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심장 - 선물(고마워요)
볼륨을 좀 키워주시고,
비지엠을 꼭 들어주세요
내가 진짜 34주 쯤 됐을 때는 아마 힘든 시기에 절정을 찍었었을거야.
그래서 훈이한테 짜증도 많이 내고, 나는 뒤늦게 우울한게 심해졌던 것 같아.
출산에 대한 걱정도 있었고, 나 자신에 대한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고.
하루는 잠을 자다가 그 날도 허리랑 손가락 마디마디까지 너무 아파서 결국 일어났어
그러고 혼자 거실에 멍하니 앉아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는데 갑자기 우울한 감정이 소용돌이 치듯이 몰려오는거야
20대 중반밖에 달려오지 않은 내가 왜 이러고 있을까
왜 이렇게 아프고 힘들어야 할까
이제 내 예쁜 모습은 끝인가
물론 뱃 속에 쌍둥이들을 생각하면 저런 나쁜 생각은 하면 안되는게 맞지만,
막상 저 상황이 되니까 진짜 힘들더라고
온 몸이 퉁퉁 붓고, 뼈 마디마디가 아프고, 잠도 못자고, 진짜 숨쉬는 것도 걷는 것도 힘들고, 무엇보다 살이 너무 많이 쪄서 예전 모습이 안보이는 것만 같은 내 모습이.
그래서 소파에 혼자 앉아서 한참을 울었어
그 와중에 내가 자기들때문에 힘들다는 걸 안건지 한시도 끊임없이 뱃 속에서 격투기를 하던 쌍둥이들이 얌전한 것도 속상하더라고
그렇게 한참을 울고 있었는데 훈이가 옆이 허전해서 깼는지 거실로 나왔더라고
"뭐해, 안자고"
"자야지"
급하게 눈물 닦고 방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훈이가 한 발 빨랐어
나 다시 소파에 앉혀놓고 자기는 바닥에 앉아서 올려다 보더라고
"왜 울었어"
"그냥"
"그냥 말고 대답"
화가 났었나, 아니면 그냥 자다 일어나서 그랬나, 목소리가 가라앉아 있었어
"너무,"
"응"
"너무 아파 훈아"
저 말을 하고 다시 울음이 터졌어
"걷지도 못하겠고,"
"..."
"잠도 못자겠고,"
"..."
"거울 볼때마다 못나진 모습 보면 힘들어"
"..."
"진짜 오빠가 이제 나한테 설레지 않으면 어떡하지"
저게 진짜 결론이였나봐.
이제 내가 훈이한테 여자로 보이지 않고 쌍둥이들 엄마로만 보이면 어떡하나.
"다정다감이 엄마"
"응"
"ㅇㅇ아"
"응"
"내가 옛날에 말했었지 않냐"
뭘 말했었다는건지 몰랐어
감도 안잡혔고
"떨려."
"..."
"매번 볼때마다"
"..."
"지금도"
아마 우리가 헤어졌을 때 했었던 말 같아.
"그러니까 자자. 옆에 없으니까 자꾸 깨"
밖은 조금씩 동이 터오고 있었는데 나는 그대로 잠이 들었어
그리고 일어나니까
"10시????"
아니 오빠가 깨우지도 않고 그냥 혼자서 출근을 한거야
그래서 내가 밥은 먹고 나갔는지 확인 하려고 부엌으로 갔더니 냉장고에 포스트잇 하나 붙어 있더라고
[밥 알아서 먹었고, 너도 챙겨먹어. 영양제 챙겨 먹고,]
"과일 챙겨 먹고 빨래는 돌려놓기만하고 지겹지도 않냐 매일 같이 하는 말?"
[오늘 회식 있어. 중요한 자리라 못빠져. 먼저 자]
"누가 기다린댔냐"
전 날 한바탕 울어서 그런지 기분은 한결 나아졌었어.
그리고 오랜만에 새언니(민석이 아내) 오셔서 같이 얘기도 하고!
언니가 애기 낳으신지 얼마 안됐었거든.
"예정일 얼마나 남았지?"
"예정일은 아직 좀 남았는데 한 5주?"
"지금이 제일 힘들겠네~"
진짜 ㅠㅠㅠ역시 겪어본 사람이 안다고ㅠㅠ 알아주는 사람은 새언니 밖에 없다
"언니, 낳을 때 아파요?? 엄청??"
"음 엄청~ 아프지!"
"으으 어떡해"
"라고 하면 내가 나쁜 사람이지? 생각보다 괜찮아! 너무 걱정하지마"
ㅠㅠㅠㅠ그래도 걱정이 안될 수가 없잖아
"저 사실 엄청 걱정돼요"
"지금이 그럴 시기야~ 몸도 제일 무겁고, 아프고, 나는 살이 10키로도 넘게 쪄서 얼마나 스트레스 였는데!"
