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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낭 전체글ll조회 557l 1

 

 

 

 

 

 

 

 

 

 

오늘도 시린 손을 붙잡고 출근길에 나섰다. 가게의 진열대나 마네킹이 입은 옷은 이미 봄이 내려앉았는데, 시린 내 손가락과 나의 옆구리는 여전히 내 계절은 겨울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아 내 앞에 가는 저 교복 입은 커플들도 손을 잡는데.. 괜히 나는 더 시려오는 손을 오른손, 왼손 번갈아가며 덮었다.

 

 

 

 

 

 

 

 

 

 

"그럼 우리 다같이, 선생님- 잘부탁드립니다- 라고 외쳐볼까요?"

 

 

"네-!!"

 

 

"좋아요- 그럼 하나,두울-"

 

 

 

"선생님-잘부탁드림니다아-"

 

 

 

 

 

 

 

 

 

피아노과를 전공했고 졸업하자마자 연주곡 앨범을 낸 적도 있고 전국 공연을 다녀봤지만, 이것만으로는 먹고살기가 힘들 것같다는 빠른 판단하에 피아노 선생님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동네에서 작은 피아노학원을 운영하면서 친구가 있는 보육원으로 봉사활동을 하러 다니곤 한다. 작고 귀여운 아이들이 나에게 재빠르게 인사를 하고는 빛나는 눈을 하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곳으로 봉사활동을 하러 온게 벌써 반 년전 이야기이다. 이렇게 예쁜 아이들이 어쩌다 이런 곳에서 지내게 되었는지 마음이 아프다가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한 저 표정을 보면 이 아이들에게만큼은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되어야겠다는 생각만이 들 뿐이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안보고싶었어요?"

 

 

"보고싶었어요-"

 

 

"선생님두 너무너무 보고싶었어요- 오늘은 무슨 노래를 배워볼까요?"

 

 

"곰돌이집이요!"

"개구리노래요-!"

"꼬부랑 할머니요!"

 

 

 

 

 

 

 

"대디요!"

 

 

 

 

 

 

 

앵두같은 입을 최대한 크게 벌려서 본인들이 듣고싶고 부르고싶은 동요를 말하는 가운데, 순간 대디..? 동요 중에 대디라는 노래가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보면, 언제나 그렇듯 예쁜 눈망울을 한 남자아이가 개구진 미소를 짓고있었다.

"어..어.....대디..? 대디라는 노래는 어떤건지 선생님한테 알려줄래?" 라며 그 아이를 향해 물어보면, 그 아이는 "싸이형님의 대디에요-" 라고 대답한다.

 

 

 

 

 

허허허, 이제 5살인 아이가.. 대디..하하..그것도 싸이형님의 노래라니. 그러나 이랬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제는 당황스럽지도 않았다. 뒤에 서서 상황을 지켜보던 나의 친구도 그냥 웃어버리고 말았다. 좀 있다가 친구에게 연설을 해야할 것 같다. 대체 보육원에서 애들을 어떻게 케어를 하길래 싸이형님의 대디라니!! 아니 싸이님의 노래가 싫다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5살인데.. 너무 어린데..

 

 

 

 

 

 

 

 

 

나는 결국 다른 아이의 신청곡을 연주하였다. 이미 그 대디를 외친 아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피아노반주에 맞춰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럼그렇지. 역시 아이는 아이였어. 1시간 30분 정도 그렇게 놀다가 다가오는 낮잠시간에 아이들과 다음을 약속하며 빠져나왔다. 물론 친구의 뒷덜미를 잡고.

 

 

 

 

 

 

 

 

 

 

"야, 너 대체 어떤 노래를 들려주는거야? 아니 그래도 아직 어린데 동요를 많이 들려주라니까- 동심의 세계라는게 있는건데, 안그래도 아팠던 아이들이잖아. 그러니까 더 신경을 써서 네가 동요같은 걸 많이 들려줘야지- 대디가 뭐니, 대디가?"

