일어나려하자 편한 자세로 쩍벌하고 있던 김종인 씨가 어어어, 하며 날 붙잡았다.
" 점심시간도 긴데 뭘 서둘러 "
" 맞아요. 그 한대리? 그 사람 이야기 좀 듣고싶은데 더 풀어봐요 종인이 형 "
" 아 그 인간 이야기면 끝도 없지! "
그리고 내가 발령이 난 후 한대리님의 이야기를 쭉 늘어놓기 시작하는데 들으면 들을 수록 가관이다.
" 내가 목이 타서 자판기에 갔더니 옆에 유부남 클럽이 있는거야, 그 인간이 신이 나서 말하길래 몰래 훔쳐들었는데, 부인이 아파서 직장까지 잠깐 차 좀 태워달라니까 그냥 만 원짜리 한 장 던져주고 왔다고 자기 정말 자상하지않냐고 그걸 자랑이라고 크게 말하더라 "
" 헐 사모님은 무슨 죄에요? "
" 남자 보는 눈이 없는 죄지, 뭐 "
한마디 한마디 한대리님의 만행을 들으면서 나는 절대 그런 남편이 되지 말아야겠다. 를 정성스럽게 마음 속에 새겨넣었다. 딱 한대리님 반대로만 행동하면 사랑받는 남편이 될 수 있을까?
" 도경수 씨 지금 잘 듣고있지 "
" ... 잘 듣고 있습니다 "
" 꼭 잘 들어, 겨우겨우 골인한 결혼인데 다 잘 살라고 해주는 말이야 "
누가 보면 김종인 씨는 결혼 10년차인줄 알겠다. 그래도 잘 살라고 해주는 말이니 잘 듣고 말고. 이후 한대리님 이야기는 10분간 더 연장되었다. 그리고도 이야기를 못끝냈으니.. 여러모로 닮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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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김종인 씨가 해준 한대리님 이야기를 잊지못한다. 너무 인상깊어서, 좋은 의미로 인상 깊은게 아니라 정 반대의 의미로 말이다. 품에서 곤히 잠에 든 그녀를 바라보니 새삼 어떻게 남편이 된 사람이 부인한테 그럴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잠깐 자세를 뒤척이자 그녀의 얼굴 위로 진 그림자가 사라지고 눈을 찌르는 빛에 살풋 인상을 찌푸린다. 내가 잠을 방해했나보네. 이러면 좋은 남편 못되는데. 서둘러 스탠드의 전원을 끄고 착 가라앉은 어둠 속, 조심스럽게 그녀를 다시 안았다.
서서히 엇박자였던 호흡이 새근새근 맞아가고 내 눈 또한 잠에 스르르 감겨온다.
잘자요.
내 꿈 꿔
*
" 잘 다녀오세요 아버님, 어머님~ "
" 경수랑 새아가도 집 잘 보고있고, 우리는 저녁 먹고 늦게 들어올테니까 둘이서도 점심,저녁 알아서 잘 챙겨먹고 "
토요일 이른 아침부터 외출을 하신다며 현관에서 분주하게 준비하고 계시는 아버님,어머님을 배웅해드리기위해 억지로 잠에 찌든 눈을 뜨고 꾸역꾸역 미소를 지었다. 원래 이 시간대면 한창 자고 있을 시간일텐데 시집 오고나서 내 생활패턴이 점점 바른 생활 어린이처럼 변해가고 있는 것 같다. 좋은..변화야...☆
" 오늘 토요일인데 둘도 어디 나가고 싶으면 잠깐 바람 쐬러 나갔다 오고 그래~ 우리 며느리 하루종일 집 안에만 있으면 답답하겠다 "
집이 너무 넓어서 답답할 것도 없는데.. 자전거 타고 한 바퀴 돌아도 될 것 같은데...옛날에 도경수 씨가 선물해드린 스카프를 단단히 목에 두르시고는 살랑살랑 손을 흔들어주시는 어머님.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다시 한 번 더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자 갔다오겠다는 말씀을 끝으로 집을 나서신다. 끝까지 제자리에 꼿꼿이 서있으니 뒤에 있던 도경수 씨가 괜찮아요?하고 물었다.
