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_ 어느 정도인지 알아요!
그날 밤 손톱을 깨물면서 경수 전화만 기다렸어. 핸드폰이 뚫어질 정도로 쳐다보고 있는데 때마침 반짝 하더니 전화가 오더라고. 기다리던 경수였어.
반가움과 걱정과 미안함과, 진짜 별의 별 감정이 다 들면서 전화를 받았어.
"여보세요?? 경수야 괜찮아??"
-아, 선생님. 저 매우 괜찮아요.
"매우? 정말? 진짜 괜찮은거지??"
-네. 저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괜찮아요. 근데 지금 일이 생겨서 신경쓸 겨를이 없나봐요. 다행이긴한데,
"다행이긴 한데?"
-언제 또 화살이 돌아올 지 몰라서요.
아.. 그렇겠다.. 흐어어어.. 그러게 왜 그렇게 위험한.. 아, 경수가 들어간게 아니지.. 하여간 그 나쁜 사람들.. 그 어린애를 어디다가 쓰려고..
그리고 데려갔으면 애지중지 키우던가.. 이런식으로 애가 겁먹으면서 클 필요는 없잖아.. 화난다 진짜..
-선생님.
"응??"
-저, 이거.. 그냥 제가 줄곧 생각하던 게 있는데요..
"응. 뭔데? 다 말해봐."
-그냥, 애들끼리 자주 말하기도 했는데.. 저는, 선생님이 누나랑 너무 닮았다고 생각했거든요.
아.. 뭔가, 직접적으로 이렇게 들으니까, 되게 착잡하다고 해야하나.. 씁쓸하기도 하고..직접 본 적도 없는 그 누나에게 진 느낌이 들었어.
"응.. 그런데?"
-이제 보니까, 선생님은 그 누나랑 아예 달라요. 말하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우리를 위해주는 것도.
"어.. 듣기론 그 누나가 너네 많이 위해줬다면서.. 어떤 점이 다르다는 건지.. 잘 모르겠네..?"
-누나는, 그때 당시에 18, 19살이었으니까.. 생각하는게 조금은 어렸죠. 어릴 때 누나가 해줬던 말들이, 어쩌면 지금 애들에게 독이 되고 있으니까.
아, 준면이나 찬열이, 종대.. 하긴 그렇지. 지금은 독이 되고 있지.
"그럼 나는?"
-선생님은.. 제 입으로 말하기 조금 그렇지만.. 진짜 좋은 사람 같아요.
단지 좋아해서가 아니고, 그냥.. 저희를 있는 그대로 봐주시고, 신경써주시고, 더 나은 길로 가라고 그 길 위에서 밝혀주시고 있으니까..
"오, 듣기 좋은 말인데? 좋은사람.. 경수가 생각했을 때 경수는 어떤 사람 같아??"
-저는... 저는 잘 모르겠어요. 누나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쯔음에 제가 입양이 되었거든요.
그곳이 조직이라는 걸 알게되기 까지는 며칠 걸리지 않았어요. 제 앞에서 욕이 난무하고, 사람이 다치고.. 그런 환경에서 자랐으니 아마도 전..
"그런 환경인데도 불구하고, 내가 보기에 경수는 잘 자라준 것 같은데. 안 그래? 선생님이 보기에 경수는 아이들에게 하는 욕조차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거든.
항상 별일 아닌 듯 담담하게 말해도 그 안에 숨은 마음이 조금씩 내 비치는 것 같아. 아이들을 걱정하고 아끼는 마음들이."
내가 생각하고 있던 말들을 경수에게 해줬어. 경수는 잠깐 말이 없더라고.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민석이처럼 북받쳐 오르고 있을까?
한참 후에 나온 대답은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는 듯 간결했어.
-....감사합니다.
"뭐가 감사해. 있는 그대로 말한 건데. 나는 오히려 경수가 이렇게 예쁘게 자라줘서 고마워. 더 어긋났으면 힘들뻔했는데, 지금 너무 편안하고 좋아.
경수가 아이들을 감싸주고 있으니까."
경수는 또 말이 없었어. 마주보고 있었으면 어떤 표정이었을지 보일텐데.. 그러면 조금 더 위로를 잘 할 수 있을 텐데..
-...누나가 죽기전에, 했던 말이 있었어요. 경수가 이 놈들 다 보호하고 지켜줄 수 있죠? 난 경수를 믿어요.
그 새끼들을.. 다 지키고 보호하려면 힘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게 안되면 돈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고아인 전, 힘도 돈도 빽도 없어서 그 놈들을 다 지키지 못했어요.
근데.. 어떤 아저씨가, 너가.. 좋아하는 사람을 지키려면.. 저 아이들을 다 지키려면.. 꼭 필요한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그게.. 그게 거기였어..?"
