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자꾸 보이기 시작하면
그사람은 언제부터 나를 보고있었던 걸까
01. 반도의 흔한 학생물
친구가 한 달에 한 번 교회를 가고 갑자기 착한 일을 하며 피부를 위해 8시 땡 치면 잠을 자고 음식을 나눠준다면
지금 당장 주위를 둘러봐야 한다.
너의 친구는 지금 같은 반 아이를 짝사랑 중일 테니깐
무슨 근거 없는 소리냐고?
지금 내가 그렇기 때문이다.
이것 말고도
그 아이의 볼이 수시로 빨개진다거나 목에 힘이 들어가거나 갑자기 목소리가 바뀌고 분명 너와 이야기하는데 초점이 다른 곳에 있다면 이건 백퍼다 아니, 백오십 퍼
아, 왜 한 달에 한 번 교회를 가냐고?
그건 바로
"그 아이와 짝꿍이 되게 해주세요"
기도를 드리는 날이거든
얼굴이 못생기면 피부라도 좋아야 한다. 아니? 누가 그래 그것도 선천적으로 타고나야 한다
얼굴이 못생기고 피부가 누런 나는 화장이라도 잘해야 한다.
오늘은 특별히 화장을 연하게 해서 사랑스러운 여자 분위기를.... 주긴 개뿔
나도 안다. 그래 알고말고 화장을 연하게 하면 청순하고 뭐 그런 러블리함을 보여줄 수 있겠지.
하지만 나 같이 평범한 애는 화장을 얹어야 한다. 그제야 사람다워지는데 무슨투명 메이크업
자고로 여자는 일단 화장이 찐하든 안 찐하든 예쁘면 장땡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은 내가 그토록 기다렸던 자리 바꾸는 날이기 때문에
내 누런 피부는 절대 절대로 보여줄 수 없다.
우리 경수한테는 절대로
그렇다 나는 우리 반 도경수를 좋아한다.
아 우리 경수 이름 말하니깐 또 떨린다
경수는 은근 여자애들한테 인기가 많았다고 들었다. 심지어 연애를 한 번 하면그 사람한테 푹 빠지는 낭만적인 사람이라고도 했다.
1학년 후반 때 전학 와서 잘은 모르지만 간간이 소문으로는 그러했다.
동그란 눈에 짙은 눈썹 무엇보다 나는 경수의 섬세함과 낮은 목소리가 너무 좋았다.
이러면 안 되지만 섹시해서 잡아먹고싶었다.ㅋㅋㅋㅋ
아니 이게 무슨 개소리지 아무튼 내가 경수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
경수는 내 첫 짝꿍이었다.
전학 와서 알던 친구도 없었고 처음엔 소심한 성격에 남자한텐 항상 철벽이어서 못생긴 게 철벽도 친다고 전학 오기 전 친구들이 그렇게 뭐라 했었다.
아무튼 그런 성격인 나인데 조용한 경수는 나에겐 너무 무섭고 두려운 존재였다.
왜냐면 나는 잘생기면 일진이라는 고정관념이 박혀있던 애라서 더 그랬던 것같다.
그런데 그런 경수랑 어떻게 친해졌고 어떻게 좋아하게 됐냐고 물어본다면.
사실 나는 지금 경수랑 하나도 안 친하다
정말 하나도
같은 반이라 길에서 마주치면 어? 하는 정도?
한마디로 나는 심각한 짝사랑 중이다.
내 사랑의 첫 시작은 정말 어이없고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너무 더운 여름날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이었다.
그날 갑자기 옆을 보는데 경수는 턱을 괴고 책을 보고 있었다 그것도 만화책
그런데 그 옆모습이 그렇게 섹시하고 청순할 수가 없었다.
아니 이건 내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제우스였다면 아내를 맞이하고도 남을 정도로
혜라고 나발이고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아.. 제우스는 원래 파뿌리 색인가? 암튼 주름 자글자글해질 때까지 옆구리에 끼고 살 정도로
잘생겼다.
아니 그냥 잘생겼다는 말은 훨씬 몹시 매우 부족할 정도로 잘생겼다.
한마디로 나는 얼빠였다.
도경수 얼빠
경수를 짝사랑하는 여고생의 이야기
반도의 흔한 학생물 지금 시작합니다.
-참고로 경수만 주인공 아님 백현이도 주인공임 아니 사실 엑소가 주인공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