" 당연히 괜찮죠~ "
" 안괜찮은거 다보이는데 "
....
" 네 안괜찮아요... "
이 집 안에 도경수 씨와 나만이 남았다는 사실에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이실직고하자 작게 웃으며 내 손을 잡아 거실 쇼파로 이끄는 그
" 적응 많이 힘든가봐요 "
" 아무래도 집도 배로 커지고 평생 같이 살아왔던 엄마,아빠랑 갑자기 떨어지니까 그런거같아요. 그 흔한 시집살이도 없고 도경수 씨도 있으니까 금방 적응되겠죠 "
말이 끝나자마자 그가 무방비 상태로 힘을 빼고 있던 허리를 잡아당겼다. 뱃살에 힘을 줄 시간도 없이 갑작스러운 스킨쉽에 으헉, 하고 다소 남성미 넘치는 소리를 내자 눈을 동그랗게 뜬 도경수 씨가 뒤로 주춤 물러난다.
" 어디 아파요? "
" .. 아뇨 너무 갑작스러워서.. "
" 아, 놀랐어요. 어디 아픈줄 알았잖아요 "
제가 더 놀랐거든요. 여자의 허리는 힘을 줘도 달라질건 별로 없지만 더더욱 힘을 빼고있을 때는 금단의 구역인데..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그 상태로 스탑. 힘을 가득 준 채로 있는데 아까 내가 너무 놀란탓일까 다시 허리를 안으려는 기미도 보여주지않는다.
" 자기는 오늘 혹시 어디 안나가고 싶어요? 날씨도 좋은데 "
" 저는 뭐.. 도경수 씨는요? "
" 저도 딱히.. 보고싶은 영화나 먹고싶은건요? "
... 요즘 볼만한 영화가 없어서...어깨를 으쓱하고 슬리퍼를 질질 끌다시피 걸음을 주방쪽으로 천천히 옮겼다. 아침도 안먹고 자다가 일어나서 씻고 바로 어머님,아버님 배웅해드린터라 배가 밥달라고 아우성이다. 이 쪽으로 살림을 옮기고나서부터는 괜히 눈치보여가지고 한 번도 냉장고를 쓸 때없이 연 적이 없었는데 오늘에서야 비로소 냉장고를 탐색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들릴듯 말듯 희미하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기대에 찬 마음으로 냉장고를 열었는데.
열었는데.
...
대체 내가 그동안 이 집에서 뭘 먹고 살아왔나 싶을 정도로 먹을게 없다. 이게 뭐람.. 스트링 치즈라던가 먹다남은 떡이라던가 정말!! 아무거나 주워먹을거없나 싶어 냉장고 깊숙이 머리를 집어 넣는데 있는 거라고는 락앤락 통에 고이 담겨있는 반찬들과 요리에 쓸 채소들뿐이다.
" 밥 먹게요? "
옆에서 내가 뭐하는지 기웃거리며 살펴보는 도경수 씨가 물었다.
" 아니.. 그.. 어.. 도경수 씨 아니 여보 "
" 네 자기 "
" 혹시 과자 먹어요? 아니면 하다못해 뻥튀기라던가, 아니면 탄산음료.. 그것도 아니면 과일쥬스 같은거 "
내 반문에 입을 꾹 다물고 한참을 생각하던 도경수 씨는 시선을 허공에 놓고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 다 먹는데 즐겨먹지는 않아요. 근데 그건 왜요? "
대답없이 냉장고를 가로막고 있던 몸뚱이를 치워주자 힐끔 락앤락 통밖에 없는 황폐해진 냉장고 안쪽을 보던 그는 가만히 있다가 어...하고 다급히 눈동자를 굴렸다. 도경수 씨가 봐도 이건 정말 심하다고 생각 안해요? 계속해서 냉장고를 열고있으면 전기세만 가득 나올거같아 소리나게 문을 닫아버리자 머쓱하게 뒷목을 긁적인다.
" 먹을 게 없네요 "
" 여보가 봐도 그렇죠? "
" ... 점심,저녁 먹고싶은거 있어요? "
" 됐고, 우리 일단 나가요 "
" 벌써 생각해둔거에요? "
" 장보러 가자고요. 장보러 "
주방에서 멍하니 서있는 도경수 씨를 두고 외출 준비를 하기위해 거실에서 쓸모없이 켜져있던 티비를 끄자 다급히 내게 달려와서는 장보러요? 하는 그.
