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_마지막이에요!(下)
순식간에 덮쳐 온 기억들에 감당이 안 될 만큼의 외로움이 몰려왔어. 나.. 나 이 외로움도 버티기 힘들었나봐..
우선, 아이들과 친구들, 그리고 남자친구를 위해.. 죽음을 감수한 건 맞아. 아빠가 계획한 것도 맞고.. 내 친구들이 조금 놀던, 문제아였던 것도 맞아.
그리고, 가장 이해가 안 되는 건.. 그에 못지 않게.. 나도 문제아였다는 거야.
근데.. 그게.. 저번에 말한 적 있었지? 아이들은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자신을 괴롭힌다고. 뭐, 술을 마신다는 둥, 담배를 핀다는 둥.
그거처럼 나도.. 학교를 안 나가던가, 수업을 빼먹던가.. 그러던 학생이었어. 아이들 말대로 학원 땡땡이도 자주쳐서 짤렸던 적도 많았고..
"선생님..? 기억 나시는 거예요?"
"뭐, 문제있어? 괜찮은거야?"
저마다 걱정의 눈빛을 보내오는 아이들의 눈을 보았어. 그래, 너네들한테 왜 그런 말을 해줬었는지도 기억났어.
"미안.. 미안해.. 난, 난 너희들을 위해서 한.. 말이었어.."
"네? 아... 괜찮아 누나. 하나도 힘들지 않았어. 애들이 그랬어. 나 덕분에 우리 크게 싸운 적 없다고."
민석이가 나를 위로해. 뭐가.. 뭐가 힘들지 않았어? 너 힘든거.. 내가 다 봤잖아.. 실제로 민석이에게 그런 말 한 건, 민석이가 애들이랑 잘 싸우지 않아서..
그래서.. 그래서 민석이 한테 조금이라도 차분한 너가 아이들 지켜보라고 말한 거거든..
"미안해.. 난 민석이 너가 애들하고 잘 싸우지 않아서.. 그래서 그랬어.. 너가 이렇게까지 힘들 줄 알았으면, 그런 말.. 아니 애초에 너희들한테 말하는 게 아니었는데.."
"아니야. 진짜 괜찮아. 왜 울고 그래 누나.. 짜증나게, 나도 눈물 나잖아.."
저마다 고개를 숙이거나 다른 곳을 보며 눈물을 훔쳐.
그래, 아까 기억나기 전에 스쳐가던 애들이 울고 있던 그 모습도.. 아빠가 날 죽이려는 계획을 세운다는 것을 안 그 날, 애들 앞에서 주책맞게 눈물이 났었어.
그런 내가 우는 모습을 보고 따라 울던 아이들이었지. 지금처럼.. 이렇게.. 다같이 울었었어.. 그때 확실하게 다짐했던 것 같아.
절대 이 여린 아이들이 다치는 일은 없게 해야된다고.
"그래서, 나한테는 왜 그런 말을 한 거야..?"
종인이가 물어왔어. 그 물음에 더 울컥이며 올라왔어. 아, 울면 안되는데.. 애들 앞에서 약해지면 안되는데..
"이, 일단 진정할까? 내가 괜한 걸 물었지 누나? 미안.."
"아, 아니야.. 그때, 그때 당시에 너가.. 지금보다 더 아팠잖아.. 그래서.."
나중에 내가 기억을 찾게 되면.. 없을까봐.. 그게 두려워서.. 지금처럼 말해달라고 한거야.. 어린 아이가 한번 아프면 숨을 몰아쉬는게, 금방이라도 꺼질 듯이 위태로워서..
그래서.. 그래서 한 말이었어.. 지금은, 그래도 어릴때보다 나아져서 보기 좋다.. 춤도 출 수 있고.. 차마 건네지 못 한 내 말을 알아들은 듯 종인이가 고개를 끄덕였어.
"나는, 지금까지 잘못 이해하고 있었네.. 미안, 내 반말 듣고 처음 선생님으로 와서 서러웠겠다.."
"아니야! 진짜, 진짜 괜찮았어."
"차라리 누나 성격대로 욕하라니까."
이것도 이제 이해가 되네.. 왜 그렇게 욕을 하며 때리라하나 했더니.. 근데 나 너희 앞에서는 욕하고 폭력휘두른 적 없는데..?
"내가 혹시 너희 앞에서 욕하고, 막.. 폭력썼어?"
"아니. 그건 준면이 형이 준면이에게 준면이가 몇 년 후 다 큰 우리에게 말해준 거였어. 물론 누나 친구들한테 누나가 휘두르는 주먹은 본 적 있지."
백현이가 웃으며 말해주더라고. 아.. 이래서 조심하고 또 조심하려 했었는데.. 어떻게 봤데..
"그럼 누나 나한테 한 말은?"
준면이 한테.. 아마 힘든것을 잊을 만큼 다른 것에 몰두하라는 거였지..?
"준면이는 맴매 좀 맞아야 돼. 누가 술에 몰두하래. 엉?"
"...내가 몰두하던 누나가 사라졌으니까. 내 롤모델이었는데, 그런 누나가 사라지니 공허하,"
"변명 집어치우고 사과나 해 반장새끼야."
"미안. 잘못했어, 누나.."
"김준면 사과는 받아 줄 필요 없고 나는??"
찬열이가.. 다른 의지할 곳을 찾으라는 거였나..? 이건 정확히 기억나. 찬열이가 집착이나 질투가 심해서 거의 나하고만 있으려고 했거든.