-네.. 그 아저씨가..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된다고 했는데.. 저는.. 전 힘이 없으니까..
무슨.. 무슨 그딴 아저씨가 다 있니? 아나.. 진짜.. 아이들 과거 들을 때마다 답답하고 화가 나네.. 그 어린 아이들을..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아니, 애초에 내가 이 아이들을 어릴 때 알았더라면.. 경수 한 명 책임지는 것 쯤은 일도 아니었을 거야. 세훈이도 세훈이가 힘들때마다 돌볼 수 있었을 거고.
물론 우리 부모님은 당연히 이해해주셨을거야. 워낙 잔정이 많으신 분들이라 봉사도 자주 나가시고 그러니까. 그리고 또 '나'라고 하면 다 해주실 분들이니까.
"..이런 말 되게 미안한데.. 그 누나 말이야.. 무슨,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너한테 그렇게.. 큰 짐을 준 거니..? 난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데.."
-미안해 할 필요 없어요.. 저도 모르니까. 그때 당시 누나는 너무 어렸어요.. 저희의 상황을 감당하기엔.. 뭐, 당시에는 썅종들이랑 오세훈만 문제였으니..
그 문제가 고등학생이 감당하기엔 꽤나 드라마틱하잖아요.
하긴, 내가 듣기에도 좀 놀라운 부분이었지. 아니, 그렇게 큰 문제면.. 부모님께 물어보던가, 조금 더 어른인 사람에게 물어보고 답을 찾아보도록 해야지,
자기가 다 판단하고, 그렇게.. 에휴.. 지금 이렇게 말해서 뭐해.. 답답하다..
-아, 선생님 저 형님들이 불러서 끊어야 할 것 같아요. 늦었는데 어서 자요.
"어? 아.. 조심하고..!"
-네. 안녕히주무세요. 월요일날 봬요.
"응! 너도 잘자고, 월요일날 보자."
전화를 끊었어. 음.. 솔직히 짜증나. 자꾸 답답하고, 막 짜증나. 어디서 부터 잘못 됐을까.. 뭐가 문제였을까..
하나하나 정리해볼까? 책상에 앉아서 아이들 인수포트폴리오들을 꺼냈어. 차곡차곡 쌓아놓고 가장 위에 있던 민석이부터 보았어.
내가 아이들에 대해 알게 되면 맨 뒤에 a4용지 하나 꽂아놓은 곳에 다 써놨거든.
어휴, 하필 폭력을 쓸 때 검은 펜이 없을 게 뭐람.. 무섭게 빨갛군.. 민석이는.. 딱히 집안 분위기가 나쁜 것도 아니고.. 그저 폭력으로만 우리 반에 진학한거지?
어릴때도 민석이는 차분했나보네.. 그 누나가 그런 말 한 거 보니까.. 누나라는 사람이 그렇게 말해서 마음을 잘 읽게 된 거고.. 형아마음도 거기서 나온 거고..
말이 좀 험한 건.. 고치도록 해봐야겠다.. 민석이는 딱히 나쁜 게 없나..? 아, 그것때문에 마음의 짐이 많았었지.. 울 정도였으니까.
그래도 세훈이만 해도 민석이의 노력을 알아주니까, 괜찮지 않을까..?
민석이 파일을 덮고 종대 파일을 꺼내 들었어. 음, 뭔가 정리되는 것 같.. 아닌가..?ㅎㅎㅎ 오늘은, 종대하고 종인이 까지만 해야지.
확실히 알기 전이랑 알게 된 후랑 확연한 차이가 난다. 아무것도 모를 때는 마냥 착하다고 저렇게 느낌표까지 해놨네.
알게 되면서 웃고있는데 잘 모르겠다고 하고.. 어쨌든 내가 저렇게 착하게 봤던 것은 그 누나가 씌운 가면때문인거지?
그 누나가.. 이유가 있어서 말한 거라고 결론 냈었지..? 근데 오늘 경수 말 들어보니까, 마냥 그렇게 결론 낼 건 아니야.. 그 누나가 완전 나쁜 사람이어서..
그냥 애들한테 짐덩이 하나씩 던져준 거 일수도 있.. 아, 난 선생님이야. 이렇게 한 가지 측면만 가지고 사람을 판단해선 안돼.. 이렇게 의심해서도 안 되고..
일단, 뭐.. 그정도 인가..? 근데, 정리하면 할 수록, 그 누나 나쁜 사람같아.. 답답할 정도로..
이제 종인이꺼 봐야겠어. 종인이꺼에도 막, 나쁜 결론 나오면.. 아 몰라, 일단 보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거 반말ㅋㅋㅋㅋㅋ빨간글씨로 반말. 딱 써놓으니까 되게 웃긴닼ㅋㅋㅋㅋㅋ
오, 전에도 내 제자가 저렇게 대회 휩쓸고 다니니까 자랑스러웠나봐. 느낌표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 심장병인거 알고 나서는.. 되게 점점이 많아졌어. 아련해진 것 같아.. 반말이라고 빨갛게 해 놓더니 착한 것 같아.. 종대를 끔찍이 생각하는 듯..