" 저렇게 먹을게 없는데 장보러 가야죠 그럼 "
" 진짜요? 그럼 빨리 준비할게요 "
장보러가자는 말에 신나서는 황급히 방으로 걸어들어가는 그. 보통 남자들은 장보러가자는 말 싫어하지않나, 왜 저렇게 좋아하지... 리모콘을 쥐고 우두커니 서있던 나는 대강 쇼파에 던져버리고 아직까지 서로 옷 갈아입는 모습을 보는건 익숙하지 않은 우리이기에 터덜터덜 따로 내 옷가지들이 있는 드레스 룸으로 향했다.
하여튼 이 집은 더럽게 넓어요.
.
.
.
" 먹고싶으면 둘 다 사요 "
" 아니 도경ㅅ.. 아니 여보, 하나만 골라달라니까요? "
" 전 둘 다 괜찮아보이는데 "
마트에 도착하고 나서부터 도경수 씨의 기분이 수직 상승하는 것 같다. 아니 기분이 수직 상승하기 시작한건 내가 장보러 가자고 했을 때부터였을까? 옛날의 황희정승같은 모습도 보이는가하면 마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도 일체의 불평불만도 없다. 다른 남자들은 같이 장보러 다니면 그렇게 힘들어 한다던데 장보는게 도경수 씨 체질인가... 둘 다 사라는 그의 말을 무시한 채 서로 다른 브랜드의 오렌지 쥬스 사이에서 갈등을 때린 끝에 고당도를 강조하는 오렌지 쥬스 한 통을 카트에 넣었다. 도경수 씨는 자꾸 둘 다 먹으면 된다는데 누가 이 짧은 유통기한 사이에 오렌지 쥬스를 흡입하나!!!
집에서 나오기 전에 냉장고하고 다용도실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사야할 거리를 미리 적어놓은 종이를 주섬주섬 꺼내자 딱 붙어서서는 내 어깨에 턱을 올리곤 슬며시 볼을 맞대는 그
" 어떤거 더 사야해요? "
" 기본적인건 아주머니께서 다 사놓으셨더라구요. 오늘 저녁거리하고 제가 먹을 과자 조금만 사고 가요 "
" 차도 가져왔으니까 이왕이면 많이 사가요 "
어이구 말은 고맙네요. 헛웃음을 치며 카트를 미는 도경수 씨의 팔에 조용히 팔짱을 꼈다.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맞추며 걷다가 사야할게 보이면 잠깐 떨어져서 물건을 보다가 카트에 집어넣고 또 팔짱을 끼고. 생각보다 길어지는 쇼핑에도 그는 지칠 줄을 모른다.
" 여보 오늘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요? "
" 그냥, 제가 상상했던거하고 똑같아서 "
상상했던거? 집었던 두부를 망설임 없이 카트 안에 넣고 아무 말 없이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자 알아서 말을 이어간다.
" 사실 부부 둘이 딱붙어서 장보는 거 맨날 상상만하고 부러워했는데 결혼하니까 이렇게 진짜 해보네요 "
" 별게 다 부러워, 앞으로는 질리도록 마트 데리고 올거니까 그런줄 알아요 "
" 좋아해야되나요 "
마트 한 중간에서 작은 농담에도 꺄르르 좋다며 웃으니 동네방네 우리 신혼부부에요~ 라며 소문 내고 다니는 기분이다. 이왕 이렇게 온김에 도경수 씨의 로망을 이뤄주자 하는 심정으로 걷다가 근처에 있던 군만두 시식 코너에서 만두 하나를 호호 불어 뜨거운 김을 식혀주곤 그의 입가에 들이밀었다. 물론 그의 반응은 더할 나위없이 함박 웃음이 가득.