그래서 한 말인데..
"찬열이 너도 혼나야 돼. 이유는 너도 알지?"
"진짜 그 이유였어? 그럼 누나 나 받아주면 됐잖아!"
"그게 말이야 똥이야?! 그게 가능하냐?!! 40살 어른이 30살 어른 만나는 거랑, 십팔!!살 누나가 8살 초딩새끼 만나는 거랑 같냐!!!!"
"니 지금 18살이니까 8살 애기가 니 좋다고 그러면 어?!! 만날거냐?!!!"
"니 인마 그러다 큰일나!!!!"
준면이가 엄청 화를 내며 말했고 거들어 주는 아이들이었어. 순식간에 대역죄인이 된 찬열이가 시무룩해 졌지..
"그래 찬열아, 그런 이유로 내가 받아주지 못한 거야. 알았지?"
"알았어.. 그거 살짝 잘못말한 거 가지고 아주 죽자고 달려드네, 나쁜 새끼들.."
"삐지지마 찬열쨔응."
"누나 백현이 그냥 후려쳐도 돼?"
"안 되지. 어릴 때 하던 것처럼 포옹하고 미안해. 라고 말하게 한다?"
"어우... 방금 장난아니고 토나올 뻔했어.."
"와, 내가.. 어우..."
"내가 진짜 변백현이랑 하루가 멀다하고 포옹하고 있었지.."
세훈이가 고개를 젓더라고. 세훈이의 말에 옛 생각이 났어. 백현이가 아무래도 애들이랑 자주 싸웠는데 그중 세훈이랑은 진짜 오지게 싸웠거든.
다툰건가..? 되게 사소한 걸로 엄청 다퉜었지..
"그럼 누나 나한테는 왜 그렇게 말해준 거였어?"
백현이가.. 자기 주장 줄이라는 거였지?
"백현이 너도 알텐데, 너가 애들하고 하루도 안 싸우는 날이 없어서 나중에는 백현이 너하고 애들이 친구 안 해줄 것 같았어."
"맞아. 백퍼 공감. 진짜 나 저새끼랑 왜 친구인지 매일이 의문이었어."
"맞아. 존나 앞에서 알짱거리고, 존나 짜증나게 치근덕 거리고."
"그거 나 이유 있다! 이제서야 말하는 거지만, 나 애정결핍이었나봐. 알잖아, 나 부모님 잘 안계시는 거."
"아... 백현쨔응.."
"누나 박찬열 때려봐도 돼? 살짝."
"안 되지. 될 것 같아서 묻는 거야?"
"알지.. 그래도.. 누나가 실수로라도 허락하면 후려쳐 보려고 했지.."
백현이 말에 세훈이가 내 뒤로 가서 여자처럼 목소리를 얇게 내며 말했어.
"어머, 때려도 돼 백현아."
"진짜 때리고 싶다.."
어느새 목표는 세훈이로 바뀌었더라고. 세훈이는 민망한지 웃음으로 때웠어. 그 모습이 귀여워서 웃음이 나더라고. 어린 세훈이 모습도 떠오르고..
아.. 세훈이한테는.. 그래도 부모님이다, 라고 말했었지..? 이게.. 거의 나한테 하는 말이었어.
아빠가 날 차로 치려 한다는 것을 알고도, 신고도 못했었거든.. 그래도 아빠니까..
("그냥 치면 죽을까? 어떻게 쳐야 안 죽을까?")
나에 대해 저렇게 하는 말을 들었는데도.. 신고하지 못했거든 내가..
"세훈아.."
"에?"
"대답 좀, 바르게 해라 좀."
"님이 뭔 상관. 왜?"
"미안.. 어.. 너한테 한 말이 가장 어린 말이었던 것 같아.."
"뭐가. 누나가 나 잘 아니까 한 말이었지."
"내가, 내가 뭘 알고 말했겠어.. 어리디 어린 판단이었지.. 진짜 미안해.."
내가 아까 외로웠다고 했지? 주위에 있는 친구들이라곤 다 내 돈보고 모여든 나쁜 애들이지,
안 그래도 피곤하던 남자친구(경영이니 예절이니 바뻤던 거 알지?)한테 말할 수도 없고, 아빠한테.. 말했을 땐.. 세훈이 돌봐주겠다, 종인이 치료해주겠다.. 말만 하셨으니까.
그렇게 말만 하고 돌아오는 말은 새로운 학원 알아봐뒀다. 이번에는 잘리지 마라. 진짜.. 외로울 수밖에 없었어. 매우 친해서 비밀 주고 받던 친구도 없었고,
기댈 남자친구도 없었고, 고민 상담할 어른도 없던 거잖아. 그런 나 혼자서 내린 결론이었으니 정말, 어렸지..
"그래도 누나 덕분에 맷집은 도경수 못지 않아."
"참, 대단한 위로다. 그래도 누나 덕분에 세훈이 큰 사고 친 적은 없어. 그래도 부모님이니 심려 끼쳐 드릴 순 없었으니까."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네.. 그래도 미안해 세훈아.. 내가 진짜, 평생 너한테 잘해줄게."
"그래서 애는 몇 명 낳을까?"
"아오, 야 그냥 저 새끼 내보내면 안돼?!"
"그냥 창 밖으로 던져버리고 싶다."
"민석아, 이 새끼를 펀치 기계라 생각하고 최고 점수 나올만큼 후려쳐 봐."