 

 

"아,알겠어- 난 항상 애들 신경쓰고있거든요? 동요만 들려준다고- 네가 저번에 사다 준 동요 CD만 들려주고있으니까 걱정마-"

 

 

"어떻게 대디를 알아? 세상에. 넌 그 노래 알아? 난 몰라, 들어본 적도 없어. 그리고 싸이형님이라니-"

 

 

 

 

 

 

 

 

"싸이형님 노래 완전 좋은데."

 

 

 

 

 

 

 

 

 

 

 

내가 잔소리를 할 때마다 그저 웃고만 있는 친구에게 말을 하느라 내 뒤에 사람이 있는지도 몰랐다. 열심히 나의 생각을 얘기하고 있을 때 갑자기 들려오는 낯선 목소리에 흠칫 놀라서 뒤를 쳐다보니 싸이를 형님이라 찬양하는 한 남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EXO/EXO] B, 그날의 이야기 | 인스티즈

 

"안녕하세요-"

 

 

 

 

 

 

 

 

 

 

뭐야 이사람은.  처음 보는 듯해서 친구에게 누구냐는 듯한 눈짓을 하니, 친구는 그저 웃으며 "어머- 안녕하세요- 오늘도 빵 가져오신거에요?" 라며 그의 방문을 환영하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해 그가 아니라 그가 양손에 들고 온 빵들을.

반 년이나 봉사활동을 하러 다니면서 처음보는 사람이라 괜히 나의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생기려했다. 가뜩이나 애들이 좋아하는 빵을 가지고 와서 환심을 사려는 수작인게 뻔해 보이는데 이거 이미 내가 반 년전에 했던 수법이다 이거야-

 

 

 

 

 

 

 

 

 

 

 

"아, 이쪽은 제 친구이구요 근처에서 피아노학원하는 피아노선생님이에요- 한달에 두어번 와서 애들 노래도 불러주고 피아노도 가르쳐주고 있어요"

괜히 내 친구가 나서서 나를 소개하고있었다. 나는 친구의 손목을 툭 치며 괜한 오지랖이라 신호를 주었지만 친구는 전혀 개의치않아했다. 오히려 왜 인사를 안하냐는 듯이 나를 쳐다봐서 나도 모르게 빵남자에게 인사를 하게되었다.

 

 

 

"아,안녕하세요.."

 

 

 

"와- 봉사활동하러 오시는 거에요? 애들이 많이 좋겠어요- 피아노도 배우고."

 

 

"아, 뭐... .... 네...."

 

 

 

 

 

 

어색해하는 나의 엉덩이를 살짝 때리더니 바쁜 일이 있다며 사라지는 친구의 뒷모습을 힘껏 째려보고 있으면 그가 대뜸 물어온다.

 

 

 

 

"싸이 안좋아하시나봐요"

 

 

"네?"

 

 

"아, 그냥.. 강쌤(=내친구)이랑 대화하시는 걸 본의아니게 들어버려서.."

 

 

"아.. 아, 뭐 그냥... 좋지도 싫지도..."

 

 

"아, 그러시구나.."

 

 

 

 

 

 

 

 

 

 

 

뭐야, 이 사람은. 우린 분명 오늘 처음 만나는 건데, 싸이를 좋아하냐니...

싸이 팬클럽회원인가? 아님 싸이 가족? 친인척? 싸이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는 내 말에 굉장히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잠시 내려놓았던 빵을 들고 내 옆으로 지나갔다. 나에게 인사를 하고는 옆으로 지나가는 그에게서 갓 구운 빵의 냄새인지 그에게서 나는 향인지 모를 굉장히 좋은 향이 느껴졌다. 그리고 분명히 나는 들었다.

"음, 싸이는 형님인데. 싸이형님"

 

 

 

 

 

 

 

 

 

 

 

 

 

 

 

보육원에서 만난 싸이의 팬 2명덕에 잠시 들린 학원에서 결국 싸이의 노래를 검색해보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뭐하고있는건지.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 아이와 빵남자의 얼굴이 오버랩되면서 왠지 닮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이게 뭐하는건지..대체.." 환기를 위해 열어놓은 창문에서는 빵 냄새와 커피 냄새가 어우러져 올라왔다. 냄새를 맡으니 괜히 아까 그 빵남자가 생각이 났다. 뭐, 잠깐 보긴했지만 꽤 귀염상의 얼굴이긴 했던 것 같다. 내 이상형이 귀여운 남자이기도 하고.