막 이렇게 해놓고. 나도 뭔가 아이들을 알아가면서 마냥 웃을 수 만은 없게 된 것 같아. 장난스럽던 아이들 모두가 아픔이 있는 아이들이었으니..
종인이 파일도 덮었어. 음, 그러고 보니 종인이는 딱히 누나가 한 말이 없네. 워낙 아픈애여서 그런가..
하긴 뭐 내가 이렇게 생각해봤자 달라지는 것도 없고.. 그래도 뭔가 정리는 한 것 같아.
흠.. 일단. 결론이 하나 있어. 그 누나가 그렇게 생각이 깊은 편은 아닌 것 같아.
월요일이야. 세훈이와 일찍 출근하고 세훈이는 교실로 가고 나는 교무실로 와서 그간 미뤄왔던 일들을 처리했어. 선생님은 하는 일 없는지 알았는데, 되게 일이 많더라고..
우선 노트북으로 시청각자료 같은 것을 찾았어. 오, 이거 보여주면 애들 이해 빠르겠다.
아, 생활기록부도 정리해서 올려야 되는데.. 오늘 내로 해서 올려야겠다.
이런 저런 할 일들을 생각하고 있는데 누가 내 눈 앞을 손으로 가리더라고. 그러면서 참 어이없는 것을 물어봐.
"누구게??"
"백현아?"
"오, 역시. 쌤은 나란 걸 바로 아네? 이렇게 나 좋아하는 거 티내면 곤란해요."
백현이가 내 눈을 가리던 손을 치우더니 내 의자를 돌려 자신을 보게 만들더라. 어이가 없어서 그런 백현이를 가만히 보았어. 백현이도 그런 나를 가만히 보다가 짐짓 심각한 얼굴로 물었어.
"내가 왜 왔게?"
"왜 왔을까아."
"김준면이 눈탱이가 밤탱이가 됐는데 보건실을 안간다네? 쌤이 말하면 갈까 싶어서요."
?????설마.. 에이.. 진짜로 준면이 아버지가 때린 거야..? 진짜로..?
당장에 일어나 반으로 찾아갔어. 아이들이 준면이를 빙빙 감싸고 있어서 안보이더라고.
"얘들아 잠시만.."
사이를 파고들어가서 딱 준면이를 마주한 순간 화가 나더라. 진짜 눈이 팅팅 부어서 멍이 들어 있었어.
아니.. 아니.. 와.. 이런.. 와.. 나 아주 살짝 욕해도 되..? 아.. 어른한테는 욕 하면 안되는데.. 아아...
"준면아.. 괜찮아..?"
"어? 쌤 또 울겠다."
"쌤 울면 안돼요. 산타가 선물 안 줘요."
"그거 믿을 나이는 지나지 않았냐? 그리고 쌤 저 괜찮은데요.."
"뭐가 괜찮아..! 아아.. 아프겠다.."
차마 손도 못 대고 주변만 맴돌았어. 그 손을 잡아 내린 민석이가 말하더라고.
"나 봐봐요."
민석이를 보았어. 날 보면서 환하게 웃는거야. 그 웃음을 가만히 보니까 민석이가 웃음을 거두고 삐죽이며 말하더라고.
"저 웃음 잘 안 보여드리는데. 예의상 같이 웃어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어? 아.. 그치만.."
"김준면이 지금 쌤이 우는 걸 바랄까요? 웃는 걸 바라겠죠. 그쵸?"
"그.. 그렇겠..지..?"
"그니까 웃어요. 울지말고. 그렇다고 눈물 날 때 참지말고 진짜 슬픈일 있을 때는 울어요."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삼켰어. 그러고보니 경수 신경쓰느라 아예 준면이 생각을 못했잖아.. 그게 너무 미안한거야.
그래서 더 눈물이 났나봐. 모든 아이들을 평등하게 보살펴야 하는데.. 왜.. 준면이를.. 일요일도 충분히 있었는데.. 잠이나 자고, TV나 보고..
"미안해 준면아.."
"어이가 없네요. 왜 쌤이 미안해해요."
"...미안.."
"이 쌤 맨날 사과하시네. 저 진짜 괜찮아요. 이게 뭐 대수라고. 야, 전에는 이것보다 더 심했지?"
"맞아. 저번에는 코뼈가 부러졌었다니까요."
"맞아. 그 전에는 광대가 함몰되가지고."
"...씨발 오바는 하지 마."
"아 병신아 니 때문에 다 망했잖아!!"
"엿싸지마. 그정도는 아니어도 이거 되게 나은 편이긴 해요."
