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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오세훈]그 사람을 만났어요 part1. 

 

달님, 제 얘기를 지금부터 잘 들어주세요. 

... 첫 눈에 반했나 봐요. 

 

 

2013.05.13 

 

어, 일기 쓰는 건 오랜만이라 조금 어색하네요. 

제가 당신 이름을 달님이라고 지었어요. 

달님. 달님만큼은 제 기억을 영원히 간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2013.05.14 

 

 

달님. 생각해보니 제 소개를 안 한 거 같아요. 

음... 17살 소녀에요. 고등학교 1학년. 

낭만적인 나인데 왜 저에겐 설레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빨리 제 운명을 만나고 싶어요. 

 

 

2013.05.15 

 

달님도 알고 계시듯 오늘은 스승의 날이었어요. 

오랜만에 중학교 선생님이나 뵈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전에 다니던 중학교에 갔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제 중학교 담임 선생님이 안 보이는 거에요. 

옆에 계시던 선생님께 여쭤보니 꽤 떨어진 중학교로 발령났다고 하시더라고요. 

길치인 저지만 날도 날인만큼 찾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주소를 물어봤어요. 

 

어, 그리고 길을 잃었어요. 

버스를 내렸는데 그 뒤로 어떻게 가야 할지를 모르겠는 거에요. 

일단 맞는 방향인 것 같은 쪽으로 쭉 걸었는데 막다른 길이 나왔어요. 

주변을 둘러보니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아서 무서워졌어요. 

나 미아되면 어떡하지...? 라는 느낌이랄까요. 

 

여기서 움직이면 상황은 더 악화될 거 같아서 사람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어요. 

그리고 폰을 켜서 카카오스토리에 글을 올렸어요. 

 

나 길 잃음 ㅠㅠㅠ 어떡하지 ㅠㅠㅠㅠㅠ 

 

대부분 친구들의 반응은 어떡하냐, 힘내라 같은 것들이었는데 아닌 반응도 있었어요. 

느낌을 다는 곳이 있는데 누군가 멋져요를 달아놓은 거에요. 

때려야지 하하 이러면서 누군지 확인을 했는데 모르는 사람인 거에요. 

난 이 사람이랑 친구를 맺은 적이 없는데 왜 친구가 되어있는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언급을 해서 물어봤어요. 오세훈. 이름이 많이 특이했어요. 

 

누구세요? 

- 나 몰라? 

네 

- 왜 몰라? 

...? 저 아세요? 

- 사실 나도 너 몰라. 

 

조금 어이가 없었어요. 조금이 아니라 많이. 

왜 모르는 사람에게 시비를 걸까. 그나저나 이 사람이랑 왜 친구가 되어있지. 

 

근데 왜 저랑 친구 돼 있어요? 

- 내가 아냐 ㅋㅋ 

 

뭔가 이상했지만 때 마침 지나가는 사람이 있어서 생각을 접고 길을 물어봤어요. 

바보 같은 게 뭐냐면 제 바로 뒤에 있는 건물이 그 학교였어요. 역시 길치... 

하여튼 선생생님과 만나서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진로 상담도 했어요. 

이것저것 하다 보니 정신을 차리니까 어느새 저녁이 되어 있더라고요. 

선생님께서 늦었다면서 집까지 차로 데려다 주셨어요. '' 선생님 짱! 

 

집에 와서 옷을 갈아입고 씻고 침대에 누우니까 그 애가 생각나는 거에요. 오세훈. 

폰을 켜 카카오스토리에 들어가 그 애의 카스에 들어갔어요. 

프로필 사진이 셀카 같았는데 잘생겼더라고요. 하하. 

글은 하나밖에 없었어요. 

 

(사진) 

누나랑♥ 

 

그 누나라는 분도 되게 예뻤어요. 

진짜 친누나인지 아님 여자친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잘 어울리더라고요. 