 

 

 

 

 

 

 

 

 

그렇게 학원 청소를 끝내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저물어가는 오후였다. 학원에서 내려오는 계단에서 느껴지는 커피냄새에 갑자기 커피가 마시고 싶어졌다.

피아노학원은 나름 이 동네의 번화가 건물 2층에 자리잡고 있다. 동네라고 해봤자 주거밀집지역이지만, 그나마 여기가 제일 자리가 좋다고 판단해서 무리하게 상가를 사서 열게 된 학원이었다. 그렇기때문에 아직 89%는 은행의 소유라고 해도.. 그렇게 2층에 내가 들어오고 나서 몇 달 후에 1층에 카페가 들어왔다. 친구의 말에 의하면 커피만드는 사람이 잘 생기고 빵 만드는 사람이 귀여워서 여성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고 했는데, 사실이었다. 자동문이 열리자 계단에서 맡은 것 보다 더 진한 커피향과 구워나오는 빵의 냄새가 내 코를 간질였다. 1층 전체가 카페여서인지 학원보다는 훨씬 공간이 넓었는데도 불구하고 친구의 말대로 많은 여성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와, 장사 잘되네.."

 

 

 

 

 

어차피 나랑 업종도 다르고 주고객 층이 다르다는 걸 알면서도 괜한 부러움이 몰려왔다.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메뉴판을 들여다보며 무얼마실까 고민하다가 아메리카노와 크로와상을 주문했다. 친구의 말대로 잘생기긴 했다. 커피를 만드는 사람. 사장일까? 아니 좀 젊어보이는데? 빵만드는 사람은 안에 있어서 안보이는 건가? 온갖 잡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내 앞에는 커피와 빵이 놓여져있었다. 커피를 한 모금마시고 빵을 한 입 물려는 순간,

 

 

 

 

 

[EXO/EXO] B, 그날의 이야기 | 인스티즈

 

"맛있겠다-"

 

 

 

 

 

 

 

 

 

 

 

내 앞에 놓인 의자에 뭔가 폴짝 뛰어올라왔는데............

"헙!!!!!!!!!!!!!!!!!! 너...너................................"

 

 

 

 

 

 

 

리틀싸이팬이다. 나를 당황시켰던.. 먹으려던 빵은 입에서 더 이상 들어가지 않고 나는 그대로 정지해버렸다. 가만 자.. 생각을 해보자. 이 아이는 보육원에 있는 아이이고, 지금 시간은 6시를 향해가고.. 어... 자..음... 일단 경찰서....아니지아니.....친구한테 연락을 해야...아 내가 데려다주는게 나을ㄲ....

 

 

 

 

"쌤, 빵 떨어지겠다!!!"

 

 

 

 

 

 

멘붕상태인 나의 정신을 되찾아준 건 아이의 외침이었다. 나를 작은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어딘가를 쳐다보며 말하는, 그리고 그 아이의 눈을 따라서 내 시선을 이동하니

 

 

 

 

 

 

 

 

 

 

 

 

 

 

[EXO/EXO] B, 그날의 이야기 | 인스티즈

 

"어? 정말이네?"

 

 

 

 

 

 

 

 

 

 

 

 

 

 

뭐야, 뭐지 이건. 왜 빵남자가 이 아이와 같이 있는건지는 모르겠지만. 그것보다도 왜 이렇게 태평한건데!!!! 지금쯤 보육원이 난리가 났을텐데.

 

 

 

 

 

 

 

"어..어...왜.."

 

 

 

"하하 놀랐어요? 하늘아, 선생님 놀라셨나보다- 하늘이가 갑자기 나타나서"

 

 

아니, 나는 지금 그쪽 때문에 더 놀랐는데요?