"아유, 아주 못 된 말들만 하지."
"저새끼가 먼저 그런거 알지 누나?"
"아... 음... 음.. 솔직히 세훈이가 경솔하긴 했어."
"거봐 오세훈 이 셀고 새끼야."
눈을 부릅뜬 세훈이가 입모양으로 욕설을 내 뱉은 듯 했지만 딱히 막지는 않았어. 저 나이때 남자애들이 뭐, 그럴 수도 있..겠지..?
"누나 나한테 한 말은?"
"응? 아, 경수한테 해줬던 말? 그건, 너도 침착한 편이라서.. 애들 안 흩어지게 붙잡아 달라는 말이었어.. 근데.. 상황이 진짜.. 개같.. 아니, 이상하게 됐네.."
"우와. 누나가 개같다고 했다아."
"우와아아 개같다가 뭐야 훈아?"
"몰라! 멍멍이 같다는 건가?!"
"아오, 놀리지 마!! 이놈시키들.. 그대로야 아주. 말꼬리 잡고 늘어지는 거는."
내 말에 아이들이 다 웃더라고. 아. 경수 일은 나도 모르는 일이야. 아빠가, 왜 그랬지..? 이미 난 누워있을 때 일텐데..
아빠가 그렇게 만들 줄 알았으면, 그것도 막고.. 경수한테도 다 보호하고 지켜줄 수 있냐고 말하는 게 아니었는데.. 상황이 진짜 너무 꼬였네..
"누나 그럼 얘한테는 왜 그렇게 말 한 거야?"
종인이가 턱짓으로 종대를 가리키며 물었어. 성격 착해져라 였지? 이거, 내가 확실히 기억해.
종인이가 가끔 약이 안 들 만큼 아파서 숨을 몰아쉬다 쓰러지면 내가 병원 데려가고 병원비도 다 내주고 그랬거든. 거기서 쌍둥이들 부모님을 자주 뵜었는데,
그때 마다 정말 고맙다고, 정말 엄청 고마워 하셨었어. 알다시피 그때 당시의 종대는 말을.. 음.. 좀 험하게 하는 그런게 있었거든.
그래서 쌍둥이네 부모님이 거의 종인이만 바라보고 사셨었어.
종대가, 부모님 앞이라고 험하게 말하는 그 습관이 예외는 아니었던 것 같아. 그래서 종대가 간혹 말을 막 하면 부모님의 표정이 각각 혼내려고 하시다가도
아무리 혼내고 타일러도 고쳐지질 않으니까 포기하는 느낌이 들었거든.. 그러다 보니까 뭔가를 챙겨줘도 종인이 먼저고, 종인이를 위해서 종대의 의견은 덮어 버리고..
그게 나는 너무 안쓰러웠어. 같은 자식인데 종대는 거의 포기하는 것 같아서.. 그래서 아이들이랑 헤어지기 전에 착해지라고 말하면..
종대도 부모님께 예쁨 받으면서 자랄 것 같아서..
"대답 전에, 하나만 물어봐도 돼?"
"뭔데??"
"요즘에 집에 들어가면 어때?"
"요즘? 음.. 그냥 그런데.. 나쁘지 않아."
이정도면.. 성공 한 것 같지..? 다행이다.. 진짜 다행이야.. 이것 마저도 잘못됐으면.. 끔찍해..
안 좋은 결말을 생각하다가 이유를 기다리고 있던 종대가 보여서 이유를 다 말해주니 종대가 슬쩍 웃더라고.
"왜 웃어??"
"그냥, 누나가 정말 우리를 잘 알았구나 싶어서. 그게 좋아서.."
"뭘, 그런 걸로 그래.."
아무튼 기억 다 돌아오니까 진짜 시원하다. 와.. 그간 너무 답답했어. 머리 아팠던 게 이거 때문인가..
"그럼 이제 누나라고 불러도 되는 건가?"
"안돼. 학교에서는 선생님이라고 불러."
"치.. 아깝다.."
"아. 야 오늘 누나 야자감독 아니야. 빨리 집에 보내야 돼."
"아?? 진짜? 헐.. 왜 말 안했어? 그럼 일찍하고 빨리 보내는 건데.."
"그.. 그거 말하면.. 뭐가 달라지나..?"
"당연하지! 누나가 집에서 편하게 쉴 수 있는 거잖아. 빨리빨리 준비해. 집 가자."
"안돼. 우리는 오늘 야자를 하고 집에 갈거야. 누나한테 그렇게 말해놨어."
"아이씨.. 김종인 입방정 진짜.."
부들부들 거리는 아이들이 곧 너도 나도 일어나서 나를 부축하고, 문을 열어주고 길을 터주더라고. 그.. 그래..
마냥 어릴때는 내가 지켜줘야 했는데 지금은 이렇게 나를 지켜주려는 모습에 괜히 또 감동이고, 그렇더라고.. 갑자기 내가 없어져서 자기들끼리 힘들었을 텐데도..
이렇게 밝게 자라줘서 고맙고.. 또 나보다 더 커버린 키와 듬직한 모습에 기억 되찾기 전에 남자라고 느끼기도 했으니까.. 되게 묘하다..ㅎ
교문에서 아이들의 배웅을 받았어.
"빨리 들어가! 밥 먹고 야자해!"
"아아.. 집에까지만 같이 가자.. 누나 엘리베이터 못 타잖아.."
