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ost - Last Waltz
도작가의 은밀한 취미 W. Richter
취미
1. 전문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
2.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힘
*메시아 : 성서에서 구주(救主) ·구세주(救世主)를 가리키는 말.
얼마 전부터 도경수가 급격히 예민해졌다. 내게 직접적으로 화를 내지는 않지만 조그마한 인기척에도 눈을 크게 떠 보인다거나 민감하게 반응하는... 예를 들면 밤, 낮 할 거 없이 초인종 소리가 들리면 일단 방에 들어가 있으라며 나를 숨기기 바빴고 내가 집 밖으로 나가는 것에도 대놓고 싫어하는 티를 드러내기까지 했다. 왜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갑자기 시작된 것이다.
또 다른 걱정거리가 있다 하면 이것도 얼마 전부터 시작된 건지, 아니면 내가 오기 전부터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침마다 잠에서 깨어 방에서 나오면 도경수는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을 때가 많다는 것이다. 뒤늦게 글에 대해 오기가 생긴 나는 새벽 늦게까지 깨어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른 저녁부터 서재에 불이 꺼져있었던 날, 그다음 날에도 여념 없이 도경수는 창백한 안색을 하고 있었다.
오늘도 역시 좋지 못한 안색으로 방에서 나오는 도경수에게 아침 인사를 건넨 나는 홀로 주방에 앉아 기운 없이 거실 소파에 앉아있는 그를 관찰했다. 항상 제 방에 꿀단지라도 숨겨놓은 듯 아침에 일어나 씻고는 곧바로 모습을 감춰버리는 도경수였는데 요즘 부쩍 무슨 생각으로 있는지 우두커니 거실에 앉아있는 비율도 높아졌다. 째깍째깍 시곗바늘 돌아가는 소리만이 집안을 가득 메울 정도로 서늘한 적막함이 감돌자 숨이 막힌 나는 수저를 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경수가 내게 밥을 먹지 말라는 말을 한 것도 아닌데 불편한 마음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릇 하나, 수저, 젓가락 한 쌍. 단출한 설거지거리를 금방 해치우고 거실로 나오자 곤히 눈을 감고 있는 도경수의 얼굴이 더 또렷하다. 팔짱을 끼고 고개를 살짝 숙인 모습이 꼭 졸고 있는 모습 같아 조용히 발걸음 소리도 내지 않고 다가가 작가님, 하고 그를 불렀다. 하지만 너무 목소리를 작게 한 탓일까, 도경수는 곧게 뻗은 속눈썹을 가늘게 떨다가 미동도 않고 다시 새근새근, 고른 숨을 내뱉었다. 잠이 정도로 밀려온다면 굳이 여기서 이렇게 졸고 있을 필요 없이 방에 들어가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 한 번 더 작가님, 하며 그를 힘주어 부르자 짧게 눈을 찌푸리고는 서서히 두 눈을 뜬다.
" 많이 힘들어 보이시는데, 방에 들어가서 주무세요 "
잠에 취해 흐릿한 눈빛으로 나를 한참 동안 올려다보던 도경수는 벽에 걸린 시계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흐릿한 눈빛은 금세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초조한 눈빛으로 바뀌었고 그는 여전히 잠을 떨쳐내지 못해 자꾸만 내려오는 눈꺼풀을 이기지 못하고 인상을 찡그렸다. 도통 알 수 없는 그의 행동을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자 이내 벅찬 듯이 크게 숨을 내몰아 쉬며 입을 연다.
