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나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이것들은 굉장히 개성이 있는 것들인데..
"준면이 귀 만지지 말라고 했지! 하지 말라면 좀!!"
"경수한테 손 올리지 말라고 했지! 그만 싸워 좀!!"
"백현아 장난치지마.. 칼 내려놔. 민석이 놀라잖아!!!"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집 애완동물 들은 사람이다.
애완사람이라고 아시나요?
짜증나게 불안해
밥을 다 먹을 때 쯤 경수가 일어났다.
그것도 어딘가에 쫒기듯 일어났다.
벌떡 일어나 앉은 경수는 곧 주위를 둘러보더니
숨을 천천히 내뱉었다. 안심하듯.
"뭐야, 악몽 꾼꺼야 경수야? 산책 갈 수 있겠어?"
"어? 어. 밥은? 다 먹었어?"
"방금. 딱 맞춰서 일어났어."
"그래? 다행이네."
살짝 웃은 경수가 곧 표정이 심각해졌다.
아픈건가..?
"어디 아픈거야?"
"어? 아냐. 백현이랑 너랑 잘되는 꿈꿔서 그래."
"오! 그거 예지몽인가봐!!"
"뒤지고 싶다고 말로하지?"
경수가 웃으며 백현이에게 다가갔고 백현이는 2층으로 줄행랑 쳤다.
뭐.. 그런 악몽이 다 있대냐..
내가 왜 동물이랑 잘 되는 건데..? 난 엄연히 사람이란 말이야..
"설거지 하고가."
찬열이가 지나가며 말했다.
저 뒷통수 후려치고 싶다.ㅎㅎ
설거지를 끝내고 옷을 챙겨 입고 나왔다.
신발까지 신고 기다리고 있는 경수가 보였다.
"좋겠다 쥐새끼.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와라.
스킨쉽은 절대 안돼. 죽여버릴거야."
"꺼져. 니가 뭔 상관이야."
"아!!!! 하지말라고!!!!!"
"어우 시끄러워. 먼저 나가있을게. 천천히 신고 나와."
경수는 곧 백현이를 보며 썩은 미소를 짓고는 나갔다.
길길이 날뛰던 백현이는 나를 힐끔 보더니
진지하게 말했다.
"...쥐놈새끼랑 싸우고 와."
네 다음 개소리?ㅎㅎ
저번에 길을 잃었을 때 생긴 트라우마 인지 집이 보이는 한에서만 돌아다녔다.
혹시 몰라서 나뭇가지도 꺽으면서 왔다.
이러면 길 잃을리는 없겠지.ㅎㅎ
"집도 저 멀리 보이는데 뭐가 그렇게 불안해."
"걍.. 그냥 다 불안해.. 이러다가 갑자기 막.. 절벽이 나타나고..
굴러 떨어지고.. 조난을 당하.."
"그만. 그럴일 없어."
그만 하라며 손을 잡는 경수다.
꼭 쥔 그 손에 힘이 들어가 있다.
어쩌면 조금은 아플 정도로. 물론 믿음직 하다만.. 쪼금 아프다..?
"살살.."
"아, 미안. 말을 하지."
"했잖아.."
"그러네."
맑게 웃은 경수는 곧 미소만 지었다.
그 모습이 되게 아련해 보였다.
"뭔일있지?"
"어?"
"니들 사이에 뭔일 있는거지? 그치? 나 촉 되게 좋아."
머리에 검지손가락을 대며 말하니
웃으며 그 손을 잡아 내리는 경수다.
"그 촉을 좀 다른데 써봐. 우리한테 쏟지말고."
"치, 여기에 나말고 너희들밖에 없는데 어디다 쏟냐."
"우리랑 너밖에 없다면 너한테 쏟아야지. 너한테 촉 좀 세워봐."
뭔가 걸리는 게 있어서 할말이 없었다.
요즘 애들끼리도 자주 쑥덕거리고,
옛날 같은 병신미는 거의 찾지 못하겠고..
괜히 나 설레게 뒤흔들더니 이렇게 갑자기 밀기도 하고..
"뭔일 있는게 분명해."
"알아내 보려고? 곧 알게 될텐데.
오늘 하루종일 생각해봐."
"...이익!! 아 짜증나!!
이 애완동물들이 머리 아프게 만들고 있어!!"
"우리가 하는 행동 그 어떤 것도 널 위하지 않는 일이 없어."
또 이런다 또.
금방 또 설레게 하고.
망할 동물 자식들..
"몰라아.. 맘대로 해. 너네들 일이지 내 일이 아니니까."
"방금 말했잖아."
"모든게 날 위한 일이라고?"
"응. 그니까 열심히 생각해 보세요."
나를 무슨 유아를 다루듯 하더니 웃는다.
아.. 저 웃음.. 아오...
다시 또 걸었다.
경수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계속 심각해보였다.
나는 그런 경수를 신경쓰느라 다른 것을 신경쓰지 못하고 있었는데
바닥에 불쑥 나와 있던 나무 뿌리조차도 신경쓰지 못했다.