 

 

 

 

 

 

"아...정말요? 쌤? 하늘이때문에 놀란거에요?"

 

 

"아,아니야..음...어...하늘아, 보육원 선생님들은 알고계시니..?  왜 여기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아마 무지 걱정하고계실지도 몰라.."

 

 

"네? 보육원쌤이요?"

 

 

"응- 허락은 맡고나온거지? 그래도 너무 늦었는데... 보호자도 없이.."

 

 

"제가 하늘이 보호잔데요-"

 

 

 

 

 

 

 

 

 

 

 

 

 

 

응? 지금 내가 뭘 들은거지? 어느새 하늘이 옆에 앉아있는 빵남자가 하늘이의 보호자라 말을 했다. 무슨.. 하늘이는 보육원에 있는 아이인데. 보호자라니,

"네?"

 

 

"아, 하늘이는 제.."

 

 

 

 

 

 

 

 

 

"아빠!!!!"

 

 

 

 

 

 

 

 

 

 

 

 

 

 

 아........빠???????????...아....빠라고???????????????

그러나 놀란 건 나뿐만은 아닌가보다. 하늘이 옆에 앉아있던 빵남자의 표정도 볼 만했다. 흠, 그렇겠지. 자기 아들이면서도 보육원에 맡기고!!!!! 아니!!!! 부모가 이렇게 책임감이 없어서야!!!!!!!!!!

 

 

 

 

 

 

 

 

 

"하하, 하늘아...아빠라니...아빠라니!!"

 

 

"어머, 하늘이 아.버.님.이시구나"

 

 

"(오물오물)"

 

 

 

 

 

 

 

 

 

 

이런게 동상이몽이 아닐까. 아빠임을 부정하는 남자와 아빠임을 확신하는 나, 그리고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태연하게 내 빵을 가져다 먹는 하늘이까지.

세상에, 이거 완전 그것이 알고싶다 김상중님께 보내야 하는거...아니지 일단 친구한테 연락을.. 친구의 반응을 보니 아빠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것 같았는데.

 

 

 

 

 

 

 

 

"아, 저.저 그러니까 지금 오해를 하시는 것 같은데.."

 

 

"오해라니요, 하늘아. 정말 하늘이 아버님이셔?"

 

 

"네- 우리 아빠에요!! 이름은 변백현이고 나이는 29살이구요-"

 

 

"아하하 하늘아- 너 지금 대체 뭐라고 하는거야.."

 

 

"아.....변백현씨..? "

 

 

 

 

 

 

 

29살이라니. 어려보인다고 생각했는데 나보다 1살이나 많았구나. 아니 이런 호기심을 가질 때가 아니지. 그럼 하늘이의 아빠이고 아빠인 걸 숨기고 하늘이를 보육원에 맡긴건가? 아..머리아파. 아니 왜? 대체 왜? 딱 보니까 어려운 사정이 있어보이지도 않구만. 왜 아이를 보육원에 맡겨? 엄마는 없나?

 

 

 

 

 

"하늘아, 엄마는 그럼 집에 계시니?"

 

 

"엄마? 울엄마!!! 엄마보고싶다!!!!!!"

 

 

 

 

 

 

 

 

 

 

...하...엄마가 안계시나보구나..천진난만한 표정을 하고는 엄마를 보고싶다고 외치는 하늘이를 보니 내 마음이 괜히 쓰려오면서 옆에 앉은 변백현이라는 사람을 점점 째려보기 시작했다. 이미 모든 걸 해탈한 듯이 웃어대고 있었다. 그래, 걸리니까 아차 싶은거겠지. 마침 하늘이는 화장실을 가고싶다며 자리에서 일어섰고 나 역시 하늘이 아빠라는 사람과 단둘이 앉아있다가는 어떤 험한 말을 할지 몰라서 몇 모금 마시지 못한 커피를 들고 일어나기 위해 짐을 꾸렸다.

 

 

 

 

 

 

 

 

[EXO/EXO] B, 그날의 이야기 | 인스티즈

 

"아..혹시, 정말 저..저를 하늘이 아빠라고 생각하시는..거..아니죠? 그렇죠?"