민석이가 내 손등 쓸어주면서 말해줬어. 아, 그런거야..? 근데 그런 말로도 위로는 안 되는 걸.. 내가 신경 안 썼다는 건 그대로잖아..
다음에는 더 신경써줘야 할 것 같아.. 아니지, 다음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되지.
"병원 가볼래 준면아? 눈도 좀 빨간 것 같은데.."
"의사 불러서 진찰 다 받고 처방도 다 받았어요."
"그래..? ...준면아 잠시만 일루와봐. 움직여도 돼??"
"누가 보면 뇌 다친 줄 알겠네요. 가요. 어디 갈건데요?"
준면이 손목을 잡고 상담실로 들어왔어. 준면이를 잠깐 세워두고 문을 잠근 다음에 부축해서 의자에 앉혔지.
아무래도 내가 지금부터 물어볼 것들이 되게 사적인 거라서.. 애들 다 있는 곳에서 말하면 안 될 것 같았어.
"누가 이런거야? 내가 생각하는 게 맞는 거야?"
"도경수한테 들었다면, 맞겠죠."
"...진짜야? 왜??"
"어, 그래도 아버지니까 포장 좀 하자면 나를 너무 끔찍이 아껴서요."
"...왜.. 왜, 왜 맞고만 있어..?"
"내가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을 지킬려면 힘도 필요하고, 돈도 필요해요. 그걸 가지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회사가 필요해요.
그거 때문에 버티고 있어요. 안간힘을 쓰면서 버티고 있죠."
....자의.. 인거지? 자기가 생각한 거. 결국 자기 친구들을 지키려고.. 이렇게 맞는 것도 참고, 어릴 때 부터 받아온 지옥같았을 그 과외들도 참고..
허.. 무엇이 너네를 이렇게 까지 똘똘 뭉치게 만들었을까..? 물론 나도 내 사람들을 위해서라면 이럴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악바리로 참지는 않을거야..
"이건 저랑 별개인 이야기인데.. 가면 쓴 사람은 많아요. 아니 적지 않아요. 내 주변에 김종대 말고 더 있을 수도 있고, 선생님 주변에 있을 수도 있어요."
"...갑자기, 그건 왜?"
"저희는 아직 어려요. 지금 무언가를 생각하고 그걸 실행에 옮기려면 이렇게 어린 생각 따위로는 안돼요. 저희는 선한 마음을 가지고 한 일인데
남이 느끼기에는 개썅같을 수도 있어요. 그 사람 가면을 벗기면.. 과연 그 주변 지인들이 상처를 입을까요? 아니면 이제 그 사람의 진짜를 보았으니 기피할까요?
어른의 입장에선 어떨 것 같아요?"
어른의 입장.. 아직 어른인 것 같지는 않은데.. 그냥 내 생각을 말해줬어.
"그야.. 얼마나 가까운 사이냐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그냥 눈만 마주치던 사람이라면 가면이 벗겨져도 그냥 아, 그렇구나.. 일테지만 정말 가까운 사이라면 충격이겠지..
누군데..? 내가 아는 사람이야?"
"음, 그건 말해줄 수 없어요. 사건이 터지면, 우리가 좀 더 어른이 된다면.. 그 주변 지인이 상처나 충격을 받았다면. 그때 말해드릴게요."
"...비밀인거야?"
"음, 네. 그 말로밖에 못 말하겠네요. 글쎄요.. 이건 제 일이 아니라서요. 그렇다고 애들 일도 아니고.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예요."
"아.. 그래..? 그렇구나.."
"에이, 여지껏 우리 비밀 다 말해드렸는데 하나 안 말해드렸다고 삐지시는 거예요? 어리네. 역시 쌤한테는 말하면 안되겠다."
"왜에.. 알고보면 생각이 깊어어.."
크게 웃음을 터뜨리는 준면이야. 힝.. 진짜인데.. 회사.. 일인가..? 무엇일까 생각하고 있는데 준면이기 자리에서 일어나 내 앞에 섰어.
허리를 숙이니내 코앞에 얼굴이 있더라고. 놀라서 뒤로 피하니까 손목을 잡아서 끌어당겨. 그래서 다시 그 위치에 멈췄어. 가.. 가까운데..!?
"아끼는 사람이잖아요. 나한테 쌤은."
"...그건 그거고.."
"그래서 생기는 비밀이 있는 거예요. 마치, 김종대가 박찬열한테 비밀을 안 말하듯이."
"그거 너도 알아?"
"네. 아마 나랑 김민석, 도경수도 알려나.. 김종인도 알겠죠. 어유, 허리야.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말씀 끝나셨죠?"
"어? 어.. 자.. 잘가..!"
"조례 들어오셔야 할텐데요."
"아..!!"