" 아무도 "
" ... "
" 아무도 안 왔죠 "
아무도 안 왔냐는 그의 물음에 당연히 네라고 대답해야 했지만 내가 이곳에 온 날부터 지금까지 쭉 되생각해보면 이상하리라고만 치 초인종 소리를 듣기 힘들 정도로 그 누구도 이 집을 찾아주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아무도 안 왔냐 하니, 올 손님이라도 있는 모양이다. 아직까지 아침이라고 부를 만큼 이른 시간에 손님이라는 사람이 찾아올 때까지는 멀었겠다 싶어 나지막이 네, 하고 대답하자 또 눈을 길게 감았다 뜬다. 천천히 소파에서 일어나는데 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휘청거리는 모습이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까딱하다가는 넘어질 것 같아 혹시, 하고 도경수의 뒤를 조용히 따라가는데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는 자신의 방문 옆에 붙어있는 인터폰을 바라본다. 손을 뻗어 인터폰 화면을 켜보고는 물기 없이 갈라진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 방에서 눈 좀 붙일 테니 도중에 누가 오면 인터폰으로 살펴보지도 말고 바로 나 깨워요 "
내 대답도 듣지 않고는 방에 들어가 문을 닫아버리는데 서늘한 그의 목소리가 곧 찾아올 사람은 그다지 반가운 존재가 아님을 짐작 가게 해주었다. 대체 누굴까 싶어 그 자리에 멀거니 서서 생각했지만 도저히 감도 잡히지 않아 닫힌 그의 방문만 바라보다 찜찜한 기분으로 등을 돌렸다.
답답하고 후덥지근한 공기를 잠재워줄 얼음물 한 컵을 들고 방 안에 들어서자 활짝 열린 창문 밖으로 잔뜩 구름 낀 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어제까지만 해도 이 시간에는 햇빛이 쨍쨍했는데 오늘은 습하고 눅눅한 내가 나는 것이 비가 올 것만 같다. 멍하니 서있다 컵에 잔뜩 맺힌 물방울이 모여 발등에 톡 떨어지자마자 정신을 차린 나는 갑자기 비가 쏟아져 내려 책상 위에 올려둔 노트북이 젖기라도 할까 서둘러 걸어가 창문을 닫아버렸다. 빗물 자국으로 지저분해진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하늘은 더욱더 흐리다.
정말 꼭, 비가 올 것만 같다.
도경수가 했던 말처럼 내가 느끼는 것을 과하지 않을 정도로 예쁘게 포장해서 글에 담아내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머릿속을 동동 떠다니는 여러 말들 중 특별히 몇 가지를 골라내어 조합하다 보면 너무 과하고 그렇다고 몇 가지를 빼버리면 허접스럽게 되어버리니 말이다. 점심때가 다 되어가지만 딱히 먹을 게 생각 날 만큼 허기가 지지 않아 무작정 노트북만 붙들고 의자에 앉아있는데 투자한 시간에 비해 글에 진전이 없다.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긁적거리다 의미 없이 단어 몇 가지를 나열하다 영 풀리는 느낌이 들지 않아 키보드에서 손을 떼는데, 그때였다.
띵동- 하는 기다란 초인종 소리가 집안을 울린 게. 난데없이 들려오는 초인종 소리에 눈만 굴리던 나는 누가 들을까, 인기척조차 내지 않고 방을 나섰다. 도경수가 눈 좀 붙인다며 방에 들어가기 전, 누군가 오면 꼭 자신을 깨워달라는 말을 했기 때문에 정말 그를 깨울 요량으로 거실을 가로질러 가자 또다시 커다란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재촉하듯이 연속해서 들려오는 초인종 소리에 인터폰과 그의 방문 사이에서 고민하던 나는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었다. 처음 들여다보는 그의 방 안은 전혀 다른 세상 같았다. 단단히 쳐진 암막 커튼 사이로 희미하게 들어오는 빛에 겨우 형태만 구별할 수 있었지만 서재로도 부족했는지 길게 늘여놓은 책장에는 수없이 많은 책들이 열을 맞춰있었고 책들뿐만 아니라 방 전체가 남자 방이 맞나 싶을 만큼 깔끔하게 정돈되어있었다.
그런 방 한 중간을 크게 차지하고 침대 위, 곤히 눈을 감고 있는 도경수가 보였다. 새어들어오는 빛에도 아랑곳 않고 잠에 깊이 빠져있는 그의 모습을 방 문턱에 서서 정신없이 바라보다 거듭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얼른 방문을 닫아버렸다. 깨워야 한다는 생각은 분명히 들었지만 차마 깨우기에 그가 잠든 모습은 건드릴 수 없을 정도로 평온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인터폰에 손을 옮겨 방문자 통화 버튼을 길게 눌렀다.