" 근데 어머님,아버님께서 집 안에 기름 냄새 배는거 싫어하시죠? "
" 아뇨, 가끔 전도 해먹고 그러는걸요. 다른 건 몰라도 음식에 대해서는 관대하세요 "
군만두를 사고싶어하는 내 마음을 아는건지 도경수 씨의 말이 내 고민을 덜어주었다. 좋았어!! 신나게 커다란 냉동고에서 군만두 한 봉지를 꺼내들자 옆에서 열심히 군만두를 뒤집고계시던 아주머니께서는 음~ 하며 우리 둘을 바라보셨다.
" 신혼 부부? "
" 네~ 저희 다 티나죠? "
" 아유 한참 좋을 때네, 그래 신혼 부부는 티내고 다녀야해요!! 이뻐이뻐 "
부부가 같이 마트에 다니는 건 드라마 뿐만 아니라 어디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시식코너에서 이런 말을 들으니 정말 드라마가 따로없다. 더이상 할 말이 없어 이만 다른 코너로 가볼까 하는데 아주머니께서는 많이 먹으라며 먹기 좋게 놓은 군만두 한 조각을 찍어서 내미셨다. 멈칫하는 나 대신 감사합니다 하며 그를 받아든 도경수 씨는 아까 나처럼 혹여나 데일까 정성스럽게 군만두를 후후 불어 내 입 안에 넣어준다.
" 어머~ 남편이 참 자상하네 "
뜨거운 김을 내뿜으며 군만두를 우물거리던 내가 흘끔 도경수 씨를 보자 그도 그 말에 나를 흘끔 쳐다보았다. 딱 마주친 눈을 계속 고정시키곤 실실 웃으며 대답했다.
" 제가 그거보고 결혼한건데요 뭘, "
" 이렇게 다정한 남자도 찾기 쉽지않어요 새댁, 다른 남자들은 죄다 지꺼 먹기 바쁘지 "
새애애애댁??? 이럴 수가.. ㅂ..부끄러워..!! 내가 새댁이라는 말을 들어볼 날이 오게될 줄이야.. 이웃 간 소통도 없는 동네라서 새댁이라는 말을 들어보기는 커녕 이웃들 얼굴도 제대로 못봤는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새댁 소리를 들어보다니. 나도 이제 진짜 오세훈 말마따나 아줌마인가보다. 싫은 건 아닌데.. 그냥.. 나 자신이 낯설어져서..
뻘쭘히 말이 사라진 분위기 속 도경수 씨가 천천히 카트를 밀기 시작하자 맛있게 먹으라는 아주머니의 말씀을 끝으로 냉동식품 코너를 빠져나왔다. 주말이라 그런지 꽤 많은 사람들이 마트 안을 채웠고 그중 당연히 눈에 띄는 사람은 대놓고 하트하트한 분위기를 뽐내는 나와 도경수 씨였다. 룰루랄라 뭘 더 살까 리스트를 확인해보는데 열심히 카트를 밀던 도경수 씨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 왜요? "
" ... "
하라는 대답은 안하고 그저 바닥에 시선을 꽂는 도경수 씨를 따라 바닥을 보자 우두커니 기껏 해봐야 손바닥만한 앙증맞은 신발이 떨어져있다. 냅따 주워서 가까이서 보니 더더욱 때도 안탄 새신발이다.
" 이거 완전 새건데, 누가 떨어뜨린지 봤어요? "
" ... 어 ..저기 저 유모차 끌고가시는 분이 떨어뜨린게 아닐까요 "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그는 저 멀리 살랑살랑 유모차를 끌고가시는 아주머니 한 분을 지목했다. 빨리 가자며 도경수 씨를 재촉하자 평소 운전 실력으로 매끄럽게 카트를 밀어나간다. 다행히 느린 속도로 설렁설렁 걸어다니시는 아주머니를 금방 따라잡고는 슬쩍 유모차에 타고있는 아기의 발을 보니 한 쪽 발에만 지금 내 손에 쥐어진 신발과 똑같은 신발이 신겨져있다.
" 저기, 이 신발 애기꺼 맞죠? "
" 어머, 우리 애 신발이랑 똑같네요.내가 분명 잘 신겨놨는데 "
" 저 쪽에 떨어져있더라구요 "
무릎을 꿇고 직접 아기의 발에 조심스럽게 신발을 신겨주는데 혹여나 울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과 달리 아기는 눈만 말똥말똥 떠보였다. 찍찍이까지 꼼꼼하게 붙여주고보니 신발이 아기라고 크게 샀는지 꽤나 헐렁거린다. 이러니까 아무리 잘 신겨놔도 벗겨지죠..