앞서가는 준면이를 쫒아갔어. 어.. 어휴.. 땀나. 그 말 하는 거 가지고 뭘 그렇게 가까이서 말한데.. 어휴..
준면이는 뒷문으로 들어가고 나는 앞문으로 들어갔어. 교탁앞에 서니까 백현이가 손을 번쩍 들더라고.
"왜??"
"김준면 새끼랑 뭐하고 오셨길래 얼굴이 붉은 겁니까?!!!"
"...상담실에 에어컨이 안나와서.. 더.. 더웠어."
"뻥치지 마요!!!"
"진짜야아.."
"김준면은 얼굴이 안 붉은데요?!!!"
"병신아 김준면은 낯짝이 두껍잖아."
"아, 인정."
민석이의 말에 백현이는 바로 인정을 하더라고. 엄마아... 놀래라... 음.. 민석이는 뭔가 아는 눈치네.. 하하핳핳ㅎㅎ... 흛..ㅠㅠㅠㅠㅠ
"조.. 례.. 딱히 없던 것 같고.. 오.. 오늘 하루도 화이팅!"
"네! 쌤도요!!"
백현이의 윙크를 받으며 교실을 나왔어. 우어.. 정신없어.. 멍때리다가 교무실로 향했지.
의자에 앉아서 시간표를 확인하고 수업 준비를 했어. 어우 진짜 정신이 나간 것 같네. 서랍을 열어 초콜릿을 하나 까먹었어.
좋아. 정신차리자고! 화이팅!!
종례시간이 되었어. 오늘 초콜릿 왕창 먹었어.. 그래서 점심도 별로 못 먹었어.. 흛...
종례를 하러 가정통신문을 챙기는데 유선생님이 들어오시더라고. 내 바나나우유 도둑..!
"오, 막내쌤 오랜만."
"아, 네..ㅎ"
"저번에 바나나 우유는 아주 잘 먹었어."
"네.. 그렇다니 다행이네요..ㅎ"
뭐라하고 싶어도 난 막내선생이니까.. 참.. 여러모로.. 회사같은 곳이네..ㅎ
"여기 지금 최쌤 없지? 막내선생 그 소리 들었어?"
"무슨 소리요??"
"최선생 그 강전간 애랑 사겼었다며?"
....? 아.. 네.. 그랬죠..ㅎ 근데.. 그게 갑자기 왜..?
"3반에 어떤 애가 말하는 거 들었는데, 글쎄 강전이라고 확정된 날 밤에 최쌤이랑 걔랑 동네에서 고래고래 싸웠다는 거야.
그 미친놈이 욕까지 했데. 손찌검 하려던거 지나가던 할머니가 뭐라해서 그만 뒀다잖아. 대박이지?"
"...아.. 그.. 그런일이..!"
"그러니까 막내선생도 남자 가려 사겨. 물론 나도 남자긴 하지만.."
"막내선생님께 이상한 소리 하지 마세요 유선생님. 가정도 있으신 분이.."
김선생님이 지나가며 말씀하시더라고. 헛기침을 하신 유선생님은 나를 보고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어.
"김선생님도 남자인거 알지? 흐흐흐"
"아오, 유선생님."
김선생님이 정색하니까 그제야 껄껄 웃으시며 나가시더라고. 허허헣.. 유.. 유쾌하신 분이야.. 하하핳ㅎ
"신경쓰지 말아요."
"아, 알죠.ㅎㅎ 전 이만 종례하러 가볼게요!"
"네."
들고있던 가정통신문을 들고 교무실을 나왔어. 누가 내 가정통신문을 가져가더라고. 뭐지..?! 옆을 보니까 백현이가 방긋방긋 웃고 있었어.
"쌤 오늘 야자감독이시죠?"
"응? 응. 어떻게 알았어??"
"그야 난 쌤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고 있으니까요."
"그.. 그것 참 섬뜩하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장난이에요. 아까 교무실 갔을 때 슬쩍 봤어."
아, 그 보드판 봤나보구만.
"그럼 난 야자를 할 것이니 석식먹기 전까지 시간이 남겠죠?"
"그렇겠지?"
"그럼 나랑 대화나누자."
"무슨 대화?"
"깊고 심오하지만 미래설계적인 대화?"
"안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
"뿐만 아니라 과거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그래. 하자."
"하여간, 왜 나의 과거에만 사는 거야.. 미래도 좀 가보고 그래야죠.."
"됐어. 미래는 혼자 설계하는 게 아니야 백현아."
"혼자 설계를 끝마칠테니까 몸만 와요. 도장이랑."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가정통신문을 뺏어들고 들어갔어. 다소 시끄럽던 아이들이 다 제자리에 앉더라고.
백현이도 자리에 들어가 앉았어.
"종례는 딱히 없고오.. 오늘 선생님이 야자감독이라는 점을 염두해 두시구요. 청소하고 놀다가 석식먹고 야자해!ㅎㅎ"
"너무해요오오오.."