터져 나오듯 인터폰 화면이 켜지자마자 선글라스를 낀 남자의 얼굴이 눈에 띈다. 남자는 내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그새 뚝, 하는 짧은 연결 소리를 들었는지 카메라를 향해 빙그레 입꼬리를 올려 보였다.
- 접니다, 작가님
접니다, 작가님. 하는 그의 말을 듣고 난 나는 말없이 마른침을 삼켰다. 대게는 자신의 이름이나 직함을 말하기 마련인데 단순히 접니다. 하는 남자의 건방진 인사는 나를 당황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작가님, 하며 도경수를 부른 것도 그렇고 사전에 약속을 잡아놓은 것 같아 일단 그를 집안에 들여놓기로 했다.
잠깐만 기다리세요. 하고 대답한 후, 바쁘게 거실을 뛰쳐 달려나간 나는 현관문을 열자마자 끈덕지게 달라붙는 습기를 헤쳐나가며 슬리퍼를 질질 끌고 대문으로 향했다. 대체 얼마나 잘난 인물인지 접니다,라는 건방진 인사로 자신을 증명하는지 궁금해 벌컥 대문을 열자 바로 앞에 서있던 남자가 흠칫 뒷걸음을 친다. 갑작스러운 낯선 이의 방문에 미간을 찌푸리고 남자를 살펴보니 선글라스를 쓰고 있지만 감출 수 없는 하얀 피부와 더운 날씨에도 넥타이까지 꼼꼼히 챙겨 입은 검은 수트는 이상야릇한 분위기를 풍긴다.
" ... 누구세요? "
삐딱하게 서서 잔뜩 경계하는 눈빛을 비추어 보이자 남자는 찬찬히 선글라스를 내리며 못 보던 얼굴이네 하고 중얼거렸다.
" 안녕하세요 "
" ... "
" 도 작가님 지금 집에 계시죠? "
" ... "
" 그럼 모르는 얼굴이니까, 일단 이거 받으시고 "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는 나의 품에 반강제적으로 하늘색 명함을 넣어주고 대문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왔다. 예전부터 많이 찾아와본 듯 현관으로 무작정 걸어가는 남자에 당황할 틈도 없이 대문을 잠그고 뒤따라가자 얼른 열어달라며 도어락 커버를 벌컥 올리고는 나를 바라본다. 명함을 제대로 볼 시간도 없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묘하게 나를 짓누르는 그의 기에 이기지 못하고 비밀번호를 눌러주자 덜컹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여자라는 말에 도경수가 눈에 날을 세우자 놀리듯이 완전히 고개를 내 쪽으로 하고 얄궂게 웃는 김준면. 지금처럼 화나 보이는 도경수는 처음 인터라 이렇게 시간만 더 끌고 있다가는 분위기만 살벌해질 것 같아 등을 돌리는데 이번에는 김준면의 목소리가 나를 붙잡는다.
" 어디가요, 난 궁금한 게 많은데 "
" 애꿎은 애 건들지 마 "
" 아니, 누가 뭐라고 했어? 그냥 있다고, 너한테, 여자가 "
꼬박꼬박 존댓말을 쓰던 도경수는 끝끝내 제 분을 이기지 못하고 내게 말을 거는 김준면에게 날카로운 목소리로 대들었지만 김준면은 가소롭지도 않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을 받아쳤다. 어느샌가부터 독기로 가득한 도경수의 눈빛이 짧지만 내가 그동안 알아왔던 도경수가 아닌 것만 같아 두렵다. 바닥에 고정시켰던 고개를 그대로 하고 천천히 발을 떼자 김준면은 잠깐만, 진짜 잠깐만. 하며 또 나를 붙잡았다.