" 근데 애가 순하네요. 낯선 사람이 신발 신겨주는데도 가만히 있고 "
" 저희 애가 순하다는 말은 많이 들어요~ 남자애라 무감각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정말 순한건지 모르겠다니까요 "
" 남자애에요? 애가 눈이 크고 이뻐서 여자애인줄 알았어요 "
옛날에는 마냥 싫었던 애가 지금은 좋아진걸보면 시간이 많이 흘렀긴 흘렀나보다. 거기다 넉살좋게 낯선 사람이랑 수다도 떨어보고. 감사합니다~ 하며 다시 걸음을 옮기는 아주머니의 뒷모습만 쳐다보는데 옆에 있던 도경수 씨의 입꼬리가 움찔거린다.
" 또 왜 그래요 "
" .. 그냥.. "
불길한 느낌에 팔짱도 끼지않고 먼저 걸어가버리자 그득그득한 카트를 힘껏 밀며 나란히 내 옆에서 걷는 그가 자꾸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한 눈빛을 강렬하게 쏘아보낸다.
" 말로 해요 말로, 눈으로 하지말고 "
" ... 애기 이쁘죠 "
" .. 애기야.. 뭐 이쁘죠, 왜요. 왜 불안하게 그런걸 물어보고 그래요 "
내 말에도 놀리듯이 낮게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훽 돌려버리는 도경수 씨. 이 사람 뭔가 의미심장한게...
" 뭔데요 뭔데!! "
검지손가락으로 쿡쿡 그의 옆구리를 찌르며 괴롭히자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크게 웃음을 터뜨린다.
" 아 아, 잠깐 잠깐만요. 말할게요 "
" ... "
" 자기랑 애기랑 너무 잘 어울려서 그랬어요. "
" 무슨 소리에요 "
" 그냥, 음..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그런 모습일까 하는 생각도 들고 "
...
ㅁ..무슨..! 아이 소리에 괜히 속에서부터 열기가 훅 끼쳐온다 . 아직 혼인신고 한지 한 달도 안됐는데 벌써부터.. 부끄러워진 나머지 먼 산만 바라보자 오히려 내게 붙으면서 능글맞게 말하는 그
" 자기는 아들이 좋아요 딸이 좋아요? "
" 일단 우리 신혼부터 즐깁시다 "
" 저는 상관없는데 아버지는 손자보다 손녀가 좋다고 하시더라구요 "
아버지는 언제 도경수 씨한테 그런 말을.. 허허 우리 새아가~ 새아가~ 하실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어!!!!!!! 잘만 붙어다니던 아까와는 달리 부끄러움에 피해다니는 나와 계속해서 아들이 좋아요 딸이 좋아요 하고 물어오는 도경수 씨의 추격전은 내가 먼저 지쳐서 헥헥 거릴 때까지 끝나지 않았다. 또 하필 내가 지쳐서 멈춘 곳이 아기 분유 코너일게 뭐람.. 커다란 통들에는 아기들의 얼굴이 가득 찍혀있었고 그는 뭐가 그리 즐거운지 계속 활짝 웃으며 제 옆에 있던 분유통을 하나 톡톡 건드린다.
" 언젠간 이거 사러 마트에 오는 날도 있겠죠 "
" 몰라요 몰라!!!! 모른다구요!! "
그리고나서 다시금 냅따 분유코너 밖으로 달려나가자 뒤에서 날 놀리는거에 재미든 도경수 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어디가요!! 우리 나중에 꼭 이거 사러 마트 같이 와요!! "
미쳤나봐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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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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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대충 해결하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시집와서 처음 하는 요리에 주먹을 불끈 쥐고 인터넷으로 김치찌개 황금 비율 레시피를 찾았다. 김치를 자르는데도 정성스럽게, 두부를 자르는데도 딱딱 자로 잰 듯이 고군분투하며 만든 김치찌개 1호는 나름 맛도 괜찮은게 성공적이다. 이것이 바로 인터넷의 순기능
도경수 씨가 도와주겠다며 냉장고에서 미리 반찬을 꺼내고 수저에다 밥솥에서 밥까지 퍼서 셋팅해준 덕분에 나는 편안하게 보글보글 끓는 김치찌개만 상 위에 올려놓을 수 있었다. 옛날에 한창 연애할 시절 어디 피크닉 갔을 때나 도경수 씨 생일, 해봤자 다섯번도 내가 해준 요리를 먹어본 적이 없는 도경수 씨는 입 모양으로만 우와- 하며 작게 박수를 쳤다.