 

 

 

 

 

 

 

 

뭐래. 그럼 하늘이가 아빠라고 했는데 지금 저 귀엽고 착한 아이가 거짓말이라도 한다는 거야 뭐야?

 

 

 

 

 

 

 

"모르죠. 근데 하늘이가 아빠라고 소개했잖아요"

 

 

 

 

"아 정말...아...진짜...아......"

 

 

 

 

"변백현..씨? 흠흠. 남의 가정에 참견하는게 참 부질없는 짓인거 알지만 그냥 동네 이웃사촌이 오지랖이 넓은가보다 하고 들어주세요. 솔직히 보육원에 맡길 정도로 힘들어보이지도 않고 그러는데 굳이 그런 곳에 아이를 맡겨야하는건가요? 그 곳의 아이들이 항상 밝은 얼굴을 하고 있다고 마음 속까지 밝은 건 아니에요. 정말 최악의 아빠네요!"

 

 

 

 

 

 

 

 

 

 

 

 

 

벙찐 얼굴을 하고있는 그를 뒤로한채 커피를 종이컵에 옮겨담은 후 나와버렸다. 아니 어떻게 저런 아빠가 다 있는거지? 대체? 하.. 맘에 안들어.  열심히 그 사람을 씹으며 걷다보니 어느새 집에 도착해있었다. 아무리해도 식혀지지 않는 나의 이 분노를 달래기 위해 냉장고를 열었을 때, 항상 맥주가 있던 자리에는 생수병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젠장. 오늘 되는 일이 없네. 서둘러 다시 옷을 대충 입고 모자를 쓰고 다시 동네 슈퍼로 발걸음을 향했다.

 

 

 

 

 

 

 

슈퍼 근처에 도착할 때쯤,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나와 좀 떨어진 곳에서 하늘이가 서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아는척을 하기위해 입을 연 순간, 어떤 여성이 나타나서 하늘이에게 다가가자 하늘이가 뛰어가며 '엄마-' 라고 외쳤다. 오호, 저 여자가 엄마다, 이거지? '하늘아-'라고 부른 여자는 멀리서 봐도 하늘이처럼 귀염상의 외모를 한 여성이었다. 얼마나 엄마가 보고싶었으면, 저렇게 뛰어갈까.. 으휴. 마음 한 쪽이 아려오는 기분이 들었다. 좀 더 가까이 걸어가면 어디선가 변.백.현.씨가 나타났다.

 

 

 

 

 

"야, 일찍 좀 다녀라-"

 

 

"아, 오빠 미안. 오늘 하늘이 어땠어?"

 

 

"어떻긴. ..하...진짜 도움이 안된다 도움이"

 

 

 

 

 

아니 이게 아빠가 아들한테 할 소리야? 하늘이가 쳐다보고있는데 어떻게 도움이 안된다는 소리를 할 수가 있는거지? 아이들은 천사인데!!! 아들이 도움이 안된다니!!! 그 소리를 들은 엄마라는 사람은 왜 웃고만 있는건데!!! 또 이러고 하늘이 보육원에 넣어버리는 거 아니야?  갑자기 불타오르는 정의감에 나도 모르게

 

 

"이봐요!! 하늘이 아버님!!!!!!!!!!!!!!!!!!!"

 

 

 

 

 

 

이라고 소리를 빽- 질러버리자 '어? 쌤이다!!!'라며 밝게 웃어주는 하늘이와, 그런 하늘이의 손을 잡고있던 엄마와 , 빌어먹을 변백현이 나를 쳐다보았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그들에게 향하는 발걸음을 최대한 빨리 하고있으니 갑자기 슈퍼 입구에서 어떤 남성이 나왔다. 그러고는,

 

 

 

 

 

 

"네?"

 

 

 

 

 

 

 

라며 대답을 한다. 응? 왜? 난 하늘이 아버님을 부른건데, 왜 아빠인 변백현씨는 가만히 있고 카페에서 커피를 내려주던 사장님이 나오시는건데..? 그것도 나의 외침에 대답을 하면서..?

