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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닉." "또, 또. 누나라고 부르랬지, 김지원." "흐흐흫 내가 왜?" 오늘도 능글맞게 넘겨버리는 너다. 김지원은 한 해 선배인 나에게 처음 본 날부터, 지금까지 선배 혹은 누나라 칭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급기야 강의실까지 따라들어오는 김지원을 가까스로 쫒아내고서야 익숙한 시선에 고개를 돌렸다.
"쟤도 참 징하다. 하루도 안빼놓고 따라다니네." "그러게말이야. 멀쩡한 애가 왜 저러는지 전혀 모르겠다, 진환아." 다른 선배들한텐 깍듯이 대하고 말도 예쁘게 하는 네가 유독 나에게만 반말을 하는 건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물론 그게 싫진 않았다. 지원이는 어딜가나 찾는 사람이 많은 아이였고, 또래든 선배든 다들 그 애를 좋아했다. 그런 아이가 나를 따라다니는 건 부담스러우면서도 내심 뿌듯한 일이었다.
"어디가?" "레폿 쓰러. 따라올 생각 마 김지원." "에이 나도 약속 있거든요. 그래서 집엔 언제가는데?" "좀 늦게 갈거야. 괜히 기다리지 말고 집에 가." "알았어요ㅋㅋㅋ 이따 봐 이코닉." "..야, 오지 말라니까?" "내가 니 말 듣는 거 봤어요? 12시까진 나와요. 위험해."
빙글빙글 웃으면서 친구들과 함께 멀어지는 김지원은 내 심장에 치명적이었다. 너도 내가 이런 마음인 거 알면서 그러는거지 김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