"맞아요!! 그리고 저는 둘이라서..."
"내가 살면서 앞자리가 두번 바뀌는 걸 경험하고, 김민석이랑 싸우고, 난리도 아니였어"
나는 나만 그런건 줄 알았어
"근데 김민석이 또 성격이 좀 그래? 신경도 안쓰고. 진짜 거짓말 조금 더 보태서 이혼할 뻔 했다"
"김민석이 원래 그렇잖아요~"
"근데 그래도 새벽에 나보다 더 자주 깨서 잘자나 살펴보고, 그 술 좋아하는 사람이 칼퇴근에, 나름 할 만큼 했어"
새 언니도 그 때는 정말 죽도로 힘들었는데 지금은 아기 보면서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다고 하셨어
"쌍둥이라서 얼마나 더 힘든지 내가 잘 모르지만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마~"
엄청 큰 위로를 해주시고 새언니가 가고 나니까 마음이 아침보다도 훨씬 더 가벼워지더라!
남들 다하는거!
그리고 뭐, 나 임산부인데 이정도면 엄청 괜찮은 것 같아라고 합리화도 하고 ㅋㅋㅋㅋ
그리고 지금까지 산모수첩 쭉~ 보면서 나 혼자서 정신 수양을 하며 마음을 다스렸어ㅋㅋㅋ
그러고 보니까 12시가 넘어있더라고?
아니 아무리 중요한 회식이라고 해도 어떻게 집에 임산부를 혼자두고 밤 열두시까지 안들어와!
하고 오기로 언제 오나 기다렸어ㅎㅎㅎ
그리고 1시 쯤 되니까 집 비밀 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리는데 두 번, 세 번 계속 틀리는거야
"뭐하는데"
결국 나가서 열어주니까 평소 취했을 때보다도 몸을 제대로 가누는게 힘들어 보일 정도로 훈이가 취해있는거야
"얼씨구? 많이도 먹었다"
"오늘, 출연자, 하차.. 그래서"
"알겠으니까 현관에서 그러고 구구절절 설명하고 있지 말고 들어오지?"
그러고 나도 들어가려고 뒤를 돌았는데 나를 잡고 다시 돌려 세우더라고?
"뭐해?"
그리고 내가 놀랄 틈도 없이 빠르게 뽀뽀를 하는거야
"허,"
"아..."
그리고 고개를 숙이더니 또 한동안 숨만 들이쉬고 내쉬는거야
"안돼... 키스 안돼. 술마셔서"
"누가 해달랬냐"
"예뻐,"
뭐라는거야?
진짜 술이 많이 취했냐
"왜 예뻐"
"뭐라는거야"
"왜 살이 쪄도 예뻐"
"..."
"배가 불러도 예쁘고"
"..."
그리고 다시 고개 들어서 빤히 쳐다보더라
"술 냄새 나!! 빨리 들어와!"
"너무 길어."
"뭐가"
"열 달"
"뭐?"
"옆에 있는데,"
"..."
"참는거 진짜 힘들어"
"..."
"예뻐서..."
그러고 신발 벗고 들어 와서 소파에 눕더니 그대로 잠들더라고
나는 어안이 벙벙해서 한참을 훈이 자는거 들여다 보다가 양말이랑 자켓이랑 벗겨주고, 벨트도 풀어주고 방에 가서 잠들고.
그리고 다음 날 아침이 됐는데 일어날 시간이 됐는데 안 일어나는거야
그래서 깨울라고 가서 또 유심히 보고 있는데
"깼으면서 왜 안일어나는데?"
"어?"
참낰ㅋㅋㅋㅋㅋㅋㅋ뭐가 생각이 나긴 하나봐??
"어제 얼마나 마셨냐"
"아니 어제 출연자가 하차를 해,"
"어제 다 설명했어"
"어 그래"
하고 빛의 속도로 씻으러 들어가더라고ㅎㅎ
나는 아침 준비하던거 마저하고
"어제 늦게 와서 미안"
"그래~ 늦게 왔으면 조용히나 들어오던가! 아니 10년 째 같은 비밀번호 쓰면서 그걸 까먹나?"
"아니 까먹은게 아니라"
"예쁜 내가 봐주지 뭐~"
ㅎㅎㅎㅎㅎ오세훈 놀리기
저걸로 한 1년을 놀렸지 아마???ㅎㅎㅎ
저 일 있고 나서 2주인가 있다가 촬영때문에 강원도를 가야했어
"김준면 불러다가 장모님 댁 가있어"
"아니 내가 애야? 집에도 혼자 못 있게?"
저걸로 한 이틀을 말싸움 했을껄??
나는 집에 혼자 있겠다고 하고, 훈이는 엄마 집 가 있으라고 하고
"예정일 아직 남았어도 혹시 모르잖아. 혼자 있다가,"
"알겠어~ 알겠으니까 빨리 출근해. 안늦었어?"