준면이 견우를 물고 늘어지자 경수는 한순간에 얼굴을 싸하게 굳혔다. 아무리 떼어내려야 떼어낼 수 없는 수많은 꼬리표 중에는 견우가 섞여있었고 그 꼬리표의 무게는 상당했다. 성이 다르지만 엄연히 법적으로 아버지인 사람 소유의 출판사였으니 말이다. 한동안 입을 꾹 다물고 있던 경수는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은 비어있는 표정으로 들릴 듯 말 듯 한 작은 목소리로 알겠다며 대답했다. 확답을 들은 준면은 한쪽 입꼬리만 말아올리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 기뻐하실거야 "
항상 꾸는 악몽에서 들려왔던 그 목소리에 초점을 되찾은 경수는 천연스러운 준면을 응시했다. 기뻐하실거야, 마치 메시아에게 제물을 바친다며 내 모든 걸 앗아가놓고 짧은 위로로 건네주는 듯한 위선적인 한마디에 경수는 아무것도 들지 않은 속을 게워낼뻔했다. 나의 메시아. 어렸을 때에는 내 세상에 모든 것이라 생각했지만 돌아보면 나를 이용하고 깊은 나락에 빠뜨리게 만든 장본인인 메시아.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메시아가 기뻐할 거라는 한 마디는 세상 어떤 말보다도 더없이 혐오스러웠다. 하지만 경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 이제야 좀 경수 답네, 우리 도작가님 마지막 작품 진행 상황까지 보고 가줘야 내 할 일은 다 끝나는데 "
준면의 말에 경수는 아까까지만 해도 매서웠던 눈빛은 지워버리고 어느 새 단념한 듯한 눈빛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렸을 적부터 준면에게 이긴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 어쩌면 이것이 당연한 결과인지 모르겠다.
***
" 가보겠습니다 "
멍한 상태로 책상 의자에 앉아 하염없이 빗방울이 굴러떨어지는 창문만 바라보고 있는데 내 방문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와 함께 또랑또랑한 김준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니터 오른쪽 아래에 있는 시계를 보니 생각보다 길게 머무르지는 않았다. 방 안에서 안녕히 가세요. 하고 인사하는 건 예의에 어긋나는 것 같아 얼른 걸어가 방문을 열자 검은 수트 자켓을 걸치고 있는 김준면과 딱 맞닥뜨렸다.
" ...아, 안녕히 가세요 "
" 그래도 인사 받아주네, 나 안 좋아하는 것 같아서 안 받아줄 줄 알았는데 "
" ... "
" 맞아, 경수가 글 쓰는 거 도와준다면서요. 언제 한번 원고 들고 우리 출판사 한 번 와봐요. 경수가 도와준다니까 엄청 궁금하거든 "
뜻밖의 김준면의 제의에 눈을 크게 뜨고 네? 하며 도경수의 눈치를 보자 그 새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아무 말도 못하고 나와 불안한 시선만 꼭 맞춘다. 김준면도 그런 도경수를 힐끗 보더니 푸스스, 바람 빠지는 소릴 내며 웃었다.
" 경수 내가 키운 건데, 아니 키웠다기보다는 발굴해냈다는 말이 더 맞으려나 "
김준면이 도경수를 발굴해냈다니, 생각지도 못 했던 김준면의 이력은 나를 놀라게 만들기 충분했다. 도경수가 아무런 대꾸를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아 어색하게 웃어 보이니 김준면은 주름진 자켓의 어깻죽지를 툭툭 털며 말한다.
" '연애전선이론'이라고 로맨스 소설 알죠? "
" 네, 이번에 영화화된다고... "
" 그 작가도 내가 발굴해서 키운 작가거든요, 그래서 말인데 "
지금 초호화 캐스팅 영화화다 뭐다 하면서 말이 많은 소설이라 모르는 게 더 이상할 정도의 책까지,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김준면의 능력에 자꾸만 그가 준 탁한 하늘색의 명함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이런 말을 왜 하는지 내 얼굴 이곳저곳을 세세하게 뜯어보던 김준면을 바라보자 이내 빙그레 입가에 호선을 그렸다. 마냥 따뜻하고 온순하지 않지만 어딘가 빨려 들어갈 것 같은 그의 미소를 나도 모르게 진득이 훑었다.