"아 괜찮아 괜찮아. 탈 수 있어."
"아아아아아앙 누나아아아아아"
"쓰읍 니네 아직 학교 안이야. 쌤이라 부르고 존댓말도 하고. 안하면 혼낼거야."
"누나가.. 많이 변했어.. 원래 이런 누나가 아니었는데.. 지금은 막 협박을 하질 않나.."
"그니까 말이야.. 원래 맨날 바나나우유 사와서 즐겁게 놀아줬었는데..지금은 무슨.."
"시끄럽다 했어. 빨리 들어가."
"갈거거든!!! 야! 가자!"
"누나.. 1분만.."
"야! 자존심도 안 상하냐?! 그럼 안상하지.. 누나 저 카페에서 라떼 한 잔 하고 갈래..?"
"변백현이랑 박찬열 신경끄고 빨리 가요 선생님."
"오구 우리 민석이 밖에 없네. 가볼게!! 안녕!!"
"네에..."
마지못해 존댓말로 대답하는 아이들은 옛날에 금 넘어오지 말라고 하면 울 것 같으면서도 안 넘어오던 그때의 아이들처럼 우는 척을 하면서도 교문을 넘어오지 않더라고.
그 모습이 귀여워서 좀 웃다가 우리집 방향으로 몸을 틀었어. 그리고 아이들이 안 보일 즈음에 택시를 잡아탔지.
난 그때의 어린 소녀가 아니야. 이제 제 앞가림 정도는 할 수 있는 어엿한 28살 숙녀라고. 옛날에는 겁도 나고 무서워서 아무말도 못했지만 이제는 다 할 수 있어.
아빠한테 다 묻고 대답도 다 들을 거야. 진짜.. 나한테 그렇게 한 것에 대해.. 이유가 없었냐고..
문을 두드렸어. 아무 인기척이 없기에 초인종도 눌렀지. 자다깬 듯 들리는 누구냐고 묻는 엄마의 목소리에 나라고 대답을 하니 곧 문이 빠르게 열리더라고.
"어머어머, 무슨 일이야 딸??"
"아빠는?"
"아빠? 방에. 왜?"
"아빠랑 할 이야기가 있어서."
"그으래? 밥은?"
"안 먹었어. 먹고 갈래."
"그래그래, 들어와."
신발을 벗고 들어가니 아빠가 배를 긁적이며 나오고 있었어. 나와 눈이 마주치자 놀란듯 눈이 커지더니 그 눈을 곱게 접으며 웃으셨지.
"우리 딸이 웬일이냐. 이 시간, 이 요일에 여길 다오고. 오늘 저녁은 맛 없어도 맛있겠네!"
"어휴, 당신도 참. 당신 딸이 당신이랑 할 얘기 있대요. 들어나보시던지."
"그래? 어디서 할까? 서재에서 할래?"
"응. 그래요."
나도 느껴질 정도로 난 지금 평소 내 분위기와 달랐어. 그걸 아빠도 느꼈나봐. 장난칠 분위기는 아니었으니까.
아빠도 심각해지시더니 엄마에게 말했어.
"우리가 나올때까지 들어오지 않는게 좋겠어."
"응. 알았어요."
곧 아빠를 따라 서재로 들어갔지. 그대로네.. 독립후에는 서재에 단 한번도 들어온 적이 없었나봐. 책꽂이에 꽂혀진 무수히 많은 책을 살펴보다가 가장 두꺼운 책을 꺼냈어.
"어휴 먼지.."
"아이고, 그쪽은 안 닦았나보다."
"그게 인간적이고 좋지 뭐."
책을 펼쳐보니 아빠와의 추억이 있었어. 무더운 여름 40분 동안이나 토끼풀 앞에 앉아있다가 겨우겨우 발견한 그 네잎클로버 하나가 책에 잘 꽂혀 말라있었어.
그 모습 그대로 아주 잘. 이렇게 즐거운 추억들이 찾아보면 많은데 아빠는 왜 그랬어요?
"나, 기억 돌아왔어 아빠."
"...뭐..? 그, 그게 무슨.."
"날 누가 쳤는지, 누가 그걸 시켰는지도 다 알게 됐어. 누군지는 말하지 않을게. 눈물 날 것 같으니까. 솔직히 지금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울 것 같아."
"그.. 그게.."
"아니. 변명을 듣고자 온 게 아니에요. 이유를 듣고자 온 거예요."
아빠는 말이 없으셨어. 갑자기 돌변해 표정이 변하시지도, 울지도, 변명을 생각해 내려 눈을 굴린다는 것도 없으셨어.
담담하게, 준비했다는 듯이 담담하게 받아드리는 것 같았어.
"왜 그러신 거예요? 내가.. 싫었던 거예요..? 문제아였던 딸이, 보기 싫어서?"
"믿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난 진심이라는 것을 알아주길 바라."
무겁게 입을 여신 아빠는 정말 진심이라는 듯 몇 번이나 강조하셨어. 여태까지 아빠랑 살면서 봐온 바로, 지금 이 표정은 정말 진심을 담은 표정이었지.
우리 가족한테만 보이시는 표정이 따로 있으시거든.
"너도 알다시피 너는 우리가 정말 오랜시간 기다려서 나온 귀한 딸이었어."
"알죠. 그래서 어렸을 때 나 걷다가 넘어져서 무릎 까질까봐 아빠가 맨날 안고 다녔잖아요.."