결국 등 떠밀어서 훈이 보내고 나는 그냥 집에 있을 생각이였어.
평소랑 다름없이 훈이 가자마자 천천히 운동 삼아서 쉬엄쉬엄 청소기나 돌리고, 티비 보고, 인터넷으로 아기 관련된 이것저것 찾아보고.
근데 나는 몰랐지.
아침부터 배가 조금씩 아팠었는데, 애를 처음 낳아보는 거니까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저녁에 조금더 심하게 아프기 시작하니까 그제서야 아차 싶더라고
그리고 한 시간쯤 더 지나니까 아픈 간격이 10분, 7분, 6분 이렇게 줄어들고.
일단은 생각나는 사람이 훈이밖에 없어서 전화를 걸었는데 새벽까지 촬영하는 사람이 제 때에 전화를 받을리가 없잖아
그래서 엄마한테 전화를 했지
"엄마,"
-이 시간에 웬일이야?
"엄마, 나 배가 너무 아파"
하니까 엄마는 놀라서 전화 끊자마자 나 대신 병원에 전화하고 가까운 데 사니까 아빠가 운전해서 나 데리고 병원으로 급하게 갔지
그 와중에도 엄마는 경험자라서 그런지 정신 없이 내 물건 챙기고.
병원 도착해서도 몇 시간을 더 진통을 하고, 여러 검사를 받고 분말실엔 날이 밝아올 때 쯤 돼서야 들어갔어
훈이는 새벽 3시 넘어서인가 연락이 돼서 강원도에서 급하게 오고 있는 중이였을거야.
나는 어차피 내가 아이를 낳는 모습을 보지 않기를 원했어서 다행이다 싶기도 했어.
아파하는 거 보이는 것도 싫고, 그냥 그래서
그래도 아마 쌍둥이가 세상 빛을 보기 전에는 도착 했던 것 같아
내가 안들어 왔으면 좋겠다고 해서 밖에서 기다리는데 얼마나 초조했을까
엄마 말로는 한시도 가만히 앉아있지를 못했다고 했어
밖에서도 소리지르는 소리가 다 들리고 그러니까,
눈 앞에 보이지는 않고 자기도 얼마나 불안했겠어
그리고 첫 아기 울음 소리가 들리고, 둘째 울음소리까지 들리고 나서야 들어왔지
그리고 우리 쌍둥이들은 쳐다도 안보고 나한테 먼저 오더라
"미안해, 혼자,"
끝까지 말을 못하고 울더라고
몇 년 전에 납골당에서 본 후로 처음 보는거였어.
훈이 우는거
"왜 울어 청승맞게!!"
나는 오히려 씩씩했는데 훈이가 우니까 괜히 울컥하는거야.
그리고 뒤에 서 있던 민석 오빠가 훈이한테 와서 훈이 카메라 주더라
"뭐하냐, 감격스런 첫 사진 안 찍고"
그리고 쌍둥이들 씻겨서 뉘여 놓은 데 가서 찍으라는 사진은 안 찍고 한참을 들여다 보고 있더라고
"하람, 하예,"
"첫번째 생일 축하해"
사담. |
사실 저 오늘 멘탈 별로예요... 올까말까 하다가 그래도 저는 제가 독자님들과 지킬 약속이 있으니 왔습니다 오늘 하루도 참 힘들었죠 이 글 읽고 조금이나마 행복해 지셨으면 하는게 제 작은 바람 :)
드뎌 우리 쌍둥이님들 태어나셨구만여!!!!! 앞으로 지지고 볶고 잘 지내 보자 쌍디! 쌍둥이_태어나보니_이모들이_300명.txt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다음화부터는 시간 순서대로 안갑니다! 이제 벽썰이 10편 남짓 남은 것 같네여 끝이 보이나여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남은 벽썰도 함께해 주쎄요 하트!!!!♡
항상 읽어주시고, 댓글로 소통해주시고, 추천 눌러주시는 모든 제 사랑하는 사람들 감사합니다♡ |
〈암호닉 관련>
일단 정리할 게 좀 있어서 오늘은 암호닉 목록 안올릴게요!
그냥 여러분들은 암호닉 달고 댓글 다시면 되는 부분!!
음 그리고 혹시 암호닉 신청 못하신 분 많으신가여...
많으면 마지막으로 진짜 딱 한번만 더 받고 끝내고
아니면 그냥 안하려구여!!!
이번화는 그냥 숫자만 보기 위함이예여!!
여기다가 신청하셔도 소용이 없으여!!!!
원하시는 분은 그냥 댓글 달아주실 때 한번 더 신청 받으면 좋겠다고만 쓰시면 돼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번화에 신청하셔도 올라가지 않아요 ㅎㅎㅎㅎ
+)아, 그리구 제가 글 써오면서
문체라던지 글 분위기가 바꼈나요????
이건 그냥 제 순수한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