거기다 이렇게 한 지붕 아래에서 아버님이 안계시면 어머님이랑 아니면 아버님,어머님 두분까지해서 먹었지 단둘이 먹어본 적이 없었기에 도경수 씨랑 마주않아 있으면서도 계속 웃음이 나온다. 그도 나와 똑같은 마음인지 밥을 먹으면서도 계속해서 미소를 지우지 못했다. 그 어떤 대화도 없이 젓가락과 그릇이 부딪히는 소리만이 우리 사이를 채우는데도 어색한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 김치찌개 괜찮아요? "
" 네, 솔직히 도우미 아주머니께서 해주신것보다 더 맛있는것 같아요 "
도우미 아주머니한테는 죄송하지만 그야.. 김치찌개 황금 비율 레시피니까...^^ 괜히 황금 비율이 아니잖아요?
몇마디 나누다가 다시 대화가 사라진 우리. 하지만 여전히 힐끔힐끔 밥을 먹으면서도 서로의 얼굴을 살폈다.그렇게 눈만 마주친게 한두번이 아니다. 오늘도 참.. 분위기가 묘한게.. 이것 참...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찾기위해 입술을 안쪽으로 말아넣는데 또 마주친 눈에 강렬한 스파크가 튀는 기분이다.
이래서 신혼 때는 눈만 마주치면.. 그래.. 이제서야 그 말이 이해가 되었다.
이내 깊게 숨을 내쉬며 씨익 입꼬리를 올리는 그에 수줍은 각시마냥 눈을 내리깔자 아, 하고 먼저 말문을 튼다.
" 우리, "
" ... "
조용히 다시 시선을 올리자 오묘한 분위기가 정적을 메웠다.
" 빨리 밥 먹고 "
" ... "
" 잘 준ㅂ "
.....!
" 새아가 우리 왔다! "
" 어머님,아버님 오셨어요!!!!!!!!!!!!!!!! "
저녁 먹고 늦게 들어 오신다던 어머님,아버님께서 예상 외로 일찍 돌아오셨다. 분위기에 취해 현관 키패드 누르는 소리를 못들었나보다. 근데 왜 하필 이런 타이밍에... 하... 아랫입술을 꾹 깨문채 눈을 지긋이 감는 도경수 씨의 눈치를 한 번 보고는 재빨리 현관으로 달려나갔다.
" 빨리 오셨네요? 저녁은 드셨어요? "
" 말도 마라 얘, 이 양반이 내가 요즘 속에 가스 찬다는 말을 귓등으로도 안듣고 보리밥을 먹으러 가자고하는게 아니니. 그래서 그냥 집에 오자고 했지 "
" 당신은 뭘 몰라. 보리밥 그게 얼마나 몸에 좋은데, "
" 됐어요. 근데 이게 무슨 냄새야, 김치찌개 했니? "
" 네~ 외식 많이하면 돈도 나가고 집밥만큼 좋은 것도 없는 것 같아서 장까지 봐왔어요~ "
킁킁 냄새를 맡던 어머님은 좋아라 하시며 주방으로 달려들어가셨다. 신발을 벗고 끌끌 혀를 차시는 아버님까지 집 안으로 들어오시고 뒤따라 다시 주방으로 가자 덩그러니 앉아있던 도경수 씨는 억지 웃음을 지으며 오셨어요. 하고 인사를 했다.