"그래. 그만큼 아끼고 아꼈지. 그러던 너가 어느순간부터 아빠나 엄마를 멀리하고 친구를 가까이 두더라. 많이 섭섭했지만, 신경써 줄 겨를도 없이 일이 밀려 들어왔어.
그때 한창 경기가 안좋았으니까.. 그때부터 였을까, 너가 점점 어긋나 갔던 게."
아빠는 그때를 회상하는 것 같았어. 미간에 주름이 생겼거든. 나는 그런 아빠의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았어.
"집에 데려오는 친구들은 너를 이용하는 것 같았고, 간혹 데려오는 어린 아이들조차 너에게 의지했지. 의지할 곳이 없어보이는 너가 적어도 나에게는 의지할 줄 알았어."
"의지, 하려고 갔잖아요. 근데.."
"그래. 한창 니네 엄마랑 사이가 안 좋고, 회사도 무너질 듯 위태로워서 너무 예민했었어. 그런 와중에 너가 잘 되는 모습이 보고 싶어서 학원도 알아봤는데,
너무 비싸고.. 또 너는 가려하지 않았지. 매번 방문을 닫고 들어가 혼자만의 시간만 가졌으니까.. 더이상 다가갈 수 없었어. 그 문 여는게 뭐가 그리 어렵다고.."
"난.. 항상 그 문이 열리길 원했어요. 그래서 문도 항상 안 잠가 놨었는데.."
"아무래도 아빠였기 때문 같아.. 내가 엄마였다면 벌써 문을 열고 들어가서 너와 진솔한 이야기들을 나눴었겠지.. 교우관계, 요즘 재밌는 일, 남자친구 상담까지.
하지만 난 아빠기 때문에 딸인 너와 그런 이야기들을 나눌 수 없다고 생각했어.. 많이, 잘못된 생각이었지."
"아빠기 때문에 나눌 수 있던 대화도 있었을 거야.. 분명.."
"그랬겠지.. 아빠로는 뭐든 너가 처음이었잖니. 아빠가 되기엔 너무 어리숙하지 않았나 싶네."
어쩐지 이야기가 마무리 되는 느낌이었어. 하지만, 난 아직 내가 원하던 대답을 얻지 못 했는데..? 문득 생각이 났어. 아빠가 벌써 30년째 회사를 운영하고 계시다는 걸.
으레 그렇듯 회사를 이끌어 가는 사람들은 말로 사람을 잘 가지고 놀거든. 난 그런 아빠의 밑에서 28년간 살아왔고.
"그래서, 왜 그런 건데요..?"
나의 말에 아빠가 나를 보더니 살짝 웃음을 지으셨어. 곧 아빠는 숨을 내어쉬며 속에 있던 말들을 쏟아냈지.
"우발적이었어. 아무리 말해도 너는 교우관계를 끊으려 하지도, 아이들과 떨어져지네려 하지도 않았지. 믿을 수 없겠지만, 너를 너무 아껴서.. 우발적으로.."
"그건, 우발적이 아니라, 계획적이라고 하는 거예요."
"내가, 미쳤었나보다.. 근데.. 정말 미친 것 같게도 죄책감이 들지 않았어. 바람대로 기억을 잃은 너는 아주 바르게 자라주었잖니?
지금도 비록 많은 실패가 있었지만 선생님이 되어 있고, 비밀을 털어놓을 친구가 있고, 가족간의 소통도 있었고.. 난 오히려 잘 된 일 같았어."
"....죄송한데, 이해할 수가 없어요. 아빠가 날 사랑해서 한 일이라는 건 알겠어요. 알겠는데, 이해가 안 돼요.. 도무지.."
아빠에게 내 생각을 말하던 중에 문득 민석이가 했던 말이 떠올랐어.
("어떻게 들리실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이 사람을 사랑할 때 그 사랑이 한쪽으로만 치우쳐 졌다면. 그게 지독할 정도의 사랑이라면.
그 사람은 상대를 사랑하기 때문에 한 일이 독인지 몰라요.득인줄 알고 하는 거죠. 근데 막상 상대가 그 일을 알게 되면, 그게 지독한 독이 되어 상처를 낼 거에요.)
아이들은... 정말 얼마나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거야? 아.. 그래.. 이건, 이건 내가 미친척하고 이해해보자. 그럼, 경수는?
"이해..해보도록 할게요. 그럼, 경수한테는 왜 그런거예요? 아이들한테는 왜 나 죽었다 말한 거예요?"
"아이들.. 너에게는 짐이었어. 너가 이끌어가야할 짐. 그 아이들 때문에 용돈 타 쓰는 날이 많아지고 그 액수도 학생이라는 신분에 비해 커졌지.
내가 보기에 그 아이들은 너에게 도움을 줄 것 같지 않았어. 그래서... 다시는 찾지 말라고.. 그런거야."
하... 그게, 그게 말이 되는 거야? 난, 난 아이들이 전부였어. 그나마 내 외로움을 달래는 곳이었어. 남친이라는 애는 하루가 멀다하고 과외하러 가지,
친구라는 년들은 술이나 권하지. 그런 나에게 아이들은 그나마 위안이 되고 그나마 걱정거리를 잊고 동심으로 돌아가게 해주었어.
그래, 학생 신분에 용돈 타쓰면서까지 아이들을 돌본 것은 잘못이야. 하지만.. 내 하나뿐이 없는 희망이었잖아.. 전부였잖아..