 

 

 

 

 

 

"제가 하늘이 아빠인데, 저 찾으셨나요?"

 

 

 

 

 

 

 

응??????????????????????????????????????????????????????????????????????????

 

 

 

 

 

 

 

 

 

 

 

 

 

 

"쌤!!! 우리 엄마 예쁘죠!!!!! 우리 아빠도 완전 멋지죠!!!!!!!!!!!!!!!!!!!!!!!!!!!!!!!!!!!!!!!!!!!!!!"

 

 

어느새 나에게 달려와 나의 다리를 붙잡고는 아빠와 엄마를 소개하는 하늘이를 내려다보고 있으면, 아까 본인이 카페에서 소개해 준 아빠는 잊어버렸는지 나에게 또 다른 아빠를 소개해주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 앞을 보니 영문을 모르는 새로운 아빠(=카페 사장)와 그저 예쁜 미소만 짓고 있는 엄마라는 사람과... 하늘이의 아빠였던 변백현씨가 얼굴이 빨개진 채 서있었다.

 

 

 

 

 

 

 

"응...? 어..어...아...응..."

 

 

 

"안녕하세요- 말씀 많이 들었어요"

 

 

 

 

당황한 나에게 어느새 하늘이의 엄마가 다가와 인사를 했다. 하늘이가 선생님을 무지 좋아한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안그래도 피아노 학원에 한번 찾아 올 생각이었다는 것부터, 그리고 하늘이가 삼촌을 따라서 보육원에 봉사활동을 갔는데 선생님한테 피아노를 배우고싶어서 굳이 그 시간에 있었다는거........응? 봉사활동..? 삼촌?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지른지 모르는 하늘이는 이젠 아빠에게 안겨서 장난을 치고있었고 잠깐 아빠였던 변백현씨는 것봐라 라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카페에서의 나의 오지랖이 생각이 나서 서둘러 그들에게 인사를 하고는 슈퍼로 들어와 버렸다. 들어오자마자 익숙한 사장님께 맥주 먼저 마시고 계산할게요-라는 말을 남긴채 곧장 주류코너로 가서 캔맥주를 따서 마셨다.

 

 

 

 

 

 

 

 

 

 

 

 

[EXO/EXO] B, 그날의 이야기 | 인스티즈

 

"그렇게 빨리 마시면 체할지도 모르는데"

 

 

 

 

 

 

 

 

 

 

두 모금정도 마셨을 때 불쑥 나타난 변백현씨덕에 사레가 걸리고 말았다. 켁켁 대면서 기침을 해대자 내 등을 두드려주면서 한 손에 들고있던 내 맥주를 빼앗아가듯 가져가버리는 그였다. 그러고는 '아 그러니까 급하게 마시면 체한다니까요?' 라며 웃는 그의 얼굴이 보였다. 누구때문에 내가 기침을 하는건데. 최대한 나오려는 기침을 억누르고 옆에 놓인 바구니에 캔맥주를 몽땅 담고는 계산대로 향했다. 여전히 뒤에서는 '너무 많이 사는거 아니에요?' '안주는 있어요?' '술만 마시면 속 버리는데-' 라 코멘트를 달면서 졸졸 따라오는 변백현씨가 있었다.

 

 

 

 

 

 

 

"사장님- 계산 해주세요!"

 

 

일일드라마를 보시던 사장님께서는 본인의 드라마 감상을 방해했다는 듯 귀찮은 표정을 지으시더니 이내 나의 술들을 계산해주셨다.

 

 

 

"11000원이야-"

 

"네- 여기..만원이....아, 여기요 오만원"

 

"잔돈없어"

 

"예?"

 

 

"잔돈이 없어 아가씨-"

 

 

"아니 왜 잔돈이 없어요?"

 

 

"아니 잔돈이 없을 수도 있지! 잔돈이 없는데 그럼 내가 거짓말이라도 하겠어?"

 

 

"아니 왜 잔돈이 없냐구요- "

 

 

"어머 이 아가씨 좀 봐?"