넘어질 뻔한 나를 잡아주는 경수.
"조심해. 진짜 넘어져."
"어? 어.."
진심을 담아 걱정하는 그 표정에 말이 막혔다.
정말로 모든 행동이 날 위한 거야?
나도 날 위하지 않는데 어째서 너희가 더 날 위하는 거야?
"경수야."
"어?"
"왜.. 나한테 이렇게 잘해줘?"
"..주인이니까."
"그 뿐인거야?"
"응."
니 표정은 그게 아닌데?
정말.. 정말 그 뿐인거지?
넌 정말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당에 들어서니 경수가 물었다.
"오늘 되게 많이 걸었는데 안 힘들어?"
"괜찮은데? 왜? 수컷 햄스터께선 힘드신가봐요?"
"...안 힘들거든."
내 머리를 꾹 누르고 집으로 먼저 들어가버린다.
나도 그런 경수를 따라 들어갔다.
귀엽기는ㅋㅋㅋㅋㅋㅋ
"야."
"어?"
"누가 이렇게 늦게 들어오래."
"뭐가, 일찍 들어왔구만."
"경수형아랑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도 몰랐냐?"
"시비 걸꺼면 꺼지자 우리 세훈이.ㅎㅎ"
애써 좋게 말하며 세훈이를 지나치려 했지만
세훈이는 꼭 나와 싸우고 싶나보다.
지나치던 내 손목을 잡아 돌려세운다.
"또 왜."
"...됐다. 걍 너 이쁘다고."
그런 말을 하며 손을 놓더니 터덜터덜 거실로 걸어간다.
이번엔 내가 세훈이를 붙잡았다.
뒤를 돌아 나를 보는 세훈이.
"왜? 할 말 있어?"
"너야말로. 나한테 할 말 없어? 자꾸 이렇게 섭섭하게 할거야?"
"뭐가 섭섭한데."
"주인님!!!!"
"왜!!!!!!"
"눈 따갑습니다!!!!!!!"
"아오!!!!!"
아오.. 저 암덩어리 토끼자식..
세훈이를 가만히 보다가 화장실로 들어갔다.
눈도 못 뜨고 샤워기를 찾아 해메이는 손을 가만히 보았다.
"주인님?!!!!!"
"왜."
"오셨으면 빨리 도와줘야지 뭐 하십니까?!!!!"
"계속 아파하는 모습 보고 있어."
"그대 정말정말 너무합니다!!!!"
눈도 못 뜬채 말하는 준면이가 귀여워보여 웃음이 나왔다.
"그대는 웃음이 나오십니까? 웃음이 해픈 편이신지?!"
"알았어 알았어. 해줄게."
샤워기를 틀고 머리에 부어 주었다.
꼼지락 거리며 씻는 모습을 가만히 보았다.
"잠시만."
잠시 물을 끄고 화장실 문을 닫았다.
"주인님 저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헛소리 하지 말고."
다시 샤워기를 틀어 준면이 머리에 대주었다.
군말없이 머리를 감는 준면이.
"준면아 내가 물어 볼 게 있는데.."
"저는 바니걸이 좋습니다."
"아오!!! 진짜 죽을래?!!!"
"ㅋㅋㅋㅋㅋㅋ말씀해보세요.
제가 아는 선에서 다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너네들 요즘 무슨 일 있어?"
"그건 제가 모르겠네요.
제 나이가 있다보니 세대차이 난다며 애들이 왕따시킵니다."
"끽해야 두살이잖아. 아, 알겠다."
"이유를 아십니까?"
"니 말투가 보통은 아니야. 조상님 말투 같아."
"...마음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가주세요. 혼자있고 싶어요."
말은 저래도 내가 샤워기를 계속 잡고있기를 원하는 듯
샤워기를 옆으로 치우니 따라온다. 그게 귀여워 계속 움직이니
따라 움직이다가 짜증내는 준면이.
"아오! 애입니까?!"
"알았엌ㅋㅋㅋㅋ안할겤ㅋㅋㅋㅋ"
"요즘 주인님 달라지셨습니다."
"어디가?"
"애교도 있어지시고, 그냥 많이 변하셨습니다.
제가 주인님을 봐온 6년 동안은 되게 한결같았는데.."
"좋다는 거야? 나쁘다는 거야?"
"좋다는 겁니다. 아팠던 분이셨으니까요.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정말 머지않아 다 낫겠어요."
"그럼 짱이겠다. 그치?
가끔 시내에 나가서 장도 보고.
너네랑 멀리멀리 산책도 나가고. 마음껏 먹고."
다 씻어서 수건을 건네주며 물으니 물을 털면서 말한다.
"그럼요. 그럼 주인님이랑 마주보고
하루종일 먹을 수 있겠네요."
"...너는 정말 왜 살이 안찌냐?"