" 원한다면 내가 키워줄까요? "
" 할 일 끝났으면 얼른 가 "
김준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도경수가 꼭 닫고 있었던 입을 열었다. 살벌했던 분위기를 떠올려보자면 여기서 김준면의 미소도 사라질 법도 한데 이번에는 귀엽다는 듯 소리 내 웃고는 고분고분하게 알았어, 하고 대답한다. 곧이어 현관 쪽으로 발을 옮기던 김준면은 문뜩 아 참, 하며 고개를 돌렸다.
" 지금 밖에 비 오는데 나 우산 좀 빌려줄래? 차를 좀 멀리에 주차해서 "
대답 없이 소파에 앉아있는 도경수를 살펴보다 대신해서 김준면을 따라 현관 복도로 달려나갔다. 신발장 구석에 놓인 여러 개의 우산들 중 검은색 장우산을 꺼내 건네자 신발을 갈아 신은 김준면은 구두코를 바닥에 대고 약하게 차며 우산을 받아들었다. 우산을 묶고 있던 스냅 단추를 풀어버리고 손잡이를 제대로 쥐어잡는데 사뭇 달라진 눈빛으로 조용히 내게 말을 건넨다.
" 앞으로 많이 볼 것 같은데 이름 좀 알려줄래요? "
" ○○○... ○○○예요 "
" ○○○, 잘 생각해봐요. 키워주겠다는 내 말, 지금 ○○씨 보통 동아줄 잡은 게 아니거든 "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만 내뱉던 김준면은 내 뒤쪽을 바라보며 우스운 듯이 픽, 웃다가 누군가에게 인사하는 것처럼 여유롭게 손을 흔들어 보인다. 김준면의 시선을 따라 등을 돌리자 언제부터 거기에 있었던 건지 복도 현관 끝 쪽에서 무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있는 도경수가 보였다. 그와 눈을 마주치자 못할 짓을 한 사람처럼 마음이 좋지 않다. 도경수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자 김준면이 자신의 명함을 내 오른손에 한 장 더 쥐여주며 현관 복도 끝까지 들리지 않을 만큼 작게 속삭였다.
" 금 동아줄이야 "
금 동아줄, 한번 더 강조하듯이 속삭이고는 다시 목소리 크기를 크게 높여 아, 경수는 나를 너무 싫어한다니까 하며 능청스레 말을 하는데 그를 들은 도경수의 얼굴은 더욱더 어둡게 그늘져갔다. 김준면은 도경수를 향해 다음에 보자, 하는 인사를 마지막으로 집을 빠져나가버리고 한바탕 폭풍이 몰아친 후같이 고요한 기류에 작게 한숨을 쉬었다.
맥없이 도로 거실로 돌아가기 위해 현관 복도를 걸어가 도경수를 지나치는데 갑자기 내 오른팔을 거세게 휘어잡는다. 무력하게 그에게 사로잡힌 채 얼떨떨한 표정을 짓자 김준면이 쥐여준 명함을 뺏어들고는 잘게 잘게 찢어서 그대로 바닥에 내던져버린다. 놀란 눈으로 가차 없이 찢겨나간 명함 조각들만 내려다보니 도경수는 내 팔을 잡은 손에 힘을 주고 말했다.