아빠에게 끝없이 실망했어. 도무지 내가 이해할 수도 없는 논리로 나에게 이해를 바라고 있어.
이런 상황에서 생각나는 것은 아이들뿐이었지.
"...경수는요..?"
"...어린아이가 누군가를 지켜야 한다며 경찰관이 자기를 입양하기를 바란다는 귀여운 전단지를 전봇대마다 붙여놨었어."
그 말에 울컥했어. 내.. 내가 그러라고.. 그러라고 그런 말을 한게 아니었는데.. 경수야.. 그 전단지를 만들면서.. 그 전단지를 붙이면서 너는 무슨 생각이었던 거니..?
"그걸 발견하고는 생각했지. 만약 후에 너를 만나게 되면 경찰관의 아들이 되었을테니 접근이 가능하겠구나. 하지만, 자기 신분이 떳떳하지 못한 사람에게 입양을 당한다면,"
더이상 들을 수가 없어서 자리에서 일어났어. 위태롭게 휘청이던 의자가 뒤로 쓰러졌지. 참을 수 없는 감정에 실수로라도 심한 말을 할까봐 이를 악 물고 아빠를 보았어.
감정을 묶어놓으니 눈으로 표출되더라. 눈물이 차올라 흐려지는 시야에서도 아빠는 나를 걱정하는 표정이었어. 왜.. 왜 이렇게까지 나를 사랑하는 거예요..?
이건, 잘못된 거야.. 잘못 끼워진 첫단추처럼.. 아니, 쏟아져버린 물처럼.. 근데.. 아빠가 진짜로 날 사랑한다는 것을 알아서.. 그래서 더 힘들어..
(살을 녹이는 그 고통보다 더 감당할 수 조차 없는 건, 그건 상대도 그 사람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기 때문에 원망조차 못한다는 거예요.")
민석이 말대로.. 정말 너무 힘들어..
빨리 마무리 짓고.. 집에 가서 편하게 쉬고 싶어.. 너무.. 피곤해..
"아빠라서.. 아빠라서 원망조차 하지 못하겠어.. 아빠가 날 너무 사랑해서 한 일이라는 것을 알아서.. 근데, 아빠 혹시 내가 좋아하는 우유가 뭔지 알아요..?"
"어, 흰우유인가..?"
"아니. 나 흰우유 그냥 먹으면 배탈나서 제티 타 먹거나 바나나우유만 먹었어. 그럼 아빠 내 이상형은 알아요..?"
"미..소년..?"
"아니야. 난 세심한 남자 좋아해요. 저번에 엄마랑 드라마 보면서 말했던 거 같아. 그럼 우리집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무서워하는 이유는 뭘까요..?"
"오래돼서.. 멈출까봐..?"
"아니. 17살때 아빠랑 처음봤던 공포영화였어요. 창 있는 엘리베이터가 위로 올라가는데 귀신아이가 자꾸 보여서 그게 너무 무서워서 난 우리집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무서워.
지금까지 내가 한 질문으로 뭐가 느껴져요?"
"내가, 너에 대해 너무 모르는 구나.."
"그래요. 근데, 내가 한 번 말해줬던 거를 아이들은 다 기억하고 배려해줘. 엘리베이터를 탈 때면 창을 가려주고, 나는 말해줬던 기억도 희미한데 세심한 남자 좋아하냐고 물어봤어.
무조건 나한테는 바나나 우유만 사다주던 아이들이야. 물론, 이렇게까지 세세한 거는 안 바래. 적어도.. 우유는 맞혀야 되는 거 아니에요..?
아이들은.. 나와 함께했던 그 1년도 채 안되는 시간에 갖혀서.. 내가 어린 마음에 말한 그 한마디만을 지키며 지금까지 살아왔어. 그런 아이들을.. 나에게 뺏지 말아줘요."
"그치만.."
"그게 아빠가 사랑하는 딸을 위한 거예요. 다시, 전 날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줘요.. 이건, 다 큰 딸의 부탁이야.."
아빠가 안된다고 하면 무릎이라도 꿇을려고 했어. 그치만 아빠는 쉬이 고개를 끄덕이시더라고. 과연, 아빠는 어느 부분에서 긍정해주신걸까..?
모르겠어.. 지금은.. 더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다..
"가볼게요.. 밥은 주말에 먹으러 다시 올게요. 오늘은, 좀 피곤하네.."
서재를 나섰어. 엄마가 부엌에서 빼꼼나와 나를 보시더라고. 곧 쥐고 있던 국자를 떨어뜨리셨어.
"왜 울어 딸?? 아빠가 혼낸거야??"
"아니이, 감동의 눈물. 나 피곤해.. 밥은 주말에 와서 먹을게."
"어? 아.. 그래. 주말에 보자 딸."
"네. 그때 봐."
집을 나섰어. 뭔가.. 허무하다.. 이렇게 쉽게.. 아이들과 내 사이가 안전해진 건가?
택시를 잡아타면서도 허무하고 허탈한 감정이 들었어.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들었지. 아빠가.. 날 싫어하는 게 아니었어. 날 사랑하기 때문이었어.
그거 하나로도 이렇게 안도감이 드네.. 부모님은 언제나 든든하고 버팀이 되는 버팀목 같은 건가봐. 내가 나이가 들어서도.. 언제나.. 꾿꾿하게..
집에 들어왔어. 옷을 갈아입고 샤워까지 싹 하고 나왔지. 아빠에게 문자가 하나 와 있더라.