"그러게나 말입니다.ㅎㅎ"
해맑게 웃으며 대답한 준면이는 또 수건으로 마구 털었다.
그 모습을 멍하니 보다가 물었다.
"너는 그럼 모르는 거야?"
"네. 전 모르죠. 왕따라니까요."
"내가 친구 해줄게 준면아. 그럼 난 이만."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오려는데 문이 안열린다.
이게 이럴리가 없는데?
다시 여니 열리는 문. 뭐지? 주변을 보니
딴청하고 있는 백현이와 종대가 보인다.
"일부러 엿듣지 말라고 닫아놨더니
뭔, 제대로 엿듣고 있네."
"모.. 못들었어 주인!"
"하나도! 진짜로! 벌러지 까고!"
그놈의 벌러지는 맨날 까는구나.
너한테 벌러지가 그렇게 소중한 존재도 아니면서.
....그러니까 결국은 다 들었다는 거겠네?ㅎㅎ
에라이 모르겠다. 진짜 궁금한데. 아는 동물이 없을까?
....아. 종인이는 알지 않을까?
모두랑 원만하게 지내는 애니까.
"종인이 어딨는지 아는 동물?"
"옥상."
민석이가 대답을 하며 지나간다.
참 대답은 잘해줘. 말투가 문제지..
아무튼 옥상으로 올라갔다.
옥상과 이어진 문을 열고 계단을 올라갔다.
"조니나!!"
옥상 문을 여니 찬열이와 해맑게 웃고 있는 종인이가 보였다.
"좋은 시간 방해해서 미안.ㅎㅎ"
문을 슬그머니 닫을려니 빠르게 달려온 찬열이가 다시 문을 열었다.
"뭔 오해야. 기분 이상해."
"어? 아님 말구..ㅎ"
"그렇게 웃지마. 오해하지마."
"알았어..ㅎ"
자꾸만 헛웃음이 나온다.
이상한 오해를 한 나도 웃기고 지금 이런 상황도 웃기고.
결국 못참고 배째지게 웃었다.
"주인. 그런거 진짜 아니야. 알지?"
"물론이짘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웃지말라고! 민망하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안웃을게."
바로 정색을 하니 찬열이도 정색이다.
그런 우리 둘을 보며 미소를 짓는 종인이.
"종인아. 물어볼 거 있어."
"나도 들어도 돼?"
"응."
"뭔데?"
"너네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있지?"
"... 그건 갑자기 왜?"
되려 나에게 반문을 해오는 이 아이를 보니
뭔가 있구나 라는 것이 한번에 다가왔다.
"알려줘."
"내일 알려줄게. 알았지?"
"벌써 내일이야?"
"너도 알아?!"
"아..? 아.. 응. 나는 모르는 게 없지."
"벌러지 주제에.."
벌러지 주제에 나보다 먼저 알았다니..
뭔지 몰라도 짜증나는군..
"주인아."
"어?"
"저녁준비해야지.ㅎㅎ"
".....넌 정말.. 정말 미운 아이야."
차마 싫다고는 못하겠어서 그 말만 남겨두고 내려왔다.
흐어어어.. 밥먹기 귀찮다아아아아ㅏ앙아아아아ㅏㅇ
오늘의 궁금증
날짜 : 2015년 3월 19일 목요일
선생님들은 믿음직한가?
아이들만 아는 것은 무엇일까?
나의 불안함은 왜지?
나에 대한 촉을 세우는 방법은?
오늘의 건강 일기
날짜 : 2015년 3월 19일 목요일
날씨 : 바람은 불지만 딱히 춥지 않음
건강에는 문제가 없다.
이것도 폭풍전야 일까..?
세어보니까 |
두 편 남았더라구요! 정말 별로 안남았네요...! 그러므로 오늘은 잔뜩 깔았죠..ㅎ 어우 머리야.. 아맞다! 저 시험끝나서 오늘.. 어제네요..?ㅎㅎㅎ 아무튼 늦잠도 잤어요ㅎㅎㅎㅎ기분 좋아요ㅎㅎ
뭔가... 다들.. 추리를.. 잘하셔서..ㅎㅎㅎ 흥을 깨지 않도록 주말을 이용해서 최대한 빨리 끝마칠 수 있도록 해보겠씁니다!ㅎㅎ
암호닉임당!♥ 치노/엑소영/쉬림프/뭉이/쌍수/구금/코끼리/모카/규야/게이쳐 나호/죽지마/정동이/양양/캐서린/우리니니/빵/체리/안녕/밍블리와오덜트 메리미/니니랑/꾸르렁/바람둥이/매매/종대덕후/여리/나도동물/테라피/차니 부농/luci/알콩/새벽/꽯뚧쐛뢟/바닐라라떼/lobo12/그레이/젤리냠냠큥/똥잠 쪙만보/완치병/잇치/레몬빵떡/멍뭉이/세젤빛/백사장/#므ㅏ/워더/거뉴경 밍/퐆퐆/엑소깹송사랑/퓨어/이엘/메추리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