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같은 본부장 01
w.교회누나
"아..흐 머리야.."
과음을 해서 꺠질듯한 머리에 관자돌이를 꾹꾹 누르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것은 익숙하지 않은 방과 바닥에 널려있는 옷가지들 그리고 낮선 남자의 뒷통수 살색의 내 몸.
아..낮선 남자랑 살색의 내 몸뚱아리...
....잠깐만 살색의 내 몸..?
눈을 크게뜨고 다시봐도 내 몸에는 실오라기 하나 걸쳐져있지 않았고 나는 머리를 부여 잡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 그러니까 어제 유란이 생일파티를 클럽에서 하고...
기분이 좋아서 술을 평소보다 더 마시고..
'나갈래요?'
'나 그쪽 맘에 드는데.'
'미안, 내가 지금 좀 급해.'
'후..소리 참지마'
'..힘, 조금만 빼봐,옳지'
...sibal.
그니까 이 뒷통수의 주인공은 내 처음을 가져간 잘생긴 클럽남인거고 나는 원나잇으로 순결을 날려먹었고 결론은 술이 웬수인거네?
"미친년 돌은년.."
온갖 년소리를 다 꺼내며 머리를 쥐어 뜯자 옆의 남자가 뒤척거리기 시작했다.
일단 이 남자가 깨기 전에 여기를 빠져 나가는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어 조심스레 이불을 걷고 내 옷가지를 주워 입고 나가려다 흘끗 뒤를 돌아 남자를 바라보았다.
세상 모르고 자는 모습에 미안한 감정을 느껴 가방을 뒤적거려 포스트잇에 몇글자 적고 나왔다.
그리고 그대로 모텔을 빠져나왔다.
*
"좋..은 아침이요-"
"김팀장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팀장님~"
숙취를 해소 할 틈도 없이 집에서 옷만 갈아입고 바로 출근했다.
어거지로 웃음을 지으며 팀원들에게 인사를 했지만 죽을거같아..
쓰린 속을 부여잡고 구석에 따로 마련된 팀장실의 의자에 앉자마자 노트도 없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는 김태형이 보였다.
"노크."
"아. 미안미안."
짜증스러운 내 말에 미안하다며 다시 나가서 노크를 하고 히- 웃으며 들어오는 김태형에 피식 웃음이 세어나왔다. 서른이나 먹고 애같아.
내 책상에 걸터앉아 나를 내려다보는 김태형에 뭐 때문에 또 이렇게 신이 나있냐고 묻자 바로 답이 튀어나왔다.
"오늘 뉴페이스 오는 날이잖아."
"뉴페이스?...아 본부장님?"
"엉. 잘생겼다던데 능력도 좋고?"
"그래서 뭐, 꼬시기라도 하라고?"
"아니, 절대로. 너 그러면 나한테 혼나. 아 나 회의있다 가야겠네. 시간되면 또 올게!"
"오지마 임마."
손을 들어 흔들어주니 손키스를 날리고 도망가는 태형이에 쓰린 속을 잠시 잊고 웃었다.
김태형이랑 나랑 만난지도 벌써 몇년이야.. 대학 입학부터 졸업까지 6년 그리고 입사부터 지금까지 4년 합이 10년이다 10년.
어흐 징그러워라. 스무살때 처음 만났는데 내가 벌써 서른이야..
세월의 흐름에 소름이 돋아 몸을 부르르 떨고 있을때 쯤 누가 팀장실 문을 노크하더니 본부장님 오셨다며 나오라고 말했고 나는 허둥지둥 나가 인사를 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빨리 나왔어야 하는데.."
이제 이 남자가 아닙니다 하하 좋은 회사생활 합시다. 하며 다시 내 즐거운 회사생활이 이어지길 바라며 고개를 들었을때 보이는 남자의 모습에 내 멘탈은 산산 조각이 났다.
"....어..?"
이새끼가 왜 여기있어
"...포스트잇?"
포스트잇? 뭔 포스트잇...아...
-없던일로 합시다.다시는 볼 일 없었으면 좋겠네요.-
나를 내려다보는 남자의 모습에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포스트잇은 잘 모르겠는데요 하하 하며 어색하게 웃자 남자는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아,그래요? 제가 꼭 찾고싶은 사람이 포스트잇만 남기고 떠나서요."
"..."
"잡히면 가만 안두려고 했는데 너무 닮으셨네요 아니 똑같나?"
"제소개가 늦었네요. 새로 부임한 전정국 본부장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김탄소 팀장입니다..잘..부탁드려요..하..하하.."
사직서..사직서를 써놔야할것같다...sibal 회사생활 완전 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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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여러분(따란) 이건 리얼이 아니기때문에 완결낼수있어요...
그리고 여러분
6년째연애중 어쩌면 다시 이을수도있어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