[소중한 우리 딸을 위해서라면 못 할게 없어..
너에게 소중한것이라면 아빠한테도 소중하단다
잘자렴 내딸]아빠♥
오늘은 편히 쉬자. 아무생각도 하지 말자..
다음날. 무슨 일이 있었냐는듯 태양은 떠올랐고 나도 아무일 없었다는 듯 학교를 나갔어. 평상시 처럼.
교문에는 여전히 김선생님이 계시더라고.
"아침부터 수고가 많으시네요ㅎ"
"언제나 같은 아침인사 같은데요?ㅎㅎ"
하하 웃는 김선생님에 나도 웃음이 났어. 근데, 그게 되게 이상해 보였나봐.
"무슨 일 있으세요? 안색이 안 좋으신데.."
"아뇨. 괜찮아요."
"어, 어디 아프신가?"
"저희 쌤한테 관심 끄시죠. 제가 알아서 할 건데요."
내 어깨를 감싸며 말하는 찬열이야. 그런 찬열이를 올려다보았어. 분명 꼬꼬마였는데, 어느새 이렇게 훌쩍 자라서.. 감동이네..ㅎㅎ
"어휴 찬열이 무서워서 막내선생님이랑 말도 못 하겠네."
"그럼 좋죠. 가요 쌤."
"말버릇.. 죄송해요 김선생님."
"아니에요. 가보세요."
웃으며 김선생님과 헤어지니 찬열이가 투덜대더라.
"너무하다 진짜. 우리 말 귓등으로도 듣지 않죠?"
"왜에, 잘 듣고 있구만."
"뭐가 잘 들어요. 저 사람이랑 놀지말고 우리들이랑만 놀라니까."
"나도 사회생활 좀 하자.."
"그딴 게 왜 필요해? 우리만 있으면 됐지."
"어, 됐으니까 들어가봐. 교무실 들렸다가 갈게. 아참."
"왜요?"
"왜 오늘은 아무도 집 앞으로 안 왔어..? 괜히 10분 동안 기다렸네."
"....혼자만의 시간 필요할까봐였는데.. 잘 마무리 됐나봐? 그럼 뭐 내일부터 집 앞이 아니라 집 안에서 기다리지 뭐."
찬열이 말을 못 들은 척 지나갔어. 교무실에 들어가니 현식이가 있더라고. 괜히 움츠러 들어서 일부러 더 조용히 교무실에 들어가 앉았어.
어짜피 교실에서 볼 거긴 한데.. 좀 무섭네..ㅎ 아이들이랑 같이 올 걸 그랬나..ㅎㅎ
"쌔앰!!! 우리 오늘 안 가서 삐졌다며어!!"
문을 박차고 들어온 백현이는 교무실이 떠나가라 크게 소리를 쳤어. 그러나 금방 교무실 임을 깨달았는지 움츠러 들어 다가오더라고.
"교무실에선 정숙해야지. 그리고 삐지다니. 전혀."
"에이, 찬열이가 삐졌다는데? 입 삐죽삐죽 내밀면서 십뿐이나 기다룠는데에, 라고 했다며."
"내가 언제!!"
"쓰읍 교무실에선 정숙해야지. 그래야 내 여자 다운거지."
"하아.. 그냥, 빨리 교실가자.."
"그래! 오? 이현식왔네?"
"어? 응.."
"어짜피 김병준 강전가서 못 나댈거야. 믿고 나대는 거였으니까. 그럼 우리 오손도손 즐거운 나날을 보내보자구요."
백현이가 싱긋 웃으며 출석부를 들어. 정말, 밉지가 않다니까. 앞서가는 백현이를 따라 교실로 향했어.
앞문으로 들어간 백현이가 출석부를 교탁에 올려놓더니 자기 자리로 들어가 앉았어.
"자아, 수요일의 아침이 밝았네에. 우리반 오늘 내 수업이 없지? 안쓰럽네.."
"에이!!!!"
"왜. 뭐. 아! 오늘 현식이 오는 날인 거 알지? 반성 잘 하고 왔을 테니까 괜히 피하지말고. 사랑으로 대해줘. 우리반 교훈이 뭐니? 사랑하자!! 잖아?"
"네에!"
"어어.. 그리고오.. 6월 23일이 성취도 평가 있는 날이고, 7월 2일이 시험날이야. 기말고사. 우리반 또 지과 일등하면 피자치킨사줄게!"
"와아아아!!!"
"그니까 야자 잘하고, 지과 수업시간에 열심히 듣고!"
"네에!!!!"
"조례 끝!! 즐거운 1교시 보내! 어머 문학이네? 화이팅..ㅎ"
교무실을 나오니 누가 날 뒤에서 밀면서 상담실로 들어가더라. 들어오고 황당해서 돌아보니까 아이들이 맑게 웃으며 나를 보고 있더라고. 뭐.. 뭐지..?
"할말 있어요."
경수가 스타트를 끊기에 난 정상적인 말인 줄 알았지..ㅎ
"쌤도 문제아였고 우리도 문제아잖아? 과연 이런 문제아들 속에 쌤이 쌤이 맞는가에 대한 열띈 토론이 있었어요."
이때부터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미리 막았어야 했어.
"결론은 같은 문제아들끼리 미래설계를 좀 해보자."
"얘들아..?"
"아니이, 뭐 굳이 남편이 아니더라도, 세컨드라든가."