 

 

 

 

 

 

아니 오만원짜리를 내밀었는데 잔돈이 없다는 이유로 판매를 거부하는 이 어이가 없는 상황을, 대체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 거지? 사장아줌마와 싸울 듯한 분위기가 되자 어디선가 변백현씨가 북어포 하나를 내 옆에 올려놓고는,

 

 

 

 

[EXO/EXO] B, 그날의 이야기 | 인스티즈

 

"에이- 우리 이모 또 또 성질낸다- 이모 내가 이거 북어포랑 합쳐서 계산할게요, 자자 어서-"

 

 

 

 

 

 

 

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나의 술과 그의 북어포를 계산하고는 나의 등을 떠밀듯이 하여 슈퍼를 나왔다. 나왔을 때는 하늘이와 부모님이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렇게 그가 밀어서 좀 걷다보니 나의 짐들이 그의 손에 들려있는 걸 깨달았다.

 

 

 

 

 

"그거 주세요"

 

 

"아니에요, 그냥 제가 들을게요"

 

 

"저 주세요-"

 

 

"제가 들어줄게요"

 

 

 

 

서로 들겠다고 실랑이를 하다가 집 근처 공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앞서 걷던 내가 갑자기 몸을 돌려 그와 마주했다. 내가 멈춰서서 마주볼거라는 생각을 못했는지 놀란 듯한 그가 짐을 들지 않은 손으로 본인의 가슴을 토닥이는 걸 보았다.

 

 

 

 

 

"변백현씨"

 

 

"네?"

 

 

"저 아세요?"

 

 

"네?"

 

 

"저 아시냐구요-"

 

 

"......."

 

 

 

"저는 오늘 변백현씨 처음 봤구요. 그리고 하늘이 아버님인걸로 오해까지하고 화도 냈구요. 그리고 그것도 제 짐이잖아요- 돈도 갚을게요. 얼마드리면 되는데요"

 

 

"...............알아요"

 

 

 

"네?"

 

 

 

 

 

 

 

[EXO/EXO] B, 그날의 이야기 | 인스티즈

 

"이름도 알고 나이도 알아요. 학원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구요."

 

 

 

 

 

뭐야, 스토커야? 갑자기 등뒤가 오싹해짐을 느꼈다.

 

 

 

 

 

 

 

 

 

 

 

"스토커 아니에요-"

 

 

 

 

 

 

 

또 소름..

 

 

 

 

 

 

 

 

"우연히 보육원 봉사활동을 하러갔다가 봤어요. 그래서 강쌤한테 물어봤구, 그래서 알게된거에요. 하늘이는.. 하..보시다시피 제 조카이고 부모도 있는 아니구요. 아까 하늘이 엄마, 봤죠? 제 동생이에요. 제가 봉사활동을 간다고 하니까 하늘이도 데리고가라고 부탁을 받았던건데, 하늘이도 선생님이 좋다고해서.. 물론 제가 말을 안한건 잘못이긴 하지만, 정말 저는 아니라고 말하고싶었는데.. 하늘이 말만 믿었잖아요.."

 

 

 

 

 

내가 원망스럽다는 듯 입술을 삐죽이며 말하는 그를 보니 왠지 웃음이 나올것만 같았다. 이러고 있으니까 정말 더 하늘이랑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솔직히 말하면 선생님 예뻐요"

 

 

 

 

 

"...네?"

 

 

 

 

 

"그래서 선생님보려고 제가 하늘이 더 꼬드겼어요. 보육원가자고. 강선생님한테도 부탁했어요, 선생님 오시는 날 미리 알려달라고."

 

 

 

 

 

이거...지금..그러니까...내가 예쁘고, 그래서 더욱 보육원에 왔고, 이미 내 친구한테 내 신상정보를 털었고..어..그러니까....이거.....

 

 

작..업?

 

 

 

 

 

 

 

 

 

 

 

 

 

"저...변백현씨.... 지금 혹시..이거..."

