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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니니 전체글ll조회 525l

혼자사는 자취방에 고양이를 들여놓은지 3개월째가 되서야 나는 이 니니가 심상치 않은 고양이라고 확신했다.

품에 니니를 안고 티비를 보는 와중에도 니니는 혹시 고양이가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게 뭔 병신같고 야동같은 소린가 하겠지만 니니와 함께 생활한 3개월동안의 이야기를 들어본다면 납득이 갈 수도 있겠다.

 스무살이 된 나는 대학 근처 작은 원룸을 얻었고 혼자사는게 적적해서 4개월정도 된 고양이를 분양받았다. 말은 코리안숏헤어라는데 내가 보기엔 그냥 시커먼 길냥이같이 생겼다.

"애교도 많고 똑똑해요. 그리고 조용하고요. ,참 중성화수술은 아직 안 시켰으니 발정기가 오기 전에 병원에 데려가세요"

  전주인의 말을 끝으로 고양이가 내 품에 안겨왔다. 4개월밖에 안돼 몸집이 비교적 작은 고양이는 분양을 받고 내 품에 안겨오는 동안에도 조용히 있었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유연하게 뛰어내려 집을 쭉 둘러보았다.

 고양이는 원래 경계가 심하고 예민하고 날카롭지 않을까 싶어 걱정도 많이 했지만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 니니는 내 집에 온 첫날부터 경계심이 하나도 없었다.

니니는 유유히 원룸을 한바퀴 돌고나서 자기가 앉기 좋은 자리 같아 보였는지 소파에 폴짝 점프에 우아하게 앉았다.

처음에는 그저 매력 있어 보였다. , 이 맛에 고양이를 키우는구나. 고양이 특유의 도도함과 우아함에 푹 빠져있었다. 물론 수컷이긴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나는 이 고양이에게 니니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이제부터 네 이름은 니니야. 귀엽지? 마음에 들지?"

동물에게 이런 낯간지러운 말을 내뱉은게 살짝 민망하기도 했지만 상남자 이 오세훈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킬 만큼 니니는 귀엽게 생겼다. 쨌든 니니는 내 말이 끝나자마자 내 눈을 보더니 짧게 "냐아옹"했다. 나는 "~"하는 짧은 감탄사를 뱉으며 어화둥둥 니니는 품에 안고 쪽쪽거렸다. 솔직히 짜증날 정도로 만져대고 뽀뽀를 해댔는데, 니니는 도망가거나 할퀴거나 하는 것 없이 그냥 가만히 내 품에 안겨있기만 할 뿐이었다. 나는 니니의 그런 점이 마음에 들었다. 정말 전주인의 말대로 조용한 고양이었다.

또 니니는 정말 똑똑했다. 좋게 말해서 똑똑이지 소름돋게 말하면 좀 내말을 알아듣는 것 같았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으레 그렇듯 동물에게 자연스럽게 말을 붙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우리 애긔~많이 심심했지?ㅠㅠㅠ어빠가 간식사왔어~~좋지좋지?'

아니면

'애긔야~~일루와아 어빠랑 놀자,,발톱세우는거 아냐!떼찌떼찌 어빠 아파'

등등 말이다. 절대 내가 니니한테 저렇게 말을 한다는 건 아니다.

어쨌든 나도 으레 그렇듯 강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니니야 나왔어"를 시작으로 니니에게 많은 말을 건다.

근데 그때마다 니니는 장단을 맞춰왔다. 심지어 때로는 고개짓도 한다. 끄덕끄덕 또는 절래절래

처음에는 니니가 정말 똑똑한줄 알았다.

배고프냐고 물으면 길게 냐아아아옹 했고, 간식사왔다고 하면 내 옆으로 찰싹 달라붙어 애교를 부렸다.

그래, 이 정도는 그렇다고 치자. 근데 내가 "니니 손!" 이라고 했을때 니니는 정말로 오른쪽 앞발을 내밀었다. 그땐 그저 신기해서 우아아악 소리를 지르며 기뻐했는데 이제 생각해보면 나는 니니에게 명령어를 가르친 적이 없었다. 또 니니에게 "이리와서 앉아"하고 무심히 말하면 니니는 하던 일을 멈추고 내 옆에 앉았다.

여기까지는 그냥 '~' 한 번하고 말 일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좀 다르다. 저번에 내가 티비를 보려고 소파에 앉았는데, 리모콘이 없어서 "리모콘이 어딨지?'라고 중얼거린 적이 있다. 하는 수 없이 직접 티비 본체의 버튼을 눌러 켰다. 그리고 소파에 앉아있는데 니니가 리모컨을 입에 물고 유유히 걸어오는 것이었다. 솔직히 내가 리모컨을 찾기 전부터 니니가 리모컨으 갖고 놀고 있었을 수 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단순히 넘어가기에는 소름돋는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던게 문제였다.

 

나는 지금 내 옆에 앉아서 티비를 보는 니니는 들어올려 나와 눈을 맞추게 했다.

영락없는 고양이다.

 

 

-------

 

오오 글잡에서의 첫글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종강하고 나니까 너무 심심하고..웬만한 세종픽은 다읽어서 볼게 없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래서 써보았어요..

반응연재하려구요ㅠㅠㅠㅠㅠㅠㅠ진짜 민만해가지곸ㅋㅋㅋㅋ반응없으면 빛삭해야졓ㅎㅎㅎㅎㅎㅎ 그냥 맛보기에요ㅠㅠㅠ포인트 아까우니 꼭 돌려받으세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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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 김종인이 고양이라니ㅠㅠㅠㅜㅜㅜㅜ완전 기대되요ㅠㅠㅠㅠㅠ
8년 전
캣니니
헐 댓글감사해요ㅠㅠㅜ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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