"그래 약간 그런 개념인거지. 월요일은 나. 수요일은 쟤. 화요일을 얘."
"얘들아아..?"
"이것도 마음에 안 들면 안되는데.. 우리도 더이상 물러날 수 없어."
"그래요. 최대한 양보한건데."
"아아, 반말 때문이에여? 학교에서는 극존대를 써 줄게여. 어때여??"
"하아..."
"우리 만한 애들 없을걸요? 다른 애새끼들이 쌤께 개기면 정수리로 걸어다니게 만들 수 있어요."
아니.. 얘들아.. 내가 지금 어제 정신적 충격이 커서 지금, 너네들 말 이해가 안되는 거니..?
아님 그냥 너희들의 말 자체가 이해를 못할 말인거니..?
"원래 침묵은 긍정이래. 됐어! 어익후 1교시 종이 또 타이밍 좋게 치네. 얘들아 가자! 공부하러!"
"얘들아..?!!"
"쌤 수업 열심히 하세요!"
"즐수!!"
"즐거운 수업되십쇼!!"
하.. 시원하게 욕 한사발 하고싶다.. 성격 같아서는 다 불러들여서..
그.. 그래도 아이들 모두 원래대로 밝게 돌아와서 다행이네. 근데..
문제아들 속 나는 선생님이 맞는 거라고..?
문제아들 속 나는 선생이 맞는가 Fin.
To. 사랑하고 애정하는 독자님들 +3줄요약ㅇ |
여러분 안녕하세요? 제로콜라입니다. 이걸로 '문제아들 속 나는 선생이 맞는가'가 막을 내리네요!!! 크으 제목 복선! wow!ㅋㅋㅋㅋㅋㅋ자화자찬이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흠흠.. 정신차리고.. 아마도 에필로그으으으응으에 아이들과의 사랑을 다루지 않을까 싶어요..!ㅎㅎㅎ 우어어어어 뭔가 제가 여태까지 썼던 것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거 같아요. 애완사람도 이것보단 안 힘들었...(쥬륵) 애완사람은 약간.. 판타지였다면 이건.. 학원물이라서인지.. 걍 애들이든 막내쌤이든 사연들이 많아서인지.. 역시 사람 감정 다루는 글은 매우 힘들어요.. 아, 글을 쓸 때 제가 주인공이다 생각을 하고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쓰는데, 저 같았으면 그 아빠.. 후.. 뭐라도 했을텐데, 막내선생은 성숙해져야 하는 사람이라서 이해하기로 했네요..ㅂㄷㅂㄷ 보면서 궁금한 거 있으면 댓글에 써주세요.. 저도 사람이라.. 뭔가 이상할 수도 있으니..ㅎㅎ 흐어어엉 저 후속작 생각한 거 하나 있어요. 정말 병맛 돋는 남매. ☆진짜 매우 병맛돋는 남매☆ 제가 고1 정도에 동생 써줬던 것(흑역사)를 폴더 구석진 곳에서 발견하였어요!! 에필로그 쓰고, 텍파 공지 쓰고, 프롤로그 들고오고. 뙇!!! 크으, 완벽하다★ 아무튼! 여태까지 문제아썰을 사랑해주시고 좋아해주신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그럼 저는 암호닉을 마지막으로 가보겠씁니다! 에필로그로 보아요!!(12시까지 받고 있으니까 가장 최근편에 [제로콜라]요런식으로 다가와 주세요!) 똥잠/콜덕/쌍수/매매/라임/체리/게이쳐/모카/빵/바람둥이/죽지마 코끼리/구금/메리미/세젤빛/나호/스젤졸/안녕/양양/체블/Luci 꽯뚧쐛뢟/찌즈/우리니니/뭉이/도비/곰탱이/하트./삼디다스/바닐라라떼 허니/타오네엄마/똥강아지/오호랏/우유퐁당/민석아찬열해/우유/워더 청포도/뀰/카프/세젤예/밍/홍합탕/까만원두/롤롤/해가빨리가장뜨는 시동/매쑝/설림/무민이/퐁퐁클린/4am/우럭우럭/네티큥/열페럿/이엘/여누 입꼬리/159/아말카/카망이/이런사과/여리/경수하트/엑엘/무빙스테이지 나의봄/거뉴경/스무살의봄/딘시/화선/♥/글잡캡틴미녀/망고빙수/깹송/현화 애기엄마/선물/뿅아리/0324/만두짱/민토끼/햎니스/쥬닝/비비빅/글로리아 히히히힛/스물셋/비초/변대박파스타/진블리/열럽/초코송이/고라니/유레베/겸디 혱구리/쪙만보/하리보/빠삐코/궁디/독일여자/내가스젤졸이되버림/큥됴/춤선굿 미니슈/귱귱/지녬/께헬/♥체니첸♥/뿌얌/묭/유키마쯔리/1127/피나/오타쟁이 (ctrl+f 해보시고 없다면 살짝꿍 다시 말해주세요.. 23편에 신청하셨던 분들은 여기 없으면 못 받아요..!)
텍파는 언제나 그렇듯 공지를 올리고 메일을 받은 뒤 완성이 되면 배송합니다! 이번에는 진짜 정말 암호닉이신 분만 드리려고 해용!
진짜 안녕!!!!♥
3줄요약: 문제아썰 사랑해주신 독자님들 제가 더 사랑해요 후속작은 남매썰 텍파는 암호닉분들만 드릴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