 

 

 

 

 

 

 

 

 

 

 

[EXO/EXO] B, 그날의 이야기 | 인스티즈

 

"맞아요, 나 지금 선생님한테 작업거는건데"

 

 

 

 

 

 

 

 

 

 

 

 

 

 

 

 

 

 

 

 

 

 

어느새 하늘에는 달이 떠올랐다. 3월의 저녁은 더이상 춥지 않았다. 나의 몸을 감싸는 듯한 설렘의 온기가 느껴졌다. 수줍어하면서도 예쁘게 미소를 짓고있는 그를 바라보는 내 심장도 덩달아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어쩌면 나는 그의 작업에 못이긴 척 넘어가지 않을까.

 

 

 

 

 

 

 

 

 

 

 

 

 

살랑거리는 봄같은 이야기

B,그날의 이야기 完

 

 

 

 

 

 

 

 

 

 

 

 

 


하늘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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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백현삼촌이 말을 한다.

 

 

"하늘아, 너는 이 삼촌을 도와줘야해 알겠지?"

 

 

 

 

 

 

 

 

 

 

 

 

 

그럴 때마다 나는 백현 삼촌을 나의 아빠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한다! 그럼 삼촌이 맛있는 빵을 만들어주니까!!!

 

 

 

 

 

 

삼촌한테는 예쁜 누나친구들이 많은데, 왜 항상 나한테 아빠라고 부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우리아빠가 더 멋진데..

 

 

 

 

 

 

 

 

 

라고 하늘이는 생각한다.

 

 

 

 

 

 

 

 

 

 

 

 

 

 

 

 

 

 

 

[EXO/EXO] B, 그날의 이야기 | 인스티즈

 

"아 진짜!!! 난 정말 바보인가봐!!!! 왜 인사도 못하고 말도 못걸고!!!!!!!!"

(좋아하는 여자에게 말을 못걸은 짝남의 비애를 표현하고 있는 중)

 

 

 

 

 

 

 

 

 

 

 

 

 

 

그런 삼촌을 보고 저 멀리 피아노 선생님을 본 후, 하늘이는 깨달았다. 아 저 누나도 삼촌을 귀찮게 하는가보다. 내가 아빠라고 하면 또 빵을 만들어주겠지?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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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퓨어
8년 전
독자2
도대체 이게 얼마만인지/...ㅠㅠ 이따 읽구 올게여!
8년 전
독자3
오모오모 백현이 짱 귀여워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4
세상에ㅠㅠㅠㅠㅠㅠㅠ 하늘이가ㅠㅠㅠㅜㅜ 나의사랑 제스퍼라니ㅠㅠㅠㅠㅠㅠ오구오구ㅜㅜ 사랑스러워ㅠㅠㅠㅠ 백현아ㅠㅠㅠㅠㅠ나한테도 고백해줘
8년 전
독자5
아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떻게 이렇게 사랑스러울수 있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썰이 너무 설레고 달달하고 귀여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가뭄에 콩 나듯 화력이 죽은 인티 엑소글잡담에서 새로운 재밌는 글 오랜만에 읽고 가네요 ...감사합니다...♥
8년 전
독자6
아어떠캐 ㅋㅋㅋㅋ제스퍼 맞죠?아 넘 기여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배켠이도 기엽구,,,여주도기엽고 오늘 모구 다기엽네요 (?) 자까님 이런글 사랑입니다
8년 전
독자7
아어떠캐 ㅋㅋㅋㅋ제스퍼 맞죠?아 넘 기여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배켠이도 기엽구,,,여주도기엽고 오늘 모구 다기엽네요 (?) 자까님 이런글 사랑입니다
8년 전
독자8
끄으으아타타타ㅏ타너무나 설레는것 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융낭
으흐흐흫......백현이는 항상 설레죠..
8년 전
독자9
항상 작가님의 글은 너무 설레요ㅠㅠㅠㅠㅠㅡㅠ제 최애라 더 설렜네요ㅠㅠㅠ다음편도 보러가야지!아 그리고 항상 브금도 너무좋아요ㅎ
8년 전
융낭
어흑 이게 언제적 글인데 ㅠㅜㅠㅜㅠ 감사해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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