"원래 조례시간에 말해야 했는데 쌤이 정신이 없어서 까먹었었어..ㅎㅎㅎ 그럼 우리모두 공부를 열심히 하도록 합시다! 이따 봐!
백현이는 지금 갈래?"
"네!"
쭐래쭐래 쫒아오는 백현이야. 조금, 귀엽다고 느껴졌어. 되게 멍멍이 같이 쫒아온다.ㅎㅎ
그렇게 상담실로 들어와 문을 잠그고 자리에 앉아 있는 백현이 맞은 편에 앉았어. 백현이가 슬금슬금 웃더라고.
"왜?? 기분 좋은 일 있어?"
"아니요오. 그냥, 아까 김준면이 했던 말이 떠올라서."
"....그게, 그러니까.. 그렇게 가까웠던게 아니고.."
"무슨 소리지? 나는 김준면이 누가보면 뇌 다친 줄 알겠네라고 말한 거 생각난건데."
"...히히.."
"히히히히"
.....무서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무섭다고ㅠㅠㅠㅠㅠㅠㅠ나 보면서 분명 웃고있는데 무서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김준면이 가까이 다가가서 뭘 했나보구나. 그래서 선생님이 얼굴이 붉어졌었구나. 어쩜 난 한마디만 했는데 이렇게 다 알겠지?"
"...아니.. 그.."
"아, 뭐 그건 나중에 추궁하고. 선생님 애들 비밀은 다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나도 알아?"
어.. 그러고 보니 백현이는 딱히.. 아는 게 없는데..? 그냥.. 페북에서 그 누나에게 가장 많은 반응을 보여서.. 차마 말도 못 꺼냈지.
"잘.. 모르겠네..?"
"나도 내 비밀 말해줄테니까, 쌤도 말해줄래?"
"무슨, 비밀?"
"그냥.. 아무거나. 사소한 거라도."
"음.. 그래!"
"좋아. 그럼 내가 먼저 말해줄게. 애들에게 들었듯이 나도 누나랑 관련된 말이야."
근데.. 저기 백현아.. 그.. 반말의 빈도수가 늘어난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거든..? 우리가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이긴 하지만, 그..
내 마음을 알리가 없는 백현이는 꽁꽁 감춰놨던 자신의 이야기를 해줬어.
"누나가 나한테 남긴 말은.. 백현이가 자기 주장 조금만 줄이면 모두가 행복할거에요. 였어.
자기주장이란 말이 너무 어려워서 그때 당시엔 몰랐는데 그 말을 알게 된 후부터는 모든 남이 하자는 대로 했지."
"아.. 아아..!"
그래서 그렇게..? 왕따주도라는 것도..? 그것도 관련이 있는거야? 너가 덤탱이 씌인 것도 다 그 누나 때문인거니??
"뭐, 그렇게 살았지. 아. 근데 쌤 이거 알아요? 다른 애들이 말해줬나? 쌤 누나 엄청 많이 닮은거."
"행동이?"
"응. 행동도 그렇고 외적으로도 좀 닮았어요. 엄청 닮은 건 아닌데, 그냥 언뜻 보면 비슷하다? 정도.
아, 죽은 사람이랑 비교하면 기분 나쁠려나.."
"아니야..! 괜찮아."
"그래? 그럼 다행이네요. 무튼 그래서 쌤이 존댓말 하는 게 싫었어. 물론, 괜히 이상한 상상들게 하는 것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누나 같아서.. 난 쌤이 좋단 말이야. 근데 누나같으면 안되잖아. 그래서 쌤이 존댓말하면 말린 거예요."
아... 그래서, 그렇게 말린 거.. 아!! 그러고 보니 애들한테 말하는 말투가 좀 무서운..? 존댓말이었지..
근데.. 내가 좋다면.. 그 누나랑 비슷해도 내가 좋아야 하는 거 아니야..? 지금 이건 썸녀가 전 여자친구와 비슷한 말투라고 하지 말라는 거잖아.
"...쌤이 말이야.. 이건 백현이 믿고 말해주는 건데.. 다른 애들한테 비밀로 해줄 수 있어?"
"오, 나야 좋지."
"... 어떻게 들을지는 모르겠는데.. 쌤은 그냥 솔직하게 말할게. 내 입으로 이런 말 하기는 좀 그렇지만 백현이 너든, 다른 애들이든 나를 좋아.. 하잖아?
근데.. 그 누나랑 비슷한 말투가 있다고, 하지 말라는 건.. 조금, 그런 것 같아."
"그치? 그러니까 존댓말 해줘. 이젠 아무렇지 않을 것 같아. 쌤은 그 누나가 아니니까. 쌤이니까."