" 김준면이 뭐라고 했어 "
" ... "
" 자기가 잘 키워주겠대? 아니면 밥이라도 한 번 같이 먹재? "
" ... 아파요 "
금방이라도 팔을 끊어내버릴 듯한 그의 손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를 내자 서투르게 힘을 풀고는 자신의 머리를 거칠게 쓸어넘긴다. 글로 꾸중을 할 때에도 절대 목소리가 커지는 법이 없는 도경수인데 오늘 여러 가지로 처음 보는 그의 모습이 낯설다. 늦게나마 내가 두려워하는 모습을 눈치채고는 숨을 내쉬며 화를 가라앉히려는 모양인데 그 모습마저도 낯설다
" 김준면이 무슨 말을 하든 넘어가지 마 "
" ... "
" 인사도 받아주지 말고, 아는 척도 하지 말고, 그리고. "
그리고, 하고 말을 끊는 도경수를 조용히 바라보자 누구보다도 간절한 얼굴로 목을 울렁인다. 하, 하고 얕게 떨리는 숨을 내뱉는데 뜨거운 숨결에서는 분노, 울화보다 두려움이 더 깊게 배어 나왔다. 그는 곧 고개를 떨구고 무기력한 손길로 내 팔목을 잡았다.
" 잊지 마 "
" ... "
" 넌 내 문하생이야 "
사담 ㅎㅅㅎ |
하이 여러분 리히터예영
준면이가 등장했네여 여기서도 경수는 어디 기업 아들고..ㅎ 역시 부자가 나와야 제맛!!!!!!!!! 은 무슨 그냥 제가 황금만능주의에 찌들어서 그런가봅니다.
많은 분들께서 종인이나 찬열이 중에 한명일거라고 궁예를 해주셨는데 모두 제 노림수에 걸려들ㅇ...이 아니라 아무도 준면이를 생각 하지 못하셨을 줄은 저도 꿈에도 몰랐어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긴 원래 준면이가 싹싹하고 저런 이미지가 아닌데 저번 편에서는 좀 많이 재수없게 나오기도 했고...근데 그와중에 셜록이 계셨죠
맞추셨어여!!!
넝담~ ㅎ
준면이 보캌생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못맞추신 거라고 생각해여.. 엑젤웃 최강 흥준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휴... 근데 도부자때부터 함께 해오신 독자분들이라면 제가 준면이를 향한 애정이 얼마나 강한지 다들 아실거에요ㅎㅎㅎㅎㅜㅜ 근데 도부자에서는 나오지도 못하규 ㅜㅜ 준면아!!!!!!!!!!!!!!!!!!!!!!!!!!!!!네가 내 별이다!!!!!!!!!!!!!!!!!! 한없이 웃기다가도 또 치명적이고 떽띠하고 이쁠 때는 한 없이 이쁜 준면이 많이 보여드릴테니 준면이 너무 미워하지 말아주시떼 참고로 여러분들이 팀장이라고 많이 궁예해준 멤버들 사이에 추후 나올 다른 남정네가 끼어있던데요...ㅎ
무튼 여러분 리팩 사셨나요? 애들 핵예쁨. 솔직히 그 뭐냐 미식축구복 입고나왔을 때는 충격이었긴 했.... 뭐 미식축구복이 다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애들 다른 티저보니까 애들 전부다 이쁘던데요 ^*^ 밍쏰 멜빵에다 죵대 생머리해서 미모 폭발!!!!!!!!!!!!!!!!!!종인이 분위기는 두 말 하 ㄹ것도 없고, 역시 리팩은 사줘야 제맛. 콜미벱 경수 포스터는 이제 지관통이 보관 해놓고 바꿀 때가 왔나봅니다.
엄마가 찬열이랑 세훈이를 좋아하는지라 그 둘 포스터를 붙여놓으라고 하는데 있어야 붙여놓지..! (울먹울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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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금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칭찬을 받았는데여
브금 못들으시는 분들은 왈츠종류로 선곡해주시면 됩니다. 발랄상큼한 왈츠말고 살짝 무게있는 왈츠쪽으로
우리나라 드라마나 영화 ost 보면 왈츠류가 꽤나 많아영, 찾아보시면 주옥같은 왈츠들 있으니 그거 들으시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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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료
사실 제가 분량 올리고 20포인트로 받겠다고했는데 분량 올리기가 쉽지않더라구요
아마 당분간 이 분량으로 10포인트 갈 것 같습니다.
(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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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암호닉 사랑사랑 내 사랑들 우리 꼭 끝까지 함께 갑세훈 / 아직 받아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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