근데 그 누나라는 분 교복이 저희 학교 교복이었어요. 

우리 학교에 저런 사람이 있었나 생각을 해봤는데 전 본 적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내일 학교에 가면 지나가는 사람들을 다 유심히 보려고요. 

저 누나라는 분이 누군지 그냥 궁금해서. 괜한 호기심일까요. 

하항... 하여튼 내일 학교는 가야 하니까 잘게요 저.  

안녕히 주무세요 달님. 

 

 

2013.05.16 

 

오늘은 그 누나라는 분을 못 봤어요. 

이미 졸업하신 분일까요? 그런 거 치고는 되게 젊으시던데. 

음... 내일 더 열심히 찾아야겠어요. 

 

아, 달님! 좋은 소식은 하나 있어요.  

오늘 치킨 먹어요 치킨! 이제 곧 배달 올 거 같아요. 

너무 피곤해서 먹고 바로 자야될 거 같아요. 잘 자요 달님. 

 

 

2013.05.17 

 

달님 오늘은 그 누나라는 분을 만났어요. 만났다기 보다는 그냥 본 거죠. 

멀리서 봐서 확실하지는 않은데 그래도 멀리서 봐도 사진과 닮았더라고요. 

어... 무슨 말인지 이해 가시려나. 이해해줘요. 제가 필력이 안 좋아서. 

음 저희 학년은 아니신 거 같았어요. 

 

음, 근데 그 분을 만나고 나서 딱히 할 것도 없는데 왜 그 분을 찾고 싶었을까요. 

저도 꽤 이상한 사람인가 봐요. 하하. 

 

근데 그 누나 분 진짜 예뻤어요. 진짜 진짜. 그냥 그렇다고요. 

 

 

2013.05.18 

 

달님 ㅋㅋㅋㅋㅋㅋ... 저 어떡해요... 오늘 이불킥해야 할 거 같아요. 

 

오늘 야자를 끝내고 나오는데 비가 갑자기 주르륵 내리는 거에요. 

등교를 할 때까지만 해도 햇살이 빛났던지라 저에겐 우산이 없었어요. 

친구는 야자를 째고 다른 곳으로 놀러가서 같이 쓸 친구도 없었고요. 

부모님은 일하시는 중이고 엉엉. 

 

학교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꽤 내려가야 해서 발만 동동 굴리고 있었는데 

그 누나 분이 학교에서 나오시는 거에요. 

음, 다른 소리긴 한데 누나 누나 하니까 뭔가 남자 된 거 같아요 하항. 

하여튼 누나 분을 쳐다봤는데 누나 분도 우산이 없더라고요. 

전 누나 분이 뛰어서 내려가시면 같이 뛰어야지 이 생각을 하고 있는데 

누나 분은 그냥 정문에 그대로 서 계시더라고요. 

멘붕이 오셨나 생각을 하는데 저어 멀리서 누가 저희 학교로 올라오더라고요. 

어두워서 얼굴이 잘 보이지는 않았어요. 

 

누나! 

 

누나? 누나가 누구지. 멀뚱히 그 올라오는 사람을 쳐다보고 있는데  

그 사람이 어느새 다 올라와서 저와 누나 분이 있는 쪽에 다가오는 거에요. 

그 사람이 정문에 다다르니 형광등 불빛 덕분에 그 사람 얼굴이 보이는 거에요. 아주 잘. 

근데... 어, 달님도 예상하셨듯 오세훈 이었어요.  

 

어, 오세훈이다. 

 

저 말을 속으로 하려고 했는데 겉으로 꺼내버린 거에요. 

두 사람은 동시에 저를 쳐다보고 전 놀래면서 정류장까지 뛰어 내려갔어요. 

 

저 되게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하겠죠. 내일 그 누나 분이 저 부르면 어떡하죠. 

아 오세훈... 차라리 그 올라온 애가 오세훈이 아니면 좋겠어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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