" 경수 넌 아들이란게 나와보지도 않니 "
" 밥에 정신이 팔려서.. 생각보다 일찍 들어오셨네요 "
" 느네 엄마가 보리밥 먹기 싫다고해서 그냥 들어왔다. 새아가 나도 밥 한 그릇만 다오 "
보리밥이 뭐길래... 네에~ 싹싹하게 대답을 하고 밥솥쪽으로 가자 김치찌개를 한 숟갈 떠드셔보시던 어머님도 나도 좀 부탁해~ 하며 외치셨다. 그래 밥 푸는 것까지는 괜찮은데 보리밥.. 보리밥!!!!!!!!!! 너는 왜 가스가 차는 음식인가!!!!!!!!!!!!!! 보리밥년.. 너는 h.a.t.e
밥 두 그릇을 놓아드리고 다시 내 자리로 돌아가기위해 도경수 씨 뒤쪽을 지나가는데 덥썩 내 팔을 잡아당긴다. 무언가 할 말이 있다는 듯 고개를 숙여보라는 제스쳐를 하길래 허리를 굽혀 귓가를 내어주자 한참 말이 없다가 조곤조곤 말하기 시작하는 그
" 미안해요 "
" ... "
" 최대한 빨리 신혼 집 구해볼게요 "
네, 그러는게 좋겠네요....
*
사담
하이 여러분 리히터에요
...
늦었죠.. 네..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미쳤어요!! 제 스케쥴이 미쳤어요!!! 그리고 제 잠도 미쳤어요... 옛날에는 새벽 3시까지 버텨도 괜찮았는데 요즘은 12시도 넘기기 힘드네요 이게 다 춘곤증 때문인가봐요 진짜 미치겠어요..낮에도 시도때도없이 졸리고 거기다 요즘 두피염도 도져가지고 피부과 약도 먹는데 참 이게 졸려요.. 물론 쓸때없는 변명인걸 알지만 이런 제 맘을 알아주셨으면 죄송한 마음을 알아주셨으면ㅠㅠㅠㅠㅠㅠㅠㅠㅠ왜냐하면 여러분들이 제 망태기 속에서 빠져나가는 걸 원하지 않으니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흐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최대한 주 2회로 계속 끌고나가려고하는데 하.. 네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저 왜 플레이보이 이렇게 늦게 들었죠? 아. 뒷북이라니.
직캠봤는데
현기증
으아아ㅏ아아ㅜㅠㅏㅣㄴ유ㅣㄴ마놔ㅗ마ㅣ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애두라ㅠㅠㅠㅠㅠㅠ사랑해!!!!!!!!!!!!사랑한다코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수니우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되게섹시!!!!!!!!!
태평양 한가운데에 무념무상으로 떠다니는 긴 해초같은 비트 좋다쿠!!!!!!!!!!!!!!!!!!!!!!!!!!!!!!!!! 이그조 너네들 되게 섹시!!!!!!!!!!!!!!!!!!!!!!!!!!!!!!!!!!!!!!!!!너네를 향한 내 마음은 알고있니 이것두라?????????????????????!!!!!!!!!!!!!!!!!!!!!! 내 마음 좀 알오라!!!!!!!!!!!!!!!!!!!!!!!!!!!! 알아달라고!!!!!!!!!!!!!!!!!!!!!!!!! 사랑해!!!!!!!!!!!!!!!!!!!!!!!!!!!!!!!!!!!!!!! 나는 죽기 전에 플레이보이만 들을 수 있다면 여한이 없다!!!!!!!!!!!!!!!!!!!!!!!!!!!!!!!!!!!!!! 그까짓 앨범 내가 다 살게!!!!!!!!!!!!!!!!!!!!!앨범만 내!!!!!!!!!!!!!!!!!!!!!!!!!!!!!!!!!!!!!!!!!!!!
플레이보이,바람직,치명적,망태기
(주섬주섬)망태기가 어디갔죠 빨리 애들 담아와야되는ㄷ..
