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영감을 받아 쓰는 글입니다
비슷한 부분이 있을 수 도있고 없을 수 도있고 생각하기는 여러분들의 자유
꽤 오래전, 미술가로서 창작의 고통에 시달리던 나는 나를 찾는 여행을 떠난답시고, 차를 타고 무작정 길을 떠났다.
그러기도 잠시 꽤나 구석진 곳으로 들어와버려 길을 잃었었는데 식량도 떨어지고 연료도 떨어져가던터라 주변에 있는 호텔에서 묵기로했다.
움직이지않는 차를 버려두고, 조금 걸어들어가니 산꼭대기에 있는 호텔이 눈에 들어왔다.
이상한 다리를 건너고 산으로 오르는 이상한 전동차를 타고 주변의 환경을 눈에 담으며 잠시 눈을 감았는데 잠이 들었던 것 같다.
눈을 떠보니 이미 산꼭대기에 도착한지 오래였고 아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내가 잘 도착한게 맞나싶어 산 아래를 내려다보는데
올라올때 건너왔던 이상한 다리만 덩그러니 보일뿐이였다. 이상하다 생각한 건 잠시, 피곤한 마음에 호텔문앞으로 발길을 돌렸다.
생각보다 커다란 호텔에 들어가기 망설여져 발걸음을 망설이던 찰나, 누군가 머리위에서 창문을 열고 긴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자신을 빤히 쳐다보던 나를 보고 깜짝 놀라더니 담배를 끄고 급하게 사라진다. 피곤함에 찌들었던 나는 용기를 내서 호텔안으로 들어갔다.
낡은 호텔인걸 티내듯 엄청난 소리를 내며 열린 문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사람들이라고 해봤자 로비에서 신문을 읽던 저 남자 뿐이지만.
날 쳐다보던 남자는 이내 다시 신문을 읽기 시작했다.
내가 들어온 걸 보고 식사를 멈춘 남자는 의아한 듯 날 쳐다보다 이내 냅킨으로 입을 닦더니 다시 고기를 자르기 시작했다.
옆으로 지나가는 나는 안중에도 없는 듯.
키는 저기 위에.
매니저님은 식사중이여서요.
키를 가지러 약간의 계단을 올라가자 카운터 중간에 남자 두명이 찍혀있는 작은 크기의 낡은 액자가 걸려있었다. 바로 밑 since 1??? ~ 라는 글귀와 함께.
이 호텔의 주인 쯤 되겠지하고 키를 챙기는데 로비에 앉아 있는 사람들과 닮아있었다.
의아한 느낌에 다시 뒤를 돌려던 찰나 방금까지 신문을 읽던 남자가 내 뒤에 바싹 붙어 날 가만히 쳐다보고있자 깜짝 놀라 작은 비명을 질러버렸다.
짐 주시고 저 따라오세요. 남자는 조용히 내 짐가방을 들고 엘리베이터로 날 안내했다.
여기부터는 저 사람이 안내해줄겁니다. 좋은 시간 보내시길.
정중하게 날 엘리베이터까지 안내한 그는 꾸벅 인사를하고 내 짐가방을 엘리베이터 안으로 넣었다.
아까 밥을 먹던 남자는 그릇이 비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 자리에 앉아있었다.
보라색 유니폼을 입고 새빨간 나무 엘리베이터안에서 건들거리던 남자는 아까 창문을 열고 긴 담배를 피우던 남자였다.
날 안내해준 남자에게 꾸벅 인사를 한 남자는 내가 타자마자 레버를 돌려 문을 닫고 호수를 묻지도 않고 높이, 계속 올라갔다.
담배냄새보다는 진한 풀향이 가득 찬 엘리베이터속에서는 삐그덕 소리만 작게 울려퍼졌다.
삐그덕거리며 올라가기 시작한 새빨간 나무 엘리베이터는 둘만 있어도 꽉 차는 작은 크기였다.
대체 몇층인지 한참을 삐그덕거리며 올라가던 엘리베이터는 드디어 멈췄고, 남자는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더니 곧 레버를 돌려 로비층으로 향했다.
아까 담배핀건 저 두 사람한텐 비밀. 저희 호텔에서 좋은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밝은 웃음을 건네며 그 상태로 문을 닫고 사라진 남자를 보고 멍때리다가 얼른 짐을 풀고자 나의 방으로 향했다.
사람은 아무도 없는건가, 이렇게 넓은 호텔인데.
시계가 없어 몇시인지 확인도 되지 않았지만 오랜만에 느끼는 푹신한 침대에 짐도 풀지않고 바로 잠에 들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