"...그렇다고 내가 존댓말을 하면.. 너네는 그 누나가 생각 나겠지..?"
"음, 그건 부정 못하겠다. 그래도 쌤이 존댓말해주면 좋아. 나쁜 마음가지게 하는 게 쌤이라는 변명을 할 수 있거든."
"쓰읍.. 또 이상한 말 하지."
"장난이야. 그래. 그럼 이렇게 해요. 이제 나 그 누나 잊을게. 쌤은 쌤 하고싶은 대로 해."
"안 돼. 너한테 그렇게 말할 만큼, 나 너한테.. 갈 수 있는 게 아니야."
"이래서 여자는 어려운 건가. 누가 결과 바라고 한데? 그냥 내 여자가 불편한 일 안 만들겠다는 거잖아.
그리고 그 누나가.. 아. 아니다. 아무튼, 지금이 중요하잖아? 지금 내가 좋아하는 건 그 누나랑 완전히 다른 쌤인데."
에휴, 그러고 보니.. 나 되게 나쁘다. 아이들 받아 주지도 못할 거면서 무슨, 질투를 하고 있고.. 투정을 부리고 있고..
이것도 백현이한테는 상처가 될 수 있을텐데..
"미안해 백현아."
"이것봐. 누나는 사과도 안 하는 사람이었다고. 그니까 쌤은 그 누나랑 다른 거야."
"아니이.."
"아 됐어. 쌤이 무슨 말 할지 알아서 이러는 거니까 어떤 말도 하지 않아 주셨으면 해요.
솔직히, 모르겠어. 애들이 다 좋아하면 그 중에 한 사람이 될 거란 걸 알면서, 포기할 마음도 들지 않아.
평소에는 애들을 위해서 사는데, 쌤에 있어서는 이기적이게 돼. 쌤에 있어서는 주관도 뚜렷해지고, 폭력적이게 돼."
"그, 그건 안 좋은 거야.."
"알아. 근데 누가 쌤에 대해 안좋은 소리를 하면 욕부터 나가고, 주먹부터 나가. 그만큼 난 쌤을 좋아하나 봐요.
이게, 아. 또 누나 얘기해서 미안. 근데, 이게 누나를 향하던 마음이랑 달라요. 내가 여태까지 누나를 좋아해서 아리던 마음이, 쌤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와. 와아.. 이 정도일 줄을 상상도 못했어. 말하면서 점점 고개를 숙이던 백현이는 결국 책상을 보면서 말을 끝냈어.
"백현아.."
"모르겠어. 쌤이 특별히 나를 더 좋아해준 것도, 특별히 나한테 좋아한다고 말한 것도 아닌데.. 그냥 반 전체한테 하는 말인데도 가슴이 뛰어.
멀리서도 쌤은 눈에 띄고 멀리서도 쌤 목소리는 잘 들려. 근데, 이 감정이, 애들이 다 이렇다는 거야."
"....."
진짜 할 말이 없었어. 내가 지금 뭐라고 해도, 지금 이 상황에서는 할 말이 아닐 거야. 그냥 가만히 백현이가 하는 이야기를 들을 뿐, 정말..
난 이정도로 아이들이 나를 좋아하는 지 몰랐어. 선배님들이 교생실습하고 와서 하시는 말이 남학생이 나 좋아하나봐. 이 정도만 들었거든.
이정도로.. 이정도로 좋아한다는 것은 들어본 적도 없는데..
"툭 까놓고 말하면.. 관심이 간 건 쌤이 누나를 닮아서야. 근데, 알아갈수록 쌤은 누나랑 달랐어. 나도 어디서부터 시작된 감정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그냥 쌤이 좋아요. 근데, 그거 알아?"
"..어떤 거?"
"난 이미 결과를 알고 있다는 거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쌤이 좋아서 지금 이렇게 고백하고 있는 내가.. 내가.. 너무 멋있어.."
"...뭐?"
"존나 멋있다고.. 진짜, 나는.. 심지어 말도 잘했어.."
"백현아."
"스탑. 알아. 지금 나 장난으로 무마한거야. 쌤 짐 얹어주기 싫어서. 그냥, 가볍지는 않다는 거 알아줘요."
"알았어.."
그제서야 고개를 들고 나를 보는 백현이야. 눈이 붉어. 장난으로 무마하기엔 너무, 진심이잖아. 아.. 미안해서 어쩌지..?
"아. 쌤 그거 알아요? 저번에 쌤 책에서 뭔 쪽지 떨어져서 내가 주워서 올려놨었잖아."
"아.. 어."
"그거 원래 쪽지 내용은 울지마요. 였어. 그 쪽지를 우리가 아마, 쌤이 이현식한테 한 소리들어서 김준면이 삐진 척 했을 때 넣어놨거든요.