근데 요즘 경듀랑 종인이 외모적으로 변했다고 반응이 안좋다고하는 글보면 가슴이 아파요ㅠㅠㅠㅠㅠㅠㅠ 먼소릴하는거여ㅠㅠㅠㅠ 개소리ㅠㅠㅠㅠㅠ
이이ㅠ후ㅠㅠㅠㅠㅠㅠㅠㅠ영상보니까 여전히 귀엽고 되게 섹시하더마뉴ㅠㅠㅠ 우리 이그조는 항상 이뻐요ㅠㅠㅠㅠ 하나도 빠짐없이 다 이쁜애들한테 ㅠㅠㅠㅠㅠㅠㅠㅠ 신곡나오면 마마부터 끝까지 다 스트리밍할게 내가 내가할게!! 내가한다고!! 코흘리개때부터 멜론 이용권을 샀는데 내가 이럴려고 샀구나! 어린날의 나한테 경의를 표시한다. 진짜 저는 플레이보이가 제일 좋아요 너무 좋아 애들아!!! 너네 플레이boy해라!!! 나는 그걸 관음하는 Girl이 될게!!! 이것두라!! 사랑해!! 금방이라도 광선검 빼들고 우주전쟁 벌일 것 같은 엘도라도도 너무 좋고 hurt도 너무 좋고 다 좋아!! 하지만 제 막귀엔ㄴ 플레이보이가 짱짱맨이네요 난... 난 좋은 인생을 살앗서여 ㅇ<-<
그리고 종인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니니야 아프지마ㅠㅠㅠㅠㅠㅠㅠㅠ훈이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애두라 아프지마로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프지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왜 아포ㅜ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내 가슴이 아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흐규ㅠㅠㅠㅠㅠ
여러분들!!!!!!!!!!!!여러분들은 앨범 사셨나요? 저는 샀습니다(굳건) 빨리 30일이 돼서 음원 나왔으면 좋겠어요 제발 빨ㄹ 플레이보이!!!! 진짜 플레이보이만 들으면 괜히 불맠 떠오르고 ㅠㅠㅠㅠ 흐규ㅠㅠㅠㅠ 애두라 사랑해ㅜㅜㅜㅜㅜㅜㅜㅜ 이런 수니의 마음 너네는 몰라 ㅠㅠㅠㅠㅠ
*************** 이 아래부터 꼭 읽어주세요 ***************************
텍파, 차기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지금 텍파는 전체적으로 스토리는 변경하지 않는 선에서 중간중간 문맥만 티나지않을 정도로만 고치고 맞춤법 검사기까지 돌려서 최대한 열심히 만들고 있습니다!! 불마크 HONEY편 빼고 번외까지 모두 다 들어갈 예정이구요. 인스티즈에 올라오는 번외는 이번 [ 신혼도 이뻐요 ]편이 마지막입니다ㅜㅜ 육아와 다른 특별 번외까지 한꺼번에 넣어서 메일링을 할 예정이니 나중에 본편 메일링 꼭 참여해주세용
그리고 현재 장편 차기작 주인공 인물과 전체적인 스토리는 잡힌 상태입니다.구체적인 부분은 천천히 단편을 올리면서 생각해야겠지만 장편 차기작도 많이 사랑해주시고 가볍게 읽으실 수 있는 단편은 최대한 빨리 준비해서 올테니 기다려주세요!! 생각보다 빨리 잡힌 장편 스토리에 단편은 에피소드 세개에서 두개로 줄일까 하는데 일단 상황을 봐가면서 해야될 듯 싶네요.
또또 암호닉에 대해서 고민중인데요. 물론 차기작 때 기존 도부자 암호닉신청 독자분들 중에서 제 차기작이 마음에 드시지 않거나 글을 보지않으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서 새로 싹 다 받을 예정이긴하지만 단편 쪽에서는 어떻게 해야할지가 참 고민이네요. 단편은 길게하면 각각 에피소드마다 3-5편 정도 나올 것 같은데 참 이게 문제네요.. 단편 때까지 기존 도부자 암호닉을 유지할까요 아니면 단편,차기작 합쳐서 암호닉을 새로받을까요. 전자의 경우는 단편이 끝날 때까지 기존 도부자 암호닉 신청 독자분들만 유지하다가 장편 차기작이 시작하면 새로 받을 거구요. 후자의 경우는 바로 단편이 시작하면서부터 새로 암호닉을 받기 시작하면서 차기작 때에도 유지가 되는 형식.. 이라고 하면 이해가 되시려나요?
암호닉 부분에 대해서는 하단에 있는 투표창에서 투표 해주셨으면 합니다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