근데, 쌤이 민석이한테 한소리 들은 다음부터는 울음을 참는 게 보이더라고. 그게 더 안쓰러워서 박찬열이랑 눈치 주고받고 바꿔 넣은 거예요. 대박이죠?"
"그러게, 대박이네."
"내가 이 말 왜 했게?"
"모르겠는데.."
"울라고. 지금 쌤 울음 참고 있는 거 알아? 그냥 울어. 달래줄게. 안쓰러우면 달래주면 되지."
나도 모르게 참고 있던 눈물이 흘렀어. 너무 미안해서.. 진짜 너무 미안해서.. 난,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애인가봐..
아이들 생각은 전혀 안해. 나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 그저 어리다는 이유로 가벼울거라 치부하며 웃어 넘겼어.
어쩌면 아이들이 진지한 마음을 담아 장난스럽게 건냈을 고백도 난 웃으며, 헛소리 하지 말라는 심한 말까지 하면서..
백현이가 다가와 내 앞에 섰어. 그러더니 말하더라고.
"아, 어떻게 달래야 하지..? 말은 멋드러지게 했는데.. 달래는 방법을 모르겠네.. 쌤이 편안하게 안길래?"
그마저도 못하겠어. 그냥 눈물만 닦아내고 있는데 그 손을 내린 백현이가 티슈를 뽑더니 손에 쥐고는 내 고개를 들어올려 닦아주더라고.
"오구 우리 쌤. 여려서 어떡하나.. 강해지라니까.."
울음때문에 말도 잘 안나오더라고. 뭐라도 말해줘야 하는데, 무슨 말이라도 해주고 싶은데.. 망할 울음때문에.
"아무말도 안 해도 돼. 우리는 우리니까 말 안해도 마음으로 알아요."
그 우리라는 말 때문에 또 울컥이며 올라왔어. 아이들은 무슨 생각이었던 걸까.. 안 될 걸 알면서..
짝사랑, 되게 많이 해봐서 알거든.. 어떡하든 같이 있고 싶어서 뭐라도 하는 거. 우리라는 말로 안 떠나게 만드려고 했을까..?
"근데, 쌤 빨리 그치는 게 좋을 걸? 우는 여자만큼 섹시한 여자는 없거든."
"...야아.."
"와, 이 말 한마디 하니까 바로 그치려는 거 봐라? 괘씸하다.. 뭐라도 사고 치고 싶다.."
"..하지마아.."
"눈물 닦는 것을 하지말고 사고는 쳐도 된다고? 알았어."
그렇게 말하고는 내 손을 잡더라고. 뭐라도 할까봐 경계하고 있는데 그냥 손만 잡고 웃고있어. 뭐하는 거지..? 그런 백현이를 보니까 웃으며 말하더라고.
"손 잡는 건 되지? 잡고 싶었어."
그제야 마음 놓고 백현이 손을 잡아주었어. 백현이가 또 웃더라고. 어쩌면.. 백현이가 가장 두꺼운 가면을 쓰고 있는 것 아닐까?
아무 감정도 없이 그저 즐거워 보이는 웃음엔 아픔따위 보이지 않았어.
"나 안받아줘도 되니까 떠나지만 말아줘요. 이건 부탁이야."
"..알았어. 장담할게."
"그래. 약속할래?"
백현이와 약속을 끝마치고 보관을 했어. 내 한 손을 자기 두손으로 포개고 있는 백현이야. 여전히 얼굴엔 다른 감정은 보이지 않고 그저 즐거운 웃음 뿐이었어.
너의 마음속은 어떤 거니 백현아..?
와우 |
분량이.. 와우. 우리 배큥이의 마음은 어떤 걸까요..? 사실 저 정리는 제가 멘붕이 와서.. 하하ㅏ하ㅏㅎㅎ하하하하ㅏㅎ 같이 정리합시다!ㅎㅎㅎㅎ
암호닉...♥(언제나 받고 있으니까 가장 최근편에 [제로콜라]요런식으로 다가와 주세요!) 똥잠/콜덕/쌍수/매매/라임/체리/게이쳐/모카/빵/바람둥이/죽지마 코끼리/구금/메리미/세젤빛/나호/스젤졸/안녕/양양/체블/Luci 꽯뚧쐛뢟/찌즈/우리니니/뭉이/도비/곰탱이/하트./삼디다스/바닐라라떼 허니/타오네엄마/똥강아지/오호랏/우유퐁당/민석아찬열해/우유/워더 청포도/뀰/카프/세젤예/밍/홍합탕/까만원두/롤롤/해가빨리가장뜨는 시동/매쑝/설림/무민이/퐁퐁클린/4am/우럭우럭/네티큥/열페럿/이엘/여누 입꼬리/159/아말카/카망이/이런사과/여리/경수하트/엑엘
+이건 개인적인 건데 비회원이신 분들 전편 답글 확인해주시겠어요?ㅎ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